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속 직업 : 경찰대 출신 변호사]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경찰대 출신 변호사 ‘몸값 급등’ 추세

김한경 기자 입력 : 2020.05.07 17:04 |   수정 : -0001.11.30 00:00

한직 근무하며 편법으로 로스쿨 졸업한 후 수사 경험 쌓곤 로펌으로 직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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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김한경 기자] 올해 들어 경찰대 출신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입학생이 처음으로 50명을 넘었다. 지난달 28일 사법시험준비생모임에 따르면, 출신학교 현황 공개를 거부한 중앙대를 제외한 전국 24개 로스쿨에 입학한 경찰대 졸업생은 최소 57명에 달했다. 매년 경찰대에 100명이 입학하는 것을 고려하면 절반이 넘는 숫자다.

 

최근 5년간 경찰대 출신 로스쿨 입학생 추이를 보면 2016년 17명, 2017년 13명, 2018년 25명, 2019년 27명이었다가 금년에 57명으로 지난해와 비교해도 2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경희대 로스쿨에만 경찰대 졸업생 11명이 올해 입학했다. 로스쿨이 첫 입학생을 받은 2009년부터 올해까지 로스쿨에 입학한 경찰대 졸업생은 모두 270명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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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대 4기인 민갑룡 경찰청장이 지난 1월 15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수사권 조정 법안 통과에 따른 후속 조치 관련 전국 경찰지휘부 화상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학비·기숙사비 등 1억 원가량 국민 세금 쓰고 먹튀 논란

 

이번에 급격히 로스쿨 입학이 늘어난 이유는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이 국회를 통과함으로써  앞으로 경찰이 ‘수사 종결권’을 가진 독립적인 수사 주체로 인정받게 되자 대형 로펌들이 경찰 출신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이제 경찰이 혐의가 없다고 결론 내린 사건은 검찰의 판단을 받지 않고 불기소 의견으로 수사를 종결시킬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로 인해 경찰대 출신의 로스쿨 진학은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며, 로스쿨을 졸업하고 변호사 자격을 얻으면 사표를 낼 경찰관들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현직 경찰관이 휴직하거나 업무를 병행하며 로스쿨에 다니기는 법규상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결국 어떤 부서에서 어떤 형태로 근무하던지 편법을 사용하지 않고는 로스쿨을 졸업하기가 대단히 어렵다.

 

편법으로 로스쿨에 진학했다가 2015년 감사원에 적발된 인원은 39명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 같이 경찰대 출신들의 지나친 로스쿨 진학이 드러나자 정치권에서는 경찰대생 1명이 입학 후 졸업까지 4년 간 학비와 품위유지비, 기숙사비, 식비 등 약 1억 원가량의 국민 세금이 쓰이는데 ‘먹튀 아니냐?’라는 식의 비난도 쏟아졌다.

 

총경 이상 간부 과반수 점유…치안감 이상 고위직 55.8%

 

일부 국회의원들은 ‘이럴 거면 경찰대가 도대체 왜 존재하는 거냐?’라는 주장도 제기했다. 경찰 간부를 양성하기 위해 설립한 국가기관인데, 정작 졸업생들이 기회만 되면 다른 곳으로 진출하려고 하니 설립 취지를 지키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실제로 거의 대부분이 직업 군인이 되는 육·해·공군사관학교 등과도 비교된다.

 

2013년 말 기준, 경찰 내 고위직인 총경 계급의 45.6%, 경무관 계급의 53.5%가 경찰대 출신이다. 이후 자료가 공개된 바는 없지만 경찰 고위간부 중 경찰대 비중은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여서 현재 총경 이상 간부 중 절반 이상은 경찰대 출신이라고 볼 수 있다. 2018년 1월 기준 치안감 이상 고위직 34명 중 55.8%가 경찰대 출신으로 밝혀졌다.

 

이와 같이 경찰대는 경찰 수뇌부의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으며 특히 주요 요직들은 소수의 고시 출신을 제외하면 거의 경찰대가 과점하고 있다. 하지만 경찰대 초창기 기수들의 고위직 싹쓸이와 순경출신 경찰의 근속승진 도입으로 경찰 간부의 진급 정체는 심각한 수준이라고 한다. 이로 인해 초창기 7~80%에 달하던 경찰대 출신의 총경 진급률은 현재 기수 당 30%를 겨우 웃돌고 있다.

 

검경 수사권 조정, 경찰 엘리트 그룹의 비전 변질시켜

 

이렇게 직업적 만족도가 과거보다 떨어지는 상황에서 일부 졸업생들이 로스쿨 등 다른 진로를 모색하는 것이 과연 비난만 받을 일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경찰대는 여전히 경찰간부를 배출하는 최고의 교육기관이고 경찰 내 입지도 매우 좋지만, 현재 받는 대우에 비해 상당히 과도한 역차별과 견제를 받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2020년 경찰대 입학생의 경쟁률을 보면 47대 1로 아직까지 매우 높은 편이다. 하지만 2018년의 68대 1과 비교하면 갈수록 경쟁률이 떨어지고 있으며, 경쟁률이 점차 상승하는 사관학교와도 대비된다. 전액장학제도가 부분장학제도로 바뀌었고, 의무경찰 소대장으로 병역을 대신하던 제도도 없어진 것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평가다.

 

경찰대는 엘리트 경찰을 키워내기 위해 존재하는 기관이지 판사, 검사, 변호사 등의 법조인을 양성하는 기관이 아니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경찰대 출신 중 사법고시에 합격한 이는 총 140명으로 전체 인원의 0.6%를 차지하며, 현재 약 300명가량의 경찰대 출신 변호사가 활동 중이라고 한다. 이 가운데 약 13%가 대형 로펌, 10%가 판사, 4%가 검사로 재직하고 있다.

 

검경 수사권 조정이라는 개혁 입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경찰 조직 내 엘리트 그룹의 직업적 전망을 변질시키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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