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현장에선] 관료주의에 빠진 고용노동부, 아파트 경비원 대상 ‘갑질’엔 생색만?

한유진 기자 입력 : 2020.08.04 07:22 |   수정 : 2020.08.04 08:30

고용부 대책, 장시간 노동 등 열악한 근무환경 개선에 초점 / 일부 아파트 주민에 의한 폭언 및 폭행 문제는 파악도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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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한유진 기자] 고용노동부(장관 이재갑)가 아파트 경비원(공동주택 경비직 노동자)에 대한 ‘주민 갑질’ 해결대책을 추진하고 있으나 실효성이 부족한  ‘생색내기용’ 혹은 ‘관료주의적’ 대처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고용노동부의 대책은 지난 5월 서울 강북구 한 아파트에서 경비원 고(故) 최희석 씨가 입주민의 폭언과 폭행에 시달리다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건을 직접적 계기로 해서 마련됐다.

 

그러나 아파트 경비원들의 장시간 노동, 열악한 근무환경 등을 점검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을 뿐이다. 고용노동부가 스스로 지적한 입주민이나 입주자 대표등으로부터 당하는 폭행이나 폭언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려는 노력은 사실상 발견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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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고(故) 최희석 경비노동자 추모모임'이 개최한 '고 최희석 경비노동자 산재신청 및 경비노동자 조직화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경비노동자에게 온전한 근로기준법 보장,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 재입법 등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고용부는 지난 2일 공동주택 경비직 노동자들의 노동환경을 개선을 위한  지도·점검과 근로감독을 순차적으로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으나 그 내용을 보면 핵심적 문제인 ‘주민 갑질’과는 상당히 거리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  8월부터 노무관리가 취약해 최근 3년 이내에 노동관계법 위반으로 지방고용노동관서에 신고사건이 다수 접수된 공동주택 관리사무소 500개소를 대상으로 지도및 점검을 실시한다는 게 고용부의 설명이다.  그러나 관리사무소 점검을 통해서 파악할 수 있는 문제점은 제한적이라는 게 현장의 지적이다. 과도한 근로시간이나 잡무 부여 등과 같은 사안을 파악하고 행정지도를 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관리사무소 문서 등을 통해 ‘주민 갑질’ 현황을 파악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물론 “안전하고 존중받는 근무환경의 조성을 위해 마련한 「공동주택 경비원 건강보호 지침」이 이행되도록 지도할 예정이다 ”고 강조하고 있다. 이 지침은 경비원이 입주민의 폭언 폭행 등으로 인한 건강장해를 예방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하지만 아파트 주민의 입장을 대변해야 하는 관리사무소에 대한 점검을 통해서 경비원들이 현장에서 겪고 있을지도 모르는 폭언이나 폭행의 사례를 파악할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보인다.

주민의 갑질은 입주민 개인의 잘못된 가치관이나 태도가 근본원인이라고 볼 수 있다. 현실적으로 아파트 관리사무소가 대응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오히려 최희석씨의 사례에서 드러났듯이 사전에 사회적 여론을 환기시킴으로써 문제를 예방하거나 해결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용부는 관련 사안을 ‘보안’에 부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6월 22일부터 7월 10일까지 전국 150세대 이상 되는 공동주택 관리사무소 전체(1만 6926개 단지)를 대상으로 노무관리 자가진단을 실시했다고 밝혔지만, 그 진단을 통해서 어떤 문제가 드러났는지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

서울시내 모 아파트 단지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3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안타깝게 생을 마감한 최희석 씨 사건과 같은 비극을 막기 위해서는 정부가 문제의 핵심을 봐야 한다”면서 “아파트 경비원에 대해 철저히 익명성 보장을 전제로 설문조사 등을 실시하는 게 실태를 파악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정부가 추진하는 대책은 아파트 경비원들이 일반적으로 직면해 있는 열악한 노동환경을 개선하는 데는 다소 보탬이 될 수 있겠지만 비상식적인 주민에 의한 갑질 문제는 전혀 건드리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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