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경철의 검사수첩 (9)] 성폭행 사건 피해자의 올바른 대처법

이상호 전문기자 입력 : 2020.06.19 05:05 |   수정 : 2020.06.19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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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발생한 유명 음악PD 사건 피해자의 변호사로서 피해자의 신속하고 올바른 대응의 중요성을 절실하게 느꼈다. 누구나 이런 일을 당하게 되면 놀라고 당황해서 올바른 대처를 하기가 쉽지 않다.

 

요즘은 옛날처럼 어두운 데 가다가 갑자기 누가 나타나서 강간하는 식의 성범죄는 별로 없다. 가장 많이 일어나는 성범죄는 ‘지인들하고 술을 먹었는데 만취 상태에서 정신을 잃고 일어나보니까 남자의 방이었다, 혹은 모텔이었다’ 이런 사건이 대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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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 혐의로 구속기소된 음악PD ‘단디’ 안준민 씨[사진제공=연합뉴스]

 

■정신없이 술 먹다 아침에 일어나니 모텔...현명한 대처방식은?

 

예컨대, 모텔에서 일어나보니 내 옷은 다 벗겨져있고 옆에 남자가 자고 있는 상황을 가정하자. 일단 현명하게 대처를 해야 되는데 정신이 하나도 없으니까 그것이 쉽지 않다. 이 경우 현장에서 남자를 자극하면 또 다른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추가 범행이 발생하는 등 더 큰 피해를 당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이라면 일단 가장 가까운 친구나 지인한테 카톡 같은 SNS 메시지를 남기는 것이 필요하다. “어딘지 모르겠는데 술먹고 깨보니까 옆에 누가 있어...” 이렇게 먼저 메시지를 남긴 뒤 일단은 현장을 무사히 잘 빠져나오는 것이 중요하다.

 

다음으로는 성폭행이 있었을 수도, 없었을 수도 있는데 나중에 그 사람이 말을 바꿀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 통상 사건은 두 가지 흐름으로 진행된다. 첫 번째는 성관계는 하지 않았다. 두 번째는 관계는 했지만 동의해서 했다.
 
관계 여부를 입증하기 위해서는 즉각 112에 신고를 하면된다. 그러면 담당형사가 찾아오는데, 그 형사를 따라 해바라기센터로 가게 된다. 해바라기센터에서는 병원과 연결해서 몸속에 남자의 DNA가 남아있는지 이런 것들을 검사하는 과정을 가르쳐주는 등 대처법을 조언해 준다.

 

■가해자가 “동의하에 이루어진 일”이라고 발뺌하면?

 

대부분 사건에서는 여성의 동의여부가 최대의 쟁점이 된다. 실제 여성이 동의했을 수도 있다. 일어나보니까 기억이 안 날 뿐이지.

 

하지만 잘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동의 여부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술에 만취돼서 남자의 등에 업혀올 상황이었다면 애당초 동의라는 개념이 성립하기 어렵다.

 

따라서 술자리에 함께 있었던 일행에게 당시 상황을 파악해보는 게 좋다. 술이 잔뜩 취한 여성을 들쳐매고 가서 모텔로 데리고 가서 성관계를 해놓고 동의 운운하는 것은 범죄가 될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모텔 CCTV를 확인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환하게 웃으며 들어갔는지, 소위 ‘떡실신’ 된 상황에서 업혀서 들어갔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평상시 그 남자와 성관계를 가지던 정도의 사이가 아니라면 성폭행이 인정되는 경우가 많다.

 

결과적으로 성폭행을 당한 것이라는 판단이 들면 망설이지 말고 변호사를 찾거나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 경찰관의 안내에 따라서 최대한 신속하게 수사가 개시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성범죄 사건에서 피해자가 취해야할 가장 기본적인 조치인 것이다. 특히 DNA는 72시간이 지나면 검사가 안되기 때문에 시간을 놓치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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