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소상공인이 '공정성 문제' 제기한 배달의민족 수수료의 '진실'은?

김태진 기자 입력 : 2020.04.03 07:15 |   수정 : 2020.04.03 07:15

광고료와 배달료를 합친 총액을 둘러싼 상반된 계산법/시행과정 지켜봐야 영세 입점업체의 '손익계산서' 확인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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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김태진 기자] 배달의민족이 지난 1일 새로운 수수료 정책인 ‘오픈서비스’를 실시함에 따라 그 '공정성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배달의민족 측은 소상공인들의 수수료 부담도 줄고, 배달의민족에게도 소액의 매출이 생기는 합리적인 과금체계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입점 업주들은 사실상의 ‘꼼수인상’이라며 수수료 부담 증가를 우려하고 있다.

 

배달의민족의 수수료 정책 변화는 앱 내 상단에 가게명을 노출시키는 △오픈리스트를 오픈서비스로 전환 △하단에 위치하는 울트라콜은 3년간 요금 동결 △쿠폰 노출 요금 전면 무료화가 주된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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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의 민족이 앱 상단 화면에 보여지는 '오픈리스트'를 '오픈서비스'로 개편한다.[사진제공=우아한형제들]

 

■ 울트라콜(광고료) vs 오픈서비스(배달료와 광고료 합친 개념) 중 어느 쪽이 비쌀까?

 

새롭게 도입된 오픈서비스는 배달의민족에서 주문이 성사된 건에 대해서만 5.8%의 수수료를 받는 요금 체계다. 기존의 오픈리스트가 주문건별 중개 수수료 6.8%씩 부과했던 것에 비해 1%포인트(p) 낮췄다. 배달의민족은 5.8%의 수수료가 국내외 배달 앱 업계의 통상 수수료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외부 카드결제대행 수수료 3.3%가 더해지면 총 9.65%가 된다.

 

기존 오픈리스트는 신청 업소 중 무작위로 3개 업소만 노출됐었다. 반면, 개편된 오픈서비스는 등록 업소들이 모두 앱 화면 최상단에 노출된다. 광고효과가 극대화된 것이다.

 

모든 신청 업소가 화면 최상단에 위치하게 되면서 오픈서비스 하단에 노출되는 울트라콜의 효과는 줄어들었다. 울트라콜은 월 8만8000원만 내면 배달의민족 앱 상에 상호명을 노출시켜주는 정액 광고료 방식의 서비스이다. 주문이 성사돼도 따로 중개 수수료는 없다. 또한, 이달부터 가게 당 울트라콜 신청을 3건으로 제한했다. 음식점들이 노출 빈도를 높이기 위해 정액 서비스를 10개 이상 사는 이른바 ‘깃발꽂기’ 문제를 방지하기 위함이다.

 

과거에 매출이 높은 '기업형 입점 업체'들은 울트라콜을 무더기로 구입해 오픈리스트(3개 업소만 소개) 바로 밑에 위치한 울트라콜을 사실상 독점하는 행태를 보이기도 했다. 이로 인해 '영세 입점 업체'들은 소수의 울트라콜을 이용하면 사실상 노출(광고)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웠던 측면이 있었다. 새로 도입된 오픈서비스는 이러한 '부익부 빈익빈'의 문제점을 해소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다.

 

하지만 '영세 입점업체'들이 오프서비스 시스템 하에서 과거보다 더 많은 수수료를 지불해야 한다는 게 소상공인측의 반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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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수수료 체계 '오픈서비스'에 대한 소상공인연합회와 배달의민족 주장[표=뉴스투데이]


■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 "수수료 낮아졌어도 오픈서비스 가입하면 총 비용 증가" / "울트라콜과 별도 배달료 합친 금액보다 오픈서비스 수수료(배달료와 광고비 합친 금액) 부담이 더 커"

 

오픈서비스 정렬 기준은 앱을 이용하는 고객 위치로부터 가까운 순으로 노출한다. 여기에 주문취소율, 재주문율, 성장률 등을 고려해 고객 선호도가 높은 가게에 가중치를 부여해 노출 순위를 정한다. 이는 공정한 원칙이라고 볼 수 있다. 주문건별 중개 수수료를 1%p 낮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상공인연합회는 수수료 부담이 상승할 것이라면서 반발한다. 오픈리스트를 이용하지 않던 가게들도 영향력이 커진 오픈서비스에 몰리는 구조가 됐다는 것이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지난 2일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울트라콜(월정액)만 이용하던 가게 주인들도 오픈서비스에 참가할 수밖에 없게 됐다”며 “결국 수수료가 1%p 낮아졌어도 오픈서비스에 가입해 결과적으로는 수수료 부담이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픈리스트 경우에는 노출 업소가 총 3개라 울트라콜이 오픈리스트 하단에 위치하면서도 광고효과가 컸다. 그러나 오픈서비스로 개편이 되면서 신청 업체들의 상호를 모두 지나친 뒤에야 울트라콜 업체가 노출된다. 울트라콜 광고효과가 크게 감소한 것이다. 따라서 과거 오픈리스트를 이용하지 않았던 영세 입점업체들도 오픈서비스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즉, 영세 입점업체 A는 과거에는 월정액 8만8000원을 내고 울트라콜에서 광고를 하고 배달료는 별도로 건당 지불을 했다. 하지만 새로운 시스템하에서는 울트라콜이 광고효과가 없어졌다. 오픈리스트는 3개 가입업소만 노출했던데 비해 오픈서비스는 무제한으로 가입업소를 노출하면서 울트라콜은 사실상 무력화됐기 때문이다.

 

A업체 입장에서는 과거 시스템에서 울트라콜 월정액 금액보다 오픈서비스에서 건당 5.8%의 수수료(광고료와 건당 배달료를 합친 금액)가 훨씬 더 커진다는 주장인 것이다.

 

울트라콜 효과가 줄고 오픈서비스 존재감이 증대된 만큼 모든 소상공인이 오픈서비스에 신청하지 않을 수 없게 요금 체계를 개편했다는 것이 소상공인연합회의 입장이다. 실제로 우아한형제들은 지난달 초부터 입점업소를 대상으로 오픈서비스 가입 신청을 받고 있는데 현재 입점업주 14만여곳 중 10만여곳이 오픈서비스에 가입했다고 밝혔다.

 

또한,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에 따르면,  배달 비중이 높은 치킨 가게의 경우 월 매출은 평균 3000만원 정도이며, 식자재비, 인건비 등을 제외하면 점주가 버는 돈은 200만~300만원이다. 기존 정액제에서는 매달 최대 30만원 정도를 수수료로 냈지만 바뀐 요금제에서는 최대 170만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는 이야기이다.

 

오픈서비스에 가입한 A업소가 하루에 치킨(한 마리 2만원) 20마리를 배달의민족 배달로 판매한다고 가정한다면 판매액은 40만원으로, 하루 배달의민족에게 내는 수수료는 40만원의 9.65%인 38600원이다. 한 달이면 115만8000원이다. 기존에 울트라콜 14곳 이상 사용하지 않았다면 A업소는 더 많은 수수료를 부담하게 되는 것이다.

 

■ 배달의민족, "일부 입점업체 비용 늘어나지만 52.8%는 비용절감" 반박 / "비용 감소안되는 47.2%는 기업형 입점업체들"

 

배달의민족은 비용이 늘어나는 업소들이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동의했다. 그러나 내부 시뮬레이션 결과 입점 업주의 52.8%가 비용이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소상공인연합회의 우려와는 반대되는 입장이다. 구체적으로는 개업한지 1년이 채 되지 않았거나 연매출이 3억원 이하인 영세 업주의 경우엔 약 58%가 비용 절감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했다.

 

배달의민족은 비용 감소 효과를 보지 못하는 47.2%에 대해서는 “이들 대부분은 울트라콜을 적극 활용했던 기업형 업소”라고 설명했다.

 

배달의민족은 자금력이 있는 음식점주들이 여러 개의 울트라콜을 이용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3개 이내로 제한했다. 이에 따라 자금력이 있는 기업형 업소들이 울트라콜을 활용해 홍보효과를 독식하며 발생된 부익부빈익빈 문제를 방지한다.

 

배달의민족은 "일부 지역에선 월 1000만원 이상 광고비를 내고 깃발을 200개 이상 꽂는 업체가 등장할 정도였다"며 "이로 인해 자금력이 부족한 영세 소상공인들은 배민 앱 화면에서 노출될 기회를 갖지 못하고 주문 증가 효과도 누릴 수 없었다"고 밝혔다.

 

울트라콜은 사실상 폐지되는 것이냐는 물음에 대해서는 "오픈서비스가 주 요금제가 될 것이다"며 "저희 플랫폼을 이용한 주문이 들어올 때에만 플랫폼 이용료를 부담하시는게 가장 합리적이기 때문이다"고 이번 개편의 취지를 밝혔다. 오픈서비스에 가입할 경우 여러 카테고리 및 기획 카테고리에 함께 노출될 수 있는 반면 울트라콜은 각 카테고리에 노출되기 위해 별도로 추가 가입을 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처럼 팽팽하게 엇갈린 배달의 민족과 소상공인연합회 측 입장은 각각의 설득력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이번 공정성 논쟁의 최대 쟁점인 '영세 입점업체'의 손익계산서를 객관적으로 확인하기 위해서는 일정 기간 시행과정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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