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증권사, 규제 피해 부동산 PF 재개하나

변혜진 기자 입력 : 2020.06.26 06:17 |   수정 : 2020.06.26 06:17

공모개발사업 확대, 신용위험 보강해 수수료수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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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변혜진 기자] 금융당국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Project Financing) 규제가 시행을 앞두면서 증권사의 대응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틈새시장인 공모개발사업에도 진출하는 한편 향후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에 따라 사회기반시설(SOC·Social Overhead Capital)개발 참여 등을 고려하고 있다. 또한 부동산 PF을 재개하는 방식으로 유동화전자단기사채(ABSTB·Asset Backed Short Term Bond)를 발행하면서 신용위험을 보강하는 사모사채 매입·인수확약까지 하는 조건을 내세우고 있다. 다만 이는 증권사의 유동성 우려와 높은 수수료로 인해 건설·시행사 등에 우발채무로 전가될 리스크를 내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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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규제가 시행을 앞두면서 증권사의 대응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25일 금융투자업규정 일부개정안을 입법예고하면서 부동산 관련 익스포져에 대한 건전성 규제 강화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이는 지난해 12월 발표한 ‘부동산PF 익스포져 건전성 관리방안’의 후속 조치에 해당한다.

 

앞서 시행된 금융시장 안정화정책에서도 회사채나 기업어음(CP·commercial paper) 등 여타 자본시장과 달리 부동산PF 유동화시장은 지원에서 제외됐다.

 

업계는 부동산 PF 규제가 하반기부터 시행되는만큼, 향후에도 부동산 PF 조달여건이 좋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 부동산 PF 규제 7월부터 시행…부동산채무보증비율 120%→110%→100% 점진적으로 적용예정

금융투자업규정 일부 개정안에 따르면 올 7월부터 증권사의 부동산 채무보증에 대한 총액규제가 시행된다. 골자는 향후 자기자본대비 부동산채무보증비율을 100% 이하로 유지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이를 초과할 시 금융감독원장에게 보고해야 하며 비율이 떨어지기 전까지 신규 부동산채무보증을 취급할 수 없다.

 

다만 경과기간을 둬 올 7월부터 연말까지는 부동산채무보증 한도를 120%, 내년 1월부터 6월까지는 110% 적용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은 증권사의 부동산채무보증 규모 증가가 증권사의 건전성 뿐 아니라 금융시스템의 안정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며 추진배경을 설명했다.

 

실제로 증권사는 코로나 여파로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자 지난 4월 신규 부동산 PF 유동화증권을 단 한건도 발행하지 않았다. 대신 3월부터 차환발행 실패에 따른 증권사들의 매입약정 실행 사례가 잇따랐다. 투자 수요가 없어 발행량 대부분을 다시 사들일 수밖에 없었다.

 

이처럼 증권사들의 매입약정 이행이 증가하자 증권사 CP금리까지 급등했다. 1.5% 안팎에서 움직이던 증권사의 3개월 CP 발행물의 단순평균 금리는 지난 3월 말 연 2.51%까지 치솟았다. 부동산 PF 유동화 시장의 타격이 결국 채권시장까지 번진 것이다.

 

이에 따라 증권사 부동산 PF 규제에 대한 금융당국의 의지는 더 강해졌다. 증권사의 유동성·건전성 위기가 금융시스템 리스크로 옮겨가지 않도록 선제적 조치를 취하기 위해서다.

 

결국 증권사는 부동산 PF의 틈새시장을 공략하거나 고위험 신용보강을 통해 수수료 수익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 공모개발사업 관심↑ …그린뉴딜에 따른 SOC개발도 고려

실제로 지방자치단체·공사 등이 추진하는 공모개발사업에 관심을 보이는 증권사가 늘고 있다. 공모개발사업은 그간 증권사가 큰 관심을 두지 않았던 부동산 PF 영역이다.

 

김포도시공사를 주축으로 한국투자증권, 교보증권, 현대차증권 등이 개발 컨소시엄으로 참여한 고촌복합개발사업은 내년 하반기를 목표로 인허가를 준비 중이다.

 

총 5개 컨소시엄이 경쟁을 펼친 끝에 지난 2월 한국투자증권 컨소시엄이 선정됐다. 해당 컨소시엄은 재무적투자자(FI·Financial Investor)로 참여해 PF 금융주선을 맡는다. 사업비는 4221억원이며 이들 증권사는 각각 14%, 8.8%, 8.5%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중부발전이 발주한 새만금 육상태양광 3구역 발전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는 KB증권이 참여한 새만금세빛발전소 컨소시엄이 지난달 선정됐다. 총 사업규모는 최소 2000억∼3000억원이다. 이달 중 인허가에 착수해 내년 12월까지 준공할 것을 목표하고 있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대전시가 추진하는 대전역세권 개발사업에도 지난 4월 하나금융투자·NH투자증권·미래에셋대우·메리츠증권·키움증권·SK증권 등 6곳이 사업참여의향서를 제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비가 1조원을 넘는 대규모 개발사업인만큼 치열한 수주 경쟁을 펼치고 있다.

 

업계 관계자 A씨는 “공모개발사업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며, “코로나 여파로 해외 부동산 PF가 타격을 받고 정부 규제가 강화되는 등의 상황에서 새로운 활로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업계는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 기조에 따라 관련 부동산 PF 사업 확대도 고려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규정 일부 개정안에도 그린뉴딜 실천방안이 일부 담겨있다.

 

이에 따르면 국내외 사회기반시설(SOC) 채무보증은 보증금액에 포함되지 않는다. 즉 녹색 산업단지 조성 등과 관련된 부동산 PF는 부동산채무보증비율에 반영되지 않는다.

 

반면 국내 주거용 부동산 관련 채무보증은 보증금액 100%가 반영되며, 국내 상업용 부동산과 해외 주거용·상업용 부동산은 보증금액 50%가 채무보증에 포함된다.

 

A씨는 “그린뉴딜을 강조하는 정부시책에 따라 관련 사업이 가시화된다면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 사모사채 인수·매입확약…증권사 유동성에 부담될 수도, 건설·시행사로 우발채무 전가 리스크↑

 

또한 증권사는 종전보다 강력한 채무보증 방식으로 ABSTB등 유동화 증권을 발행하면서 부동산PF 시장으로 복귀하고 있다.

 

금융당국의 부동산 PF 규제 시행을 앞두고 4월까지만 해도 빈번했던 매입약정 실행 사례가 자취를 감춘 것이다. 대신 사모사채 인수·매입확약이라는 채무보증 조건을 내세우고 있다.

 

이는 PF대출이 적기에 상환되지 못하거나 미납이 발생하면, 유동화회사가 사모사채를 발행하고 증권사가 이를 전부 인수하는 방식이다. 신용위험을 낮추는만큼 증권사의 부담도 큰 편이다. 차환발행 실패 등의 상황에서 증권사의 유동성 위기가 다시 불거질 수 있다.

 

업계 관계자 B씨는 “그간 부동산 PF 유동화 시장에서 가장 많이 활용된 채무보증 방식은 매입약정·확약”이라며, “최근 투자수요가 급감하고 정부의 규제 등으로 유동화 시장이 타격을 받자, 보다 강력한 채무보증 방식이 다시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KTB투자증권은 지난달 서울 지식산업센터 개발 PF대출채권을 기초자산으로 62억원 규모의 ABSTB를 신규 발행했다. 사모사채 인수확약을 조건으로 제시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인천 지식센터인 스트리밍시티(가칭) 개발사업에 시행파트너로 참여해 이달 ABSTB를 차환 발행했다. 역시 사모사채 인수확약을 맺었다.

 

메리츠증권 역시 부산 공동주택과 근린생활시설 신축사업 관련 650억원대 ABSTB 발행을 추진 중이다. 사모사채 매입확약을 제시하기로 했다.

 

B씨는 “사모사채 인수확약 방식은 매입약정 등에 비해 증권사 수수료도 2배 정도 높은 편”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건설·시행사는 더 비싼 수수료를 부담하게 되며, 심할 경우 우발채무가 발생할 수 있다. 즉 증권사의 부동산 PF 우발채무가 전가되는 것이다.

 

하지만 증권사는 부동산 PF 규제에 따라 수수료수익이라도 확보해야된다는 입장이다.

 

앞서 금융위원회 측은 “대부분의 증권사가 채무보증 한도를 준수하고 있고 경과기간을 두고 있어, 수수료수익 감소는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B씨는 “부동산 PF 업황이 밝지 않기 때문에 유동성 부담이 있더라도 수수료수익 등을 고려했을 때 사모사채 인수확약 방식 등을 택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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