[글로벌윈도우] 재임 앞두고 양적완화 출구전략 고민하는 일본 중앙은행 총재 딜레마

김효진 통신원 입력 : 2018.04.04 16:36 |   수정 : 2018.04.04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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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이 양적완화에 대한 출구전략을 진지하게 고민중이다. Ⓒ일러스트야


세계경제가 격변에 휩싸였다. 미국과 중국, 두 수퍼파워간 무역전쟁은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수출로 먹고 사는 한국은 두 강대국 싸움에 끼여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국제금융시장도 요동을 치고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10년 가까이 이어져온 저금리시대는 막을 내리는 양상이다. 한국도 금리인상 시기를 진지하게 고민중이다. 이에 뉴스투데이는 [글로벌윈도우] 코너를 신설, 무역과 금융 등 세계경제의 흐름을 깊이있고 다각적으로 짚어본다. <편집자주>




아베정권, 일본은행 총재 재임 추진

(도쿄=김효진 통신원) 일본은행은 지난 달 9일 열린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현재 금융완화 정책을 계속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 날은 4월 8일로 5년의 임기가 종료되는 쿠로다 하루히코(黒田 東彦) 총재의 재임 중 마지막 회의이기도 했다.

일본정부는 이미 쿠로다 총재의 재임안을 국회에 올린 상황이다. 완전한 아베 사람인 쿠로다 총재의 재임은 거의 확실시 되는 분위기지만 이차원(異次元) 금융완화가 당장은 계속되더라도 재임 후의 5년은 현재 이상으로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차원 완화란 물가상승률 2%를 2년 내에 달성하기 위해 일본은행이 내건 금융완화정책으로 국채 등을 대량으로 사들여서 시중의 자금공급량을 2년 동안 2배로 늘리는 방식이다. 쿠로다 총재가 “지금까지와는 차원(次元)이 다르다(異)”고 설명한 것을 계기로 현재의 명칭이 되었다.

이번 재임에서 읽을 수 있는 아베정권의 목적은 ‘일본은행의 금융완화정책을 계속 유지하고 세계적인 출구정책을 보류하겠다’는 것이다. 동시에 내년 10월로 예정된 소비세 인상(8%→10%)에 따른 경기저하를 방지하겠다는 의미도 담겨있다.


금융완화, 물가상승효과보다는 부작용이 먼저 작용

쿠로다 총재는 2013년 4월 이차원 완화를 시작하면서 “전력(戰力)의 추가 투입은 없다”고 못 박았지만 물가가 계획만큼 오르지 않자 언제 그랬었냐는 듯 추가 정책을 도입했다. 보유한 장기국채를 대량으로 사들이고 금융기관들이 고객으로부터 예치한 예금의 일부에 마이너스 금리를 적용했다. 그 후에는 장기금리까지 제로금리에 가깝게 조정하겠다는 이례적인 정책을 강행했다.

하지만 물가상승률이 2%에 도달할 기미는 보이지 않은 채 무리한 정책에 따른 부작용이 연일 발생했다. 일본은행이 금융완화를 위해 사들인 국채는 발행액 전체의 40% 이상에 해당하는 445조엔. 한 증권회사의 국채딜러는 “일본은행이 대량의 국채를 사들이면서 거래체계가 무너지기 시작했다. 고객주문도 없고 거래소에 정적만 가득하다”고 얘기했다. 중앙은행이 막대한 화폐발행을 통해 정부의 부채를 해결하는 ‘재정 파이낸스’라는 비판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또 다른 정부정책인 초저금리에 대해서는 대출금리로 수익을 내기 어려워진 은행들이 경영압박을 겪고 있고 특히 지방은행들을 중심으로 파산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연금이나 보험과 같은 생활에 빼놓을 수 없는 개인의 자산운용이 더욱 어려워짐에 따라 실생활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상장투자신탁(ETF)을 연간 6조 엔이나 사들이면서 실질적인 대주주가 일본은행이 되버린 기업도 늘어나고 있다.

일부에서는 일본에 유리해진 환율덕분에 수출기업들이 막대한 수익을 창출했고 이것이 고용개선에도 영향을 미쳤다며 일본은행의 정책을 우호적으로 평가하기도 한다. 하지만 앞으로는 ‘정책으로 얻은 효과보다는 폐해 쪽이 더 커질 것이다’는 예상이 대세가 되어가고 있다.


일본은행과 쿠로다 총재를 기다리는 3가지 위험성

“2019년 쯤에 물가상승률이 2%에 달할 것이라 보고 있다. ‘출구정책’을 그 때 검토할 것은 틀림없다.”

쿠로다 총재는 지난 2일 중의원 회의에서 출구전략의 도입시기에 대해 처음으로 언급했다. 늘 출구전략은 시기상조라고 답하던 모습에서 한발 나아간 것이지만 앞으로의 위험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첫 번째는 세계경제의 후퇴 위험성이다. 시장에서는 2019년 정도를 기점으로 미국과 중국의 경기회복세가 둔해지거나 오히려 후퇴국면에 들어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미국 경제지 이코노미스트도 “출구는커녕 추가완화에 대한 압박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을 했다.

두 번째는 시장의 혼란을 어떻게 회피할 것인가이다. 한 예로 지난 2일 쿠로다 총재가 출구정책 발언을 하자마자 엔 환율이 순간적인 강세로 돌아서며 장기금리도 덩달아 상승했다. 발언 한 번에 시장이 흔들리는 것을 목격한 쿠로다 총재는 9일에 열린 참의원 회의에서 “2019년에 바로 출구전략을 실행하겠다는 의미는 아니다”며 서둘러 의견을 수정했다.

세 번째는 정치리스크다. 쿠로다 총재의 수완을 높게 평가하여 재임을 추진하고 있는 아베 총리는 모리토모학원(森友学園) 문제로 지지율이 연일 하락하며 연임가능성이 매우 불투명해졌다. 설령 9월 총선에서 이기더라도 총리의 임기는 2021년까지인데 쿠로다 총리는 이보다 긴 2023년까지가 임기이기 때문에 올해 또는 앞으로 만나게 될 아베 이후의 정권에 따라 금융정책의 수정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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