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박근혜 정부 희생양 된 방위산업, 행정 대사면과 제도 개선 시급(1)

정원 변호사 / 조희태 변호사 입력 : 2020.08.05 18:04 |   수정 : 2020.08.05 22:33

정상적 절차와 기준에 따라 진행되던 무기체계 연구개발 및 기업 활동이 부실과 비리로 둔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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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 변호사 / 조희태 변호사] 힘 자랑 하기 좋아하는 바람이 해님에게 누가 먼저 지나가는 나그네의 외투를 벗길 수 있을지 내기를 하자고 제안했다. 그리고 우리는 모두 그 내기의 결과를 알고 있다. 이솝 우화에 나오는 너무나 유명한 이야기이다.

 

이솝이 이 우화를 통해 얘기하고 싶었던 것은 ‘힘의 역설’과 ‘제대로 된 진단과 처방’에 관한 것이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사건이 발생하자, 박근혜 정부는 방위산업을 정치적 희생양으로 지목하여 국면 전환을 시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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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가 방위산업을 정치적 희생양으로 지목하여 국면 전환을 시도했던 대표적 사례인 통영함. 음파탐지기 문제로 해군이 인수를 거부해 세월호 구조 현장에 투입되지 못해 논란이 됐다. [사진제공=연합뉴스]

 

그 결과 방위산업에 대한 전방위적이고 대대적인 수사와 감사가 진행되어 정상적인 절차와 기준에 따라 진행되어 오던 무기체계 연구개발 및 기업 활동마저도 부실과 비리로 둔갑하여 형사 기소되는 사례들이 빈번하게 발생하였고, 언론은 앞 다투어 방위산업을 적폐산업으로 몰아세웠다.

 

방사청, 합리적 판단과 결정 대신 모든 비용 부담과 책임 업체에 전가

 

대부분의 주요 방산비리 사건들이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무혐의 또는 무죄로 종결되었음에도 방위산업에 각인된 주홍글씨는 불필요한 규제와 과도한 처벌의 확대로 이어졌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무기체계 연구개발 사업을 비롯한 각종 군수조달 사업을 수행하는 방위사업청(이하 방사청) 업무담당자들이 합리적 판단과 결정을 유보하고 모든 비용 부담과 책임을 업체에 전가하는 방식으로 업무를 처리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실제 지난 6여년 동안 지속되어 온 방산비리 프레임은 국내 방산업체의 경쟁력을 심각할 정도로 약화시켰을 뿐만 아니라 적기 전력화와 다양한 연구개발과 국산화를 통해 자주국방에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해야 하는 방사청의 위상과 역할이 상대적으로 약화되었다. 

 

구조적이고 환경적인 요인에 기인하거나 공공발주기관 영역에서의 명백한 잘못이 있었던 부분에 대해서까지 모두 계약업체의 책임으로 돌려 각종 행정제재와 계약상 불이익을 부과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방산원가 산정 기준과 정산 실태 심각… 업체, 엄청난 불이익 감수해야

 

방산원가 산정 기준과 정산 실태는 더욱 심각하다. 협력업체와의 치열한 가격협상을 통해 확정계약으로 하도급 계약을 체결하였음에도 해당 협력업체를 둘러싼 크고 작은 논란이 발생하게 되면 방사청은 해당 협력업체에 대한 원가 검증을 진행하고 필연적으로 원가 부정에 따른 부당이득금 및 가산금이 존재한다는 결과를 도출해 내고야 만다.

 

이를 통해 계약업체인 체계업체는 1년 혹은 2년의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은 물론 방산업체 지정 취소, 방산원가 산정 시 이윤율 삭감 등의 엄청난 불이익을 부담하게 된다. 그동안 방사청은 (빈대가 있다고 확인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그저 몸이 가렵다고 살아야 할 집을 불태워 버리는 식의 무리한 조치를 취해 왔던 것이다.

 

방사청 역시 이러한 문제를 인식하고 방산원가 이윤율 삭감 등과 관련된 규정을 개정하는 한편 2019년 연말 방산하도급 표준계약서를 제정하는 과정에서 앞으로 적어도 협력업체와 체결한 확정 계약에 대해서는 원가 검증의 대상으로 삼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밝혔다.

 

하지만 그 이후 여전히 협력업체와의 확정 계약에 대한 원가 검증은 이루어졌고 관련하여 최근 부당이득금과 가산금 부과를 공식 통보하였다. 원가 부정에 대한 선례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방사청 원가검증 업무 담당자, 가산금 부과 업무 담당자 및 행정제재 부과 업무 담당자 중 그 누구도 먼저 ‘이건 아니다’라는 판단과 결정을 내리지 않는 것이다.

 

성실히 하자보수 이행한 업체에 제재 처분과 지연손해금 부과도

 

심지어, 방사청은 검사·납품 이후 일부 재료가 국방규격에 정확히 부합하지 않는 하자가 있다는 이유로 전체 제품을 전량 교체하라는 하자보수 요청에 업체가 응하지 않자 곧바로 하자보수 불이행으로 부정당제재 처분을 부과하였다.

 

문제는 제재 처분 이후에도 방사청은 업체와의 하자보수 방안에 대한 협의를 계속하여 결함이 발생한 부분에 대한 하자보수를 업체가 하기로 최종 결정하고 그에 따른 하자보수 계획 일정을 정하여 하자보수 이행이 완료되었다.

 

그럼에도 방사청은 하자보수 불이행을 전제로 업체에 부과한 부정당제재 처분을 철회하기는커녕 하자보수가 15일 이내에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전체 계약금액의 30%에 해당하는 지연배상금을 추가로 부과하였다.

 

중소업체인 계약업체는 수억원을 투입하여 계획된 일정에 맞춰 성실하게 하자보수를 이행하였음에도 방사청은 하자보수 불이행에 따른 제재 처분과 함께 8억원이 넘는 하자보수 지연손해금을 부과한 것이다. 해당 업체는 성실하게 하자보수를 이행한 것에 대해 후회하고 있다.

 

업체에 대한 방사청의 무리하고 가혹한 업무처리 사례 차고 넘쳐

 

위 사례들을 제외하고도 방사청의 무리하고 가혹한 업무처리 사례는 차고 넘친다. 이는 일부 몰지각한 방사청 업무담당자의 자질과 인성의 문제가 아니다.

 

감사원 국방감사단과 방사청 내부 감독기관 등 수많은 인력들이 실적과 존재감을 위해 방사청의 사소한 업무처리에도 의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가운데 혹여 업체를 봐 준 것으로 오해받아 곤경에 빠질 수 있다는 두려움이 공정하고 합리적인 업무처리를 방해하고 있는 것이다.

 

한 마디로 방사청 전체가 책임회피성 업무처리를 하고 있는 가운데 모든 위험과 비용이 일방적으로 업체에 전가되고 있는 것이다. (2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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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원, 법무법인(유) 율촌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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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태, 법무법인(유) 율촌 변호사

 

정원 변호사 / 조희태 변호사기자 khopes58@news2day.co.kr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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