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로 고객 유치하던 시대는 안녕…은행들 IRP로 ‘세테크 마케팅’ 한다

윤혜림 기자 입력 : 2020.04.22 06:30 |   수정 : 2020.04.22 06:30

펀드판매액 금감, 예금 금리 낮아지면서 새 수익원으로 급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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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윤혜림 기자] 파생결합펀드(DLF)의 불완전판매와 라임펀드 환매중단 사태로 펀드와 같은 상품의 판매가 어려워지고, 기준금리 0% 시대의 도래로 예금 상품의 매력이 떨어지면서 시중은행들이 대표적인 절세 상품으로 꼽히는 개인형 퇴직연금(IRP)의 공략에 나서고 있다.

 

IRP는 근로자가 확정급여(DB)형이나 확정기여(DC)형에 가입돼 있어도 추가로 자금을 적립해 운용할 수 있고 세금 감면의 혜택을 누릴 수 있어 직장인에게 가입을 권유할만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IRP가 시중은행의 새 수익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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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DLF와 라임 사태로 인해 상품 판매 환경이 어려워진 시중 은행들은 펀드나 ELS 상품 대신 대표적인 절세 상품인 퇴직연금 판매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제공=연합뉴스]

 

21일 은행연합회·금융투자협회 등에 따르면 IBK기업·KB국민·신한·우리·하나 등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평균 금리(1년 만기, 단리)0.996%로 조사됐다. 지난달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0.75%로 인하하면서 시중 은행들도 예금 금리를 1% 초반대에서 0%대로 인하했기 때문이다.

 

이는 은행에 1000만원을 맡겨도 1년에 이자가 10만원도 안 되는 것이다. 이에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이젠 더 이상 은행 예금이 의미가 없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16000억원 이상의 피해가 난 라임 운용 펀드 환매중단 사태와 해외 금리연계 파생결합상품의 불완전판매로 문제가 된 DLF사태까지 겹치면서, 소위 은행은 안전하다는 믿음이 깨졌다. 이에 고객들이 예금을 깨 직접투자에 나서는 등, 은행이 팔 수 있는 금융 상품의 수가 줄고 있다. 때문에 시중 은행들은 새로운 수익원에 대한 고민이 갈수록 깊어길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지난해 시중은행의 펀드판매액은 급감했다IBK기업·KB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등 시중 주요 은행의 공모펀드 판매잔고는 228일 기준 61715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라임 펀드가 환매 중단된 지난해 8월과 비교하면 17952억원이 감소한 수치다.

 

금융업 관계자는 은행이나 증권사 같은 금융기관에서 펀드 판매를 적극적으로 하지 않고 있다. 내부에서도 고객에게 충분히 위험부담을 설명하도록 하고 있지만, 고객들은 쉽게 가입하려 하지 않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시중 은행들은 펀드나 ELS 상품 대신 대표적인 절세 상품인 퇴직연금 판매에 집중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퇴직연금은 세금 공제 혜택이 있는 만큼, 연말정산 기간에 가입이 증가하는 상품이다. 하지만 코로나19로 금융 환경이 악화되고 노후 자산관리 시장이 급격히 확대되면서 은행들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국내 은행 12곳이 퇴직연금 상품을 통해 거둔 수수료는 총 5729억원으로 집계됐다. 더불어 지난해 은행 퇴직연금 시장 규모는 사상 처음으로 100조원을 넘어섰다. 올해 1분기 적립액은 11조원이 증가한 1113544억원으로 나타났다.

 

IRP 수익률 표.png
국내 주요 시중은행의 개인형 IRP 수익률 비교표. [표=뉴스투데이]

 

퇴직급여는 확정급여(DB), 확정기여(DC), 개인형퇴직연금(IRP)의 순으로 규모가 크다. 은행들이 IRP에 주력하는 이유는 회사에 재직 중인 근로자가 DB·DC형에 가입돼 있을지라도 추가로 돈을 적립해 운용할 수 있는 퇴직연금이기 때문이다.

 

IRP는 근로자가 이직이나 퇴직 시 받은 퇴직금과 개인 부담금을 은행의 IRP 계좌에 적립하는 방식이며, 적립금으로 원하는 상품을 선택해 운용하다 연금 등의 노후 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는 상품이다. 고객들이 퇴직금을 IRP로 이전하면 퇴직소득세가 이연되고 퇴직소득세 부담을 IRP 계좌 인출일 까지 연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최대 1800만원까지 납입 가능하며, 연간 700만원 납입 시 연 16.5%의 세액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지난해 퇴직연금의 수익률도 높아지며 고객들의 주목을 끌었다. 지난 5일 금융감독원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19년도 퇴직연금 운용현황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퇴직연금 연간 운용수익률은 2.25%를 기록했다. 이는 1년 전보다 1.24%포인트(p) 상승한 수치로 지난 2016년 이후 처음으로 2%대를 기록한 것이다.

 

이처럼 눈에 띄는 성장세에 퇴직연금을 둘러싼 은행들의 마케팅도 치열해지는 분위기다KB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은 모두 퇴직연금 누적수익이 ‘0’ 이하이고, 각 사의 조건을 충족하는 고객에 대해 수수료를 전액 면제하는 제도를 시행 중이다.

 

KB국민은행은 개인형IRP 신규 가입이나 타 금융기관에서 계좌를 이전할 시, 온라인 상품권을 매주 지급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하나은행은 개인형IRP에 신규 가입한 고객에게 특정 조건을 만족할 시 현금처럼 사용 가능한 하나머니를 지급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시중은행 관계자 A씨는 지난해부터 IRP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최근 개인이 주식시장에 투자하며 1분기 수익률이 낮아지긴 했지만 IRP가 소득공제 혜택이 있는 만큼, 고객들의 관심은 여전하고 적립금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어 앞으로도 IRP 고객 유치를 위한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시중은행 관계자 B씨는 이번 코로나 사태로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빠지며 퇴직연금 수익률이 낮아졌으나,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IRP시장에 큰 문제는 없다고 본다“DC형이나 IRP 같은 경우 채권형, 주식형 펀드 등 자금을 분할해 투자할 수 있는 만큼 일희일비할 것이 아니라 포트폴리오를 장기적으로 짜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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