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일본에선(353)] 아베의 실시간 코로나 담화에 넘쳐났던 조롱이 갑자기 사라진 이유

김효진 통신원 입력 : 2020.05.12 13:27 |   수정 : 2020.05.12 13:34

국민과의 소통이미지 강조 불구 검열과 통제로 끝난 대국민 인터넷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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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일본정부의 대응을 자세하게 설명하고 총리와의 허심탄회한 소통이라는 주제로 마련된 대국민 특별담화가 지난 6일 저녁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으로 진행되었다.

 

이번 담화는 유튜브와 함께 일본인들이 즐겨 사용하는 스트리밍 사이트 니코니코 생방송(ニコニコ生放送)을 통해 일본 전역에 송출되었는데 해당 서비스의 가장 큰 특징은 방송에 참여한 네티즌들의 채팅이 동영상 위를 실시간으로 지나간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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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총리의 생방송 회견 중 방송화면을 가득 메웠던 조롱들이 갑자기 모두 사라졌다. [출처=니코니코 방송화면]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 발생했다. 당초 정부 관계자들이 기대했던 긍정적인 반응과는 다르게 정부와 아베 총리에 대한 일본 네티즌들의 분노가 비난과 욕설로 화면을 가득 메웠기 때문이다.

 

방송이 시작되고 아베 총리가 등장하자마자 ‘닥쳐라’, ‘무능’, ‘매국노’, ‘미국의 개’, ‘아키에(총리 부인)의 인형’ 등의 부정적 채팅이 총리 얼굴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화면에 가득했고 당연하게도 방송을 시청 중인 모든 사람들이 이를 실시간으로 읽을 수밖에 없었다.

 

방송 관계자들 역시 예상치 못한 네티즌들의 행동에 당황한 것은 마찬가지. 그렇지만 대대적으로 예고했던 대국민 방송을 시작하자마자 중단할 수도 없었기 때문에 결국 네티즌들의 채팅을 일일이 검열하여 화면에 내보내는 방법을 선택했다.

 

결과적으로 방송화면은 깨끗해졌지만 당초 의도했던 국민과의 허심탄회한 소통은 어디에도 없었다. 담화에 참여한 네티즌과의 질의응답이나 의견소개도 없었고 정부가 미리 준비한 대본을 읽으며 미리 준비된 게스트와 원거리 화상통화를 한 것이 전부였다.

 

우리 돈 약 5000억 원에 이르는 466억 엔이라는 막대한 예산을 천마스크 구입에 배정하였지만 실제 업체들에 지급한 금액은 90억 엔 뿐이었다는 언론보도로 인해 나머지 비용을 총리 측근들이 횡령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에 대해서도 "전혀 그렇지 않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반복하였을 뿐 이에 대한 어떠한 근거 제시나 해명도 없었다.

 

도쿄올림픽을 1년 연기하게 만든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해서는 "치료약과 백신개발을 일본이 중심이 되어 추진하겠다"고 선언하였지만 이 날 화상통화에 참여한 교토대학 야마나카 신야(山中 伸弥) 교수로부터 "(2021년 도쿄올림픽을 위해) 백신을 개발하고 충분한 양을 준비하는 것은 상당한 운이 따르지 않는 한 어렵다"고 반박당하기까지 했다. 참고로 야마나카 신야 교수는 2012년 노벨 생리학·의학상을 수상한 해당 분야의 최고 전문가 중 한명이다.

 

이처럼 지금까지의 정부발표와 마찬가지로 자세한 근거나 설명이 결여된 일방적 대화방식과 인터넷을 활용한 실시간 의사소통이라는 의미가 무색하게 네티즌들의 의견을 원천적으로 막아버리면서 부정적 이미지의 반전을 노렸던 대국민 담화는 이번에도 야유와 조롱 속에 끝나버렸다.

 

마지막으로 일본 네티즌들이 선정한 이 날의 명장면은 모든 채팅이 삭제되어 썰렁해진 화면 속에서 아베 총리 혼자 ‘인터넷은 자유로운 공간입니다’라고 설명하는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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