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기일 칼럼] 국내 방산업체 ‘대형화’ 및 ‘통합화’ 모색해야

최기일 입력 : 2020.06.29 13:51 |   수정 : 2020.06.29 14:24

정부, 각종 규제 완화와 제약 철폐하면서 적극적 지원 및 조력자 역할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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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최기일 상지대 교수] 전 세계 각국에서는 국가안보와 군사력 건설을 위해 다양한 관련정책과 제도를 시행하면서 적극적으로 방위산업 핵심 경쟁력 강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미 해외 선진국들은 범국가적인 방위산업 육성과 지원정책 시행으로 미래전 양상에 대비한 무기체계 연구개발 활성화,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대형화 및 통합화 달성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국제협력 증진 노력 외에도 해외수출 증대 다각화 등 방위산업 구조 개편과 글로벌화를 추진하면서 자국의 어려운 경제여건을 동시에 타개하기 위한 전략산업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방위산업이 국가안보를 유지할 뿐만 아니라 방산수출을 통해서 고용 증대 및 산업구조 고도화에 기여함으로써 산업 전반에 지대한 경제적 유발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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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17일 서울 서초구 JW 메리어트 호텔 서울에서 열린 2020년 항공우주인 신년인사회에서 한국항공우주산업진흥협회장을 맡고 있는 안현호 KAI 사장이 항공우주산업의 선진국 도약을 다짐하는 신년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방산업체, 방산매출 12.4% 불과…영업이익률도 2.4%로 저조

 

하지만, 국내 방위산업은 2018년 기준으로 민수를 포함한 방산업체 전체 매출액이 109조 4,000억원인데 반해 방산매출은 13조 6,000억원으로 12.4%에 불과하다. 가동률 또한 전체 84.1%에 비해 71.2%로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게다가, 방위산업의 산업구조는 대기업 생산액 비중이 84% 수준으로 편중되고, 영업이익률도 제조업 평균 7.3% 대비 방산부문은 2.4%로 저조한 실정이다. 특히, 최근 방산수출 현황은 2013년 이래 20∼30억 달러대로 정체상태가 지속돼 침체일로인 상황이다.

 

오늘날 세계 방산시장의 경영환경과 여건은 급격하게 변모하는 중이며, 치열한 방산수출 경쟁으로 최첨단 무기체계 수요와 국산화율이 증대됨에 따라 그 어느 때보다도 방위산업 육성과 진흥을 위한 정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야할 것이다. 기존의 방위산업에 대한 틀을 와해성(Disruptive) 개념 하에서 파괴적으로 혁신하고,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 부응하여 융·복합적인 통합성 기반의 새로운 국가 방위산업 혁신이 담겨진 새로운 로드맵(Road Map)을 그려 나아가야 하겠다.

 

현 문재인 정부의 국정운영 5개년 100대 국정과제에서도 방산비리 근절과 방위산업 육성에 대한 정부의 노력과 국민적 요구가 반영되어 추진 중인데, 국내 방위산업의 혁신과 발전, 방산업계의 생태계 체질 개선을 위해서는 보다 더 체감할 수 있는 고강도의 획기적인 대책이 강구되어야 한다.

 

향후 방위산업이 국내 제조업 성장을 견인하면서 선진국의 수출주도형 및 지식기반 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방산업체 대형화 및 통합화는 선결해야 할 중요한 화두가 될 것으로 내다본다. 방위사업법 제2조 기본이념에서 명시하고 있듯이 무기체계를 획득 및 조달하는 복잡한 방위사업 체계는 고도의 ‘전문성’과 ‘투명성’이 요구되며, 제조업을 기반으로 한 방위산업은 기본적으로 ‘효율성’이 전제돼야 보다 실효적인 성과와 시너지(Synergy)를 기대할 수 있다.

 

방산업체 글로벌화 추진하려면 인수합병 통한 대형화 전략 필요

 

국내 방산업체의 글로벌화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국내 방산업체 간 기업 인수합병(M&A) 형태의 대형화 전략이 요구된다. 특히, 무기체계별 규모와 범위의 통합화 방안들을 통해 방산업체 계열별·그룹별 국제경쟁력 강화 차원 하에 대형화 및 통합화하여 효율성을 제고해야 한다.

 

1990년대 서구권 국가들은 냉전체제(Cold War) 종식에 따른 탈냉전 이후 급격한 군비 축소를 거쳐 구조조정을 통해 새롭게 방산업계가 재편되어 국제경쟁력이 갖추어졌다. 이미 해외 방산시장에서는 1990년대 초부터 미국과 유럽 등에서 대규모 인수합병(M&A)을 통하여 방산업계 지각변동이 이어졌으며, 전 세계 방산업체들의 서열과 구조가 재편되었다.

 

전 세계적으로 각국은 방위산업에 대한 구조적 변화로서 인력 및 생산력 감축, 인수합병(M&A), 방위산업 기반역량 강화 등의 관련 변화와 혁신을 불러일으키고 있으며, 병력 감축과 손실 최소화 등을 위해 고성능화 및 무인화 무기개발과 같은 첨단 무기체계 분야에 집중 투자가 증가하는 추세이다.

 

현행 우리 정부의 단순 지원제도 하에서는 근본적으로 국내 방산업체 경쟁력을 강화함에 한계가 있다. 오늘날 자본주의 시장에서 순기능적 매커니즘(Mechanism)을 통해 국내 방산시장의 방산업계 재편과 통합을 유도하고, 대형화 및 통합화를 모색하여 방위산업 ‘출구전략(Exit Strategy)’을 대비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에서도 대표적인 대형화 및 통합화 사례로는 2015년 7월 삼성과 한화그룹 간 이른바 ‘방산빅딜’을 들 수 있다. 이듬해 2016년 4월에는 당시 한화테크윈의 두산DST 인수합병(M&A) 추진이 성사되면서 두산과 한화그룹 간 사례 이외에도 크고 작은 방산업계 내 자연스러운 옥석가리기와 통·폐합이 이루어졌다.

 

더욱이 주목할 점은 지난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미국의 항공엔진 부품업체인 이닥(EDAC)을 인수한 사례인데, 단순한 기업 규모의 대형화 측면에서만이 아닌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차원의 대형화 추진이라는 측면에서 시사점과 의의가 있다.

 

지·해·공 전력 기반으로 업체별 주요 사업군의 구조적 통합 관건

 

통합화의 경우에는 방위산업의 무기체계 분류에 있어 기본적으로 지상, 해상, 공군 전력을 기반으로 각 방산업체별 주요 사업군을 통합화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체계 및 부체계, 협력 및 하도급 구조 하에서 구조적 통합이 포함되는 것이 관건이다.

 

한때, 방산업체 간 자율적 인수합병(M&A)으로 방위산업을 수출산업화하여 고도화하는 핵심 추진전략으로 과거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0년 10월 미래기획위원회 주관 「국방산업 핵심 추진전략」에서 포함되기도 했었으나, 당시에는 구체적인 계획이 미비하여 담론 수준에 그쳤다.

 

국내 방산업계 인수합병(M&A) 등을 통한 대형화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인지도, 기술개발 효과, 규모와 범위의 경제 실현이라는 측면에서 시장 지배력뿐만 아니라 수익 다각화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정부에서는 과거 2008년 12월에 방위산업의 전문화·계열화 정책을 폐지하면서 결론적으로 업체 간 과당경쟁 결과를 초래했다. 전문화·계열화 제도 폐지로 인해 기회는 균등해졌지만, 중복투자와 저가입찰 현상이 유발되는 한편 무자격업체가 난립하면서 기술과 품질 경쟁력 저하라는 부작용과 악순환을 야기했다.

 

따라서, 과당경쟁으로 경쟁력을 잃어가는 방산업체에 대한 적절한 해결방안이 필요하다. 이를 방치할 경우, 결국 방위산업과 같은 대표적인 정부의 규제산업에서 발생하는 부작용은 경제학에서도 정의하듯이 ‘시장의 실패’가 아닌 ‘정부의 실패’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더욱이 앞으로 내수 수요의 한계에 따른 방산수출을 모색해야하는 측면에 있어서도 국내 방산업체의 국제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현재 국내 방산업체 규모가 해외에 비해 중·소규모 형태이면서 독자적인 기술개발과 해외시장 개척을 위한 역량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이로 인해, 성능과 가격경쟁력 부족 등에서 기인한 한계로 방산수출은 요원해지는 구조적 악순환이 우려된다.

 

‘정부통제형’ 보다 ‘기업자율형’ 추진하되 정부의 조력 바람직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방산업체 대형화 및 통합화 추진이 해결책으로 제시될 수 있겠으며, 경쟁력 있는 대형 방산업체를 육성하기 위해 정부의 역할이 중요한 부분이다. 즉, 방산업체 간 인수합병(M&A)에 대한 결합승인 심사기준 완화 이외에도 금융·세제 지원, 법인세 감면 등의 인센티브 지급을 제도화하는 정책들이 요구된다.

 

현재 정부는 국내 방위산업의 규모와 구조, 진입과 퇴출, 수·출입, 이윤 등의 결정 권한을 가지고 있어 방산업체에 대한 조정 및 통제가 과도하고, 중복·과잉 설비투자 방지 등에 있어서도 절대적인 감독 권한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방산업계 대형화 및 통합화 추진은 ‘정부통제형’ 보다는 ‘기업자율형’ 차원에서 추진되고, 정부는 기업의 인수합병(M&A) 과정에 있어 각종 규제 완화와 제약을 철폐하면서 적극적인 지원 및 조력자 형태의 역할이 바람직할 것이다.

 

다만, 방산업체 간 대형화 및 통합화에 있어 방위산업의 태생적인 특성에 따라 필연적으로 독과점 문제가 제기될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대형 방산업체가 국내 방위산업을 독점하면서 자칫 방산 생태계 자체가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지만, 국내개발 이외에도 해외에서 도입되는 무기 수요에 대한 충분한 대체재가 있는 만큼 자율적인 경쟁체제가 이루어질 것이라는 주장이 보다 설득력 있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의 행정규칙인 ‘기업결합심사기준’에서는 기업결합의 ‘효율성 증대효과’ 부분에 대한 고려에 있어 국방 및 안보분야에 관한 요소는 미포함되어 있으므로 유권해석 적용 관련하여 향후 쟁점과 논란의 소지가 잔존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경우, IMF 외환위기 이후 적자에 시달리던 대우중공업, 삼성항공(삼성테크윈), 현대우주항공 등 항공기 제조사 3개 기업을 정부 주도로 통합하여 오늘날 국내 유일의 독보적인 항공기 개발 및 생산업체로 성장시킨 사례를 상기할 필요가 있다.

 

방위산업에 대한 국민적 기대에 부응하여 기존까지의 군에 무기체계 공급수단이라는 고전적 역할에서 벗어나 국민경제에도 기여하는 산업적(Industrial) 측면의 역할이 요구되겠다.

 

국내 방위산업이 ‘코로나 19(COVID-19)’ 위기와 내수시장의 한계를 탈피하여 수출 주도형 산업으로 패러다임(Paradigm)이 전환하기 위해서는 국제 방산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가 전제되어야 하며, 방산업계 대형화 및 통합화를 통해서 방위산업 중흥의 재도약(Quantum Jump)을 모색해야 한다. 국내 방위산업이 대형화 및 통합화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뛰어넘어 범위의 경제를 실현한다면, 대한민국 경제에도 희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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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지대 군사학과 학과장(방위사업학박사)
상지대 평화안보대학원 안보학과 교수
前 국방대 국방관리대학원 교수
前 건국대 산업대학원 겸임교수
前 美 미드웨스트대 겸임교수
한국국방획득혁신학회/국방경영학회 이사
한국방위산업학회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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