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포럼 2020 (13)] 결산: ‘뉴노멀’로 향하는 ESG…현장에서의 ‘공감대’ 형성돼야

변혜진 기자 입력 : 2020.09.14 17:18 |   수정 : 2020.09.14 17:34

ESG에 대한 사회적 합의 넘어 기업·투자자가 ESG 필요성 공감해야 할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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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변혜진 기자] ‘뉴노멀(new normal)’은 그냥 오는 것이 아니다. 사회적 차원에서 새로운 표준을 도입하는 것에 대한 합의가 있어야 하며, 실제 현장에서 그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ESG가 지속가능한 성장을 견인하는 뉴노멀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정부의 인프라 구축 뿐 아니라 기업·투자자 등이 ESG경영·투자에 대한 필요성을 적극 공감해야 할 것이다.

 

뉴스투데이(대표 강남욱)와 박광온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 윤관석 국회 정무위원장, 임이자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이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온라인 생중계 방식으로 진행한 ‘ESG 포럼 2020’에서 참석자들은 ESG경영·투자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이 같은 비전을 공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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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CCMM빌딩 12층 릴리홀에서 뉴스투데이(대표 강남욱)와 박광온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 윤관석 국회 정무위원장, 임이자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이 공동 주최한 ‘ESG 포럼 2020’이 개최됐다. 왼쪽부터 윤진수 한국기업지배구조원 ESG사업본부장, 정종식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 국제협력팀장, 송홍선 자본시장연구원 펀드연금실장, 정삼영 미국 롱아일랜드대 교수, 임이자 환노위 위원, 강남욱 뉴스투데이 대표, 안상희 대신지배구조연구소 프록시 본부장. [사진=뉴스투데이]

 

■ 미국, ESG투자 목표설정 등 논의 활발 vs 한국, 기업들이 ESG를 비용으로 인식→ESG활성화↓


제1주제 발표를 맡은 브랜트 멀러(Brant Maller) 전미 대체투자협회 의장과 해롤드 워카테(Harold Walkate) 나티시스 인베스트먼트 매니저스사 ESG 책임자에 따르면 ESG경영투자는 이미 미국에서 주요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ESG가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와 같은 기업의 비재무적 성과의 판단 기준을 뜻하는 데에는 큰 이견이 없다. 하지만 워카테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ESG의 개념에 대해 매우 ‘전략적으로(strategically)’ 접근하고 있다.


워카테는 “투자나 기업의 의사결정 접근 방식에 있어서 ESG가 고려되지만 이를 접근·구현하는 방식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워카테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ESG를 기업 투자에 적용할 시 크게 세가지 목표 중 하나 이상을 이루고자 한다. 첫 번째는 투자자들의 가치나 신념을 반영하기 위한 ‘윤리적 투자’다. 두 번째는 더 나은 투자성과를 얻기 위해 ESG투자를 활용하는 ‘리스크 대비 수익확보’다. 세 번째는 ESG투자를 통해 ‘지속가능한 사회발전’에 기여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워카테는 “3가지 목표를 모두 달성하기 위한 전략은 없다”고 밝혔다. 세 가지 목표는 반드시 서로 상충하진 않지만 엄격성 등의 정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일례로 투자자가 리스크 대비 수익확보(두 번째 목표)를 하기 위해 화석연료산업 투자를 ‘축소’할 수 있지만, 세 번째 목표인 지속가능한 사회발전을 이루고자 한다면 투자를 ‘철회’하는 것이 더 바람직한 선택이다.


투자자 차원에서의 ESG투자 목표설정 등의 논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미국과 달리, 국내 ESG투자시장은 인프라 단계부터 매우 취약한 편이다.


제2주제 발표자인 송홍선 자본시장연구원 펀드연금실장은 “성장, 경영과 투자가 함께 가기 위해 ESG는 사회적으로 마땅히 가야할 길임에도 불구하고 기업은 이를 비용(cost)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경영자들의 인식의 전환을 위해 기관투자자 등이 ESG투자를 활성화하면서 기업들에 ESG 교육(discipline)을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송 실장은 “ESG를 기업들에 일정 수준 강제하기 위해서는 기업, 투자자, 정부 세 플레이어 간의 합의와 상호작용이 필수”라고 덧붙였다.


송 실장에 따르면 이러한 논의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ESG를 통한 지속가능한 성장’이라는 국가적 목표·전략, 그리고 이를 수행하는 액션플랜을 정립해야 한다.


그래야만 기업의 지배구조(G)에만 집중돼 있는 ESG 경영을 넘어서 ‘그린 택사노미(Green Taxonomy, 친환경 분류체계)’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송 실장에 따르면 그린 택사노미는 기업의 사업모델·경영행태 등이 친환경적(green)인지 판별하는 분류체계로, 이미 유럽 등에서는 그린딜 추진을 위한 녹색인프라 역할을 하고 있다. 국내에도 그린 택사노미가 도입된다면 무엇이 ‘환경(E)’을 고려하는 기업 경영인지에 대한 기준이 보다 명확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국내 ESG시장의 문제점…현장에서의 ESG경영·투자 유인 부족 / ESG데이터의 개방성·전문성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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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열린 ‘ESG포럼 2020’ 마지막 세션으로 진행된 종합토론에 (왼쪽부터) 안상희 대신지배구조연구소 프록시 본부장, 윤진수 한국기업지배구조원 ESG사업본부장, 정삼영 롱아일랜드대 교수, 정종식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 국제협력팀장, 송홍선 자본시장연구원 펀드연금실장이 참석했다. [사진=뉴스투데이]


정삼영 롱아일랜드대 교수, 송홍선 자본시장연구원 펀드연금실장, 정종식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 국제협력팀장, 윤진수 한국기업지배구조원 ESG사업본부장, 안상희 대신지배구조연구소 프록시 본부장 등이 참여한 종합토론에서는 국내 ESG경영·투자가 활성화 되기 위한 필요조건과 전략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종합토론에서 거론됐던 국내 ESG 시장의 주요 문제점 중 하나는 ESG경영·투자에 대한 ‘이론과 실제의 괴리’였다. 즉 ESG의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인 합의는 이뤄지고 있지만, 실제 기업·기관투자자 등이 ESG경영·투자를 할 유인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안 본부장은 “실질적으로 기관투자자들이 ESG투자전략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부족하다”면서 “ESG투자가 수익과 어떻게 이어지는지 확인이 필요한데, 현재 시장가격(주가)은 ESG와 관련된 비재무 데이터의 위험이 반영돼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ESG투자전략을 통해 펀드, 수탁자의 중장기 운영성과를 수립하자는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안 본부장은 ESG 관련 주주제안이 도입되기 위해서는 주주제안 자체가 활성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본부장에 따르면 2020년 전체 상장기업의 이사회가 올린 안건에 대해 기관투자자가 찬성한 비율이 95%에 달하는 데 비해, 주주제안에 대해서는 35%가 반대표를 던졌다. ESG가 기관투자자 차원에서 논의되기 위해서는 주주 행동주의가 우선돼야 한다는 것이다.


토론자들은 결국 현장에서 ESG경영·투자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ESG데이터의 개방성 및 전문성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안 본부장에 따르면 거버넌스(G)에 비해 데이터가 미비한 환경(E)과 사회(S) 분야의 경우, 현재 구축돼있는 관련 데이터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 일례로 녹색경영기업금융지원시스템 데이터는 녹색금융 관련 협업을 하는 금융기관한테만 오픈되고 있는데, 이를 연구소 단위로 공개한다면 환경 데이터 구축·분석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윤 본부장은 투자자의 실제 성과와 연계되는 지표 중심으로 ESG정보를 공시해 ESG데이터의 전문성을 높일 것을 제안했다.


그는 “ESG시장에는 여러 이해관계자가 있지만 결국 활용 주체는 투자자”라면서 “미국의 경우 ‘탄소의 사회적 비용(SCC·Social Cost of Carbon)’을 중심으로  산업별 핵심적인 ESG 요소들을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산업별로 재무적 성과가 높은 ESG지표들로 ESG데이터를 구성한다면 기업들 입장에서는 공시부담을 줄이고, 투자자로서는 투자결정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바탕으로 ESG투자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정부, ESG 관련 입법 필요성 공감…K-택사노미 도입 기대 / ‘환경이슈=규제’ 인식은 아쉽지만 ‘녹색금융 발전’은 고무적인 요소


윤관석 국회정무위원장과 임이자 국회환경노동위원회 위원의 축사와 종합토론에 참여한 정종식 금융위원회 국제협력팀장의 발언을 종합해보면 정부는 ESG 관련 입법과제 설정의 필요성을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


윤 위원장은 “우리나라는 그린채권이 부족한 실정”이라면서 “투자자의 관심 부족이라기보다는 투자대상인 녹색사업을 분류하는 객관적인 기준이 없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환경부가 올해 안에 ‘K-택사노미(Korea-Taxonomy)’를 발표할 예정”이라며, “정부가 일방적으로 이끄는 것이 아닌 자본시장 참여자들의 시장 참여적 방식으로 그린산업에 활발한 투자가 이뤄질 것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임 위원 역시 “환경과 사회 등 비재무적 요소가 기업의 성장과 지속가능성을 견인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만큼 국내에서도 입법 및 규제 도입이 절실하다”며, “다양한 인센티브 제도들이 도입되면서 ESG 발전이 활발해지길 기원한다”고 밝혔다.


정 팀장은 “녹색금융과 관련해 지난 정권과 차별화되는 점은 과거에는 녹색금융 관련 인프라의 양적 확대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제는 K-택사노미 등을 바탕으로 시장에 유의미한 정보를 공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환경 이슈가 규제로 인식되는 것은 당국 차원에서도 상당한 부담이 있다”면서도 “고무적인 측면이 있다면 시장의 요구와 함께 관련 논의가 활성화되면서 녹생금융 분야가 발전해나가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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