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LG화학 신학철과 SK이노베이션 김준 ‘명운’ 가를 배터리 전쟁 최종판결 임박

오세은 기자 입력 : 2020.10.14 07:33 |   수정 : 2020.10.14 07:33

양측 한치의 양보없이 팽팽한 평행선 달려, 패자는 중상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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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오세은 / 이서연 기자]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 선점의 추가 어디로 쏠릴지에 대한 결말이 임박하고 있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에 대해 제기했던 ‘영업비밀침해 소송’의 최종판결을 오는 26일(현지시간) 내릴 예정이다. 양측이 타협의 여지없이 평행선을 달려온 배터리 소송전의 최종판결 향배에 따라 LG화학 신학철 대표와 SK이노베이션 김준 대표 중 어느 한쪽의 경영 책임 문제 부상도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LG화학은 2019년 4월 ‘SK이노베이션이 자사 인력을 빼가고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며 SK이노베이션을 ITC에 제소했다. 이어 같은 해 9월에는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양사가 상대방을 특허침해로 고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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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 김준(왼쪽) 대표, LG화학 신학철 대표 [그래픽=이서연]

 

이에 따라 현재 ITC에는 LG화학이 원고인 ‘영업비밀침해 소송’과 LG화학의 SK이노베이션 특허침해 소송, SK이노베이션의  LG화학 특허침해 소송 등 3건이 계류 중이다. 이중 ‘영업비밀침해 소송’건에 대한 최종판결이 오는 26일에 내려지게 된다.

 
ITC는 올해 2월 SK이노베이션이 이메일 삭제 등 증거 훼손을 이유로 LG화학에 예비 승소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SK이노베이션은 예비 판결을 불복해 재판부에 재검토 요청을 신청했고, ITC 위원 5명은 만장일치로 이를 받아들여, 현재 ‘전면 재검토’에 착수한 상태다. ITC는 이의제기 신청에 대해 위원 중 단 1명이라도 이를 수용하면 재검토에 들어간다.
 
그러나 ITC가 2010년부터 2018년까지 ‘영업비밀침해 소송’에 대한 내린 판결을 본다면, 예비판결 결과가 뒤집어진 사례를 찾기는 어렵다. 이러한 가운데 업계 안팎에서는 오는 26일 최종판결이 내려지는 ‘영업비밀침해 소송’에 대한 3가지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
 
■ LG화학 “지난 20년 간 ITC 행정판사의 조기 패소 결정은 ITC 위원회 최종결정으로 직결…LG화학이 승소할 것”
 
첫 번째 시나리오는 ITC가 올해 2월 LG화학에 예비 승소 판결을 내린 내용을 그대로 확정한다는 것으로, LG화학에게 가장 유리한 시나리오다.
 
이와 관련, LG화학 관계자는 14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ITC 행정판사가 재판을 더 진행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영업비밀침해 및 증거인멸 정황을 확인해 ’조기 패소‘ 판결을 내린 바 있어 전문가들은 ITC 위원회의 최종결정에도 LG화학이 승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약 20년간의 ITC 통계자료를 보더라도 영업비밀소송의 경우 ITC행정판사가 침해를 인정한 모든 사건이(조기패소결정 포함) ITC 위원회의 최종결정에서 그대로 유지됐다”면서 “전문가들은 LG화학이 원고인 이번 영업비밀 소송에서도 ITC 행정판사의 예비결정이 ITC 위원회의 최종결정으로 그대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LG화학이 최종승소하면 LG화학의 영업비밀을 침해한 SK이노베이션 침해품의 수입이 금지된다”고도 덧붙였다.
 
SK이노베이션 측이 판결에 항소하면서도 “배터리산업과 양사 발전을 위해 협력할 것을 희망한다”고 밝힌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2차전지는 반도체, 디스플레이와 더불어 국가 미래를 이끌어갈 핵심산업으로, 건전한 기업가 정신으로 공정하게 경쟁하는 풍토를 조성하는 것은 산업 생태계 발전에 필수다”는 원론적 입장을 전했다.
 
LG화학이 승소할 경우 이뤄질 합의금과 관련해서는 “미국의 영업비밀보호법에 따라 △실제 입은 피해와 △경쟁사의 부당이득 △미래가치 및 최근 판례를 근거로 산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이 관계자는 “이번 소송의 본질은 단순한 인력 이동, 개인의 전직의 자유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경쟁사가 당사의 2차전지 핵심 인력을 대거 채용하고 이들을 통해 조직적으로 영업비밀을 유출해간 심각한 위법 행위에 관한 것이다”고 밝혔다.
 
LG화학은 “승소 이후에 국내외서 진행 중인 소송(델라웨어 연방지방법원 소송) 등도 충실히 진행 할 것이다”면서 “원칙적으로 대화의 문은 항상 열어놓고 있으나, SK이노베이션이 진정성 있는 자세로 협상에 임하지 않는다면 배터리 핵심기술 보호를 위한 모든 법적 절차를 성실하게 끝까지 밟을 것이다”며 강경한 입장을 취했다.
 
■ 예비판결 전면 재검토가 SK이노베이션의 희망 시나리오 / SK이노베이션 “현재로서는 알 수 없는 상황”
 
두 번째 시나리오는 ITC가 올 2월 SK이노베이션에 내린 조기 패소 판결 내용은 인정하되, 공익 여부를 따져보는 공청회(Public Hearing)를 여는 것이다. 이 경우 ITC가 공청회를 열고 미국 내 주(州) 정부와 시(市) 정부, 협력사 등 양사의 이해 관계자의 의견을 듣게 된다. 공청회 결과에 따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제품 등에 대한 수입금지 여부가 결정된다. 따라서 공청회는 미국 수출길에 대한 SK이노베이션의 희망을 바라볼 수 있는 여지인 셈이다.
 
마지막 시나리오는 ITC가 LG화학에 예비 승소 판결을 내린 것과 관련해, 수정(Remand) 지시를 내리는 것이다. 사실상 해당 안건을 ‘전면 재검토’하는 것으로 SK이노베이션이 가장 기대하는 시나리오다.
 
수정 지시 이후 최종결정까지 다시 ITC에서만 만 6개월 이상의 시간이 또 걸린다. 이후 연방법원 재판과 그에 대한 항소심 재판까지 고려하면, 관련 소송은 3~4년가량이라는 오랜 세월이 걸릴 것이란 예상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26일 판결전망에 대해 “현재로서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고 일축했다.
 
■ LG화학 신학철 대표와 SK이노베이션 김준 대표의 명운, 시나리오별로 달라져
 
신학철 대표와 김준 대표의 명운은 이 세 가지중 어느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첫번째 시나리오대로 ITC가 LG화학에 예비 승소 판결을 내린 안을 최종판결한다면,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셀부터 모듈, 팩, 부품과 소재 등 미국으로 향하는 전기차 배터리 수출길이 막히게 된다. 이 경우 SK이노베이션이 연방법원에 항소할 수 있지만, 소송 결과가 나오기까지 수입금지가 계속된다. 그동안 소송전을 이끌어온 김준 대표는 해결방안 제시 등을 포함한 경영책임을 져야하는 국면에 처하게 된다.
 
더욱이 SK이노베이션은 현재 미국 조지아주에 배터리 공장을 건설 중이다. 공장 짓는 데만 2조원 이상이 투입됐고, 여기에 따른 채용도 2600여명으로 달한다. 이 공장에서는 미국 완성차 제조사인 포드와 폭스바겐에 들어갈 전기차 배터리가 만들어질 것으로 알려졌다. ITC의 조기 패소 결정이 최종판결로 직결되면, 현재 짓고 있는 조지아주 배터리 공장도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 김준 대표의 경영책임 문제가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LG화학 신학철 대표도 경영책임 부담감으로부터 완전한 해방에 이르지는 못했다. 최종판결이 업계에서 예상하는 두, 세 번째 시나리오대로 난다면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영업비밀을 침해했는지, 그로 인해 LG화학이 어떤 경제적 손실을 입었는지 등을 소상히 밝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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