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은행권 영업점 통폐합에 ‘지역재투자평가’ 칼 꺼내나

이채원 기자 입력 : 2020.07.29 05:14 |   수정 : 2020.07.29 05:14

늘어가는 은행 영업점 폐쇄에 금감원 은행권 공동절차 미흡 시, 행정조치 나설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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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이채원 기자] 은행권이 코로나19로 비대면 영업이 증가하고 간편결제 시스템을 이용하는 고객이 늘면서 비효율적 점포를 통폐합해 수익성 개선을 도모하자, 금융감독원(금감원)이 은행권의 책임 있는 자세를 요구하며 점포 폐쇄 현황에 대한 전수조사에 나섰다. 금감원은 공동절차를 제대로 지키고 있는지 확인할뿐 아니라, 대체수단 운영이 이뤄지고 있는지 검사할 방침이다.


금감원은 은행의 대안 마련 등이 미흡할 경우, 행정지도로 전환할 방침이다. 금감원의 책임 있는 자세 요구에 은행권이 난감해 하는 가운데 지역별 예대율, 인구대비 점포·ATM수 등을 평가해, 경영실태평가에 반영하는 지역재투자평가를 도입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이에 지역재투자평가가 영업점 통폐합의 규제책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금감위 사진.png
지난 21일 윤석헌 금융감독원 원장은 임원 회의를 통해 “코로나19를 이유로 은행들이 급격하게 영업점을 축소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자료제공=연합뉴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21일 윤석헌 금융감독원 원장은 임원 회의를 통해 “코로나19를 이유로 은행들이 급격하게 영업점을 축소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는 코로나19를 이유로 은행권의 영업점 폐쇄가 더욱더 가속화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은행권은 비대면‧디지털 활성화에 따른 내방고객 감소에 따라, 상대적으로 비효율적인 영업점을 통폐합해 수익성 개선에 나서고 있다.

은행들의 영업점 페쇄는 2012년부터 시작해 지난 2016년부터 본격화됐다. 2012년 7681개에 달하던 은행 영업점은 2014년 7383개로 줄었으며 2016년에는 7086개, 지난해에는 6710개로 감소했다. 더욱이 올해는 지난 7월 16일까지 4대 시중은행에서 126개의 영업점이 사라졌다.

이 같은 감소는 코로나19로 인한 여파로 내방 고객이 줄어든 것도 원인이지만 인터넷이나 스마트 폰을 통해 간편결제 시스템을 이용하는 이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이제 계좌이체나 통신요금 결제 같은 것은 직접 은행을 찾아가지 않아도 집에서 해결할 수 있다.

비대면 거래 확산으로 은행 점포 폐쇄가 불가피한 상황임에도 금감원이 은행권의 급격한 영업점 폐쇄를 우려하는 이유는 급격한 영업점 폐쇄로 인해 고령층 등 디지털 취약계층의 금융 서비스 이용에 불편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노년층이 많은 지역이나 섬의 경우, 지점이 패쇄되면 금융거래가 불가능해 질 수 있다.

이에 금감원은 은행권의 책임 있는 자세를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금감원은 지난 14일 은행권의 계속된 영업점 폐쇄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며 각 은행에 ‘점포 폐쇄 공동절차’ 준수 여부 등을 요청했으며 은행권의 점포 폐쇄 현황에 대한 전수조사에 나섰다.

금감원은 이번 조사를 통해 은행들이 공동절차를 제대로 지키고 있는지 확인할뿐 아니라, 이동점포와 현금자동화인출기(ATM) 등의 대체수단 운영이 적절하게 이뤄지고 있는지 검사할 방침이다.

공동 절차는 지난해 6월, 은행권이 공동으로 마련한 자율규제 안으로 △점포 폐쇄에 따른 영향평가 시행 △최소 한 달 전 소비자에게 안내 △대체수단(이동점포, ATM 등) 마련 등이다.

이번 조사를 통해 점포 폐쇄에 따른 대안 마련 등이 미흡할 경우, 금융당국은 현행 자율규제에서 행정지도로 전환해 강제성을 강화할 방침이다. 또한 이동점포나 ATM, 점포제휴 등의 대체수단을 마련하는 등의 은행권 공동절차 강화를 지시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시중은행들은 ‘디지털 취약계층의 금융서비스 이용에 불편을 줘서는 안된다’는 금감원의 지적에는 동의하지만, 인터넷이나 모바일뱅킹을 통한 비대면거래 활성화 시대에 은행 점포 폐쇄는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입장이다. 비효율적 점포를 통폐합해 수익성 개선을 도모하는 것은 은행권으로선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다.

금감원이 행정지도의 카드를 꺼내 경우, 은행의 의무 불이행에 따른 처벌은 없다. 하지만 당국의 권고인 만큼, 자율규제보다 강제성은 한층 더 카진다고 할 수 있다

금감원의 영업점 폐쇄 우려와 전수검사에 대해 은행권이 난감해 하는 가운데 일부에선 은행의 지역별 예대율, 인구대비 점포·ATM수 등을 종합 평가해 경영실태평가에 반영하는 제도인 지역재투자평가를 서둘러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이는 지역 사회에 기여도를 바탕으로 지역 자금의 역외 유출, 은행의 지역 예금 대비 대출, 지역 중소기업·저신용자 대출, 지역 내 인프라(지점·ATM) 투자 실적 등을 평가해 5개 등급으로 나눠 지역에 대한 자금 공급 실적을 평가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은행권 관계자는 비대면 영업이 90%에 이르는 상황에서 1년간 10억원을 투자해 2억원을 번다면, 경영 효율성 측면에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올해 실시될 예정인 지역재투자평가에 지역별 점포 수를 평가, 시금고은행 선정에도 반영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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