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 크리에이터 혁명 (12)] 강릉의 ‘볼빨간사춘기’ 만드는 ‘창작예술인협동조합 아라’

염보연 기자 입력 : 2020.03.19 01:35 |   수정 : 2020.03.25 08:47

강릉에서 시작되는 대중음악 혁명 주도하는 김민석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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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이 극복해야 할 최우선 과제 중 하나는 갈수록 심화되는 수도권과 지방, 대기업과 중소 상공인, 자영업자간의 격차 문제다. 이런 가운데 주목되는 것이 지역에서 시도되고 있는 창조도시 혁명이다. 지난 20년 간 지역발전에 의미있는 성과를 꼽자면 서울 강북과 지역도시 골목상권, 제주 지역산업(화장품,IT) 강원 지역산업(커피, 서핑)이다. 그 주역은 창의적인 소상공인으로 자생적으로 지역의 문화와 특색을 살리고 개척해서 지역의 발전시켰다. 이제, 이들 ‘로컬 크리에이터(Local Creator)’가 지역의 미래이자 희망으로 부각되고 있다. 각각의 지역이 창조도시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로컬 크리에이터의 육성과 활약이 필수적이다. 뉴스투데이는 2020년 연중 기획으로 지난 2015년 네이버가 만든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가 주도하는 로컬 크리에이터 혁명의 현장을 찾아 보도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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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예술인협동조합 아라 김민석 대표 [사진제공=창작예술인협동조합 아라]

 

 

[뉴스투데이=염보연 기자] 아라는 강원도 강릉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창작예술인협동조합이다.

 

지역에서 활동하는 청년 예술가들에게는 “서울에서 활동하지 않는 건 실력이 없어서가 아닌가?”하는 시선이 있다. 김민석 대표와 아라는 이런 편견에 맞서 청년 예술가들이 자신감을 갖고 창작활동을 통해 지역 문화예술의 질을 높이는 ‘혁명’을 진행 중이다.

 

‘아라’는 순우리말로 바다를 뜻한다. 여러 장르의 문화, 예술과 각각 성향이 다른 단체들을 바다와 같은 마음으로 아우르겠다는 마음을 담아 이름을 지었다.


종이책 ‘컬처 매거진 아라’으로 출발해, 2014년 웹진을 만들기 위해 만난 모임이 2015년 현재의 협동조합 형태로 발전했다. 아라는 지역 음악가들의 음원 발표, 공연활동 지원, 예술인에게 필요한 행정적인 도움까지 주는 활동을 펼치고 있다.

 

■ 지역 문화센터에서 강사 활동... ‘1인 미디어’ 영역확장 목표

 

현재 80명 정도인 아라의 멤버들은 강릉의 음악 생활 문화 등 여러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1차적으로는 대중을 상대로 한 공연 우선이지만 지역 문화센터에서 기타 수업을 하는 강사로 활동하는 사람도 있다. 아라의 주 팬덤도 이들에게 음악을 배운 학생들이다.

 

아라는 지역 음악행사 ‘어쿠스틱 포 유’를 2009년부터 11년째 진행하고 있다. 어쿠스틱 포 유는 강릉에서 초급 기타를 배우는 사람들이 해마다 벌이는 공연이다. 보통 11월 말 즈음에 열린다. 1년에 2회를 한 적도, 한 해 건너 뛴 적도 있지만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강릉에서 이 정도 규모로 오랜 기간 생활음악 교육자와 배우는 사람간의 교류가 유지되는 곳은 아라가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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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쿠스틱 포 유 공연 모습 [사진제공=창작예술인협동조합 아라]

 

최근 아라는 지속가능성을 위해 수입을 늘리기 위한 방안을 고민 중이다. 조합의 기존 수익 구조만으로 한계가 있어 문화 기획 법인 ‘주식회사 아라 네트웍스’를 설립하기도 했다. 새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하려는 구상도 하고 있다.


김 대표가 새 사업으로 점찍은 건 1인 미디어 사업이다. 강릉 전통 시장인 서부시장 상인회와 교류하던 중 “젊은이들이 많이 들어와 북적거렸으면 좋겠다”는 말에 영감을 받았다.


강릉에는 음악에 끼 있는 청년들이 많다. 재능 있는 청년들을 모아 자신이 만든 공간에서 각자의 색깔을 발현할 수 있도록 돕는다면 멋질 것 같았다. 음악이든 다른 분야든 재능을 키우게 하고 싶었다. 아라 예술가들은 조합 활동 외에도 자기 콘텐츠를 제작하기 때문에, 이를 최대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새로운 사업 준비는 꽤 많이 진행됐다. 마침 상가 안에 오랫동안 비어 있던 12㎡ 정도의 공간이 있어서 계약했다. 스튜디오를 총 4개의 공간으로 나누고 1인 라이브 방송, 뷰티 이슈 소통방, 8명의 출연진 토크쇼가 가능한 홀 개념의 룸을 마련했다.


공간 조성을 마쳐 올해 초부터 가동할 예정이었는데 뜻밖에 코로나19가 덮쳐 연기되고 있다. 코로나가 끝나는 대로 6월부터 재개할 계획을 갖고 있다.


아라는 궁극적으로는 멀티채널 네트워크(MCN) 모델을 따라가고자 한다. MCN은 스타 유튜버 대도서관이 소속된 회사로 1인 크리에이터들의 매니저 역할을 한다. 저작권 관리, 광고 유치를 하며 연예기획사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김 대표는 창작보다 문화 기획에 관심을 더 갖고 있지만, 강릉에는 참고할 수 있는 연예기획사가 없다는 게 고민거리다.


하지만 롤모델은 있다. 재즈 프로듀서 노먼 그랜츠다. 노먼 그랜츠는 버브라는 재즈레이블을 만든 사람이다. 악기를 직접 연주하지는 않지만 재즈 프로듀서 중에서 가장 유명하고, 업계 영향력도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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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창작예술인협동조합 아라]

 

■ ‘서울=성공’ 공식 깨고 강릉에서 메이저 되는 게 꿈

 

김 대표는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볼빨간사춘기’ 같은 어쿠스틱 밴드가 서울이 아닌 강릉에서도 나오기를 꿈꾼다. 최종 목표는 강릉에서 음악만으로 메이저가 되는 것이다. 꿈을 이루기 위해 앞으로도 강릉을 떠나지 않고 지역을 지킬 생각이다.


강릉에 음악 기획을 위한 로컬 시스템과 인프라가 부족한 건 사실이다. 강릉 아티스트들은 현재 솔로, 밴드를 포함해 약 150팀 정도로 추정된다.

 

성공하려면 무조건 서울에 가야 한다는 고정관념은 아직도 강하다. 부산은 2000년대 초반까지 서울보다 헤비메탈로 유명했지만, 결국 다시 서울로 집중됐고 부산 아티스트마저도 서울로 가지 않으면 성공하기가 어려워졌다.

 

이미 유명하고 지역에서 성공한 힙한 아티스트에게도 왜 서울에 안 가고 여기에 있느냐는 질문이 여전히 들린다. ‘서울=성공’이라는 공식을 깨고 싶은 지역혁신가와 아티스트들이 김민석 대표를 통해 강릉의 ‘볼빨간사춘기’로 신화가 되는 날이 하루 빨리 오기를 고대한다.

 

<취재 및 자료협조=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 / 모종린 박민아 강예나 연구보고서 ‘The Local Crea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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