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론 발 뺀 ‘치킨게임’…삼성전자의 다음 선택은

권하영 기자 입력 : 2019.03.24 06:01 |   수정 : 2019.03.24 06:01

마이크론 발 뺀 ‘치킨게임’, 삼성전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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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투데이=권하영 기자] 2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메모리반도체 기업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마이크론이 메모리 감산 계획을 밝힌 지난 20일(현지시간) 이후 주가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마이크론 메모리 감산 발표에 삼성전자 주가 상승

치킨게임 대신 공급조절키로…하반기 수요회복 기대감 증폭


[뉴스투데이=권하영 기자] 미국 마이크론이 메모리칩 생산 감축을 결정하면서 반도체 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다.

마이크론이 냉혹한 치킨게임 대신 공급을 조절하기로 하면서 하반기 수요 회복 기대감이 커졌다는 게 업계의 일반적인 관측이다. 세계 메모리반도체 1위 기업 삼성전자도 반사이익이 기대되는 가운데 향후 마이크론과 같은 선택을 내릴지 관심이 집중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메모리반도체 기업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마이크론이 메모리 감산 계획을 밝힌 지난 20일(현지시간) 이후 주가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마이크론은 이날 D램과 낸드 메모리칩의 수요 감소가 계속되자 제품 생산을 각각 5%씩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마이크론은 삼성, SK에 이어 세계 D램 시장 3축 가운데 하나다.

최근 메모리반도체 시장은 제품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며 주요 글로벌 고객사들이 구매를 미루고 시장을 관망하면서 악순환이 이어졌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메모리업체들의 실적 하락도 가시화됐다. 마이크론은 올해 회계연도 2분기(2월 28일 종료) 매출이 전 분기 대비 21% 급감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기술력과 자본력을 갖춘 선두 기업이 가격 하락세를 기회로 공급물량을 대폭 늘려 치킨게임을 벌일 것이란 예측에 힘이 실렸다. 그렇게 되면 극단적인 가격하락을 버티지 못할 중국 후발업체들은 줄줄이 도산 위기를 맞게 되기 때문이다.

마이크론은 그러나 치킨게임 대신 수급 조절에 나섰다. 공급과잉을 완화해 가격 하락세를 진정시키기로 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례적인 마이크론의 감산 발표는 서로에게 상처만 되는 점유율 경쟁을 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읽힌다”며 “메모리 업황 회복의 기대감이 높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 마이크론은 지난 20일(현지시간) D램과 낸드 메모리칩의 수요 감소가 계속되자 제품 생산을 각각 5%씩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 치킨게임으로 일등 올라선 삼성전자, 다시 재현할까

세계 1위 메모리 기업 삼성전자가 같은 선택을 할지에 대해선 그러나 전망이 엇갈린다. 삼성전자는 이미 10여 년 전 물량 공세를 펼쳐 치킨게임을 벌인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당시의 극단적인 가격 경쟁은 독일 키몬다와 일본 엘피다의 파산으로 이어졌고, 이후 삼성전자가 글로벌 일등으로 올라서는 바탕이 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올해 1월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반도체 경기가) 좋지는 않지만 이제 진짜 실력이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던 것도 궁극적으로는 치킨게임을 예고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주를 이뤘다. 가격 급락이 와도, 압도적인 미세공정 기술력으로 생산성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는 것이다.

다만 반도체업계에서는 10년 전과 달리 다시 치킨게임이 벌어질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수십여 개 메모리 반도체업체가 치열한 점유율 경쟁을 벌였던 2000년대와 달리, 지금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의 3강 구도가 확고해 출혈 경쟁의 의미가 없다는 것. 무리한 가격 경쟁보다는 공급량을 조절하면서 다시 호황기를 기다리는 게 낫다는 판단이다.

반도체업계와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이미 작년 4분기부터 D램과 낸드플래시 출하량을 줄여나가면서 공급량 조절에 착수한 것으로 보고 있다. SK하이닉스도 지난달 24일 실적 발표를 통해 올 1분기 D램과 낸드플래시 출하량이 작년 4분기보다 10%, 15%씩 줄어들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메모리업체들이 시장환경을 고려해 설비투자를 기존 계획보다 20~30% 감축하고 있다”며 “3분기부터 서버 고객 주문 증가로 서버 D램 재고가 축소되고 인텔 CPU 출시에 따른 신제품 수요 증가가 나타나면서 가격 하락 둔화에 따른 업황 회복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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