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노동자 시대](5) 여가공유하는 '프립' 호스트, '소확행족'겨냥해 니치마켓 개척중

염보연 입력 : 2020.03.09 06:29 |   수정 : 2020.03.11 09:38

100세 시대의 즐거움을 추구하는 사람들 늘어나면 소확행족 '일거리 시대' 열릴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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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스타 원데이클래스 모습[사진제공=프립]

 

20세기의 노동자는 기업에 소속됐다. ‘기업 노동자’는 일을 통해 소득을 창출했고, 소속된 기업을 발전시켰다. 이제 기업노동자는 감소하고 ‘플랫폼 노동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배달노동자 뿐만 아니라 변호사, 의사, 회계사 등을 포함한 지식노동자들도 각종 플랫폼에 뛰어들어 경제활동을 펼치고 있다. 유튜브라는 플랫폼은 이미 글로벌 노동시장의 중심에 도달했다.이를 통해 가장 크게 성장하는 경제주체는 플랫폼 자체이다. 이 같은 현상은 두 개의 거대한 파도가 맞물려 빚어내고 있다. 호모 모빌리쿠스(Homo Mobilicus), 디지털 노마드(Digital Nomad)와 같은 단어로 상징되는 ‘삶의 근원적 변화’가 인공지능(AI)에 의한 ‘기존 일자리의 격감’이라는 복병을 만남으로써 가속화되는 거대한 전환이다. 뉴스투데이는 도처에 존재하는 플랫폼 노동 현상(1부)과 그 경제사회적 의미(2부) 그리고 정책적 과제(3부)에 대한 연중기획을 통해 일자리 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심층 보도한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염보연 기자] “스쿠버다이빙, 나도 하고 싶다..”

 

TV로 여행 프로그램을 보던 A씨, 남태평양의 푸른 바다 밑을 헤엄치는 연예인들을 부러워하다가 직접 스쿠버다이빙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쉽게 엄두를 내지 못했다. 휴가철도 아닌데 먼 바다로 여행을 떠나는 것도, 전문적인 스쿠버다이빙 수업을 배우는 것도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가벼운 충동으로 일어난 일에 그만큼 소모할 시간도, 비용도 없었다.

 

그런 A씨의 고민은 원데이 클래스 플랫폼 ‘프립’으로 해결됐다. 프립은 여가 액티비티 플랫폼을 표방하고 있다. 친구의 추천으로 알게 된 ‘프립’에는 다양한 스쿠버다이빙 클래스가 있었다. 단 하루 즐기는 체험이니만큼 비용 부담도 덜했다. A씨는 가까운 주말, 경기도 양양의 바다를 온몸으로 느끼며 특별한 여가를 보냈다.

 

프립을 이용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우선 웹사이트에 접속하거나 앱을 다운로드 받고, 회원가입 혹은 카카오톡, 페이스북을 통해 간단하게 로그인한다. 스포츠,  음악, 공예, 미술 등 35개 종류의 일상 콘텐츠를 비롯 여행 투어 프로그램도 있어 원하는 것을 골라 참여하면 된다.

 

프립에서 활동하는 플랫폼 노동자 ‘호스트’는 에어비앤비가 방을 공유하는 것처럼, 자신의 클래스를 개설하거나 모임을 운영하는 리더들이다. 자신의 취미와 재능을 활용하며 수익을 낼 수 있어 투잡으로 최근 인기를 끌고 있다.

 

카지노 딜러 경험을 활용하여 포커 수업을 하고, 블로그 운영 경력을 활용해 블로그마케팅 수업을 개설하는 식이다.

 

프립을 이용하면 따로 수금을 하고 일정을 계산하는 번거로움이 없어 호스트도 이용자들도 소규모 모임을 이루는 데 드는 피로도를 덜 수 있다. 프립은 매주 수요일에 정산액이 입금 되며, 수수료는 19.8%를 부과한다. 장소이용료는 호스트 부담이다.

 

 

수입 불안정으로 전업 어려워…비전문가 호스트의 운영미숙 문제

 

프립에서 호스트란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레저 서비스를 제공하는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다. 프립은 무점포 창업이 가능한 까닭에 큰 수익을 얻지 못해도 고정 비용이 거의 없어 지속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이용자가 고정적인 것이 아니라 생계를 의존할 만큼 수익을 내기는 어렵다는 평가도 있다.

 

대외환경에 영향도 많이 받는다. 최근에는 ‘코로나 19’의 확산으로 모임을 운영하지 못하게 되면서 기약 없이 일을 멈추게 됐다. 갑작스레 예약이 취소된 경우 장소 대관처 측에서 환불을 해주지 않아, 이용자들에게 불완전한 비용만 돌려주기도 했다. 이러한 위험 요소와 수입 불안정 탓에 전업으로 생계유지를 한다는 것은 어렵다.

 

또 누구든지 자유롭게 모임을 개설할 수 있는 점은 콘텐츠의 다양성을 확보하긴 하지만, 수업의 질이 낮거나 운영이 미숙한 경우도 종종 나타나 전체 호스트들의 신뢰도가 깎이는 악영향을 초래하기도 한다.

 

하지만 21세기의 대세인 '소확행족'(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추구하는 사람들의 줄임말)을 겨냥해 '니치마켓(틈새시장)'을 개척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플라워레슨, 석고방향제 만들기 클래스, 원데이 드립커피 클래스 등 무궁무진한 취미 및 레저 클래스가 개설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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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클래스 모습 [사진제공=프립]

 

 

규제받는 오프라인 호스트 서비스 주의… '타다'식 서비스나 '이성 초대' 프로그램 등은 제재 받아

 

프립은 온라인 구독형이 아닌 오프라인 호스트 서비스로서, 법적으로 문제가 있는 프로그램은 제재를 받는다. 개인신상을 인증 받고 가이드라인에 따른 프로그램만 등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논란이 되고 있는 ‘타다’처럼 개인 차량으로 승차공유를 하는 사업 등은 운영할 수 없다. 호스트가 자신의 집에 이성 사용자를 초대하는 등의 프로그램도 제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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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립(frip)’ 사업모델 [표=뉴스투데이]

 

 

임수열 대표  2013년 서비스 시작,  첫 프립은 버스타고 스노쿨링 떠나가

 

‘국민 여가공유 플랫폼’ 되면 호스트들 수익 증대 전망

 

임수열 프립 대표는 지난 2013년 서비스를 시작했다. 회사가 끝난 뒤 단조로운 시간를 보내는 직장인들의 일상에 보다 건강한 여가활동을 불어넣고 싶다는 생각이 출발점이었다. 첫 프립은 버스 한 대를 빌려 삼척 장호항으로 스노쿨링을 떠난 것이었다. 며칠 만에 40명 정도의 참가자가 모였고, “한국에도 이런 곳이 있었어?” 하는 좋은 반응을 얻었다. 여기에서 자신감이 붙어 점점 더 활동이 다양해졌다.

 

프립의 주 이용층은 20대 후반에서 30대 중반의 여성들이었다. 하지만 최근 연령대가 높은 이용자들도 생기며 고객층이 확대됐다. 61세 여성이 프립 피아노 클래스를 찾는 경우도 생겼다.  100세 시대에 여가는 젊은 세대의 전유물이 아니라 중장년층과 노년층에게도 중요한 가치가 되고 있다는 사실을 임 대표는 발견했다고 한다.

 

임 대표는 프립을 주 고객층인 20~30대 뿐만 아니라 전 연령대가 사용하는 국민적인 앱으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프립 시장이 확대되면 '일거리'가 늘어나기 마련이다. 전문성을 가진 '소확행족'은 현재로선 수입이 많지 않지만 미래는 전혀 달라질 수도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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