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기일 칼럼] 대한민국 ‘국가방위산업대상’ 제정하자

최기일 입력 : 2020.07.20 11:06 |   수정 : 2020.07.20 12:52

경제적 파급효과 막대한 방위산업에 대한 오해 풀고 진실 알리는 계기 마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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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최기일 상지대 교수] 올해는 6·25전쟁 70주년이자 대한민국 방위산업 태동 50주년이 되는 해이다. 오늘날 대한민국 방위산업은 1970년대 불모지와 같았던 열악한 상황 속에서 중화학공업과 병행하여 정부의 강력한 육성정책을 바탕으로 눈부신 발전을 거듭해 올 수 있었다.

 

전 세계 240여개 국가 중에서 자국의 소총과 탄약, 전차, 함정, 전투기를 직접 생산, 제조할 수 있는 나라는 8개국에 불과하며, 우리나라도 포함돼 세계 군사력 순위 6위의 위상과 저력을 지닌 국가로 성장했다는 사실은 국민들께서도 자부심을 가졌으면 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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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7년 9월 27일 서울 용산구 국방컨벤션에서 열린 ‘한국방위산업학회 창립 제26주년 기념행사’에서 채우석 학회장(왼쪽 첫 번째)이 ‘자랑스러운 방산인상’ 수상자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제공=한국방위산업학회]

 

한화디펜스 K-9, KAI FA-50 등 일자리 창출하는 효자산업

 

세계 자주포 시장의 48%를 점유하며 부동의 1위를 차지한 한화디펜스의 명품 K-9 자주포 그리고 초음속 전투기 개발 국산화에 성공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FA-50 전투기 한 대를 수출할 경우 국산 중형차 1,000대를 수출하는 효과에 버금간다. 최첨단 이지스함(AEGIS)과 잠수함의 대당 건조비용은 1조원에 육박하면서 국내 산업계에 지대한 경제적 파급효과와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는 효자산업이 바로 방위산업이라는 것을 기억해주셨으면 한다.

 

하지만, 최근까지도 ‘방위산업’하면, 일반 국민들께서는 ‘방산비리’부터 떠올리게 되는데, 비리(非理)는 일벌백계(一罰百戒)하여 반드시 근절해야할 것이다. 다만, 비리의 실체와 본질을 제대로 인식해야할 필요성이 있겠다.

 

즉, 방위산업 자체가 비리산업이 아니라 국방 무기체계를 획득·조달하는 방위사업 추진과정에서 비롯된 비리란 점을 간과하기 일쑤다. 게다가, 이러한 ‘방위사업 비리’ 조차 실상은 일부 개인의 일탈과 비위에 따른 ‘개인비리’ 성격이 짙기 때문에 방위산업의 고유한 특성을 무시한 구조적 비리로 간주하는 ‘방산비리’란 단순 접근방식은 반드시 바로잡아야 할 부분이다.

 

우리나라 방위산업은 50년 가까운 세월 속에 기적과 같은 발전을 이룩했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위기와 기회 속에서 숱한 풍파를 겪었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당시 구조함으로 급파된 해군 통영함의 수중음파탐지기(SONA) 납품 비리를 시작으로 착수된 대대적인 방산비리 수사, 조사, 감사로 인해 방위산업은 지난 이명박, 박근혜 대통령 집권 시기를 거치면서 그야말로 ‘암흑기’ 또는 ‘흑역사’라 불리는 시간을 겪어야만 했다.

 

이와 같이 방산비리 홍역을 앓던 국내 방산업계에서 선량한 방산업계 종사자들은 수사, 조사, 감사 대상으로 내몰렸고, 무고한 이들이 겪어야했던 모진 시련과 고난 속에 일부 연구원, 임원들이 잇따라 극단적 선택을 했던 사연조차도 시간이 지나면서 묻혀 버렸다.

 

정부 규제산업군의 비리 논란은 ‘시장’ 아닌 ‘정부’의 실패

 

방위산업은 전기, 가스, 수도, 통신 산업과 마찬가지로 대표적인 정부의 규제산업군으로 분류되며, 이러한 정부의 규제산업에서 발생하는 비리나 부작용은 경제학에서도 정의하듯이 ‘시장의 실패’가 아닌 ‘정부의 실패’로 규정한다. 하지만, 그동안 책임은 정부가 아닌 고스란히 방산업계 몫이었고, 애꿎게도 무수한 현장 종사자들이 잠재적인 범죄자로 낙인찍혀 멍에를 짊어져야 했음을 기억한다.

 

국내 방위산업의 눈부신 발전 신화 속에는 당시 정부 관계자들과 방산업계 종사자들이 나름 ‘애국심’이라는 투철한 사명감으로 성장과 발전을 촉진시킨 배경이 분명 존재한다. 이는 ‘방산보국(防産報國)’이란 기치 하에서 일종의 고유한 ‘문화(Culture)’ 또는 ‘정체성(Identity)’ 혹은 ‘이데올로기(Ideology)’ 등 철학적으로 표현될 수 있는 무형의 산물들이 소프트파워로서 산업적 발전에서 지대하게 공헌한 측면이 크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

 

하지만, 작금의 대한민국 방위산업이 처한 여건과 환경은 이러한 방산업계에서 고유한 문화 또는 정체성, 철학이 부재한 가운데 ‘방산비리’라는 미명 하에 수사, 조사, 감사의 이중 삼중의 감시 및 규제로 인하여 국가안보와 자주국방의 핵심인 방위산업 전반이 침체일로에 놓여 있는 상태다.

 

자칫 우리의 방위산업이 ‘레몬마켓(Lemon Market)’으로 도태, 전락될 우려 속에서 새로운 인식과 접근을 모색하여 국민적 불신을 해소하고, 나아가 신뢰를 회복함으로써 국가 방위산업 중흥(中興)을 위한 문화와 정체성 재정립 노력이 절실한 상황이다.

 

기업이 위기에 처한 경우, 외부요인에서 문제를 찾기보다 내부의 기업 문화 또는 조직을 혁신하는 경영기법이 주효했었던 사례처럼 방산업계 내부에서부터 자성과 성찰을 통한 각성이 요구된다. 그리고 건전한 대한민국의 방위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문화 캠페인 또는 정체성 재정립 운동 등을 통해 산업 활력의 원동력을 모색해야할 시점이라 본다.

 

방산업계 유공자 표창 행사 등 위기의 방위산업 지원해야

 

정부에서는 상훈법에 의거하여 다양한 산업계 유공자를 발굴해 포상하는 ‘정부포상 제도’를 운영 중이다. 이 제도는 대한민국에 뚜렷한 공적을 세운 개인 또는 단체에게 훈장과 포장을 수여하는 ‘서훈’ 그리고 대통령·국무총리·국방부장관 명의로 수여하는 ‘표창’으로 구분된다.

 

관련 법령 법제화를 통해서 대한민국 방위산업의 발전과 지속적인 혁신 성장을 목적으로 ‘방위산업의 날’을 신설 제정하여 ‘국가방위산업대상’ 시상식에서 방산업계 유공자를 발굴, 표창함으로써 국가 방위산업을 기념하는 행사가 필요할 것이라 사료된다.

 

국내에서 다른 산업군의 정부포상 제도뿐만 아니라 해외 선진국 등의 방위산업 관련 기념일과 시상식 사례를 참고하여 전 세계 군사력 순위 6위에 걸맞은 대한민국 방위산업의 날을 제정하고, 국가방위산업대상을 시상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여 시행하기 바란다.

 

매년 국내 방위산업의 현장에서 국가경제 발전 및 산업 경쟁력 제고에 기여한 모범적인 사례를 적극 발굴하여 관련 기업이나 단체, 개인에게 최고의 예우로써 정부포상을 시행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침체된 방산업계의 의욕을 고취하고 사기 진작은 물론 국가 방위산업에 대한 건전한 인식과 위상을 재정립할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

 

전 세계에 ‘방산한류’와 ‘K-방산’을 알린 주역인 국내 방산업계 종사자분들의 헌신이 정부포상을 통해 국민들로부터 진정한 존경의 박수를 받는 날이 오기를 희망한다. 아울러 국민이 자랑스러워할 방위산업의 귀감 사례가 정부포상 과정에서 널리 확산된다면, 방위산업은 향후 50년 뒤에도 자랑스러운 국가 중추산업으로 도약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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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지대 군사학과 학과장(방위사업학박사)
상지대 평화안보대학원 안보학과 교수
前 국방대 국방관리대학원 교수
前 건국대 산업대학원 겸임교수
前 美 미드웨스트대 겸임교수
국방획득혁신학회/국방경영학회 이사
한국방위산업학회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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