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사실상 ‘ELS 총량규제’…자체헤지 비중 높은 삼성·KB·한투증권에 타격?

변혜진 기자 입력 : 2020.08.06 06:24 |   수정 : 2020.08.06 09:41

ELS발행액↓·자본확충↑ 부담 / 단기적 영향 없으나 장기적으로 ELS 발행 시장 위축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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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변혜진 기자] 최근 금융당국이 파생결합증권(ELS·ELB·DLS·DLB)과 관련해 발행 총량을 사실상 규제하는 방안을 내놓은 가운데, 증권사에 어떤 여파를 미칠 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이번 규제로 인해 증권사가 주가연계증권(ELS·Equity Linked Securities) 발행액을 줄이거나 자기자본을 확충하는 등의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자체헤지(위험 회피) 비중이 큰 증권사를 중심으로 규제 영향이 크게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재 ELS 시장에서 조기상환이 원활히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규제로 인한 단기적인 타격은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장기적으로 ELS 발행 시장이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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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금융당국이 파생결합증권(ELS·ELB·DLS·DLB)과 관련해 발행 총량을 사실상 규제하는 방안을 내놓은 가운데, 증권사에 어떤 여파를 미칠 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사진=변혜진]

 

■ ELS 발행액 많아지면 부채반영비율↑…3월 대규모 마진콜 사태 반면교사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지난 달 30일 ‘파생결합증권시장 건전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증권사의 대규모 ELS 발행에 규제를 예고했다.


금융당국은 그간 확대돼온 ELS 발행이 증권사의 건전성·유동성에 악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시장충격이 발생했을 때 금융시스템적 리스크로 쉽게 번지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기 위함이라고 규제 도입 배경을 밝혔다.


실제로 지난 3월 코로나19 여파로 해외지수가 급락하자, ELS 자체 헤지 비중이 높은 대형사를 중심으로 하루 수 조원씩 마진콜(추가 증거금 요청)이 발생, 증권사들이 외화를 마련하기 위해 기업어음(CP·Commercial Paper)·환매조건부채권(RP·repurchase agreement) 등을 대거 매도했다. 이는 원화·외환시장의 충격으로 고스란히 이어졌다.


따라서 금융당국은 앞으로 증권사의 ELS 발행 규모가 자기자본보다 늘어날수록 부담을 가중시킬 방침이다. 특히 원금을 보장하지 않는 ELS와 파생상품연계증권(DLS·Derivative Linked Securities) 등의 발행액이 클 경우 레버리지 비율 상 부채반영비율이 높아지게 된다. 레버리지 비율은 증권사의 총 자산에서 자기자본을 나눈 값으로 증권사의 부채 의존도를 나타내는 지표다.


이에 따라 자기자본 대비 발행 규모가 50% 이하일 경우에는 현행과 같이 부채반영비율이 100%로 유지되지만, 50% 초과 100% 이하일 때는 내년부터 113%, 2022년에는 125%로 상향 적용된다.


100% 초과 150% 이하일 경우에는 각각 125%, 150%가 적용되고, 150% 초과 200% 이하는 138%, 175%가 반영된다. 발행액이 자기자본의 2배를 초과하는 구간부터는 150%, 200% 비율이 적용된다.


예를 들어 자기자본이 6조원인 A증권사가 내년에 자기자본의 150%를 초과하는 10조원의 ELS를 발행한다면 2021년에는 8조2800억원이, 2022년에는 10조5000억원이 부채로 반영된다.


■ 원화 유동부채 늘어나지 않게 규제 / 외화 유동자산 보유 의무화시켜 자체헤지 자산 분산→유동성 리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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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뉴스투데이 / 자료=금융투자협회]


원화 유동성 비율도 대폭 상향 조정된다.


현행 제도 하에서는 ELS 발행 이후 3~6개월 사이에 투자자로부터 조기상환 요구가 종종 발생해 현금이 꾸준히 유출됨에도 불구하고 최종만기 시점을 기준으로 잔존만기를 산정했다. 잔존만기가 1개월을 초과하는 발행액에 대해서는 5%, 3개월 초과분에 대해서는 15%만을 유동부채로 잡았다. 이에 따라 증권사에 잠재하는 유동성 리스크가 과소평가된 측면이 있다.

 

금융당국은 이를 조정하기 위해 앞으로 조기상환 시점을 기준으로 유동부채를 산정하고, 증권사에 대해서도 종합금융투자사업자와 동일하게 원화 유동성 비율을 100% 이상 유지하도록 강화할 방침이다. 즉 3개월 이내 만기가 도래하는 유동부채가 유동자산보다 많아지지 않도록 하는 것.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 A씨는 “지난 3월과 같은 대규모 마진콜이 발생했을 때를 대비해 증권사가 현금성 자산을 충분히 보유하도록 함으로써 금융 시장에 혼란을 야기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원화자산·여전채 등에 집중돼 있는 증권사의 헤지 자산도 분산될 예정이다. 지난 3월 직접투자 방식의 자체헤지 규모가 컸던 증권사를 중심으로 달러화를 대거 요구하는 마진콜 사태가 일어났기 때문에 이에 대한 안전핀을 마련했다.


해외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결합증권 자체헤지 규모의 일정수준(10~20%)을 외화 유동자산으로 보유하는 것이 의무화됐다. 단기간 내에 현금화가 가능한 외화현금, 외화예금, 외화 크레딧라인, 통화스왑, 미국 국공채 등이 이에 포함된다.


여전채는 파생결합증권 헤지자산의 10%까지만 편입하도록 상한을 설정했으며, 편입 한도 역시 내년에는 17% 이하, 2022년 14% 이하, 2023년부터는 10% 이하로 하향 조정된다.


앞선 관계자는 “여전채의 경우 금리 우위가 있기 때문에 그간 증권사들이 채권 헤지자산으로 여전채 투자를 선호해왔다”며, “ELS 마진콜 등의 문제 발생 시 여전채 시장으로 리스크가 전이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ELS 발행 줄이거나 자기자본 더 확충해야 / 자체헤지 비중 높은 신영·삼성·KB·한투증권 타격 클 듯


업계에서는 이번 규제가 당초 업계의 기대보다 강해졌다고 보고 있다.


A씨는 “증권사는 결국 부채반영비율을 낮추기 위해 ELS 발행을 줄이거나 자기자본 확충의 부담이 있는 상황”이라며, “이는 사실상 발행 총량을 규제하는 효과를 가져온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 B씨 역시 “지난 번의 마진콜 사태는 증권사의 자체헤지 비중이 높았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며, “외국 금융회사 등과 리스크를 분담하는 백투백 헤지 등으로 변경하는 등 헤지 방식을 개선했다면 좋았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이번 규제로 인해 ELS 발행 규모 뿐 아니라 원화·외화 유동성까지 관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ELS 규제의 영향으로 자체 헤지 규모가 큰 증권사가 타격을 받게 될 전망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기준 자기자본 대비 ELS 비율이 100% 이상 넘어가는 증권사는 신영증권(222%), 삼성증권(161%), KB증권(129%), 한국투자증권(126%), 한화투자증권(121%), 신한금융투자(111%), 하나금융투자(102%) 등 7개사였다.


이베스트투자증권에 따르면 ELS 규제 강화로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이는 증권사는 신영증권, 삼성증권, KB증권 등이다. 현재 레버리지비율이 834.1%인 신영증권은 2022년부터 부채반영비율을 기준으로 산정했을 때 레버리지비율이 1004.3%, 즉 10배로 급증하게 된다. 삼성증권의 경우 935.6%, KB증권은 927.2%로 각각 오르게 된다.


하지만 최근 조기상환 흐름에 큰 문제가 없기 때문에 규제의 단기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실제로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ELS 조기상환액은 총 발행액 2조901억원의 80.3%에 해당하는 1조6791억원으로 집계됐다. 기초지수의 낙폭이 크지 않았기 때문에 투자자에게 약정 수익 및 원금을 돌려준 것이다.


B씨는 “조기상환이 일어난다는 것은 유동부채 비중이 낮아져 증권사가 따로 원화 유동성 등을 확보해야 하는 부담도 낮아진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업계는 장기적으로 ELS 발행 시장 위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최근 사모펀드 사태 등으로 금융투자상품 판매 절차가 까다로워졌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ELS 규제까지 강화되면서 투자상품 개발·판매가 한층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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