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가 이슈] 국회 디지털자산특위의 투자자 보호입법은 '내부통제'에 역점, ‘루나·테라 사태' 예방엔 역부족

최정호 기자 입력 : 2022.10.03 06:36 ㅣ 수정 : 2022.10.03 06:36

루나・테라 형체 없는 자산 유형화 집중, 전형적 사기 수법
민형배 의원의 '디지털자산산업 이용자 보호법안'이 주목돼
내부통제기준 강화는 해결책 아냐, ‘고양이 앞에 생선 맡긴 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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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뉴스투데이=최정호 기자] 여야는 ‘디지털자산특별위원회’(이하, 디지털자산특위)에서 행동통일을 하고 있다. 투자자 보호를 위한 업권법 마련에 열중하는 모습이다. 지난 5월 발생한 ‘루나·테라 사태’ 이후로 입법 기조가 산업 성장보다 투자자 보호가 우선시 돼야 한다는 것에 정무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공감대를 형성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국회 계류 중인 디지털자산 투자자 보호 법안들은 안전장치가 부족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투자자 보호 장치를 디지털자산 사업자에게 일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고양이 앞에 생선을 맡긴 꼴’이라는 비판이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디지털자산 투자자 보호법으로 루나·테라 사태를 막을 수 있을까. 이와 관련해 현재 국회 계류 중인 법안은 총 3가지다. 그중 지난해 7월27일 민형배(무소속・교육위원회) 의원이 발의한 ‘디지털자산산업 육성과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디지털자산산업 이용자 보호법)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  ‘루나·테라’에서 드러난 스테이블 코인과 앵커프로토콜은 지속되기 어려운 …투자자보호 위해 교육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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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 폭락 사태를 수사하는 검찰이 20일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에 대한 압수수색에 돌입했다. 사진은 7월 21일 울 강남구 업비트에서 압수수색을 마친 검찰 관계자들이 압수품을 차량으로 옮기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업계 안팎에서 루나·테라 사태는 사기 수법과 같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형태 없는 자산의 가치를 부풀리기 위해 스테이블 코인(법정 화폐와 자산과 가치가 연동)화시켰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디파이(탈중앙화 금융시템)인 ‘앵커프로토콜’을 동원하기도 했다. 

 

스테이블 코인과 앵커프로토콜은 일종의 안전장치다. 테라 코인 1개당 1달러의 가치를 고정시켰는데 만일 법정통화의 가치가 하락할 경우를 대비해 루나코인을 발행할 수 있게 했다. 루나 거래량이 많고 가치가 높게 유지된다면 테라가 하락해도 투자자에게 루나를 줘 달래 주면된다.

 

여기서 앵커프로토콜이 사용됐다. 투자자가 △ 루나를 예치하면 최대 연 20%의 이자를 코인으로 지급하는 것 △루나를 담보로 시가의 60%까지의 테라를 대출받아 이자 수익을 낼 수 있게 한 것 등의 혜택을 줬다. 

 

테라폼랩스(테라코인 발행 기업)는 루나와 테라를 상호보완 관계로 유지시켜 가상자산을 유형화시키는 작업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전형적인 금융 사기 수법으로 투자처가 안전하다는 것을 투자자들에게 계속 설명하는 것이다. 

 

그러고 최대 연 이자 20%와 60%까지 대출 받을 수 있다는 것은 제1금융권에서도 어려운 일이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4~5%대로 형성돼 있으며 LTV도 비(非)규제 지역에 신용도가 높을 경우에만 60%가 가능하다. 시중 금융 상품과 비교해봐도 너무나 큰 혜택이다. 

 

가장 의심이 가는 부분은 권도형 테라폼랩스 최고경영자(CEO)의 행적이다. 루나·테라 사태가 발생하기 전 한 번에 비트코인을 15억달러(1조8000억원)을 매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테라폼랩스를 통해 최대 100억 달러(12조4000억원) 가량 매입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이는 루나·테라 가치가 폭락해도 자금력이 뒷받침돼 안전하다는 것을 확인시키기 위한 전략임을 유추할 수 있다. 

 

■ 민형배 의원의 디지털자산산업 이용자 보호법, 디지털자산사업자의 내부통제기준 강화/거래소 상장시 사기성 여부 판단할 수밖에 없어

 

민형배 의원의 '디지털자산산업 이용자보호법안'은 투자자를 보호를 위해 디지털자산사업자에게 내부통제기준을 마련하고 관련 정보를 공시하도록 하는 등 일정한 의무를 부과한다고 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조항은 △금융위원회는 디지털 자산사업자의 영업활동현황 및 실태 등에 대해 조사를 하고 그 결과를 공표해야 한다 △디지털자산 발행인은 이용자의 이익을 보호해야 한다 △이해상충 발생 가능성을 내부통제기준으로 정하는 방법 및 절차에 따라 투자자 보호에 문제가 없는 수준으로 낮춘 후 영업해야 한다 등이다. 

 

이 법에 따르면 테라폼랩스에 저촉되는 사항은 투자자 이익 보호와 이해상출 발생시 투자자 이익을 우선으로 해야 되는 상황들에서는 위법 소지가 있어 보인다. 

 

하지만 테라폼랩스는 테라의 가치가 하락할 경우를 대비해 루나와 연동시켜 놓았고 디파이를 통한 대출 서비스도 제공했다. 테라폼랩스가 이 법조항의 대비책을 마련했다고 한다면 빠져나갈 길이 생기는 셈이다. 

 

또 투자자들이 MZ세대 위주이기 때문에 자신이 직접 선택한 후 디지털자산의 매입이 가능하다. 스마트폰을 이용한다면 매입이 더욱 쉬워진다.  사모펀드 사태의 경우 피해자가 노년층으로 금융 지식이 없어 은행 직원 말을 듣고 가입해 문제가 됐다. 이와 디지털자산의 투자는 다른다. 

 

복수의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는 “디지털자산 투자는 결국 개인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불완전한 코인에 매입하는 것에 대해서 막을 수는 없다”며 “현 상황에서는 투자자들을 요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해 알리는 수 밖에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결국 디지털자산을 설계한 뒤 거래소 상장 시 사기의 요소를 판단하는 수밖에 없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디지털자산산업 이용자 보호법을 비롯해 현재 계류 중인 가상자산 관련 법안들이 코인 설계 단계의 개입은 없는 것으로 분석된다. 만일 코인 설계에 금융당국이 개입할 경우 과도한 기업 경영 개입이라는 논란에서 피할 수 없게 된다. 

 

오는 6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루나・태라사태가 집중 조명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1·2위 가상자산거래소 대표들이 증인 출석한다.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 신현성 티몬 의장도 출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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