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리포트] 최태원의 ‘반도체 소재 독립’ 실현하는 SK머티리얼즈 이용욱

김태진 기자 입력 : 2020.06.19 07:27 |   수정 : 2020.06.19 14:40

SK그룹, 3대 반도체 핵심소재 국산화 눈앞에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일본 몽니’ 무관하게 고순도 불화수소가스 조달 가능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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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김태진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한·일경제 갈등이 발생한지 10개월 만에 ‘반도체 소재 독립’을 실현하고 있다. 그 속도가 당초 예상보다 훨씬 빠르다. 그 선봉에 SK머티리얼즈가 서 있다. SK머티리얼즈는 지난 17일 3대 고순도 불화수소가스 양산에 돌입했다고 발표했다. 고순도 불화수소가스는 일본이 지난해 7월 한국 수출규제 품목에 올렸던 3대 반도체 핵심 소재 중 가장 기술적 난이도가 높은 분야로 알려져 있다.

 

반도체 소재에 대한 일본 의존을 탈피함에 있어서 최대 난관으로 꼽혀 온 문제를 가장 먼저 풀어낸 셈이다. SK머티리얼즈는 단기간에 양산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기술 국산화뿐 아니라 필요할 경우 국내기업 인수합병(M&A)도 성사시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서울대 법대 출신의 M&A 전문가인 SK머티리얼즈 이용욱 사장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보인다. SK머티리얼즈는 오는 2023년까지 고순도 불화수소 국산화율을 70%까지 끌어 올릴 계획이다. SK하이닉스뿐 아니라 삼성전자도 ‘일본의 몽니’와 무관하게 고순도 불화수소가스를 조달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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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욱 SK머티리얼즈 사장 [사진제공=SK머티리얼즈/그래픽=뉴스투데이]

 

 최태원 회장, 지난해 8월 수펙스 ‘비상회의’ 주재하며 소재 국산화 주문  

 

최태원 회장은 일본의 반도체 핵심 소재 수출규제로 한·일 경제갈등이 격화되던 지난해 7월18일 오전 제주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44회 대한상의 제주포럼에 참석해 반도체 소재 국산화 의지를 밝혔다. 특히 기술적인 난이도가 가장 높은 고순도 불화수소가스의 국산화에 대해 강조했다.

 

최 회장은 “물론 (반도체 소재를) 만들 수 있겠지만, 품질의 문제”라며 “반도체 역시 중국도 다 만들지만, 순도가 얼마인지, 또 공정마다 불화수소 분자 크기도 다른데 그게 어떤지가 문제이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지난해 8월 그룹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 ‘비상회의’를 직접 주재하며 반도체 사업 관련 안정적인 소재 수급과 소재개발 기술력 제고를 주문했다. 이후 SK그룹은 반도체 소재 개발을 위한 투자에 박차를 가했고, 그 규모는 7000억원이 넘는다.

 

기술 향상과 국산화를 위한 최 회장의 선택은 국내업체와의 협력이었다. 최 회장은 지난해 9월19일 미국 워싱턴 DC SK하이닉스 자사에서 열린 ‘SK의 밤’ 행사에서 ‘반도체 소재 독립’의 구체적 방향을 암시했다. 최 회장은 “국산화라는 단어를 쓰는 것보다 ‘얼터너티브 웨이’(Alternative Way)를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국산화를 배제한다는 얘기가 아니라 일단 대안을 먼저 찾는 게 좋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 사장은 자체 연구개발, 국내기업과 M&A 등을 통해 일본 수출규제 이후 약 1년 만에 반도체 핵심 소재 국산화에 성공했다. 일본 수입에 전량 의존하던 반도체 소재를 국내기업들과 협업해 국산화에 성공했기에 SK그룹뿐 아니라 국내 기술력을 한층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 2023년까지 고순도 불화수소 가스 국산화율 70% 목표 / 과거 일본 수입 의존도 90% 이상

 

SK머티리얼즈는 초고순도 불화수소(HF) 가스를 경북 영주시 공장에서 양산하기 시작했다고 지난 17일 밝혔다. 불화수소 가스는 반도체 제조 과정에서 쓰이는 세정 가스이다. 지난해 7월 일본의 수출 규제 대상에 포토레지스트(PR), 불화폴리이미드(PI)와 함께 포함된 주요 소재 중 하나다.

 

그동안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체들은 불화수소를 일본 등 해외에서 전량 수입 했었다. 이중 41.9%가 일본산(産)일 정도로 일본 수입 비중이 높았다. 특히, 99.999% 이상 고순도 불화수소는 90% 이상을 일본에 의존했었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의 반도체 수출 규모 제재가 발생하자 SK머티리얼즈는 연말까지 고순도 불화수소 샘플 생산 계획이라고 지난해 7월26일 밝혔다. 그 후 1년을 넘기지 않은 시점에 고순도 불화수소 가스 국산화에 성공한 것이다.

 

SK머티리얼즈는 불화수소 가스의 국산화율을 2023년까지 70% 수준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연간 15톤(t) 규모의 불화수소 가스를 생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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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머티리얼즈 3개월 주가 지수 [자료=네이버증권]

 

■ 포토레지스트, 2022년부터 연간 5만 갤런 국산화 박차 / 폴리이미드, SKC 생산기술 구축

 

SK머티리얼즈는 일본의 또 다른 수출 규제 소재 품목인 불화아르곤(ArF) 포토레지스트 개발에도 나섰다. 약 400억원을 투자해 내년까지 충남에 공장을 준공하고 2022년부터 연간 5만 갤런 규모의 ArF 포토레지스트를 양산할 계획이다.

 

포토레지스트는 빛의 노출에 반응해 화학적 성질이 바뀌는 감광액으로 웨이퍼 위에 세밀한 회로를 새길 때 바르는 물질이다. 반도체 고집적화에 따라 극미세한 패턴 구현이 요구되고 3D 낸드의 적층경쟁이 심화되면서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보고서는 JSR(24%), 신에츠화학(23%), 도쿄오코공업(22%), 스미토모화학(16%), 후지필름(9%) 등 5개 일본 기업이 포토레지스트 시장 점유율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SK머티리얼즈는 일본 수출 규제 이후 미국, 유럽 등에서 수입하고 있다.

 

이 사장은 “포토레지스트 사업은 성장 잠재력이 큰 사업”이라며 “고객들의 소재 국산화 요구를 충족할 수 있는 제품을 적기에 양산해 공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국산화 의지를 보여왔다.

 

그 결과, 지난 2월27일 SK머티리얼즈는 금호석유화학이 보유한 전자소재사업을 400억원에 인수했다고 밝혔다. 금호석유화학은 2005년 ArF 포토레지스트를 국내 최초로 양산한 기업이다.

 

또 다른 수출규제 품목인 플루오린 폴리이미드의 국산화도 진행 중이다. 플루오린 폴리이미드는 폴더블 스마트폰, 롤러블 TV 등 휘어지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의 핵심 소재다.

 

이 소재는 폴리에스터 필름 등을 생산하는 SKC가 투명 폴리이미드필름의 생산기술과 양산설비를 구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양산 시기와 국산화율은 밝혀진 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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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욱 SK머티리얼즈 사장[사진제공=SK머티리얼즈/그래픽=뉴스투데이]

 

■ 서울대 사법학과 출신 이용욱 사장, 장용호 전 사장과 OCI머티리얼즈(SK머티리얼즈 전신) 인수

 

이 사장은 1967년생으로, 1985년 고려대학교 사범대학 부속고를 다녔다. 그 이후 1989년 서울대학교 사법학과를 졸업했다.

 

이 사장은 SK이노베이션 경영전략팀장과 SK주식회사 포트폴리오 3실장, 홀딩스 투자2센터장 등을 거치며 법무, 인사, 전략, 투자 등을 두루 경험했다.

 

SK그룹은 지난해 12월5일 정기 임원인사에서 당시 SK주식회사 투자2센터장이었던 이 사장을 SK머티리얼즈 사장으로 승진 보임했다.

 

이 사장은 장용호 전 SK머티리얼즈 사장의 후임이다. 두 인물은 SK주식회사의 ‘투자2센터’ 출신이다. 투자2센터는 반도체 소재와 에너지 관련 사업을 영위하는 사업체에 대한 M&A 작업 등을 담당하는 부서다. 당시 장 전 사장은 PM 2실의 부문장으로, 이 사장은 포트폴리오 3실장이었다.

 

또한 장 전 사장과 이 사장은 지난 2016년 OCI그룹 소속이었던 OCI머티리얼즈(SK머티리얼즈 전신)를 인수했다. 당시 SK주식회사는 OCI가 보유한 OCI머티리얼즈 지분 49.1%를 4816억원에 인수한 것으로 알려진다. SK머티리얼즈는 지난해 매출 7722억원, 영업이익 2148억원을 거두는 SK그룹의 ‘캐시카우’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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