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 크리에이터 혁명 (22)] 강릉 ‘파도살롱’에 찾아온 1인 출판사 ‘왓어북’ 안유정 작가

염보연 기자 입력 : 2020.06.17 05:05 |   수정 : 2020.06.17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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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이 극복해야 할 최우선 과제 중 하나는 갈수록 심화되는 수도권과 지방, 대기업과 중소 상공인, 자영업자간의 격차 문제다. 이런 가운데 주목되는 것이 지역에서 시도되고 있는 창조도시 혁명이다. 지난 20년 간 지역발전에 의미있는 성과를 꼽자면 서울 강북과 지역도시 골목상권, 제주 지역산업(화장품,IT) 강원 지역산업(커피, 서핑)이다. 그 주역은 창의적인 소상공인으로 자생적으로 지역의 문화와 특색을 살리고 개척해서 지역의 발전시켰다. 이제, 이들 ‘로컬 크리에이터(Local Creator)’가 지역의 미래이자 희망으로 부각되고 있다. 각각의 지역이 창조도시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로컬 크리에이터의 육성과 활약이 필수적이다. 뉴스투데이는 2020년 연중 기획으로 지난 2015년 네이버가 만든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가 주도하는 로컬 크리에이터 혁명의 현장을 찾아 보도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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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유정 작가[사진제공=더 웨이브 컴퍼니]

 

■ 강릉 더웨이브컴퍼니 ‘작가의 방’에 참여한 ‘왓어북’ 안유정 작가

 

[뉴스투데이=염보연 기자] 안유정 작가는 ‘회사 없는 삶’을 살고 싶어서 출판사를 퇴사하고 1인 출판사 ‘왓어북’을 세웠다. 책을 기획하고 편집까지 혼자서 다 한다.

 

왓어북의 첫 책은 안유정 작가가 직접 쓴 에세이 ‘다녀왔습니다 뉴욕 독립서점’2018)이었다. 뉴욕에 한달간 머물면서 가본 서점에 대한 인상기다. 이밖에도 ‘스탠드업 나우 뉴욕’(2018), ‘매일 아침 또박또박 손글씨’(2019), ‘이렇게 된 이상 마트로 간다’(2019), ‘엄마도 꿈이 엄마는 아니었어’(2020)을 펴냈다.

 

안유정 작가는 지금 강릉에 있다. 강원도 방식의 삶을 창조하는 로컬크리에이터 더웨이브컴퍼니가 운영하는 코워킹스페이스 ‘파도살롱’에서, 강원문화재단 레지던시 프로그램 ‘작가의 방’에 참여 중이다.

 

■ 회사없는 삶 추구…“일과 구속 없는 만남, 모두 잡고 싶었어요”

 

안유정 작가는 딱 3년 전인 2017년 5월, 다니던 출판사를 그만 뒀다.

 

일반회사 재무팀에서 커리어를 시작했다가, 출판사에서 일을 하고 싶어 이직했다. 하지만 여전히 만족스럽지 않았다. 일도 좋고, 사람들과 만나며 에너지를 얻는 것도 좋았지만 원하지 않을 때도 친해야 하고, 부딪쳐야 하는 회사의 조직생활은 싫었다. 일할 때는 일만 하고 싶고 사람들과 어울릴 때는 좋은 일로만 어울리고 싶었다. 그 욕심을 둘 다 잡고 싶어서 일만 가지고 회사를 나왔다.

 

그 뒤 프리랜서로 활동하면서 퍼블리라는 온라인 매체에 ‘아이 러브 뉴욕 독립서점’을 11월까지 연재했다. 그 글을 엮어 책 ‘다녀왔습니다 뉴욕독립서점’을 직접 내면서, ‘출판사를 시작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일단 출판사는 컴퓨터 한 대만 있으면 충분히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고, 잘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2018년 3월에 1인 출판사 ‘왓어북’을 시작했다. 사무실은 딱히 없다. 디자인은 디자이너에게 외주를 주고, 인쇄소는 따로 섭외한다. 안유정 작가는 오롯이 콘텐츠에만 집중한다.

 

‘왓어북’은 지금까지 다섯 종의 책을 펴냈는데 그 중 네권은 다른 작가의 책이다. 작가를 찾는 데는 온라인 콘텐츠 플랫폼이나 SNS를 이용한다.

 

작년에 카카오의 ‘브런치북 프로젝트’ 심사위원으로 참여하면서 잘 맞는 작가를 선택해서 책을 내기도 했고, 인스타그램에서 손글씨 잘 쓰는 사람을 찾아 그의 책을 만들기도 했다. 이런 방식으로 그때그때 자신이 관심을 가진 분야에서 적합한 저자를 찾거나 주위에서 글을 쓸만한 사람을 섭외한다.

 

지금까지 가장 기억에 남는 출판은 김경욱 작가의 ‘이렇게 된 이상 마트로 간다’를 꼽는다. 직장인이 회사를 그만두고 마트창업을 한 경험을 담은 에세이다. 카카오에서 운영하는 글쓰기 콘텐츠 풀랫폼인 ‘브런치북 프로젝트’ 수상작 열 권 중 하나였다.

 

혼자 일하다보니 마케팅이나 홍보활동이 힘에 부칠 때가 많았지만 이 작품은 대기업의 프로젝트 차원에서 진행돼 출판기념회 등 여러 가지 형식의 홍보이벤트와 저자강연회도 할 수 있었다. 이렇게 자신의 일이 조금씩 외부로 확장되는 체험이 요즘은 의미있게 다가온다.

 

최근에는 ‘작가의 방’ 프로젝트에 참여해 강릉의 코워킹스페이스 ‘파도살롱’에서 작업 중이다. 강릉에 온 뒤로 서울에 있을 적보다 삶의 루틴이 단순해지면서 생각도 정리되고, 정말 중요한 것에 집중할 수 있는 면이 좋다고.

 

작가의 방 프로젝트에서는 강원도를 바탕으로 한 콘텐츠나 아이템을 잡은 뒤 짧은 글을 엮어서 책을 낼 준비를 하고 있다.

 

그가 추구하는 출판의 지향점은 ‘메시지가 명확한 책’이다.독자가 궁금했던 바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책을 샀다면, 완전히 만족할 수 있을 정도로 충족되는 책을 만들고 싶은 것이다. 현학적이거나, 너무 난해해서 읽고난 뒤 “뭐지?”라는 느낌 보다는 확실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실생활, 특히 본인의 삶에 명확하게 도움이 되는 책을 만들고자 한다.

 

혼자서 일을 하다보면 스스로 아무리 많은 가능성을 고려하려고 애써도 자신의 틀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혼자 결정하고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는 점이 큰 부담이지만, 안유정 작가는 지금의 일에 만족하고 있고 있다.

 

“힘들지 않으면서도 적당히 좋아하는 일과 해야만 하는 일을 타협할 수 있는 이런 생활. 혼자 일하면서도 워라밸이 맞는 이런 생활을 계속 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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