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NH·KB에 미래에셋대우까지…증권사 발행어음 사업 4파전 향방은?

변혜진 기자 입력 : 2020.06.03 04:50 |   수정 : 2020.06.03 04:50

발행어음 시장 키우기로 ‘상생’ 기대…모험자본 활성화·초대형IB 글로벌 경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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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변혜진 기자] 최근 미래에셋대우의 발행어음(단기금융 업무) 인가 심사가 사실상 재개되면서 한국투자·NH투자·KB증권 등 초대형 투자은행(IB·Investment Bank)간 치열하게 경쟁을 벌이고 있는 발행어음 시장의 판도에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금융업계에서는 미래에셋대우의 진출이 발행어음 시장을 확장시키고 이를 기반으로 벤처·혁신 중소기업 등에 투자하는 모험자본 활성화 뿐 아니라 초대형 IB의 글로벌 역량 강화에 기여하는 등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또한 이율 등으로 출혈경쟁을 하기보다 상생을 기대하고 있다. 한편 미래에셋대우는 해외투자 및 그룹 계열사의 벤처투자 트랙레코드를 기반으로 시장에 빠르게 안착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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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래에셋대우의 발행어음 심사가 사실상 재개되면서 초대형IB의 발행어음 시장 판도에 귀추가 주목된다.[사진제공=연합뉴스]

 

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을 기준으로 초대형IB 3사의 발행어음 잔액은 16조원을 돌파했다. 4개월 간 4조원 넘게 발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초저금리 영향으로 상대적인 수익률이 높은 발행어음에 투자자들이 몰렸기 때문이다. 4월 기준으로 기준금리는 0.75%였다. 지난달 28일에는 0.50%로 0.25%포인트(p) 더 떨어졌다.

 

발행어음은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초대형IB 중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은 증권사가 자체신용으로 발행해 일반투자자에게 판매하는 만기 1년 이내의 단기 금융상품이다. 현재 발행어음 사업자는 한국투자·NH투자·KB증권 등 3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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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뉴스투데이 / 자료=각사]
 

■ 한투·NH·KB 발행어음 잔액 16조원 돌파…미래에셋대우 합류 가능성↑

 

앞서 미래에셋대우는 2017년 11월 발행어음 사업 인가를 신청했지만 한달만에 미래에셋그룹 계열사들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가 시작되면서 인가가 보류돼왔다.

 

공정위는 2015년부터 3년 간 그룹 11개 계열사가 박현주 회장 일가가 대부분의 지분(91.9%)을 보유한 미래에셋컨설팅과 거래하며 총수일가에게 ‘일감 몰아주기’ 등으로 부당한 이익을 제공했다고 봤다.

 

해당 혐의와 관련해 공정위는 조사 결과 지난달 27일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 이익제공행위 중 ‘상당한 규모에 의한 지원행위’가 있었다고 보고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43억9000만원을 부과했다. 검찰 고발 등 중징계를 면했기 때문에 미래에셋그룹은 한숨 돌린 상황이다.

 

이에 따라 미래에셋대우의 발행어음 인가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금융당국은 공정위가 과징금 처분 수준에서 사건을 마무리해 인가 심사 보류 사유가 해소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발행어음 인가 신청이 이뤄진 뒤 3개월 이내에 결과를 발표해야 한다. 금감원은 2017년 인가 신청 당시 1개월 이상 심사를 진행한 바 있다. 미래에셋대우가 재무구조 변화 등 수치를 업데이트한 추가 보완 서류를 속히 제출한다면 올해 안에 최종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따라서 현재 한국투자·NH투자·KB증권의 3파전인 발행어음 시장에 미래에셋대우가 합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3대 초대형IB의 지난 4월 기준 발행어음 잔액은 한국투자증권이 8조2000억원으로 규모가 가장 컸다. 뒤이어 NH투자증권이 4조4829억원, KB증권이 3조375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말과 비교했을 때 24.6%(3조1657억원) 증가한 수치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 A씨는 “최근 금리가 많이 낮아진 데다가 올해 3월부터 동학 개미운동으로 투자자들이 대거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며, “발행어음이 머니마켓랩(MMW·Money Market Wrap)이나 환매조건부 채권(RP·Repurchase Agreement) 등에 비해 수익률이 높기 때문에 반응이 좋았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증권사가 올해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주가연계증권(ELS·Equity Linked Securities) 관련 마진콜(추가 증거금 요청) 폭주 등 유동성 위기를 경험하면서 선제적인 자금 확보 차원에서 발행어음 잔액을 늘린 것이 아니냐 하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A씨는 “발행어음은 수신자금의 성격이 크지 않다”며, “발행어음으로 조달한 자금의 50%를 기업금융, 30%는 부동산금융 등에 투자하도록 금융당국에서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용도에 맞게 써야 한다”고 설명했다.

 

■ 금리경쟁 소모전보다는 ‘발행어음 시장 확장’ 기대…미래에셋, 벤처·해외투자 트랙레코드로 적응력↑

 

업계에서는 미래에셋대우가 새로운 사업자로 합류하게 되면 소모성 경쟁보다는 발행어음 시장이 확장되는 등의 긍정적인 영향이 더 클 것으로 보고 있다.

 

A씨는 “국내 발행어음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여러 사업자들이 참여해서 시장 전체의 파이를 키워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과도한 금리 경쟁으로 시장 환경을 어렵게 만들기보다 함께 성장하는 방향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물론 증권사별로 고금리 발행어음 특판을 진행하고 있으나, 이는 특정 연령층이나 비대면 고객층 확대 측면이 더 크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앞서 한국투자증권은 비대면·은행 개설 계좌 서비스인 뱅키스 고객을 대상으로 종합자산관리계좌(CMA)를 처음 개설한 고객에 한해 연 3% 수익률의 발행어음 가입 이벤트를 진행한 바 있다.

 

NH투자증권은 카카오뱅크 연계계좌개설 고객을 대상으로 세전 연 4.5% 금리를 제공하는 발행어음 특판 이벤트를 이달 말까지 연장 실시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카카오뱅크와의 협업을 통해 모바일로 신규 유입되는 20~30대 고객층이 당사 플랫폼에 익숙해질 것을 기대한다”며, “이는 장기 고객을 초기에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발행어음 시장 규모 확대는 당초 초대형IB 육성의 취지였던 모험자본 활성화에도 도움이 된다.

 

B씨는 “기업금융 중에서도 벤처 등 비상장 혁신기업에 투자할 수 있는 모험자본 규모도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투자 대상 다각화를 통한 생산적 금융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특히 미래에셋대우의 경우 성장단계 기업을 발굴해 투자하고 컨설팅, 인수합병(M&A) 등을 지원하는 미래에셋벤처투자가 그룹 계열사에 있다. 업계는 미래에셋대우가 관련 트랙 레코드를 발판으로 발빠르게 시장에 적응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더해 업계는 미래에셋대우가 외화 발행어음 업무까지 인가받게 된다면 초대형IB의 글로벌 경쟁력 제고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외화 발행어음 업무는 발행어음 사업 인가를 받은 종합금융투자사업자가운데 허용 여부를 결정한다. 사업자는 외화 조달자금의 50% 이상을 외화 기업금융 관련자산으로 운용해야 한다.

 

B씨는“미래에셋대우의 경우 증권사 중에서도 해외투자 등으로 글로벌 비즈니스에 주력하고 있는 편이라며, 관련 노하우 등을 적극 활용해 해외 투자를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연 0.50%)는 발행어음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A씨는 “기준금리 인하로 예금금리가 내려가듯이 발행어음 금리도 떨어지겠지만 여전히 상대적인 금리 우위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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