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은행부문 강화’ 우리금융, ‘아주캐피탈’ 인수로 빅3 등극하나?

변혜진 기자 입력 : 2020.04.20 11:03 |   수정 : 2020.04.20 14:15

내부등급법 승인 가능성↑…아주캐피탈 인수에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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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변혜진 기자] 최근 KB금융그룹이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한 가운데, 생명보험사 인수가 불발된 우리금융그룹은 매출 6000억원 규모의 아주캐피탈 인수를 통해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를 도모하고 있다.


금융업계는 우리금융이 우선매수청구권 행사를 통해 6월 내에 아주캐피탈을 인수한 후, 자회사로 편입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여기에 업계 3위인 하나금융그룹과 5위인 농협금융그룹이 실적개선을 통해 약진하며, 빅3 자리를 놓고 금융그룹들이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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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금융그룹은 아주캐피탈 인수를 통해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에 나서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우리금융은 아주캐피탈 지분 74%를 보유하고 있는 사모펀드(PEF) 운용사 웰투시인베스트먼트에 지난해 1000억원을 출자, 49%의 지분과 함께 나머지 25% 지분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확보했다. 웰투시인베스트먼트와 협의가 이뤄지면 아주캐피탈을 인수할 수 있는 셈이다.

 

2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그룹은 여타 금융지주(KB·신한·하나·농협금융그룹)에 비해, 비은행 부문의 포토폴리오가 약한 편이다. 때문에 우리금융그룹의 실적 견인은 은행이 중심이 될 수밖에 없었다.


이에 우리금융은 비은행 부문의 포토폴리오 구축과 수익의 다각화를 위해 최근 푸르덴셜생명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지난 10일 KB금융이 푸르덴셜생명을 최종 인수하면서, 생명보험사의 인수를 통해, 비은행 부문을 강화하고자 했던 우리금융의 계획에 차질이 생기고 말았다.

    

이런 이유로 우리금융은 지난해 연기됐던 6000억원 규모의 아주캐피탈 인수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캐피탈사를 편입한 후 생보사나 증권사 인수를 통해 종합금융그룹의 시너지 효과를 노린다는 것이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우리금융이 아주캐피탈의 인수를 적어도 상반기 안에 마무리 지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1년 연장한 아주캐피탈 지분 나머지에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펀드의 만기 시한이 오는 6월까지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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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뉴스투데이 / 자료=각 사]

 
■ 우리금융, 비은행 다각화 절실…3위 하나금융과 격차 벌어져, 5위 농협금융에 맹추격 당해


우리금융지주는 국내 5개 금융지주사 중 비은행 부문의 다각화가 가장 절실한 금융그룹이다.


작년 3분기 기준으로 우리은행은 우리금융지주의 종속회사 자본 규모의 90.3%를 차지했다. 나머지 4곳 지주사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자본의 규모가 59~76% 정도임을 감안했을 때 상당히 은행 중심의 포트폴리오인 셈이다.


지난해 실적 측면에서도 우리은행은 우리금융지주의 수익에 81%를 차지할만큼 비중이 높다. 작년 4분기 기준으로 1조9041억원에 달하는 우리금융지주의 당기순이익에서, 우리은행의 당기순이익이 무려 1조5408억원에 달한다.


우리은행 다음으로 종속회사 자본규모 비중이 높은 곳은 우리카드(7.2%)로, 114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체 실적 중 6%에 그치는 수치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비은행 부문 다각화의 일환으로, 부동산신탁회사 1곳과 자산운용사 2곳을 인수해 신규 편입했다. 이 가운데 우리자산신탁은 311억원, 우리자산운용이 8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한 것에 비해 우리글로벌자산운용은 -28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에 비해 빅3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는 하나금융그룹은 증권사(하나금융투자)와 캐피탈사(하나캐피탈)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2019년 실적 면에서도 하나금융은 2조4084억원을 기록, 우리금융보다 5043억원의 많아 3위 자리를 굳건히 지킬 수 있었다.


여기에 더해 5위인 농협금융그룹의 약진도 심상치 않다. 농협금융은 지난해 1조7796억의 실적을 올리면서 4위인 우리금융의 뒤를 바짝 쫒고 있다. 1년만에 순이익이 46%나 급증했는가하면 자산 측면에선 427조원으로 우리금융(362조원)을 넘어서고 있다.


농협금융 역시 증권사(NH투자증권)와 생보사(농협생명보험·농협손해보험)를 보유하고 있다. 우리금융이 비은행 부문 강화에 총력을 다하지 않는다면, 농협금융에게 4위 자리를 내줄 수도 있는 상황이다.


■ 작년 아주캐피탈 인수 지연…오히려 호재로 작용, 내부등급법 승인도 눈앞에


아주캐피탈의 지분 74%를 보유하고 있는 웰투시인베스트먼트가 우리금융 주주총회 이후, 삼일회계법인과 법무법인 세종을 매각자문사로 선정하고 매각실사에 착수했다.


이 가운데 우리은행은 2017년 7월 웰투시인베스트먼트를 통해 아주캐피탈의 지분 74% 중 49%를 간접보유하고 있다. 아주캐피탈의 지분 상당수를 매각한 아주산업은 2대 주주로 12%의 지분을 갖고있다.


2017년 당시 우리은행은 ‘웰투시3호’ 펀드의 49%를 약 1000억원에 인수하며 나머지 지분(25%)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획득했다. 이는 아주캐피탈이 제3자에 매각되기 전 동일한 조건에 우선적으로 매수할 수 있는 권리다.

 

따라서 우리은행이 웰투시인베스트먼트와 협의 하에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면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간 꾸준히 평균 5888억원의 매출(영업수익)을 올리고 있는 아주캐피탈을 인수할 수 있게 된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우리금융이 아주캐피탈 인수를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의 초석으로 보고 있다”며, “우선매수청구권 행사는 물론 2대 주주인 아주산업 지분까지 추가 인수해 100% 자회사로 편입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우리금융이 푸르덴셜생명 인수전에 컨소시엄 형식으로 참여했던 이유도 아주캐피탈 인수를 염두에 두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그만큼 아주캐피탈 편입이 비은행 부문 수익 다각화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중대 사안이란 것이다.


앞서 우리은행은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이 부담돼, 아주캐피탈 인수를 한 차례 연기한 바 있다.


이는 5대 금융지주 중 우리금융이 유일하게 BIS 자기자본비율 산정시 표준등급법을 적용하기 때문이다. 이에 위험가중자산이 많은 캐피탈을 자회사로 둘 경우, 우리금융의 BIS 비율은 더 내려갈 수 밖에 없게 된다. 즉 자본건전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금융으로서는 아주캐피탈을 인수하기에 부담스러울수밖에 없었던 셈이다.


이에 지난 9일 금융감독원은 우리금융이 신청한 내부등급법 적용과 관련해 현장점검을 마쳤다. 늦어도 상반기 내에는 승인될 것으로 보인다. 내부등급법 적용 시 위험가중자산이 줄고 BIS비율이 상승해 캐피탈사 인수에도 무리가 없게 된다.


우리금융이 아주캐피탈의 인수를 연기한 동안 아주캐피탈의 실적은 크게 개선됐다. 지난해 처음으로 1000억원대(1016억원)의 당기 순이익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대비 11.7%나 증가한 수치다.


지난 2016년 A등급으로 떨어졌던 아주캐피탈의 신용등급이 지난해 회복한 것도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됐다. 신용등급이 상향 조정돼 조달비용을 낮출 수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금융 입장에서는 지금이 오히려 아주캐피탈을 인수하기에 적기인 셈이다.


다만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캐피탈사의 자산 부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 아주캐피탈의 ‘몸값’도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아주산업이 제시할 나머지 지분에 대한 매각가가 우리금융이 예상하는 가격보다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우리은행의 펀드 만기가 오는 6월까지이기 때문에 우리금융은 늦어도 상반기까지는 매각가 협상과 인수작업을 마무리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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