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금감원에 무슨 일이?

이상호 전문기자 입력 : 2020.06.03 05:05 |   수정 : 2020.06.03 05:05

윤석헌 금감원장 교체설로 보는 서울대 경제학과 조교출신 경제실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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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이상호 전문기자] 진보성향의 교수출신 금융전문가인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문재인 정부와 코드가 가장 잘 통하는 인물이란 평가를 받았다. 그는 소비자보호를 위한 금융개혁을 위해 종합검사 도입, 소비자보호처 개편, 금융회사 내부통제 강화 등을 통해 금융회사를 압박해왔다.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물러나고 그가 발탁되자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재벌과 관료들은 늑대를 피하려다 호랑이를 만난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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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헌 금융감독원장 [사진=연합뉴스]


윤 원장의 임기(3년)는 아직 1년이나 남았다. 당초 금감원은 조직개편과 아울러 부원장 3명을 교체하는 인사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최근 윤 원장 본인이 교체설에 휘말렸다.
 
얼마전부터 금융권을 중심으로 윤 원장 교체설과 후임자 하마평이 나오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최근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그를 조사했다는 보도까지 나오면서 중도하차가 기정사실화되는 모양새다.
 
■ DLF 라임사태에 금융위와 갈등, ‘리더십 부족’
 
민정수석실은 윤 원장을 직접 불러 해외 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와 라임 사태 같은 각종 금융사고 대응 과정의 문제점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윤 원장은 지난 3월 말 민정수석실이 금감원 감찰에 나선 사실이 알려지면서 상처를 입기 시작했다.
 
청와대는 윤 원장이 DLF 사건을 제대로 막지 못했고 사고 수습과정까지 매끄럽지 못했다는 인식을 갖고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금감원은 DLF 사태 책임을 물어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에게 연임이 제한되는 문책경고를 통보했고 손 회장은 이에 행정소송으로 맞서기도 했다.
 
윤 원장은 취임 이후 상급기관인 금융위원회와도 갈등을 드러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취임한 뒤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지만 두 기관의 앙금이 근본적으로는 풀리지 않았다는 게 금융권의 시각이다.
 
금융사고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금융회사를 단숨에 제압하지 못해 파열음이 불거지기도 했다. 또 정작 금감원은 대형 금융사고 책임에서 쏙 빠졌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윤 원장이 스스로 가장 잘한 일이라고 치켜세웠던 키코 보상은 은행권이 받아들이지 않으며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과거 금융감독당국 수장의 말 한마디면 기민하게 움직였던 은행과는 딴판이다.
 
투자자들이 천문학적인 손실을 본 라임 사태 역시 금감원의 늑장대응이 화를 키웠다는 비판에 휩싸여 있다. 최근 금감원이 소비자들에게 피해액 일부를 돌려주라고 유도하고 있지만, 금융사들이 좀처럼 움직이지 않는 분위기다.
 
■ 문재인 정부 경제실세 ‘서울대 경제학과 조교그룹’과 갈등?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에 키를 가진 사람으로는 단연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지목된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 성장을 중시하는 서강(西江)학파 대신 균형성장을 내세우는 학현(學峴)학파 출신이 경제정책을 다루는 주요 포스트를 차지했다.
 
학현학파는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으로 분배경제학을 가르쳤던 변형윤 서울대 명예교수를 따르는 진보 개혁적 경제학자들의 모임이다. 학현은 변 교수의 아호다. 변 교수는 주류경제학에 비판적인 개혁적 경제학자들의 모임인 ‘한국경제발전학회’를 창립했고, 성장 일변도의 한국 경제학계에 분배의 중요성을 알린 인물이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실세들은 이런 성향의 학현학파 중에서도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조교출신들이다. 현 정부와 관련있는 서울대 경제학과 조교출신은 학번순으로 장지상 산업연구원장, 홍장표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장(전 청와대 경제수석), 박동철 POSCO 경영연구원 상무,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 원승연 금감원 부원장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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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부 경제실세로 부각되고 있는 서울대 경제학과 조교출신 인사들. 위 왼쪽부터 장지상 산업연구원장 홍장표 소득주도성장 특별위원장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 원승연 금감원 부원장


이들은 대학가의 민주화운동이 최고조에 이르던 1980년대 초중반 미국 유학을 가지 않고, 서울대 대학원에 진학해 경제학과 조교를 병행하면서 국내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학과 조교 신분으로 연일 교내외에서 데모를 하던 선후배들을 보살피다 보니 유시민 노무현재단이사장 등 학생운동권과 친분이 강하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시절, 이들은 금융연구모임을 만들어 정기적인 모임을 가지기도 했다.
 
이 때문에 윤석헌 금감원장의 교체 움직임을 당초 금감원 인사에서 교체가 예정됐던 원승연 부원장과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 등 서울대 경제학과 조교그룹과 연결시키는 시각도 있다. 원승연 부원장은 경제학과 조교그룹의 막내격으로 김상조 실장과는 각별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
 
원 부원장은 장기신용은행, 삼성생명 등 금융권과 영남대 교수를 거쳐 명지대학교 교수로 일하다가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인 2017년 11월부터 금융감독원 시장담당 부원장으로 일해왔다.
 
금융권에서는 윤 원장의 후임을 놓고 하마평이 한창이다. 이번 총선에 불출마한 민병두 전 정무위원장과 금융전문가인 민주당 최운열 전 의원,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 대표를 맡은 정은보 금융위 전 부위원장,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 등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정무감각이 약한 윤 원장을 대신해 라임 같은 난제를 매끄럽게 매듭짓는 리더십이 반영된 하마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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