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윈도우] 죽을 때까지 갚아야하는 주택대출에 일본사회 우울증, 이혼 몸살

김효진 통신원 입력 : 2018.06.08 11:00 |   수정 : 2018.06.08 11:00

[글로벌윈도우] 죽을 때까지 갚아야 하는 주택대출에 일본사회 우울증, 이혼 몸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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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김효진통신원) 일본에서는 집담보대출로 인해 평생 빚에 허덕이는 사람들이 많다. Ⓒ뉴스투데이


내 집 마련을 위해 정년퇴직 시점까지 설계되는 일본의 은행대출

(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이미 여러 통계조사에서 일본의 생활물가가 서울보다 저렴하다는 것이 검증되었다. 굳이 통계를 찾아보지 않고 일본 현지의 마트에 가보기만 해도 같은 예산이면 한국보다 풍족하게 장을 보는 것이 결코 어렵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일본이 한국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물가를 자랑하는 것이 바로 주택관련 비용이다.

아파트가 보편적인 한국에 비해 일본은 아직도 단독주택의 비율이 높기 때문에 토지비용과 주택건설 비용을 이중으로 부담하는 경우가 많고 전세 시스템마저 없어서 반드시 월세나 매매로만 거주가 가능하다. 한국만큼이나 인구밀도가 높고 대도시에 경제활동인구가 집중되어 있다 보니 자연스레 일본 젊은 세대들의 주거 부담은 높을 수밖에 없다.

때문에 일본 은행들은 아직은 경제력이 부족한 젊은 직장인들이 교외로 떠밀려 나가지 않고 시내 근교에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는 대출상품을 내놓게 된다. 단점이라면 이 대출을 완전히 변제하는 시점이 정년퇴직 때라는 것이다. 연봉이 충분하지 않다면 정년퇴직까지도 다 갚지 못하고 퇴직금으로 받은 목돈을 그대로 은행에 납부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대출상품이 나왔던 때는 일본경제가 한창 세계를 주도하고 고액연봉과 종신고용이 당연시 되었던 7,80년대. 그 후 버블경제가 무너지며 일본이 잃어버린 20년을 경험하고 2000년대 후반에는 세계경제마저 흔들리는 와중에도 일본 젊은이들은 여전히 같은 방법으로 내 집을 마련해왔다. 그리고 어느 순간 내 집 마련이 기쁨이 아닌 인생의 짐이라는 것을 깨달은 사람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마이 홈 블루’로 우울증에 이혼까지 발생하지만 대책은 전무

지난 달 일본의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내 집을 구입하고도 막연한 우울과 불안감을 느끼는 ‘마이 홈 블루’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들의 모임이 만들어졌다. 처음 글을 올린 사람은 “앞으로 35년 동안 매월 주택대출을 갚아나가야 한다는 사실을 떠올릴 때마다 너무 답답하다”며 한탄했고 순식간에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었다.

해당 게시판에는 “주택대출 때문에 우울증이 심해져서 20대인데도 흰머리가 많아졌다”, “대출계약서에 사인까지 하고 나왔는데 갑자기 무서운 느낌이 들어 밥도 먹지 못하고 고민만 하고 있다”는 등의 공감내용이 이어졌고 그 중에서도 “저는 너무 고민이 많아지다 보니 우울증이 심해졌고 결국 아내와 이혼했습니다”라는 안타까운 사연마저 올라왔다.

하지만 개인의 대출 부담이 이처럼 심각함에도 불구하고 현재 일본사회에서는 공론화되지 못한 채 여전히 소수의 문제로만 치부되고 있다. 이를 보완하거나 수정할 수 있는 제도 또는 새로운 대출상품의 등장 역시 요원하기만 한데 사회초년생이나 신혼부부, 다자녀가정 등을 위한 다양한 대출지원 제도들이 속속 등장하는 한국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이런 분위기에는 밖으로 불만을 표출하기를 꺼려하는 일본 특유의 국민성도 한 몫 하고 있어 일본사회의 장기적인 문제점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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