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 크리에이터 혁명](5)농부가 만드는 화장품...철원코스메틱영농조합

이상호 전문기자 입력 : 2020.03.04 06:24 |   수정 : 2020.03.11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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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이 극복해야 할 최우선 과제 중 하나는 갈수록 심화되는 수도권과 지방, 대기업과 중소 상공인, 자영업자간의 격차 문제다. 이런 가운데 주목되는 것이 지역에서 시도되고 있는 창조도시 혁명이다. 지난 20년간 지역발전에 의미있는 성과를 꼽자면 서울 강북과 지역도시 골목상권, 제주 지역산업(화장품, IT) 강원 지역산업(커피, 서핑)이다. 그 주역은 창의적인 소상공인으로 자생적으로 지역의 문화와 특색을 살리고 개척해서 지역의 발전시켰다. 이제, 이들 ‘로컬 크리에이터(Local Creator)’가 지역의 미래이자 희망으로 부각되고 있다. 각각의 지역이 창조도시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로컬 크리에이터의 육성과 활약이 필수적이다. 뉴스투데이는 2020년 연중 기획으로 지난 2015년 네이버가 만든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가 주도하는 로컬 크리에이터 혁명의 현장을 찾아 보도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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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원코스메틱영농조합 진세종 대표와 유기농화장품의 원료가 되는 천년초 [사진제공=철원코스메틱영농조합]

 

 

[뉴스투데이=이상호 전문기자] 2000년대 후반, 페이스북 등 SNS와 체험경제의 확산으로 로컬 크리에이터 산업이 부상하기 시작했고 2010년대 초반 로컬 크리에이터들이 강원도에도 본격적으로 진입했다. 이들 자유롭고 독립적이며 창의적인 일을 추구하는 크리에이터들이 강원도의 각 도시에서 의미있는 변화를 이끌고 있다.

 

강원도의 혁신적인 자영업자, 소상공인은 2010년 이전 문우당서림(1984년) 감자꽃스튜디오(2004년) 지용한옥학교(2009년) 등 4개에 불과했는데, 2010년 이후 문화기획, 코워킹, 수제맥주, 카페 등 분야에서 많은 크리에이터들이 골목산업과 문화창조사업을 주도하기 시작했다.

 

 

■ 청정 농산물로 유아용 화장품 만드는 철원코스메틱영농조합 진세종 대표

 

강원도 철원군은 휴전선과 맞닿은 최전방이다. 강원도에서는 드문 평야지대로 ‘오대쌀’로 유명한 쌀 생산지이다. 최전방 오지에다 민통선으로 사람들의 출입이 제한된 곳이 많다 보니 철원지역 전체가 자연이 잘 보전된 청정지역이다.

 

2011년 철원으로 귀농한 ‘청년 농부’ 진세종 혁신가는 자신의 이름을 딴 ‘세종농장’을 운영하며 쌀농사를 짓고 있다. 여기에 철원군 농업기술센터와 협력하여 마, 모링가, 천년초 등 다양한 특용작물도 재배하고 있다. 2016년부터는 ‘철원코스메틱영농조합’ 대표로 유기농으로 재배된 특용작물을 원료로 유아용 화장품도 만든다.

 

 

▶먼곳, 바다를 동경해 해군장교가 된 청년의 귀향

 

진세종 대표는 귀농 전 해군 장교로 근무하던 직업군인이었다. 우리나라에서 바다가 가장 먼 지역 중 하나인 철원에서 태어났기에 바다를 동경했다. 집에서 멀리 떨어진 곳, 바다로 가고 싶어서 2002년 해군사관학교에 진학했다.

 

해군 장교로 근무하던 진 대표는 같은 해군 장교였던 아내와 연애를 시작하면서 결혼 후 생활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 결국 부모님의 농사를 물려 받기로 하고 2011년에 해군 생활을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왔다.

 

고향으로 돌아온 진 대표는 그동안 재배해오던 쌀 이외에도 다양한 작물을 재배해보고 싶었다. 처음에는 사과 농사를 했지만 부모님의 나이와 건강상 무리가 있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2차 가공이 가능한 작물을 재배하는 것이었다.

 

유기농 농사를 원칙으로 삼은 그는 위염으로 고생하시는 아버지를 위해 마를 재배하기 시작했다. 이어 농업기술센터의 도움을 받아 들깨, 천년초, 모링가 등 특용작물까지 범위를 넓혔다.

 

동남아시아나 인도 반도에서 주로 생산되는 모링가는 ‘기적의 나무’라고 불릴 만큼 효능을 인정받고 있었지만, 처음 재배하기 시작한 2014년 무렵 국내에서는 희귀작물일 뿐이었다. 판로를 고민하던 진 대표는 모링가가 화장품의 원료로 사용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때마침 모링가를 원료로 한 샴푸가 알려지기 시작했다.

 

진 대표는 모링가를 재배하는 철원의 농장주들과 만나 화장품을 만들기로 했다. 농업기술센터의 도움을 받아 보습력이 높은 또 다른 특용작물인 천년초를 더해 미백과 주름 개선에 좋은 기능성 화장품을 제조할 수 있었다.

 

 

▶천년초 등 친환경 유기농 농산품으로 유아용 화장품 ‘주니어 파파’ 개발

 

직접 제작한 기능성 화장품으로 2016년 8월 광저우 박람회에 참가했지만 벽에 부딪혔다. 일반 여성들을 겨냥한 화장품은 자본력과 상품성 면에서 도저히 경쟁이 되지 않음을 느낀 것이다.

 

그에게 힌트를 던진 것은 휴대폰에 저장된 아이 사진이었다. 성인화장품은 기존의 라벨, 인지도가 중요하지만 유아용 화장품은 친환경 재료를 선호한다는 것이다. 이후 진 대표는 처음 만들었던 화장품 재료 중 아이들에게 조금이라도 해가 될 만한 것들은 다 빼버리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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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세종 대표는 직접 개발한 유기농 화장품으로 여러 박람회에 참가했다. [사진제공=철원코스메틱영농조합]

 

철원코스메틱영농조합을 설립하고 ‘쥬니어 파파’라는 브랜드명도 만들었다. 이렇게 개발한 유아용 화장품을 갖고 2016년 10월에 열린 킨텍스 뷰티 박람회에 참가했고, 바이어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들을 수 있었다. 2019년에는 ‘쥬니어파파’를 개선해 ‘페르미어 파파’를 내놓았다.

 

코스메틱영농조합의 목표는 먼저 지역 사람들이 인정하는 로컬 브랜드가 되는 것이다. 진 대표가 철원에서 처음 창업했을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요건은 지역이었다. 지역의 이웃과 함께 할 수 있는가, 경제적 가치가 있는지 스스로에게 물었다.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 ‘청년혁신가’ 선정 등 지역기반 다양한 활동

 

지금도 그는 지역과 함께 한다. 진 대표는 농업인, 농업법인 등의 사업주체가 직접 농산물 및 가공품을 생산할 때 그 가치가 높아진다고 본다. “로컬 제조업(농식품가공)을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고용효과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전개하고 싶은 다른 프로젝트는 이러한 상품들을 다 묶는 지역 공동브랜드, 공동체사업입니다.”

 

이와관련 그는 철원코스메틱영농조합의 유아용 화장품이 어느 정도 인지도를 쌓게 되면 농부 아빠가 전해주는 선물 상자처럼 유아용 화장품과 아이들이 먹을 수 있는 먹거리를 함께 묶어 패키지 상품으로 판매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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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원코스메틱영농조합에서 생산하는 오대쌀과 유아용 화장품 [사진제공=철원코스메틱영농조합]

 

진세종 대표는 2016년 지역공동체 모임인 ‘철원향’을 만들면서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선정한 ‘청년혁신가’로 활동했다. ‘청년혁신가’로 활동하며 지역공동체에 관한 워크숍이나 허브 홈페이지 제작 등의 지원을 받았고, 2017년에는 유아용 화장품 사업을 토대로 ‘지역혁신가’에 선정될 수 있었다. 또한 지역내 상생 활동을 인정받아 철원군 농업·귀농·귀촌 분야 정책 협력관으로도 위촉됐다.

 

<취재 및 자료협조=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모종린 박민아 강예나 연구보고서 ‘The Local 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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