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노동자 시대 (15)] 중소규모 세탁소 업주, 중개 플랫폼 ‘리화이트’로 대형 세탁업체와 맞서다

변혜진 기자 입력 : 2020.09.22 10:04 |   수정 : 2020.09.23 09:16

수도권·광역시 등지에서 400여 개 세탁소 입점 & 가입고객 수 5만 여명 / 자체 직영샵으로 반려동물 세탁물 서비스도 선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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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의 노동자는 기업에 소속됐다. ‘기업 노동자’는 일을 통해 소득을 창출했고, 소속된 기업을 발전시켰다. 이제 기업노동자는 감소하고 ‘플랫폼 노동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배달노동자 뿐만 아니라 변호사, 의사, 회계사 등을 포함한 지식노동자들도 각종 플랫폼에 뛰어들어 경제활동을 펼치고 있다. 유튜브라는 플랫폼은 이미 글로벌 노동시장의 중심에 도달했다.이를 통해 가장 크게 성장하는 경제주체는 플랫폼 자체이다. 이 같은 현상은 두 개의 거대한 파도가 맞물려 빚어내고 있다. 호모 모빌리쿠스(Homo Mobilicus), 디지털 노마드(Digital Nomad)와 같은 단어로 상징되는 ‘삶의 근원적 변화’가 인공지능(AI)에 의한 ‘기존 일자리의 격감’이라는 복병을 만남으로써 가속화되는 거대한 전환이다. 뉴스투데이는 도처에 존재하는 플랫폼 노동 현상(1부)과 그 경제사회적 의미(2부) 그리고 정책적 과제(3부)에 대한 연중기획을 통해 일자리 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심층 보도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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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리화이트 홈페이지 화면캡쳐]

 

[뉴스투데이=변혜진 기자] “우리 지역에 이렇게 가성비 좋은 세탁소가 있는 줄 몰랐어요.”

  
‘리화이트’ 앱(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세탁 서비스를 받은 A씨는 이같은 후기를 남겼다. 이사온 지 얼마 안 돼서 동네에 어떤 세탁업체들이 있는지 알기도 어려웠고, 집앞 대형 세탁업체는 서비스 대비 요금이 너무 비쌌다.


그러던 중 A씨는 지인으로부터 추천받은 리화이트에 가입했다. A씨의 거주 지역을 기반으로 세탁물 수거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 리스트는 물론 가격비교까지 할 수 있어 선택의 폭이 훨씬 넓어졌다.


■ 대형 세탁업체에 밀리는 세탁소 업주들의 IT 경쟁력↑ / 지역별 ‘표준가격표’ 제공 등 ‘서비스 표준화’ / 소상공인이면서 플랫폼 노동자


리화이트는 지역의 세탁소와 고객을 중개해주는 온오프라인 연계(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다. 리화이트 앱 가맹점에 서비스를 신청하면 세탁소에서 직접 고객이 원하는 시간대에 찾아와 세탁물을 수거·배달해준다.


생활 패턴이나 근무 시간이 불규칙한 1인 가구 등을 위한 편의점 세탁 서비스도 있다. 대표적으로 ‘GS25편의점 세탁 서비스’는 해당 편의점에서 리화이트 앱을 보여주면 주문·접수를 통해 세탁물을 맡길 수 있다. 세탁소에서 수거 후 다시 편의점으로 배송하면 편한 시간대에 세탁물을 찾아갈 수 있다.


리화이트는 소상공인에 해당하는 중소규모 세탁소 업주들의 경쟁력을 키워주자는 취지로 출발했다. 사실 동네 영세 세탁소들은 대형 세탁업체들에 밀려 사라지거나 단골 고객들을 중심으로 영업을 하는 실정이다. 경쟁력이 떨어지는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서비스의 표준화’가 덜 돼있다는 점이 크게 작용한다.

 

리화이트는 중소규모 세탁소업주들에게 IT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시장 경쟁력을 갖도록 해준다. 세탁소 업주들은 소상공인이면서 리화이트라는 플랫폼의 노동자가 되는 셈이다.


이와 관련해 리화이트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세탁소의 기존 수거배달은 보통 전화 주문을 통해 이뤄지고, 때에 따라서 카드 결제가 불가능하기도 했다”며, “리화이트는 유일한 지역 세탁소 플랫폼으로서 세탁 서비스의 표준화를 도모한다”고 밝혔다.


지역마다 천차만별인 세탁 서비스 가격을 취합해 ‘표준가격표’도 제공한다. 물론 세탁 서비스가 표준가격에 따라 제공되는 것은 아니다. 가맹 세탁소는 기존 오프라인에서 제공하고 있는 요금 그대로를 받을 수 있다. 표준가격표와의 비교를 통해 요금이 적정한지 판단하는 것은 고객의 몫이다.


리화이트 관계자는 “플랫폼을 통해 세탁소 요금을 투명하게 공개하기 때문에 고객의 선택권을 넓히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다만 가격이 높다고 해서 무조건 이용률이 낮은 것은 아니다”면서 “높은 가격을 지불하고도 하이엔드(high end) 세탁 서비스를 이용하고자 하는 고객도 꽤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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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리화이트 홈페이지 화면캡쳐]


■ 투명한 과금구조 공개로 ‘요금 바가지’ 없애 / ‘세탁물 분쟁 안심 서비스’로 마찰 최소화


동네 세탁소에서 비일비재하던 ‘요금 바가지’도 일어나기 어렵다. 고객이 세탁물을 맡기고 나면 ‘인수증’ 형태로 품목에 대한 항목 요금표를 앱으로 전달해준다. 즉 동네 세탁소에서 받던 뭉뚱그려진 요금 합계 대신 세탁물별 요금을 알 수 있다. 이를 표준가격표와 비교해보면서 요금이 과도한지 여부도 판단할 수 있다.


‘세탁물 분쟁 안심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세탁을 맡기기 전에 없었던 얼룩이 생기거나 옷이 상하는 등으로 고객과 업체간 마찰이 생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리화이트 관계자는 “세탁물 분쟁은 분쟁이 일어나는 시점이 중요한데 보통은 처음 검품과정이 충분하지 않을 경우 발생하게 된다”며, “안심 서비스를 통해 소비자와 세탁소가 세탁물의 상태를 사진으로 미리 촬영해 증빙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리화이트는 세탁물 검품 과정의 전문성을 제고하기 위해 인공지능(AI) 기반의 의류 분석 솔루션인 ‘리비전(RE:VISION)’을 개발하기도 했다. 그동안 수집한 의류 데이터 150만 건을 바탕으로 50여 개 의류 카테고리를 나눴다. 이에 따라 리비전에 세탁물 사진을 올리면 AI가 소재, 색상, 종류 등을 빠르게 파악해 얼룩, 손상 등을 발견하는 시스템이다.


김현우 리화이트 대표는 “세탁소에서 세탁물을 검품하는 과정 중 사람이 실수로 놓칠 수 있는 부분까지 리비전을 이용하면 세탁물 사진만 찍어도 옷에 대한 모든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며, “리비전을 세탁업 전반에 도입하면 세탁물을 사람이 검품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휴먼 에러를 최소화하고 세탁 사고와 분쟁에 대한 객관적 근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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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뉴스투데이]


■ 동네 세탁소, 기존 오프라인 단골 고객에 온라인 고객까지 / 연령대 높은 세탁소 업주들 IT 적응력 제고


물론 리화이트의 출발이 마냥 순조로웠던 것은 아니다. 소상공인 친화적인 세탁 서비스 플랫폼을 내세웠지만 동네 세탁소 업주들의 나이대가 높다보니, ‘플랫폼’이라는 개념 자체가 생소했던 것이다.


하지만 기존 오프라인 단골 고객에 더해 새로운 온라인 고객들을 대상으로 영업을 할 수 있다는 점이 세탁소 업주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리화이트 관계자는 “앱을 이용하면 세탁소에서 원래 수거·배달을 하던 지역과 시간대에 주문이 들어오도록 하면서 업주들이 플러스 알파의 매출을 올릴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번 세탁 서비스를 이용한 고객의 재주문율도 높기 때문에 시범 이용했던 업주들도 리화이트의 가맹점이 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리화이트는 연령대가 높은 세탁소 업주들을 대상으로 앱과 웹페이지 이용방법 등을 충분히 숙지시키고 있다. 디지털 네이티브가 아닌 이들을 위해 끊임없이 관련 프로그램 등을 고도화하는 작업도 하고 있다.


리화이트 관계자는 “세탁소 전용 포스 프로그램뿐 아니라 업주 전용 모바일 앱·웹페이지를 고도화하면서 업주들이 세탁물 관리를 보다 빠르고 간편하게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노력으로 올해 6년차를 맞이한 리화이트에는 현재 400여 개의 세탁소가 입점해 있으며, 서울과 인천, 부산, 대구, 대전, 울산 등지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가입고객 수는 5만여 명 이상, 앱 누적 다운로드 건수는 16만 건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 자체 직영샵 ‘헤이울리’로 반려동물 세탁물 서비스 제공 / 비대면 새벽배송 & 택배배송


리화이트는 자체 브랜드 ‘헤이울리’를 통해 반려동물 세탁물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리화이트처럼 동네 세탁소를 중개하는 것이 아니라 직영 세탁소를 통해 직접 세탁과 수거·배달 등에 나서고 있다.


리화이트 관계자는 “기존 세탁소에서 반려동물 세탁물을 거부하거나 추가요금을 많이 받는 등의 관행 때문에 관련 서비스에 대한 고객의 문의가 많았다”며 서비스 도입 배경을 밝혔다.


배달은 언택트(untact) 트렌드에 맞게 비대면 새벽배송으로 이뤄진다. 현재 고양시와 파주시에서 관련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그외 수도권 등의 지역에서는 택배로 세탁물을 배송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리화이트 관계자는 “서비스 지역(고양·파주시)이 한정적이었는데도 짧은 시간 안에 재주문율이 높았다”면서 “이외 지역에서도 반려동물 세탁물 서비스를 이용해보고 싶다는 고객들의 니즈(needs)가 높았기 때문에 서비스를 확장하게 됐다”고 밝혔다.


한편 리화이트는 향후에도 소상공인 세탁소 업주들에 IT 기술력을 결부하는 등 경쟁력을 높여주면서, 자체 직영샵 운영으로 1000만 반려동물 시대에 발맞춘 세탁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플랫폼 성장을 다방면으로 도모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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