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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OB현장에선] 군 고위 장성 행보가 야기한 ‘직업 정체성 혼란 시대’ 논란
    [뉴스투데이=김한경 안보전문기자] 군 고위 장성의 정치 사회적 위상이 하락하면서 직업 정체성에 대한 혼란이 일고 있다. 이런 현상이 문민화 흐름에 따른 시대적 불가피성인지 군 장성들의 잘못된 처신이나 정부 및 정치권의 잘못된 관행 파괴로 인한 것인지 논란이 거세다.   최근 장성 인사에서 청와대 국가안보실 국방개혁비서관에 5군단장을 마친 안준석 중장을 보직한 것이 단초가 됐다. 통상 군단장 이후 보직은 대장 진급에 유리한 자리로 이동해야 영전이다.  그런데 현역 중장을 국가안보실 1차장(차관급) 예하의 1급 비서관 자리에 임명한 것이다. 게다가 현재 안보실 1차장은 예비역 중장 출신이다.   상단 좌측부터 안준석 청와대 국방개혁비서관, 김인종 전 청와대 경호처장, 최윤희 전 합참의장, 황기철 전 해군참모총장, 이철휘 전 2작전사령관, 김근태 전 1군사령관. [사진출처=연합뉴스 및 각 선거캠프]   ■ 1급 자리인 청와대 국방개혁비서관에 차관급인 육군 중장 임명   이 자리는 이번 인사에서 수방사령관에 발탁된 김도균 전 국방부 대북정책관이 준장 시절 맡았었다. 당시 김도균 준장은 국방개혁비서관을 하다가 소장으로 진급됐고, 국방부 대북정책관으로 옮겼다. 이후 3사단장을 마친 김현종 소장이 국방개혁비서관을 하면서 지난해 하반기 장성 인사에서 중장으로 진급했고 그 자리에 계속 머물다가 이번에 5군단장으로 보직됐다.   즉 1급 비서관 자리가 현 정부에서 준장, 소장을 거쳐 중장이 보직될 수 있는 자리로 상향 조정됐다. 군단장을 마친 중장을 무리하게 임명한 청와대의 인사 배경은 알 수 없으나 이번 인사로 3성 장군의 위상은 저하됐다. 일각에서는 정부 조직 내 위계질서가 흐트러질 수도 있어 중장 보직 이유를 설명해 공감대를 형성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비서관 출신인 한 소식통은 “인사권자인 대통령이 필요하면 누구라도 데려다가 쓸 수 있는 것이 청와대 비서관”이라고 말했다. 필요하면 위계질서가 좀 흔들려도 그것이 시대정신이고 바람직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군은 상명하복의 엄격한 위계질서를 골간으로 하는 조직이어서 위계질서 파괴가 미치는 여파가 다른 조직과 다르다”고 예비역 장성들은 말한다.   ■ 이명박 정부 당시 차관급 경호처장에 예비역 대장 임명해 논란   군 인사에 정통한 소식통은 “민간 기업에서는 서열 파괴, 세대 파괴가 혁신의 동력이 될 수 있으나 군은 본질적으로 다른 특성을 가진다”고 주장했다. 이와 같은 파격의 출발점은 이명박 정부 때 차관급 자리인 대통령 경호처장에 김인종 예비역 대장이 임명되면서 비롯됐다. 당시에도 군 안팎에서는 격에 맞지 않는 자리를 받아들였다는 논란이 일었다.   박근혜 정부는 이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대통령 경호실장을 장관급으로 격상하고 육군참모총장을 역임한 박흥렬 예비역 대장을 임명했다. 선진국일수록 대통령 경호는 별도의 직속기구 없이 경찰 조직이 주로 담당하며, 경호조직의 수장은 미국조차도 차관보급이다. 육군을 지휘하던 참모총장이 맡기에는 어울리지 않는 직책이다.      ■ 21대 총선에서 예비역 대장 출신 지역구 후보 모두 낙선   한편, 이번 총선에서 지역구에 대거 출마한 최윤희 전 합참의장, 황기철 전 해군참모총장, 이철휘 2작전사령관, 김근태 1군사령관 등 예비역 4성 장군들이 모두 고배를 마셨다. 여당의 비례대표로 나선 김병주 전 연합사부사령관만 겨우 당선됐다. 군의 최고 계급인 대장 출신의 정치 사회적 위상이 급격히 하락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다.   이로 인해 군 안팎에서는 적어도 최고 계급인 대장까지 진출했던 사람들은 군의 위상을 생각해서라도 정치권을 기웃거려서는 안 된다는 얘기가 나온다. 국회가 입법기관이기는 해도 초선의원 지위 자체가 하층부를 형성하는 것이어서 군의 위계질서에서 정점에 있던 사람들이 있을 자리는 아니란 주장이다. 미국도 4성 장군이 의회로 진출한 사례는 없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는 과거에도 예비역 대장이 국회의원으로 진출한 경우가 있었다. 조성태·김장수 전 국방장관, 정호용·이진삼 전 육군참모총장, 유삼남·김성찬 전 해군참모총장, 서종표·백군기 전 3군사령관 등이다. 이 중 김성찬 대장 외에는 모두 비례대표로 당선됐고, 안보 전문가로서 국회에서 일익을 담당하겠다던 포부와는 달리 초선의원의 한계만 느끼다가 하차했다.   ■ 4성 장군, 공직 진출 또는 명예로운 자리에서 봉사 바람직   일부 예비역 대장들은 “군 출신의 정치권 진출은 3성 장군 이하에서 얼마든지 가능하며 최고 계급인 대장 출신은 그에 걸 맞는 공직에 진출하거나 명예스러운 자리에서 봉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이렇게 4성 장군부터 새롭게 달라진 모습을 보일 때 군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싹트고 과거의 부정적 이미지가 개선될 수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에 대해 권위주의란 비판이 제기될 수 있고 다른 의견을 가진 예비역 장성들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명령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군은 계급에 따른 위계질서가 대단히 중요하고 이것이 흔들리면 조직의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군 고위 장성들이 직업 정체성 혼란의 시대에 놓인 상황에서 대장 출신부터 제 자리를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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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5-17
  • [JOB현장에선] 사단장 거치지 않고 발탁된 첫 수방사령관, 서울 방어 능력 두고 논란
    [뉴스투데이=김한경 안보전문기자] 청와대 국방개혁비서관을 하다가 국방부 대북정책관으로 자리를 옮겨 9·19 군사합의를 주도했던 김도균(육사44기) 육군소장이 중장 진급과 함께 서울을 방어하는 수방사령관에 발탁돼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사단장 경험이 없는 김 소장이 예하에 3개 향토사단을 거느린 군단장급 요직인 수방사령관에 임명된 것은 수방사령부 창설 이래 최초이다. 육군의 군단장급 지휘관 자리는 수방사령관과 특전사령관을 포함해 총 9석이고, 이 가운데 최고의 작전 전문가가 보직되는 요직이 주로 5군단장과 수방사령관이다.   김도균(가운데) 신임수방사령관이 남북장성급회담 남측 수석대표 시절인 지난 2018년 10월 26일 판문점에서 열리는 제10차 회담을 위해 종로구 남북회담본부를 출발하기에 앞서 취재진에게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 작전 전문가 보직하던 자리에 대북협상 전문가 발탁   따라서 수방사령관을 마치면 합동참모본부의 작전 분야 최고 요직인 작전본부장으로 영전하는 사례가 많았다. 2012년 이후 수방사령관 역임자 중에는 최근 국회의원 선거에서 비례대표로 당선된 신원식(육사37기) 전 대한민국수호예비역장성단 공동대표, 김용현(육사38기) 육군협회 지상작전연구소장, 구홍모(육사40기) 예비역 중장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와 같이 수방사령관은 사단장을 거쳐 합참이나 육군본부의 작전 분야 참모 직위를 수행한 작전 전문가가 중장 진급을 하면서 주로 임명되던 자리로서 이종구 전 국방부장관, 남재준 전 육군참모총장, 김태영·한민구 전 국방부장관 등이 거쳐 간 군의 대표적 요직이다. 이런 자리에 처음으로 사단장을 경험하지 않은 대북협상 전문가가 발탁된 것이다.   김 소장은 대령 시절 수방사 예하 사단에서 연대장 직을 수행한 이후 지휘관 경험은 없다. 그는 국방부 북한정책과장을 거쳐 준장 진급 후 국방부 정책기획차장, 청와대 국방개혁비서관 직책을 수행하면서 소장으로 진급했다. 이후 국방부 대북정책관으로 자리를 옮겨 9·19 군사합의를 주도했고, 남북 장성급회담 남측 수석대표를 맡아왔다.    ■ 대북 정책통, 통상 임기제 준장 또는 소장이 마지막 계급   국방부는 “김 소장의 대북 협상 경험과 유관기관과의 협업 능력, 위기관리 능력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수방사령관은 서울시와 유기적인 협력 하에 각종 방위요소를 통합하고 지휘체계를 일원화해 방위하는 ‘통합방위’ 작전에 능통해야 한다”며 “다양한 작전 요소가 혼재된 서울 방어를 연대장 경험뿐인 작전 비전문가에게 맡기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과거에는 사단장을 역임하지 않으면 중장 진급이 되지 않았고, 김 소장처럼 대북 협상이나 군비통제 업무를 담당하던 정책통은 통상 2년 복무 후 전역하는 임기제 준장 또는 소장이 마지막 계급이었다. 정책통 중에 뛰어난 능력을 발휘한 경우 임기제 중장으로 진급한 선례가 있었지만 군단장급 지휘관에 보직되지는 않았다.   ■ 정보본부장 여의치 않자 전방보다 부담 적은 직책 임명  이번 인사가 발표되기 전에 이런 문제가 제기돼 한 때 김 소장을 국방정보본부장에 임명하는 방안도 검토됐다고 알려진다. 하지만 정보 병과의 인사 적체에 따른 문제가 있어 5군단장과 수도방위사령관 자리가 거론됐고, 상대적으로 작전 부담이 적고 연대장 직을 수행한 수방사의 사령관으로 정리한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이에 따라 지난해 하반기 인사에서 중장으로 진급하고도 청와대 국방개혁비서관에 계속 머물러 있던 김현종 중장은 이번 인사에서 수도방위사령관을 희망했지만 김 소장에게 그 자리를 넘겨주고 5군단장에 임명됐다. 결국 이번 인사의 시작과 끝이 모두 김 소장의 향배에 따라 결정됐다는 얘기까지 회자된다.   김 소장의 중장 진급과 수방사령관 발탁으로 진급 1순위로 거명되던 보병 병과 작전 특기의 군단장 진출은 지난해 하반기 인사에 이어 이번에도 무산됐다. 그의 동기생인 강인순 육군본부 정보작전참모부장, 이진형 국방부 정책기획관, 황병태 2작전사령부 참모장 등은 올해 하반기 인사에서 혹시 있을지 모를 마지막 1석을 두고 경쟁해야 한다.   ■ 이준 전 국방장관, 군단장 거치지 않았지만 군사령관 발탁   이와는 별개로, 군단장 직책을 거치지 않고 군사령관에 발탁된 케이스는 한 번 존재한다. 이준(육사19기) 전 국방부장관은 하나회의 견제를 받아 강원도 오지인 21사단장을 역임하고 중장 진급 후에도 군단장에 보직되지 못했다. 이후 조달본부장을 하다가 전역이 예정돼 있었으나 김영삼 정부의 하나회 척결로 대장으로 진급해 1군사령관에 임명됐다.   이런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장군은 물론 영관급조차도 해당 계급의 필수 보직인 지휘관 직책을 수행하지 않으면 다음 계급으로 진급이 거의 불가능하다. 예컨대 중령 때 필수 보직인 대대장을 거쳐야 대령 진급대상에 포함되며, 대령 때 연대장 보직을 수행해야만 장군 진급대상이 될 수 있는 것이 군의 인사구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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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5-12
  • [팩트체크] 금호그룹 누른 호남기업 ‘SM그룹’ 우오현 회장 논란의 양면성
    우오현 회장 논란의 양면성
    • 굿잡뉴스
    • 일자리정책
    2019-11-19
  • 해군총장 출신 김성찬 의원, 3선 가능성 있음에도 총선 불출마 선언
    ▲ 자유한국당 재선 의원인 김성찬 의원이 15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한국당 현역의원 중 유민봉·김무성 이어 총선 앞두고 세 번째 공식 불출마민주당 공천 확실시되는 황기철 전 해군총장과 지역구 당선 경쟁 부담도[뉴스투데이=김한경 안보전문기자] 해군총장 출신인 자유한국당 김성찬 의원(경남 창원시 진해구)이 내년 총선에서 3선 가능성이 있음에도 15일 불출마를 선언했다.자유한국당 현역의원 가운데 비례대표 초선인 유민봉 의원과 6선의 김무성 의원에 이어 총선을 앞두고 세 번째 공식 불출마 선언이다. 김 의원은 불출마 이유로 ▲ 책임지기 ▲ 기득권 내려놓기 ▲ 자유세력 대통합과 혁신 등 세 가지를 들었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에서 "지금 이대로 있어서는 안 된다는 절박함과 함께 모든 것을 비워야 할 때라는 생각에 내년 총선에 출마하지 않는 것이 제가 할 수 있는 길이라 판단했다"고 밝혔다.김 의원은 "대한민국 안보와 경제가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고 사회적 갈등이 최악의 상태인데, 이런 상황을 막지 못한 데 대해 조금이라도 책임을 지는 것이 마땅하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정치적 기득권을 내려놓음으로써 좋은 인재들이 국가와 국민을 위해 능력을 발휘할 기회를 만들어 줘야 할 때"라며 "저의 이번 결정이 자유세력 대통합과 혁신을 위한 치열한 토론과 고민, 행동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김 의원은 이어 "'나만 옳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상대방의 생각에도 마음의 문을 열고 조금씩 양보하면서 서로 힘을 합쳐 자유세력 대통합과 혁신의 시대를 열어가길 간곡히 호소한다"고 거듭 말했다.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김 의원이 총선에 출마하면 더불어민주당 공천이 확실시되는 황기철 전 해군총장과 진해 지역구에서 격돌이 불가피하다”면서 “두 사람은 모두 진해고 및 해사 선후배 사이인데다 총장까지 역임해서 동문들 간에도 지지 의사가 달라 어려움이 많다”고 말한다. 또 “세월호와 방산비리의 피해자인 황 전 총장이 지난해부터 진해 지역구 지구당위원장을 맡아 열심히 활동해온 점과 선거운동 과정에서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면 해군의 치부가 들어날 수 있다는 점도 선배인 김 의원이 불출마를 결심하는데 일부 영향을 미친 것 같다”는 얘기가 나온다. 진해지역 사정에 밝은 한 예비역 해군 장성은 “보수 성향인 지역 분위기를 감안하면 김 의원이 황 전 총장과 충분히 경쟁해볼 만한 상황이다”라며 “3선을 하면 상임위원장 자리도 맡을 수 있어 국회의원이면 누구나 욕심을 가질만한데 불출마를 결정한 것은 대단하다”고 말했다.김 의원은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3선 이상 중진의원 용퇴론'과 관련해 "제가 가진 게 있다면 비워야 할 때라는 생각은 제가 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나머지는 중진 의원들이 판단할 문제"라고 말을 아꼈다.향후 경남지사 출마 계획에 대해서는 "그럴 능력도 안 되고 계획도 없다"며 "단지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앞장서겠다. 탄핵뿐 아니라 여러 과정에서 과거를 가지고 싸우는 것은 미래를 다치게 하는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1954년생인 김 의원은 지난 2012년 19대 총선에서 경남 창원시 진해구를 지역구로 국회에 입성해 내리 재선에 성공했다. 국회 국방위원회 간사, 한국당 경남도당 위원장 등을 지냈으며, 해군참모총장 시절인 2010년 3월과 11월 천안함 피격 사건과 연평도 포격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 굿잡뉴스
    • 일자리정책
    2019-11-15
  • [단독] 한·미 현안 앞두고 미 육사 출신 표세우 주미 국방무관 소장 진급
    ▲ 지난 4월1일(현지시간) 미 국방부를 방문한 정경두 장관이 섀너핸 장관 대행과 회담하는 자리에 배석한 표세우 주미 국방무관(좌측 세 번째). [사진제공=연합뉴스] 강선영 항공학교장, 여군 첫 소장 진급시켜 항공작전사령관 임명육사 수석 졸업한 김현종 중장 진급자 국방개혁비서관 계속 맡아[뉴스투데이=김한경 안보전문기자] 정부가 8일 단행한 하반기 장군인사에서 미국 육사인 웨스트포인트 출신의 표세우 주미 한국대사관 국방무관이 준장에서 소장 진급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 등 주요 현안을 앞두고 미국 국방부 및 육군 내에 폭넓은 인맥을 갖고 있는 웨스트포인트 출신 인사를 승진시킨 것은 비록 공사급이지만 한·미 관계에 긍정적 신호란 해석을 낳고 있다. 국방무관은 국방부장관을 대리하여 주재국에서 근무하는 군사외교관을 말하며, 주미 국방무관은 지금까지 통상 소장급이 보직돼 왔다. 따라서 준장을 주미 국방무관에 장기간 보직하는 것은 다소 이례적이며, 주재국을 소홀히 여긴다는 이미지를 줄 수 있다고 한다. 게다가 표 소장 진급자는 미국 육사를 졸업한 대한민국 최초의 주미 국방무관으로서 올해 한·미 군 수뇌부 간에 이루어진 각종 회담에 배석해 양국 간 군사외교 현안 조율에도 상당한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연유로 그의 이번 소장 진급은 양국간 군사외교관계를 보더라도 상당한 의미가 있다. 그는 진급 후에도 워싱턴에서 계속 국방무관으로 근무할 예정이어서 향후 한·미 군사안보 현안을 풀어나가는데 일익을 담당할 예정이다. 한편, 8일 장군인사에서는 강선영(53·여군 35기) 준장을 여군 최초의 소장으로 진급시켜 육군항공작전사령관에 임명했다. 강 장군은 60항공단장과 11항공단장, 항공작전사령부 참모장에 이어 현재 항공학교장을 맡는 등 육군항공 분야 전문가다.또 이번 인사에서는 국군심리전단장과 국방정보본부 정보기획과장을 거쳐 현재 수도방위사령부 정보처장인 김주희(53·여군 35기) 대령이 정보병과 최초의 여성 장군이 됐다. 김 준장 진급자의 큰 오빠도 김기철(해사 30기) 해군준장이어서 남매 장군이 탄생했다. 국방부는 "능력과 전문성을 갖춘 우수한 인재 중 강선영(항공), 김주희(정보), 정의숙(간호 28기) 등 여군 3명을 선발해 여성 인력 진출을 확대했다"고 설명했다.이번 인사에서 강창구, 김현종, 박양동, 박정환, 허강수 육군 소장이 중장으로 진급해 군단장 등에 보임되며, 육사를 수석 졸업한 김현종 중장 진급자는 국방개혁비서관을 계속 맡게 된다. 이밖에 육군 최인수 준장 등 15명과 해군 유근종 준장 등 2명, 공군 이영수 준장 등 4명을 포함한 21명은 소장으로 각각 진급했고, 육군 여인형 대령 등 53명과 해군 구자송 대령 등 13명, 공군 김준호 대령 등 11명을 포함한 77명이 준장으로 승진했다.국방부는 "특정 분야에 편중되지 않은 능력 위주의 균형 인사를 구현한다는 원칙에 따라, 작년에 이어 박양동, 허강수 중장 진급자 등 비(非)사관학교 출신 중 우수자를 다수 발탁하여 사관학교 출신 편중 현상을 완화했다"고 설명했다.그러면서 "맡은 직책에서 마지막까지 묵묵히 성실하게 복무한 인원을 다수 발탁했다"며 "앞으로도 우수자는 출신·성별·특기 구분 없이 중용되도록 공정하고 균형된 인사를 적극 구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 굿잡뉴스
    • 일자리정책
    2019-11-08
  • 국내 이공계 최상위권 인맥 형성 산실된 ‘과학기술전문사관’
    ▲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16일부터 다음달 16일까지 ‘제6기 과학기술전문사관 후보생’을 모집한다. [사진제공=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기정통부, ‘탈피오트’ 벤치마킹한 과학기술전문사관 후보생 모집후보생 기간 중 매년 등록금 전액과 전문역량 개발비 500만원 지원 [뉴스투데이=김한경 안보전문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국내 이공계 최상위권 인맥 형성의 산실로 발전하고 있는 ‘과학기술전문사관’ 제6기 후보생을 16일부터 다음달 16일까지 공개 모집한다. 과학기술전문사관은 과기정통부가 국방부와 함께 이스라엘의 엘리트 과학기술전문장교 양성 프로그램인 ‘탈피오트’ 제도를 벤치마킹하여 마련한 제도다. 이공계 분야의 뛰어난 인재들을 선발, 소정의 교육을 거쳐 장교로 임관시킨 후 국방과학연구소에서 3년간 연구개발을 수행함으로써 군 복무로 인한 경력단절 없이 해당분야의 전문성을 배양하고 전역 후 취·창업까지 연계하자는 취지다. 과학기술전문사관 후보생으로 선발되면 대학 재학 중 국방과학교육·창업전문교육·국방과학연구소 현장실습 등 추가 의무교육을 받아야 하며, 후보생 기간 중 매년 등록금 전액과 전문역량 개발비로 500만원의 장학금을 지원 받는다.2014년에 최초로 1기 후보생을 선발했다. 당시에는 KAIST, 포항공대, 광주과학기술원(GIST), 울산과학기술원(UNIST)의 전기, 전자, 컴퓨터, 기계, 항공, 순수과학(물리, 화학 등) 계열 전공을 선택한 학생만 지원할 수 있었다. 2015년에는 여기에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이 추가됐고, 2017년 4기 모집부터 이공계열에 일정 범위의 학기를 이수한 재학생이라면 다른 조건 없이 지원할 수 있게 됐다. 매년 이공계 분야 전체에서 20-25명을 선발하고 있는데, 3기까지는 과기특성화대학교와 대통령과학장학금 및 이공계장학금 수여자가 지원 자격 기준이어서 국내 이공계 최상위권 인맥이 자연스럽게 형성된다. 한 기수의 전자전기 계열 중에 카이스트, 포스텍, 유니스트 수석이 모두 배출된 선례가 있다. 또 학부 시절에 SCI급 논문 1저자로 게재되거나 세계대회에서 수상한 사람들도 있으며, 해외 대학에서 박사과정 장학금을 포기하고 지원한 사람도 있다고 한다.이번에 선발되는 과학기술전문사관 후보생은 대학 재학 중 2년의 국방과학기술 양성과정을 거치며, 졸업 후 육군학생군사학교에서 전문사관 과정 교육을 받고 연구개발장교로 임관해 2022년부터 국방과학연구소(ADD)에서 3년간 복무하게 된다.과학기술전문사관이 되면 정부출연연구소에서 석·박사급이 하는 연구에 학사 출신이 참여해 경험을 쌓을 수 있는데다, 일과 이후 및 주말 시간을 이용해 석사학위를 취득할 수도 있다. 또 전역 후 국방과학연구소나 방위산업체 취업에도 도움이 된다.과기정통부는 전국 4년제 이공계 분야 전공자 가운데 올해 9월 현재 제4∼5학기 재학생 또는 2020년 3월 제5∼6학기 복학 예정자를 대상으로 모집한다.지원을 희망하는 학생은 서류를 구비해 과학기술전문사관 지원센터(대전광역시 유성구 문지로 193 한국과학기술원(KAIST) 학부동(F) 444호)로 직접 제출하거나 등기우편으로 보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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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자리정책
    2019-08-16
  • 국방정신전력원, ‘사진전문가 양성소’로 전락한 듯
    ▲ 국방정신전력원의 ‘사진전문 교육과정’에 입교한 교육생들이 교육기간에 촬영한 사진으로 사진전을 열고 있다. [사진제공=국방일보]국군 정신전력을 강화한다는 기관 설립 목표 퇴색[뉴스투데이=김한경 안보전문기자] 국방정신전력원이 ‘사진전문 교육과정’을 개설하고 이를 홍보한데 대해, 일각에서 본래 임무인 정신전력 교육에는 소홀하면서 엉뚱한 분야에 신경 쓴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국방부가 국방백서에서 ‘북한이 우리의 주적’이란 표현을 삭제하고, 장관이 국회에서 북한의 도발을 ‘우발적 무력 충돌’로 설명하자, 이런 현상이 정신교육에 영향을 미친 결과가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다.국방일보는 17일 국방정신전력원 ‘사진전문 양성과정’에 대한 홍보 기사(‘군 사진전문가 꿈 카메라로 담다’)를 보도했다. 이 과정을 마친 교육생들이 사진 전시회를 열었다는 내용이고, 그것을 관람하는 나승용 국방정신전력원장(육군 준장)의 사진도 실었다.국가안보와 무관한 사진전문가 된다는 군인을 홍보사진전문 교육과정은 보도사진 촬영 능력을 갖춘 사진전문가 양성을 목표로 지난해 처음 개설돼 매년 40명을 양성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 과정을 마친 한 대위는 “군 전문 포토저널리스트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밝히기도 했다.하지만, 국방정신전력원은 대한민국 국군의 정신전력(精神戰力)을 강화하기 위한 교육을 실시하고 교리(敎理)를 연구·발전시키기 위해 설치된 국방부 장관 소속기관이다.엄연히 정신전력과 관련된 교육과정이 있고 그것을 제대로 가르치고 발전시키는 것이 목표가 돼야 한다. 그런데 부수적으로 사진 교육과정을 만들고, 그 과정에 들어온 장교는 나라를 지키는 것보다 사진 전문가가 되겠다는 다짐을 한다. 그리고 그런 모습을 자랑하기 위해 군은 국방일보를 통해 외부에 홍보한다. 군이 정신전력 강화에 열중하는 내용을 홍보하기에도 모자랄 판에 그런 내용은 없고 엉뚱한 사진 전문가 양성을 홍보하는데 주력하는 모습이다.예비역 장군, “정신전력 강화기관으로 회귀해야” 주문현재 군은 부족한 전투 병력을 보충하기 위해 전투와 무관한 장소에 근무하는 장병들을 전투 부대로 돌려보내고 있다. 한가하게 사진전문가를 양성해 보도사진이나 찍을 때는 아니다. 정말 사진전문가가 필요하면 민간 전문가를 군무원으로 임용시키거나 관련 민간업체에 위탁하면 된다.또 긴급한 현장 사진은 군 간부들이 갖고 있는 스마트폰으로도 얼마든지 촬영해 사용할 수 있다. 기자도 현지 취재를 나가면 종종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어 보도기사에 활용한다. 그만큼 스마트폰의 사진 기능이 향상됐고, 업무하는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한 예비역 장군은 “정훈장교들이 정신전력 업무보다 공보 업무에서 빛을 보는 경우가 많아 보도사진이 부각된 듯하다”며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사진전문가 양성보다는 정신전력 강화에 힘쓰는 기관으로 회귀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 굿잡뉴스
    • 일자리정책
    2019-07-17

사람들 검색결과

  • [인물탐구] 조용준 한국화이바 창립자 ⑤ 인터뷰 : 보청기 거부하는 복합소재 대가의 성공 철학
    [뉴스투데이=김한경 안보전문기자] 지난 22일 한국화이바 창립자인 조용준 회장을 직접 만나기 위해 본사가 있는 밀양으로 출발했다. 기자가 11시30분경 밀양역에 도착하자 안내차량이 나와 있었다. 회사로 가는가 싶었는데 도착한 곳은 인근에 있는 중식당이었다. 식당에는 조 회장이 큰아들인 조문수 한국카본 대표와 함께 직접 나와서 기자를 맞이했다.   서로 인사를 나눈 후 식사를 하며 대화가 시작됐다. 조 회장은 수수한 옷차림에 평범한 외양이었지만 행동과 말투는 단호했다. 그 모습에서 독창력을 경영 철학으로 삼아 복합소재 기술의 국산화를 이뤄낸 저력이 느껴졌다. 조 회장은 91세의 고령이어서 보청기 없이는 소리를 잘 듣지 못했으나, 조문수 대표는 “아버님이 보청기를 사용하기 싫어하신다”고 말했다.   집무실에서 복합소재 개발 과정을 기자에게 열정적으로 설명하는 조용준 회장. [사진=김한경 기자]   ■ “100억원의 손해는 용서해도 1억원의 추가 실수는 질책”   조 회장이 잘 알아듣지 못해 대화에 어려움은 있었지만 정확한 기억과 빛나는 눈매, 그리고 자기가 개발한 기술에 대한 자부심은 역력했다. 그는 비교적 또렷한 어조로 자서전에서 언급했던 창업과 기술개발 과정을 얘기하면서 “돈을 벌려는 생각보다 일본을 기술로 이겨야겠다는 마음으로 개발에 몰두했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돼지고기와 조개에 대한 알레르기가 심해서 외부에서 식사를 꺼렸다. 그런 체질 때문에 영업보다는 회사 안에서 기술 개발에 주력했다. 이로 인해 영업 활동은 주로 큰아들인 조문수 대표가 도맡아 수시로 국내외 출장을 다녔다. 그렇다고 해서 조 회장이 영업을 잘 모르고 개발에만 몰두하는 엔지니어는 아니었다.   조 회장은 “돈이 되지 않으면 기술이 아니라는 지론을 갖고 평생 기술을 개발해 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술 개발에 성공하면 그 기술로 얼마나 시장의 단가를 낮춰 제품 경쟁에서 이길 수 있을지 생각했고, 그래서 남들이 하지 않은 새로운 방법으로 접근했다”고 강조했다. 이런 영업 마인드가 있었기에 조 회장은 오늘의 성공을 이뤄낼 수 있었다.   조문수 대표는 “아버지는 사업을 하는 과정에 투자를 잘못하거나 개발에 실패해 커다란 손실을 봐도 ‘잊어버려. 가슴에 담고 있다간 몸만 상해’라며 상황을 끝내버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당하게 최선을 다했다면 100억을 손해 보더라도 나무라지 않았지만 이후 판단을 잘못해 추가로 1억을 손해 보는 것은 용납하지 않으셨다”고 덧붙였다.   식사를 마친 후 한국화이바 본사로 이동했다. 조 회장은 회사에 들어서자 그가 직접 나무를 심고 돌을 옮겨 가꾼 정원인 ‘녹산원’으로 향했다. 그는 자신의 철학인 ‘독창력’이란 글이 새겨진 자연석 앞에서 기자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이 판문점 전격 회동은 자신의 독창적 아이디어라고 말한 사실을 언급하며 서로 같은 생각을 가졌다고 강조했다.   ■ 담배 한 갑 사주고 하루 종일 책방에서 전문서적 독학   이어 조 회장은 조문수 대표에게 시설 안내 순서를 정해주면서 기자와 함께 직접 공장을 돌아봤다. 밀양 공장에는 그가 평생을 바쳐 이뤄낸 산물의 일단이 내부에 펼쳐져 있었다. 그라스페이퍼 생산시설과 LNG화물창 설치 판넬 제작공정 등을 둘러봤는데, 모든 설비와 내부 배치는 그가 직접 구상하고 설계했으며, 시험장비 등 일부 설비만 해외에서 구입한 것이라고 했다.   모든 설비와 내부 배치를 조 회장이 직접 구상하고 설계한 그라스페이퍼 생산라인. [사진제공=한국카본]   조문수 대표가 대부분의 설명을 이어갔지만 조 회장도 함께 둘러보면서 일부 공정은 자신이 직접 설명하거나 조 대표에게 설명하도록 주문하기도 했다. 그러는 가운데 마주치는 직원들과 반갑게 인사하고, 한 중견 책임자에게는 “20대 청년 때 입사했는데, 이제 50대 중반이 넘었다”면서 환한 미소로 격려하고 대견해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공장 시설 견학에 이어 한국카본 본사에 마련된 한국화이바 및 한국카본의 역사관을 돌아봤다. 역사관에 들어서자, 두 회사가 성장해온 과정을 연대별로 설명한 전시자료에 이어 창업주인 조용준 회장의 흉상과 그의 의지가 담긴 어록을 전시한 공간이 나왔다.   흉상 좌측 공간에 자리한 어록에는 한글과 영어로 “나는 평생 복합소재 한 분야만 매진해야겠다는 결심을 굳혔다. 내 머릿속은 오로지 복합소재 하나로 세계 최고기업이 되겠다는 꿈만이 있었을 뿐이다. 기술 개발은 언제나 수많은 실패를 거듭한 후에야 성공으로 연결될 수 있다. 실패를 두려워하면 성공도 없다.”고 기록돼 있었다.   이처럼 조 회장은 자신이 무엇을 해야겠다는 목표가 세워지면 필요한 모든 것을 스스로 찾아서 독학으로 해결했다. 낚시대를 개발하던 초창기에는 주로 중고 서점에서 찾아낸 일본 전문서적으로 공부했다. 당시 중고서적도 살 형편이 아니었던 그는 “책방 주인에게 담배 한두 갑을 사주고 양해를 얻어 책방 구석에서 시간 날 때마다 책을 읽었다”고 말했다.   이렇게 시작한 그의 복합소재에 대한 공부는 일본에서 매월 발간하는 ‘공업재료’란 전문잡지와 관련 협회가 발간하는 자료 등을 40년 이상 탐독하는 등 일상이 됐다. 이런 과정을 통해  얻은 전문지식을 토대로 그는 세계적인 전문가조차 불가능할 것으로 여겼던 기술까지 개발에 성공하는 등 대단한 성과를 이뤄냈다.   ■ 병원 사환으로 일하며 의사 되려고 독학해 치질약도 개발   조 회장은 겉으로 드러내진 않았지만 자신이 평생 동안 이룬 성과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했다. 한국카본에 마련된 집무실에 들어서자, 그는 지난해 발간한 자신의 자서전인 “독창력만이 살 길이다”란 책에 ‘한국화이바, 한국카본 회장 조용준’이라고 직접 서명해 기자에게 건넸다. 그리고 40년 이상 읽었던 공업재료 잡지 전체를 꽂아놓은 서가를 찍은 사진 뒷면에도 서명해서 주었다.    마침 기자의 눈에 일본어로 깨알같이 적어놓은 오래된 서류가 보였다. 무엇이냐고 물어보니 초등학교 졸업 후 병원의 사환으로 일할 때 의사가 되겠다고 독학하면서 개발한 치질약 설명서라고 했다. 그가 목표를 세우면 독학으로 뭔가를 이뤄낸 사실을 증명하는 자료를 직접 보게 된 것이다. 오랫동안 보관한 것도 대단했지만, 그 방법이 당시 상당한 효과가 있어 돈도 꽤 벌었다는 사실도 놀라웠다.   이렇듯 조 회장은 한국에 변변한 기술 하나 없던 시절에 단순한 호기심에서 시작된 꿈을 쫒아 열심히 노력한 결과, 오늘의 ‘한국화이바’와 ‘한국카본’을 만들어냈다. 두 아들이 맡아 이끌고 있는 이 회사들은 복합소재에 관한 한 한국 최고의 기업일 뿐만 아니라, 세계 수준의 기술력을 갖고 있다. 특히 LNG운반선 화물창 설치 패널의 핵심인 가스 차단용 복합재 알루미늄시트는 세계 유일의 독점 기술이다.   유리섬유강화우레탄 폼과 복합재 알루미늄시트로 구성된 LNG화물창 설치 패널 생산라인. [사진제공=한국카본]   하지만 이렇게 대단한 성과를 이뤄낸 이면에는 조 회장이 엄청난 자금과 시간을 들여 개발했지만 회사에 이익이 될 만큼 실용화되지 못하고 이런 저런 이유로 직접 사업화하지 못하거나 사장된 기술들도 상당했다. 조 회장은 “그런 현실이 안타깝지만 기술을 개발했다는 사실만으로 만족해야 한다고 스스로 마음을 다스렸다”고 말했다. 그 중 몇 가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조 회장은 카본 섬유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한 때 테니스 라켓과 골프채를 만들었다. 그러나 완제품에 너무 신경을 쓰면 소재 사업에 전념하겠다는 자신의 의지가 약화될 소지가 있어 결국 테니스 라켓은 개발한 기술과 시설을 ‘한일 라켓’에 넘겨줬다. 골프채도 품질은 외제에 비해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홍보비용을 감당할 수 없어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 방식으로 일본에 수출하는 길을 택했다.   조 회장은 상·하수도 및 폐수 처리장의 바닥에 쌓인 슬러지를 제거하는 슬러지 수집기도 개발했다. 하지만 한국 업체들은 그의 제품을 신뢰하지 않아 미국 엔바이어스사 제품을 수입해 사용한다. 안타까운 점은 세계 시장의 30%를 차지하는 이 회사가 자사 제품보다 우수하며 생산가격도 저렴한 조 회장의 슬러지 수집기를 구매해 자사 브랜드를 붙여 역수출하기도 했다.    ■ 틸팅열차, 굴절버스, 초저상버스도 조 회장 개발 작품   조 회장이 개발한 ‘틸팅(tilting)열차’는 세계 최초로 복합소재를 이용하여 거대한 차체를 한 덩어리로 제작한 것이다. 틸팅이란 원심력을 줄이기 위해 기존 철로의 곡선구간에서 안쪽으로 열차를 기울게 만들어 제 속력을 내는 기능이다. 조 회장은 자체 기술로 만든 대형 성형기(오토 크레이브) 안에 복합소재를 넣고 고온과 고압으로 마치 오븐에서 빵을 구워내듯이 틸팅열차 1량을 한 번에 뽑아냈다.   이렇게 제작된 6량의 틸팅열차는 2007년 3월부터 시험 운행에 들어갔고, 기술적 하자는 전혀 없었다. 차량이 가벼워 전기로 운행할 때 에너지 절감 효과도 있고 철로 마모를 줄이면서 지반을 보호하는 등 장점이 있었다. 하지만 세계적 주목을 받았던 이 열차는 시장성이 형성되지 않아 안타깝게도 생산이 중단됐고, 시범 제작한 틸팅열차는 지금 철도기술연구원 창고에 보관돼 있다.    조 회장은 이후 건설교통부의 제안으로 도로와 궤도 양쪽에서 모두 운행할 수 있는 자율주행차인 ‘굴절버스’도 제작했다. 네덜란드 APTS사와 기술 제휴로 차체와 내장재 일체를 자체 제작하고 엔진의 조립까지 한국화이바가 맡아 2009년 출시됐다. 이 버스는 동력원을 연료전지나 천연가스를 사용해 대기오염이 없는 차량이지만 역시 시장성이 없어 생산이 중단됐다.   이 버스를 개발하는 도중에 ‘초저상버스’를 개발하라는 추가 과제가 주어졌다. 장애인·노약자 들이 승하차가 편리하도록 기존 저상버스보다 바닥을 낮게 하고 승차감을 높인 버스다. 설계에서부터 차제제작 및 내부시설까지 한국화이바가 만들어 국가 표준형저상버스로 과천정부청사에서 공개 시승식까지 가졌으나, 회사 내부사정으로 기술과 생산설비를 타 업체에 넘겨야 하는 아픔도 겪었다.    이와 같이 조 회장은 자신의 의지나 시장 상황 또는 회사 내부사정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세계적 수준의 다양한 제품을 계속 개발하면서도 회사에 이익을 가져올 만큼 실용화하는 데에는 실패했다. 그러나 소재 분야에서는 그라스페이퍼, 유리섬유 파이프, LNG화물창 설치 패널 등에서 대단한 성과를 이뤄내면서 계속 확장되는 추세이다.   ■ 조문수 대표, “아버지의 천재성, 통찰력, 추진력은 대체 불가”   조문수 한국카본 대표는 “아버지의 천재성과 통찰력 그리고 추진력은 누구도 따라올 수 없고 대신하기 어렵다”면서 “지금도 여전히 기술 개발과 관련해서는 아버지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 회장은 이제 큰아들에게 모든 것을 맡기고 뒤로 물러선 입장이다. 자신처럼 직접 기술 개발은 어렵지만 경영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평생을 복합소재만 연구한 조 회장은 이날 대화 중에 핵폐기물 저장과 관련된 해결책도 언급했다. 그는 자신의 유리섬유 용융로 기술을 이용하여 “유리 속에 핵폐기물을 넣으면 빠져나오지 못해 안전하다”며 “이런 방식으로 처리해 바닷물 속에 저장하면 영구 보존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아직 이 방법의 효용성을 신뢰하지 않아 프랑스가 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   이렇게 조 회장은 복합소재로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분야에서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방식으로 접근해 새로운 기술들을 개발했고 세계적 수준의 제품들을 생산해 국익 창출에 기여해왔다. 그가 평생 동안 독학으로 이뤄낸 기술적 성과는 어느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뛰어난 것이며, 사람들은 복합소재 산업의 선구자인 그를 가리켜 ‘진정한 한국의 보배’라고 말한다.   조 회장의 인터뷰는 청력의 문제로 원활히 이루어지진 않았다. 하지만 그가 평생을 어떻게 살아왔고 얼마나 대단한 업적을 이뤄냈는지는 회사 곳곳에서 느껴졌다. 조 회장은 인터뷰 말미에 기자에게 조용히 당부했다. “우리 아들 좀 잘 도와 달라”고. 아버지의 도움이 아직 필요하다는 아들과 아들이 잘 되길 바라는 아버지의 심정을 가슴 깊이 느끼면서 기자는 밀양을 떠났다.    
    • 사람들
    • 인물탐구
    2020-04-27
  • [인물탐구] 조용준 한국화이바 창립자 ④ 철학 : 시장의 승자는 학력 이긴 ‘독창력’
    [뉴스투데이=김한경 안보전문기자] 조용준 회장의 인생은 ‘독창력’이란 단어를 빼고는 설명할 수 없다. 그는 독창력을 무기로 복합소재 분야의 다양한 기술들을 개발하면서 평생을 살아왔고, 자신이 걸어온 길을 통해 독창력만이 살 길이란 것을 스스로 증명하고 있다.   조용준 회장은 지난해 10월 자신이 걸어온 90년 인생을 반추해보는 ‘독창력만이 살 길이다’란 제목의 자서전을 발간했다. 1999년에 처음 발간했던 책의 증보판 같은 성격인데, 이 책에서 그는 복합소재와 관련된 여러 기술과 생산설비 개발에 도전하여 수많은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성공에 이른 과정을 가감 없이 담아냈다.   조용준 회장(왼쪽에서 두 번째)이 낚시대를 만들던 은성사 시절에 근무했던 동료들과 녹산원의 ‘독창력’ 자연석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사진제공=한국카본]   ■ 쌀 한 가마 값 낚시대 사는 병원장 보며 복합소재에 호기심 가져   이 책의 서문에서 조 회장은 1962년 어느 날  쌀 한 가마 값을 주고 낚시대를 사는 병원장을 보면서 갖게 된 낚시대 소재에 대한 ‘호기심’과 그 소재로 무언가를 이루겠다는 막연한 ‘꿈’이자신이 복합소재 분야에서 성공하게 된 동기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이 남보다 특출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단지 험난했던 그 길을 가야만 살 수 있다는 절박감이 그를 사로잡아 자신에게 미안하지 않을 만큼 열심히 노력한 결과 기술 개발에 성공하고 회사도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루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조 회장은 “IMF를 맞아 수많은 기업이 도산하는 상황에서도 한국화이바는 지속적인 성장의 발걸음을 내딛었다”면서, 그런 행운의 배경에는 “오직 복합소재라는 한 영역만을 고집하면서 독창력을 발휘한 기술 개발로 선진국들의 기술과 차별화시키는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초등학교 졸업이 최종 학력인 조 회장이 복합소재라는 대단히 생소하고 전문적인 분야에 뛰어들어 평생을 바치면서 독창력을 삶의 철학으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 이를 위해 1960년대 방위산업 초창기에 그가 경험했던 사례가 답이 될 듯하다.   ■ 나이키 유도탄 탄두 생산권한 빼앗긴 뒤 독자적 기술 개발 다짐   1969년 조 회장은 알고 지내던 방위산업연구소 관계자로부터 FRP 소재가 없어 대전차지뢰를 미국에 의존한다는 말을 들었다. 샘플을 얻어 해체해보니 외관은 플라스틱인데 뇌관을 치는 격발장치인 스프링이 FRP 소재였다. 2주 만에 스프링 견본을 만들어 보내자 그 관계자는 깜짝 놀라며 방위산업에 참여해 달라는 부탁을 해왔다.   이후 선진국에서 쓰는 플라스틱 헬멧 개발도 요청했다. 조 회장은 한 달 남짓 연구를 통해 나일론 섬유에 자신이 개발한 수지를 결합시켜 가벼우면서도 강도가 뛰어난 플라스틱 헬멧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당시 박정희 대통령은 이 헬멧을 직접 도끼로 찍어보고 이상이 없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그 후 플라스틱 헬멧은 60만 국군이 사용했고, 이란에도 수출됐다.   이를 계기로 한국화이바는 방위산업체로 지정돼 대전차지뢰, 소총·유탄발사기 개머리판, 헬멧 등을 만들어 국방부에 납품했고, 후에 나이키 유도탄 탄두까지 개발했다. 하지만 유도탄 탄두 생산 권한을 힘이 없어 다른 업체에게 빼앗기면서 조 회장은 “어느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나만의 독자적인 기술 개발의 길을 열어야겠다”고 수없이 다짐했다.   그가 스스로에게는 말할 것도 없고 회사 임직원들에게 수시로 ‘독창력’을 강조하고 ‘독창력만이 살 길’이라고 끊임없이 주장해온 배경에는 이와 같이 방위산업 초창기에 겪은 아픈 추억이 깊게 자리하고 있다. 이러한 실제 경험에서 우러나온 절실함이 조 회장의 평생 철학이 된 ‘독창력’을 태동하게 만든 근원이기도 하다.   현재 한국화이바는 복합소재에 관한 한 세계 최고의 기술을 자랑하는 몇몇 제품들을 갖고 있다. 유리섬유 파이프와 LNG화물창 자재가 대표적이며, 아직 실용화되지는 않았지만 초저상버스와 틸팅열차 등도 이에 해당한다. 특히 복합소재를 이용해 일체형으로 만든 틸팅열차는 세계의 기술자들이 놀란 불가사의한 기술로서 오로지 그의 독창력이 성공시킨 프로젝트다.   ■ 독창력의 출발은 초등학교 졸업 학력, 독학으로 남다른 기술 개발   2006년 9월 조 회장은 일본 복합재료학회 초청으로 고베에서 열린 행사에서 특별 강연을 했다. 이 강연에서 그는 복합소재 공부를 위해 일본에서 발간된 책자와 관련 잡지를 40여 년 동안 빠짐없이 탐독했다고 밝히면서 자신의 기술 원천이 일본임을 솔직히 시인했다. 하지만 독창력으로 일본의 기술과 차별화시켜 세계 유수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당시 조 회장의 강연 내용은 언론에 자세히 보도됐고, 이후 세계적인 복합소재 학자인 한또 박사가 밀양의 회사로 찾아와 그와 장시간 얘기를 나눴다. 얘기가 끝날 무렵 한또 박사는 “어느 공과대학에서 공부했느냐”고 물었고 “초등학교 졸업이 내 학력의 전부”라고 밝히자 한동안 뚫어지게 쳐다보더니 “참으로 놀랍다”며 그의 독창력에 혀를 내둘렀다는 일화도 전해진다.    밀양에 있는 한국화이바 본사에는 공장 중앙에 200여 평 규모의 작은 정원이 조성돼 있다. 조 회장은 이 정원에 자신의 호인 녹산(鹿山)을 붙여 ‘鹿山苑’이라고 이름 지었다. 직원들이 점심식사를 하고 잠시 머리를 식히는 휴식 공간인데, 이 정원에 들어서면 2미터 이상 높이의 자연석에 한자로 ‘獨創力’이라고 크게 새겨져 있다.   조 회장은 직원들이 이 정원을 드나들 때 독창력이란 글자를 보면서 의미를 마음속에 새기길 기대했다. 하지만 직원들이 실제로 그 글자를 바라보며 독창력을 발휘하겠다고 다짐하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직원들이 퇴근한 이후 가끔 녹산원을 찾아 지난날을 되돌아보며 “과연 나는 보람되고 가치 있는 삶을 살았는가?”라고 자문해 본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이 질문에 자신이 답하기보다 세상 사람들이 평가해 줄 것이라고 믿는다. 한국카본을 맡고 있는 큰아들 조문수 대표는 “아버지의 독창력은 천재성에서 비롯된 것”이라면서 특히 “본질을 꿰뚫어보는 통찰력에 감탄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가 독창력을 발휘한 기술의 결과물들이 이런 통찰력에서 나온 것이란 얘기다.   ■ 개발 실패로 인한 손실은 잊어라…지금도 신기술 연구 중   게다가 넓은 가슴을 가진 분이란 말도 했다. 조 회장은 제품을 개발하는 과정에 엄청난 손실을 보았어도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이내 잊어버리곤 했다. 또한 직원들이 실수를 해도 정당한 방법이면 나무라지 않았다. 사업을 하면서도 여러 번 큰 손실을 봤지만 그 때마다 “잊어버려. 가슴에 담고 있다간 몸만 상해”라며 한 마디로 상황을 끝내버렸다.        이와 같이 조용준 회장은 자신이 정한 삶의 주제인 독창력이란 단어가 의미하는 대로 자신의 평생을 살아왔다. 그리고 복합소재라는 한 분야에서 세계의 어느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위업을 달성했다. 아직도 그의 머리는 새로운 기술에 대한 구상으로 가득 차 있고, 조문수 대표에게도 가끔 기술에 대한 조언을 하신다.   그와 40년 이상 인연을 맺어온 일본인 용융로 제작 전문가(이노우에 히로요시)는 “조 회장님은 몇 달 만에 만나면 항상 새로운 연구결과를 내놓곤 해서 작업복을 걸치고 연구실에서 골몰하는 모습을 뵈면 ‘저 양반이 또 무슨 깜짝 놀랄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 사람들
    • 인물탐구
    2020-04-20
  • [인물탐구] 조용준 한국화이바 창립자③ 성과 : 기술 국산화 통해 복합소재 분야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우뚝 서
    [뉴스투데이=김한경 안보전문기자] 조용준 회장은 복합소재 분야에서 관련 기술과 필요한 생산설비까지 어느 나라에도 없는 독자적인 방식으로 모두 국산화시키는데 성공했다. 그는 자신이 새롭게 개발한 복합소재 기술을 토대로 지금까지 연관 산업 분야에서 다양한 성과를 이뤄내며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우뚝 섰다.   조 회장은 부산에서 밀양으로 회사를 옮겨 본사와 제1공장을 건립했고, 이어 인근에 밀양 제2공장도 완공했다. 2006년에는 함양 공장을 짓고 계속 증설하면서 세계로 진출하기 위한 전진기지로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해외 플랜트 수출, 그라스페이퍼 및 유리섬유 파이프 개발, 철도 차량 내장재와 LNG화물창 자재 개발 등에 성공해 관련 사업들은 순항 중이다.     지난 2007년 10월 16일 거행된 함양 지방산업단지 조성사업 기공식(왼쪽 열 번째가 조용준 회장). 이 날 행사에는 추병직 전 건교부 장관, 공창석 경상남도 행정부지사, 천사령 함양군수, 채남희 한국철도기술연구원장 등 2천여 명이 참석했다. [사진제공=한국카본]   1987년 가을, 조 회장은 인도네시아 G.F.I.사로부터 유리섬유 플랜트 수출 제의를 받았다. 처음 겪는 일이어서 결정을 내리지 못하던 그는 각종 자료를 분석하고 중역들과 협의를 거듭한 끝에 수출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1988년 1월 체결된 계약에 따라 연간 4,500톤의 유리섬유를 생산하는 공장 건설과 기술자 교육까지 2년 만에 완료했고, 플랜트 사업의 성공으로 상당한 달러를 벌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 그라스페이퍼 국내 시장서 일본 누르고 아시아 시장으로 약진   1998년에는 아르헨티나에 유리섬유 원사 1만 4천 톤을 수출했다. 국내 H그룹의 무역상사가 가 수주한 물량을 납품한 것인데, 이 과정에 해프닝도 있었다. 최초 물량 1천 200톤을 보내자 불량률이 75%에 이른다는 말이 나왔다. 급히 기술진을 파견해 원인을 알아보니 아르헨티나 관수로 프로젝트의 파이프를 만드는 이탈리아 설비에 문제가 있었다. 이를 해결하자 아르헨티나 정부 담당관이 직접 회사를 방문해 설비 운용기술의 자문을 요청하기도 했다.   조 회장은 유리섬유로 만드는 종이인 그라스페이퍼도 개발했다. 90년대 초부터 국내 비닐장판 제조업체들은 온도에 따라 팽창·수축하는 비닐장판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일본에서 그라스페이퍼를 수입해 고급 장판을 만들고 있었다. 이를 알게 된 그는 일본과는 전혀 다른 방법으로 그라스페이퍼를 개발했고, 1999년부터 생산 라인을 설치해 훨씬 뛰어난 품질의 제품을 더 싸게 팔았다.   그러자 일본 제품을 수입하던 국내 업체들이 조 회장이 만든 그라스페이퍼로 대체하기 시작했다. 결국 국내에 생산 공장까지 건설해 호황을 누리던 일본 업체는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일본으로 철수했다. 그가 생산하는 그라스페이퍼는 이후 인도네시아, 터키, 일본 등 여러 나라에 수출되어 외화 획득에 기여하고 있다.   1998년 10월 코엑스에서 오스트리아의 호바스, 미국의 오웬스 코닝 등 세계적인 유리섬유 파이프 제작업체들이 참여한 전시회가 열렸다. 전시회를 둘러보며 제작기술을 확인하던 조 회장은 유리섬유 파이프 사업을 시작하기로 결심했다. 그는 호바스사를 직접 방문해 제작기술을 확인했고, 미국과 일본 회사에서 기계 도면 등을 구해 설비 및 공정 개발에 착수했다.   ■ 세계적 수준의 유리섬유 파이프·맨홀 생산해 내수 시장 평정   하지만 처음 2년 간 무수한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다. 물줄기의 거센 압력을 오랜 세월 견딜 수 있는 상·하수도 파이프를 유리섬유로 만드는 것은 고도의 기술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수백 번의 테스트를 거쳐 시제품을 완성하고, 생산설비까지 독특한 기술로 제작하여 2005년 직경 150㎜에서 3,500㎜까지 각종 크기의 유리섬유 파이프를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함양 공장에 갖추었다.    조 회장이 세계 어느 나라에도 유래가 없는 시설에서 뛰어난 유리섬유 파이프를 생산한데다, 파주 신도시 등 일부 지자체의 상·하수도관과 영산강 농업용수관에 이 제품이 사용되면서 전국적으로 알려져 수요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2007년 11월 정부는 상·하수도 분야에 신기술을 적용한 공적을 인정하여 조 회장에게 상·하수도인상 중 최고 영예인 대통령 표창을 수여했다.   2006년 어느날 3,500㎜ 유리섬유 파이프를 절단하고 남은 자투리가 공장 한 구석에 나뒹구는 것을 본 조 회장은 맨홀을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기존 맨홀은 콘크리트로 제작돼 무겁고 방수처리를 해도 시간이 지나면 물이 새는 단점이 있는데, 유리섬유 맨홀은 가볍고 물도 새지 않으며 설치 과정에 콘크리트 양생시간이 필요 없어 설치도 쉬웠다. 곧바로 제작에 들어갔고 6개월 동안 미비점을 보완해 유리섬유 맨홀 제품이 만들어졌다.   유리섬유 맨홀은 울산시에서 최초로 시공해 호평을 받았고, 이후 여러 곳에서 주문이 쇄도했다. 이제는 새로 시공하는 맨홀은 물론 보수 작업을 하는 곳까지도 이용하고 있다. 게다가 선진국조차 유리섬유 맨홀이 실용 단계에 이르지 않아 외국에서 구입도 늘고 있다. 맨홀에 이어 기름 유출로 인한 토양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파이프 제작 공법을 이용한 유리섬유 복합재 저장탱크도 개발했다.   ■ 가볍고 불타지 않는 철도 차량 내장재 개발해 국내외서 호평   조 회장은 1998년 현대정공(현 현대로템)이 수주한 홍콩 지하철 차량 제작에 참여하면서 철도 차량 경량화 사업에 뛰어들었다. 홍콩 측은 차량 내장재로 당시 가장 까다로운 영국 지하철 기준(BS)의 불연 소재를 사용하고 상당히 경량화된 차량무게 조건을 제시했다. 당시 현재정공은 차체는 물론 여러 부품들이 무거운 금속으로 돼있어 무게를 줄이기 어려웠고, 특히 내장재의 불연성에 문제가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현대정공은 이탈리아 등 외국 회사를 전전하다가 한국화이바의 뛰어난 기술력을 알게 돼 내장재를 부탁했고, 조 회장은 철도 차량 사업부를 신설해 제품 개발에 들어갔다. 수십 번의 실험과 실패를 거듭한 끝에 항공기의 경량 내장재 기술을 접목하여 기존 차량에 장착된 1.25톤의 무게를 0.65톤으로 줄이면서 불연성의 조건을 만족시키는 내장재를 개발할 수 있었다.   이어 현대정공의 추가 요청에 따라 복합소재를 이용한 공기제동탱크 경량화 개발에도 착수했고, 난해한 8가지 테스트를 거쳐 홍콩의 까다로운 인증을 받아냈다. 차량 1량에는 스틸강으로 만든 공기제동탱크가 4개 장착돼 있고, 1개의 무게는 40㎏이나 됐다. 하지만 조 회장이 개발한 탱크 1개의 무게는 14㎏에 불과했다. 결국 홍콩의 요구조건을 충족시키면서 지하철 108량을 제작하는 사업은 성공적으로 종료됐다.   조 회장은 지하철 차량 내장재를 생산하는 와중에 차량에 부착된 도어와 에어컨 제작 기술도 자체 개발했다. 2002년 로템(구 현대정공)은 인도의 철도 차량 사업을 추진하면서 호주에서 수입하던 도어 패널에 문제가 생기자 조 회장에게 도어 제작을 의뢰했다. 이렇게 도어 사업을 시작한 그는 도어 엔진과 차량 에어컨까지 개발해 인도 철도 차량 240량 내부 일체를 턴키로 수주해 장착했다.    이후 기술과 실적을 인정받은 한국화이바는 광주와 대전 지하철에도 납품했고, 캐나다·유럽· 브라질 등에도 수출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조 회장이 개발한 내장재를 쓰지 않은 대구 지하철에서 2003년 2월 대형 화재사고가 발생했고, 내장재가 불에 타며 내뿜는 유독성 가스가 참사 원인으로 밝혀졌다. 이후 대구 지하철도 조 회장의 내장재로 전면 교체했다.   ■ LNG화물창 자재 개발로 LNG 운반선 소재서 세계시장 석권 조 회장은 2000년 LNG 운반선의 LNG화물창 자재 개발에도 착수했다. LNG는 주성분이 메탄가스로 상온에서는 기체이나 섭씨 –162도 이하에서만 액화된다. LNG 운반선은 이러한 극저온의 액체를 해상 운송하는 극한 조건에서 완벽한 안정성이 보장돼야 한다. 따라서 국내 조선소들은 그동안 프랑스 GTT사로부터 최첨단 복합소재로 만든 제품을 수입해 LNG화물창을 만들고 있었다.   이에 한 평생 복합소재에 매달려온 조 회장은 자존심이 상해 도전하기로 마음먹었다. 하지만 최고의 재료와 초정밀 기술이 필요해 개발 과정에 수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LNG화물창 설치 패널인 ‘유리섬유강화우레탄폼(R-PUF)’이 나오기까지 그는 10여 년의 시간과 엄청난 테스트 비용을 들였고, 초도 제품에서 불량품이 나와 50억원이 넘는 손실을 보기도 했다.   게다가 이 제품은 품질 검사가 대단히 까다롭고, 설사 검사를 통과해도 LNG화물창에 사용된 제품에 하자가 발생하면 대형 사고로 이어질 우려가 있어 잠시도 방심할 수 없다. 그동안 숱한 시련을 넘어 끊임없이 품질 향상에 노력한 결과, 한국화이바는 지금 세계에서 가장 좋은 품질의 유리섬유강화우레탄폼을 생산하며 LNG 운반선 소재 분야에서 세계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한국화이바는 유리섬유로 만든 파이프와 맨홀, 건축용 보강재 등을 생산하기 위해 2006년 5월 함양 공장을 준공한데 이어, 2007년부터 새로운 프로젝트인 TTX 열차, 경전철, 초저상버스, 굴절버스 등을 생산하기 위해 함양 지방산업단지에 공장을 증설하면서 세계로 진출하기 위한 전진기지로 만들고자 주력하였다. (4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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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4-13
  • [인물탐구] 조용준 한국화이바 창립자② 도전 : 불가능을 현실로 만든 복합소재 국산화의 선구자
    [뉴스투데이=김한경 안보전문기자] 조용준 회장은 복합소재 분야의 세계 최초 기록을 다시 쓰면서 필요한 생산설비도 모두 국산화했다. 제품과 수단을 국내 최초로 동시에 직접 개발하여 생산하는 기염을 토한 것이다. 이처럼 전방위적인 혁신을 이뤄낸 기업가는 거의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한국화이바는 1986년 밀양 공장을 건설하면서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흉내 낼 수 없는 독특한 유리섬유 용융로를 개발하여 설치했다. 이른바 가스와 전기의 장점을 살려서 함께 에너지로 사용하는 복합연료 시스템 기반의 용융로가 그것이다.   조용준 한국화이바 창립자가 2002년 9월 27일 복합소재 개발과 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정부로부터 금탑산업훈장을 받고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사진제공=한국카본]   복합연료 시스템은 미국, 일본, 유럽 등에서도 이론상 가능하나 현실적으로 적용하기는 불가능한 기술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선진국에서 이 시스템을 개발하다가 어마어마한 재해를 입고 포기한 사례도 있어 그만큼 위험이 큰 기술이었다. 하지만 조용준 회장은 가격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과감하게 불가능에 도전했다.   ■ 불가능에 도전해 성공한 복합연료 시스템…백금 가공한 노즐도 개발   그는 복합연료 시스템 개발에 성공하기까지 무수한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다. 용융로가 터져 용액이 흘러서 공장 안이 아수라장이 되는가 하면, 엄청난 불량품이 발생해 전량 폐기처분하는 손실도 입었다. 하지만 갖가지 실패를 겪은 후 성공한 복합연료 시스템은 유리섬유 원가를 낮춰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계기가 됐다.   조 회장은 이어 백금으로 가공하는 노즐 개발에 도전했다. 용융로에서 유리가 녹아 실의 형태로 나오게 만드는 미세한 구멍이 백금 노즐로 되어 있는데, 유리섬유의 품질은 노즐 가공 실력이 1차적으로 좌우한다. 제품 종류에 따라 노즐 규격이 달라져야 하므로 선진국들도 노즐은 별도의 전문업체가 제작하여 유리섬유 생산업체에 공급하고 있다.   하지만 조 회장은 노즐 제작을 외국에 의존하고 싶지 않았고, 국내에 노즐 전문업체도 없어 자신이 직접 개발에 나섰다. 비싼 백금을 가공하는 노즐 개발을 위해 돈도 많이 들었지만 끝까지 밀어붙여 지금은 노즐 제작도 세계적 수준에 도달했다. 노즐을 외국에서 수입하지 않으니 비싼 돈을 지불하며 장시간 기다릴 필요도 없고 품종이 다양해도 신속히 대응할 수 있다.   용융로에서 노즐을 통해 유리섬유 실이 뽑아져 나오면 바인더(풀) 공정이 이어진다. 딱딱한 유리섬유 실이 매끄러우면서 끊어지지 않게 풀을 입히는 작업인데, 유리섬유 업체마다 바인더(풀)의 화학적 배합비가 다르고 이에 따라 품질에 영향을 미친다. 한국화이바는 세계 유명업체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는 새로운 특성의 바인더(풀)도 개발했다.    이밖에 유리섬유 실을 감는 기계와 원단을 짜는 직조 기계도 국내 제품을 사다가 회사 실정에 맞게 개조해 사용하고 있다. 특히 유리섬유 원단을 복합소재로 만드는데 가장 중요한 ‘원단에 수지를 바르는 코팅’ 공정을 위해 독자적으로 코팅 기계를 개발해 왔다. 코팅 기계의 성능이 복합소재의 품질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 복합소재 품질 좌우하는 코팅 기계 개발…최초로 일괄 생산 시스템 완비   당시 조 회장은 일본에서 코팅 기계를 구입하려고 생각했다. 그런데 가격을 알아보니 30억원을 달라고 요구해 결국 개발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곧 개발에 착수한 그는 3억원 정도의 비용으로 코팅 기계를 만들 수 있었다. 처음에는 일본 기계보다 성능이 뒤떨어졌으나 지금은 세계 어느 나라 것에도 결코 뒤지지 않는 성능을 갖추고 있다고 그는 말했다.    한국화이바의 생산시설을 돌아본 영국 쉐필드 대학의 마크 로빈슨 박사는 “세계 각국의 복합소재 공장들을 방문했지만 한국화이바처럼 일괄적인 생산 시스템을 갖춘 곳은 처음 보았다”며 놀라워했다. 그는 단순하게 제작된 기계들을 보고 신기해하면서 “저런 기계에서 제대로 제품이 나올까 의심이 들었는데, 품질 좋은 제품이 나오는 현장을 보고 감탄했다”고 말했다.   유리섬유는 일반적으로 국제적인 규격 속에서 생산되지만, 한국화이바는 그런 규격을 무시하고 제품의 특성에 따라 규격을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개발했다. 조 회장은 “외장이 화려한 외국 기계는 특별한 기능이 없어도 장치가 많아 가격이 비싸다”며 “우리는 실용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핵심 기능 위주로 설계돼 제작비가 적게 들고 설비·보수·개선도 용이하다”고 말했다.   한국화이바는 유리섬유에 이어 국내 최초로 카본섬유 보강시트도 국산화했는데, 이 보강시트를 개발하면서 건축용 자재 제작에 필요한 접착제까지 개발했다. 카본섬유는 비중이 철의 25%이면서도 인장 강도는 10배 이상이어서 교각 기둥과 터널 등의 건설 구조물 보강에 사용되는 신소재이다. 외부 환경에 대한 내구성이 강하고 부식이나 열화로 인한 노화를 방지해 보강 소재로 각광 받고 있다.   ■ 국내 유일의 카본섬유 보강시트 개발…건축물 보강 소재 국내 시장 40% 점유   한국화이바가 카본섬유 보강시트를 개발한 동기는 우연한 사건에서 비롯됐다. 어느 날 외국 바이어가 작은 보강 소재 샘플을 가져왔는데, 담당부서에서 팽개쳐두고 있었다. 그런데 두어 달 뒤 그 바이어가 조 회장을 만난 자리에서 “그거 한 번 해 보시지 않겠느냐”고 물었다. 그가 “그게 뭐냐”고 묻자 각종 건축물 소재로 다양하게 사용한다는 정보를 알려주었다.   이 말에 귀가 번쩍 뜨인 조 회장은 바이어가 가져온 샘플을 자세히 살펴본 후 카본섬유 보강시트를 여려 겹으로 붙이는 접착제가 관건이란 사실을 알게 됐다. 당시 우리나라가 산업용으로 사용하는 가장 우수한 접착제는 전량 영국에서 수입해 왔다. 그는 카본섬유 보강시트 개발을 계기로 고급 접착제도 함께 개발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결국 1년여의 연구 끝에 조 회장은 카본섬유 보강시트 생산설비를 개발함과 동시에 고급 접착제 개발에도 성공했다. 이 때 생산된 보강시트는 선진국 제품들의 단점을 보완한 ‘무수지 일(한쪽)방향’ 시트이다. 기존 제품들은 시트에 수지를 바르기 때문에 시공이 불편하고 재료 손실도 유발했다. 이런 문제를 보완한 시트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기 때문에 우수한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화이바의 계열사가 생산한 카본섬유 보강시트는 특히 일본제품과 차별화하여 특허를 출원했고, 건설교통부로부터 신기술로 인정받았다. 이 제품은 250여 개소의 구조물에 보강 소재로 활용돼 뛰어난 보강 효과를 입증하고 있다. 이제는 단순히 건축용 보강 소재에 그치지 않고 고급 접착제 기술과 어우러져 건축용 외장 및 내장 자재로까지 발전했다.    2000년 당시 카본섬유 보강시트 소재의 국내 시장은 한국화이바 계열사인 한국카본이 40%, 일본 업체가 30%, 기타 업체가 30%를 점유했다. 그동안 일본 제품이 상당수 점유하던 국내 시장이 한국카본 제품으로 점차 대체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와 같이 복합소재 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조 회장은 2002년 9월 정부로부터 금탑산업훈장을 받았다. (3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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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4-06
  • [인물탐구] 조용준 한국화이바 창립자① 경력 : 실패를 먹고 사는 위기의 승부사
    [뉴스투데이=김한경 안보전문기자] 한국화이바(Hankuk Fiber)는 국내 최대 규모의 복합재료연구소를 기반으로 복합소재 분야에서 독자적인 기술영역을 구축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유리섬유와 카본섬유 관련 제품을 생산하는 신소재 전문 기업이다.   한국화이바는 1972년 설립됐으며, 1978년에 방위산업체로 지정됐다. 본사는 경상남도 밀양시에 있으며, 차량사업부의 공장은 함양군에 있다. 사업 분야는 유리섬유, 버스, 철도차량 부품, 파이프, 케이블카, 우주항공, 방위사업 등이다.   지난 1997년 9월 29일 조용준 한국화이바 창립자가 조선대학교 개교 51주년 기념식에서 명예공학박사 학위를 받고 소감을 말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카본]  이 회사를 설립하고 지금까지 이끌어온 조용준 한국화이바 창립자는 1930년생이다. 지난해 자신이 걸어온 90년 인생을 되돌아보며 수많은 성과와 함께 뼈아픈 실수까지 가감 없이 담아낸 ‘독창력만이 살 길이다’란 제목의 자서전도 발간했다.   조 회장은 일제시대인 1944년 초등학교를 졸업한 것이 학력의 전부이다. 호기심 많던 그는 초등학교 졸업 후 동네병원에서 사환으로 일하면서 원장실에 있는 일본어로 된 의학서적을 읽기 시작했다. 독학으로 의사 자격시험을 보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1945년 해방이 되면서 세상은 바뀌어 독학으로 의사가 되기는 어려워 우여곡절을 겪다가 고향인 담양을 떠나 부산의 한 병원에서 원장의 조수로 일하게 됐다. 어느 날 그는 낚시를 좋아하는 병원장이 당시 쌀 한 가마 값으로 일본에서 밀수입된 낚시대를 구입하는 것에 충격을 받았다.   이를 계기로 낚시대 소재인 ‘유리섬유’에 관심을 갖게 된 그는 외국어 서적을 파는 책방을 뒤지면서 일본어 공업서적을 독학했고, 급기야 병원장을 설득해 병원 옥상에 작업장을 마련하고 자금을 지원 받은 후 일본에서 유리섬유 원단을 들여와 각고의 노력 끝에 국내 최초로 수제 유리섬유 낚시대를 개발했다.   이후 제품의 질이 향상되면서 낚시대는 생산하기 무섭게 팔려나갔다. 그는 대량 생산체제를 갖춘 낚시대 공장을 운영하기 위해 새로운 투자자를 찾았고, 1966년 ‘은성사’란 회사를 설립했다. 이후 국내 낚시대 시장은 은성사가 장악했지만, 일본에서 유리섬유 원단을 적기에 공급받지 못해 생산에 차질이 생기기도 했다.   ■ 국내 최초로 유리섬유 낚시대 개발, 공급 차질 빚자 ‘역발상’ 도전   조 회장은 결국 1972년 한국화이바공업사를 설립하고, 원사만 일본에서 수입해 유리섬유 원단을 직접 만드는 작업 공정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신식방직기를 살 돈이 없어 농촌에서 쓰던 베틀 두 대를 구입해 직조에 들어갔는데, 원시적 방법이긴 했으나 유리섬유 천이 짜져서 국내 최초로 원단을 생산했다.   이 당시 원단의 품질은 일본 수입품에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상품화가 가능했던 것은 그가 낚시대를 만들 때 수지를 연탄불에 끓이면서 오랜 기간 실험을 통해 얻은 수지의 응용기술을 잘 접목시켜 원단의 품질을 높일 수 있었기 때문이다.   회사가 안정기에 접어들자 그는 일본에서 수입하던 유리섬유 원사를 직접 생산하겠다는 새로운 모험을 시도한다. 이것이 가능하려면 원사를 만드는 재료들을 배합하여 녹인 후 미세한 구멍의 백금 노즐을 통해 원사를 뽑아내는 ‘용융로(熔融爐)’가 있어야 했다.   1977년 그가 용융로를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자, 회사 간부들은 감당하기 어려운 일을 벌이기보다 일본에서 용융로 설비를 도입하자는 의견을 냈다. 하지만 그는 “만약 우리가 일본에서 시설과 기술을 도입하면 영원히 그들에게 끌려갈 것”이라며 개발을 밀어붙였다.   이후 몇 번 일본에 드나들며 어렵게 유리섬유 생산 공장을 견학할 수 있었지만 시설을 보면서 메모도 할 수 없어 머릿속에 기억해두는 정도에 그쳤다. 그들이 겉모습만 보여줬지만 그래도 큰 도움이 되었고, 용융로 제작에 필요한 정보와 관련 서적들도 닥치는 대로 수집했다.   ■ 기술 독립 위해 목숨 걸고 용융로 개발, 비웃던 일본인 기술자도 놀라  조 회장은 자신이 직접 공부하고 엔지니어들과 토의하면서 제작비가 적게 드는 간접 가열식 용융로 개발에 착수했다.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는 독특한 방식이었지만 일본식 용융로보다 비용이 훨씬 적게 들어 당시 회사 형편에서 제작 가능한 용융로였기에 연구에 몰두했고, 2년여 만에 개발을 완료했다.   그동안 연구에 몰두하다가 건강이 악화돼 입원한 병실에서 기술 서적을 보다가 아내가 책을 빼앗으며 목숨이 중하지 용융로가 뭐냐며 울부짖던 일도 생각났고, 공장 안에서 용융로만 생각하다가 쇠기둥에 머리를 부딪쳐 한동안 고생했던 일 등 어려웠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떠올랐다.    하지만 우리 기술로 만든 용융로에 불을 붙이는 순간, 그는 고통스러웠던 지난날들을 모두 잊고 직원들과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그러나 기쁨의 시간은 잠시였다. 가동된 지 한 달도 못돼 용융로가 파열됐다. 경제적 손실은 물론 정신적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특히 그가 가장 견딜 수 없었던 것은 주위 사람들의 조롱이었다.   용융로를 처음 설계할 때 일본인 기술자에게 자문을 의뢰했는데, 현재 설계 방식대로 만들면 생산성은커녕 실험용으로도 사용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조 회장은 자기 방식대로 밀어붙였고 결국 실패로 끝났다. 일본인 기술자는 자기 충고를 받아들이지 않은 탓이라며 비아냥거렸고, 개발팀 중에서 반대하던 직원들도 비슷한 입장이었다.   조 회장은 결코 좌절해선 안 된다고 단단히 마음을 먹고 직원들 앞에 섰다. 그는 “비록 개발에 실패했지만 그만큼 기술을 축적했다”면서 다시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어 개발팀을 독려하면서 곧바로 두 번째 용융로 개발에 착수했다. 처음 개발한 용융로가 폭발한 원인을 철저히 분석하고 여러 가지 기술을 보완하여 1년 만에 새 용융로를 완성했다.   첫 번째 용융로보다 용량이 크고 원사를 뽑는 방사구가 5대인 것이었다. 행여 또 다시 파열될까 노심초사했는데 다행히 석 달이 지나도 이상 없이 원사를 뽑아냈다. 드디어 원사에서 원단까지 완전 국산화가 이루어진 것이다. 그의 설계 방식을 비웃던 일본인 기술자도 공장을 돌아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 두 번 실패 후 성공해 세계 시장 석권, ‘나프타’ 승부수로 연료비도 낮춰   그러나 가동된 지 6개월 만에 두 번째 용융로도 파열됐다. 그럼에도 조 회장은 놀라지 않았으며, 이미 축적된 기술이 있으니 계속 도전해야겠다는 의지만 불태웠다. 하지만 개발팀 기술자가 이런 방법으로 불가능하다는 의견을 내놓자 회사 내부에 용융로 개발 반대파가 결성됐다. 그는 이들을 설득하다가 결국 일부 간부들을 퇴출시키는 용단을 내렸다.   그리고 더욱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해 이전보다 생산용량을 늘린 세 번째 용융로 제작에 들어갔다. 불과 6개월 만에 새로운 용융로가 완성됐고, 좋은 품질의 원사를 뽑을 수 있었다. 아직은 일본에서 수입한 원사보다 품질이 다소 뒤떨어졌지만 낚시대 소재로는 충분하여 일본 제품보다 훨씬 싼 값으로 낚시대를 공급할 수 있었다.   당시 일본의 낚시대 소재는 1㎡당 10,000원을 호가했으나 한국화이바는 이를 국산화해 1㎡당 3,000원에 공급할 수 있었다. 이러한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국산 제품은 세계 시장에서 호평을 받았고, 1977년 한국이 100억불 수출을 달성할 때 낚시대류만 4억불을 차지해 세계 시장의 70%를 석권하는 등 한국 수출의 원동력이 됐다.   조 회장은 생산원가를 줄이기 위해 연료 개발 과정에서도 엄청난 모험을 했다. 당시 용융로에 사용되는 원료는 LPG 가스였는데 값이 비싸게 들었다. 그는 LPG의 반값인 ‘나프타’로 대체할 수 있는지 고민했다. 나프타에 열을 가해 기체화하면 LPG처럼 사용할 수 있으리란 엉뚱한 발상을 해 본 것이다.   하지만 화학 엔지니어들은 펄쩍 뛰었다. 나프타에 열을 가하면 휘발유에다 불을 댕기는 것과 같은데 그처럼 위험한 일을 어떻게 하겠느냐는 것이었다. 그는 적당한 온도의 열을 일정하게 가하면 기체화할 수 있으리란 믿음을 버릴 수 없어 직원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실험에 들어갔다. 그런데 실험 과정에서 그만 폭발하고 말았다.   ■ 두려움 접고 1% 가능성 도전…조선대, 명예공학박사 학위 수여   폭발음이 워낙 커서 공장 주위에 사는 주민들이 놀라고 공장 유리창도 모두 깨졌지만 다행히 사람은 다치지 않았다. 그는 실험을 중단하지 않고 원인을 분석한 결과 열의 전달이 일정하지 않아 폭발했다는 사실을 알아냈으며, 이번에는 옥상에 설비를 하여 다시 시도했다. 결과는 성공이었고, 이후 연료비를 절반으로 줄여 생산원가를 낮출 수 있었다.    조 회장은 기술 개발에 착수할 때 처음부터 확신을 가지고 주도면밀한 계획 하에 시작하지 않는다. 그는 일단 가능할 것이라는 긍정적 생각을 갖고 검토에 들어가 가능성의 끄트머리만 발견하면 도전하고 본다. 실패할 확률이 더 많지만 실패의 두려움 때문에 시작도 하지 않으면 영원히 아무 것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1997년 9월 조 회장은 조선대학교에서 개교 이래 두 번째로 명예공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당시 조선대학교가 학위를 주겠다고 제의하자 조 회장은 연구 업적도 없다며 망설였다. 하지만 당시 김기삼 총장은 “조 회장님의 복합 소재에 관한 연구 업적은 단순한 박사학위 논문에 비할 수 없으며, 소재 분야에 끼친 업적을 높이 평가해 드린다”고 말했다.   학위 수여식을 마치고 오랜만에 고향에 들른 조 회장은 부모님의 묘소를 찾아 “오늘 당신 아들이 배우지 못한 설움을 이기고 왔노라”고 고했다. 그는 “아들을 중학교에 진학시키지 못해 가슴앓이를 하다가 한을 품고 돌아가신 어머님이 박사모를 쓴 내 모습을 보고 당장에라도 뛰어나와 껴안으실 것 같았다”고 소회를 털어놨다. (2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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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3-30
  • [뉴스 속 직업 : 군법무관] 최강욱·전원책 등 방송에서 활약한 유명 법조인 산실
    [뉴스투데이=김한경 안보전문기자] 최강욱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 최근 열린민주당 공천에서 2번을 받아 조만간 국회의원에 당선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는 제11회 군법무관 임용시험을 통해 10년 간 군에서 복무한 후 변호사 자격을 얻어 2005년 소령으로 전역했다. 한때 KBS에서 ‘최강욱의 최강시사’란 시사 프로그램 진행을 맡아 유명세를 탔다.   진보적 입장인 최 변호사와 달리 보수의 입장을 대변해온 전원책 변호사도 제4회 군법무관 임용시험을 통해 군에서 복무한 후 1991년 중령으로 전역했다. 그는 JTBC ‘썰전’과 TV조선 ‘강적들’은 물론 다양한 토론 프로그램의 패널로 출연했고, 한때 TV조선 9시 뉴스의 메인 앵커로 활약하는 등 활발한 방송 활동을 펼치고 있다.   군법무관 임용시험 출신인 최강욱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왼쪽)과 전원책 변호사(오른쪽). [사진제공=연합뉴스]   이들이 모두 변호사가 되기 위해 거친 코스가 군법무관이다. 과거에는 사법시험 외에 군법무관 임용시험이 따로 있었다. 군대 조직이 워낙 크고 법조 인력이 필요한데 사시 출신들은 직업군인으로 남기를 원하지 않아 별도로 만든 채용 방식이다. 이 시험에 합격한 사람은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다음 10년 간 군법무관으로 복무하면 변호사 개업을 할 수 있었다.   지금 활동하는 변호사 중에도 군법무관 임용시험 출신들이 상당수 있다. 그런데 사법시험 합격자 수가 300명, 500명, 1,000명으로 점차 늘면서 군법무관 임용시험은 2005년 합격한 제19회를 마지막으로 2007년에 폐지됐고, 사법연수원 수료생 또는 변호사 시험 합격자만 군법무관에 지원할 수 있게 바뀌었다.   ■ 중위로 임관해 3년 간 병역 의무 이행하는 단기 군법무관 인기 높아   2020년 현재 군법무관 선발의 경우 사법시험의 폐지로 인해 신규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을 졸업하고 변호사 시험에 합격한 자(합격 예정자)만을 선발하게 되므로, 로스쿨과 기성 변호사 외에는 군법무관으로 진입할 통로가 없게 됐다. 군법무관은 병역 의무를 이행하는 단기 군법무관과 직업군인의 길을 가는 장기 군법무관으로 구분된다.   단기 군법무관은 사법연수원 수료생 또는 변호사 시험 합격자들이 3년간 병역 의무를 이행하기 위한 것으로, 중위로 임관해 대위로 전역한다. 단기 군법무관은 인기가 좋아서 사법연수원 수료자는 수료성적 상위 20~30% 안에 들어야 임용이 가능했다. 이에 탈락한 사람은 공익법무관으로 임용돼 각지의 검찰청, 법률구조공단 등에서 3년간 대체복무를 해야 한다.   법학전문대학원은 2014년에 입대한 3기부터 지원제를 도입하여 지원자가 정원보다 많으면 성적순으로 선발했고, 2015년에는 이를 사법연수원에도 확대 적용했다. 사법연수원은 여전히 상위권 수료자들이 과거의 기억에 따라 군법무관을 지원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 대위로 임관하는 장기 군법무관, 로스쿨 도입 이후 경쟁 치열해져   장기 군법무관은 사법연수원 수료생 또는 변호사 시험 합격자 중 직업군인으로 복무하기 위해 지원하는 사람들로서 대위 계급으로 임관한다. 하지만 과거에는 지원자가 부족해 인력난이 매우 심한 편이었다. 왜냐하면 변호사 개업을 해도 군법무관보다 훨씬 많은 돈을 벌 수 있었고, 군법무관이 맡는 법률 사무가 한정적이어서 전역 후 개업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방부는 이에 대한 유인책으로 임관 2년 만에 소령으로 진급할 기회를 주기도 하고, 의무복무 연한을 10년에서 5년으로 축소하는 등 혜택을 주었지만 수요를 충족하기 힘들었다. 그러다가 2000년대 초반부터 사법시험 합격자 수가 급증하며 변호사 시장이 좋지 않자 조금씩 지원자가 늘어나 간신히 수요를 맞췄다.   법학전문대학원 도입 이후 변호사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군법무관 수당이 기본급의 40%로 상당히 높아졌으며, 정년이 보장되는 직업적 장점도 있어 경쟁이 치열해졌다. 특히 여성과 지방대 로스쿨 출신들의 관심이 높아 첫 로스쿨 출신 군법무관을 선발했던 2012년에는 경쟁률이 8:1을 상회했고, 2014년에는 10:1 이상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육·해·공군사관학교 출신 장교들이 법학전문대학원 위탁교육을 받고 군법무관으로 활동하는 경우도 있다. 로스쿨 도입 이전에는 민간 법대에 학사 편입한 후 사법시험을 준비했는데, 이들은 소위 임관 당시 이미 장기복무 자원이므로 변호사 자격을 취득하면 당연히 장기 군법무관이 된다.   ■ 최고위직은 법무관리관(소장), 최강욱 제보 후 ‘개방형’ 직위로   군법무관의 진급 상한선은 국방부 법무관리관(소장)이었다. 하지만 2002년 최강욱 군법무관이  법무관리관의 비리를 참여연대에 제보하면서 시끄러워졌고, 이후 개방형 직위로 바뀌어 2006년부터 민간 변호사가 임명되며 통상 장기 군법무관 출신 중에서 선발된다. 이외에 육군본부 법무실장과 국방부 고등군사법원장 등 2개의 현역 장군(준장) 직위가 있다.   첫 여성 군법무관이자 법무 병과의 최초 여성 장군인 이은수 변호사는 1990년 제9회 군법무관 임용시험에 합격한 후 23년간 군 복무를 했다. 육군본부 법무실장을 거쳐 국방부 고등군사법원장을 마지막으로 2014년 전역했다. 로펌에서 인생 2막을 연 이 변호사는 “난 유리천장 깨는 전문가”라고 말했다.   고 노무현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 홍준표 전 경남지사 등은 병역을 필하고 법조인이 돼 군법무관으로 복무하지는 않았다.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 우병우 전 민정수석 등은 병역을 면제받은 케이스다. 그리고 이회창·천정배·강용석 등은 공군에서, 김기춘·황우여·조응천 등은 해군에서 단기 군법무관으로 복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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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3-29
  • [뉴스 속 직업 : 사이버 전사] 국방과학연구소에서 사이버작전사로 옮겨간 엘리트 장교들
    [뉴스투데이=김한경 안보전문기자] 2012년 국방부는 국방 사이버 분야의 정예요원을 양성하기 위해 고려대와 계약을 맺고 ‘사이버국방학과’를 신설했다. 고려대 사이버국방학과는 사이버전쟁의 위협으로부터 대한민국을 방어할 사이버보안 전문장교를 양성하는 것이 목표로 이스라엘의 ‘탈피오트’를 모델로 삼고 있다.   이 학과에 입학하면 대학 4년간 등록금 전액을 군에서 지원하며, 매월 50만원의 학업 장려금도 받는다. 졸업 후에는 육·해·공군 장교로 임관해 7년 동안 사이버보안 분야에서 근무하며, 전역 후에는 세계 보안시장을 선도하는 국내외 기업, 정부 및 공공기관, 관련 연구소의 스카우트 대상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의대에 합격할 수준의 우수한 학생들이 매년 지원한다.   지난 2014년 2월 21일 대전 유성구 자운대 육군정보통신학교에서 '2014년 육군 해킹방어대회'가 열려 대회 참가자들이 해킹 방어능력 평가시험을 치르고 있다. 이번 대회에는 처음으로 고려대 사이버국방학과 학생들도 참여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이 학과는 컴퓨터, 암호, 해킹, 디지털 포렌식, 보안성 평가, 블록체인, 인공지능, 개인정보 보호, 사이버 정책 분야 등에 역량 있는 20여 명의 교수진으로 구성된다. 사이버보안 분야 현장과 연구소 경험을 가진 세계적 권위를 자랑하는 교수들이 많은 것도 교육의 질을 높이는 요인이다. 또 국내 최초로 해킹 공격과 방어를 실습할 수 있는 최첨단 워룸을 갖추고 있다.   학생들은 뛰어난 교육 인프라와 군부대 실습을 포함한 다양한 해킹 실전을 연마해 각종 세계 해커 대회에서 수상하면서 뛰어난 역량을 증명하고 있다. 세계 해커 올림픽인 데프콘에서 아시아권 최초로 2015년과 2018년 우승한 것을 비롯해 일본, 대만 등에서 열린 해킹 방어대회서도 우승과 상위권에 입상했다.   이들은 졸업하면 정보통신 장교로 임관하고 사이버 부특기가 부여된다. 7년간 의무 복무한 후 전역하지만 장기복무를 원하면 일부 인원은 계속 군 복무가 가능하며, 국내외 대학원에서 석·박사과정 위탁교육도 받을 수도 있다. 2016년 1기 30명(육군 24명, 해·공군 각 3명)이 처음 졸업했고, 현재 4기까지 120여 명이 장교로 임관해 복무 중이다.   ■ 1기부터 3기까지 ADD 배치했으나 활용 계획 부실해 성과 미흡   1기부터 3기까지는 임관 후 전원 국방과학연구소(ADD)에서 3년간 근무한 다음 국방부에서 사이버작전사를 비롯해 정보기관 및 육·해·공군 사이버작전센터 등에 배치하고 있다. 현재 1기생은 지난해 7월에, 2기생은 지난해 12월에 ADD 근무를 끝내고 새로운 보직을 받은 상태다. 지난해 임관한 4기부터는 최초 3년간 근무하는 곳이 ADD에서 사이버작전사령부로 변경됐다.   고려대에 사이버국방학과를 만들 당시 국방부 인사복지실장이었던 박대섭 세종대 교수는 “이스라엘의 엘리트 군인 육성 프로그램인 ‘탈피오트’를 생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탈피오트는 이스라엘군이 히브리대 교수들과 함께 선발, 교육, 훈련, 복무, 활동 등 모든 과정에 대해 종합적이고 세밀한 검토를 거쳐 만들어진 제도임을 당시 국방부는 인식하지 못한 듯하다.   학과 신설 후 4년이란 시간이 있었지만 첫 졸업생이 나올 때까지 국방부는 이들을 군에서 어떻게 양성 및 활용할지 제대로 준비하지 않았다. 즉 탈피오트를 생각했지만 이스라엘이 인재를 양성하고 활용하는 과정은 정확히 들여다보지 못했다. 그 결과 1기 30명의 진로는 졸업 직전 여러 가지 논란 끝에 ADD로 정해졌다.   당시 임종인 고려대 교수(전 청와대 사이버안보 특보)는 아직 사이버국방학과 졸업생들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은 야전부대에 곧바로 배치하기 보다는 ADD에서 인턴십 개념으로 각종 연구와 프로젝트를 경험하는 것이 더 의미가 있겠다는 의견을 제시했고, 이를 타당하게 여긴 국방부가 최종 결정을 내린 것이다.   하지만 ADD가 이들을 받아들여 효율적인 사이버인재 양성이 가능할지는 국방부의 어느 누구도 판단하지 않았고, 시간은 흘러 3년이 경과했다. 지난해 8월 사이버작전사령부 관계자는 “ADD 근무가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 4기부터는 모두 사이버작전사령부로 배치해 3년 동안 근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사이버작전사에서 안착 중…인재 활용 효율성 두고 설왕설래도   정홍용 전 국방과학연구소장(예비역 육군 중장, 합참 전략기획본부장 역임)은 “인재 양성은 지속적인 진단과 관리·보완이 필요하며, 양성된 자원의 활용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에 대한 추적 관리가 되지 않으면 본래의 취지와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스라엘 사례가 계획적 인재 육성의 대표적 모델이라고 말했다.   정 전 소장은 “이스라엘은 분야별로 필요한 인재 소요를 판단하고, 요구되는 자질과 능력이 무엇인지를 먼저 식별한다. 그 다음 심리학자를 포함한 전문가팀이 분야별 특성에 맞는 자질을 가진 인재를 선발하고, 학문적 지식을 갖추기 위한 전문교육에 이어 실무 경험을 쌓는 양성과정을 거친다. 그 후 목적에 맞는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해 활용한다”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한국군 수뇌부들이 이스라엘처럼 사이버 인재 양성과 활용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지 않아 사이버국방학과 출신 장교들의 군 복무 시작이 체계적이지 못했고 효율성도 떨어지는 측면은 있었다. 하지만 사이버사령부도 창설 초기여서 이들을 수용할만한 역량이나 환경이 구비되지 않아 당시로서는 ADD 근무가 최선이었다는 얘기도 나온다.   ADD 근무를 마치고 새로운 자리로 이동한 사이버국방학과 1∼2기생들은 나름대로 각자의 자리에서 전문성을 바탕으로 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대다수 장교들은 근무하는 부서나 부대에서 호평을 받고 있고, 각자 열심히 근무하면서 계속 관련 분야의 전문성을 쌓아가고 있다. 조만간 박사학위를 취득하는 장교도 나올 것 같다.   이들이 이스라엘군 8200부대(사이버 첩보부대)를 이끄는 탈피오트 출신들처럼 한국의 사이버안보를 책임지는 인재로 거듭나려면, 국방부 장관을 비롯한 군 수뇌부가 사이버국방학과 출신 장교들의 양성 및 활용에 관심을 갖고 명확한 비전과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한 파격적 지원과 혜택을 부여하여 ‘사이버 전사’로 군에서 오랫동안 근무하길 원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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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3-21
  • [뉴스 속 직업 : 간호장교] 여성장군 나왔지만 대위로 대부분 전역, 직업성 보장 어려워
    코로나19 의료 현장에 투입된 신임 간호장교들이 지난 4일 국군대구병원에서 식사를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국가감염병전담병원으로 지정된 국군대구병원은 지난 5일부터 대구지역 민간 확진자를 진료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뉴스투데이=김한경 안보전문기자] 지난 2일 현직 대통령으로선 최초로 문재인 대통령이 국군간호사관학교를 전격 방문했다. 소위로 임관하자마자 코로나 19 대응 현장인 국군대구병원으로 전원 투입될 신임 간호장교들을 격려하기 위해서였다.   이들은 원래 계획된 졸업 및 임관식을 1주 앞당겨 지난 3일 자체 행사로 간단히 마치고 곧바로 대구 현장으로 향했다. 일각에서는 아무리 장교라고 해도 실전 경험이 없는 초급 간호장교들을 위험한 현장에 투입한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하지만 국방부는 선배 간호장교들과 같이 근무하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문 대통령의 이번 방문으로 간호장교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육·해·공군의 간호장교들은 대부분 국군간호사관학교 출신이다. 매년 80여명 정도가 임관하며, 70여명은 육군에서, 나머지 10여명은 해·공군에서 간호장교로 복무한다. 민간대학 간호학과를 졸업하고 장교시험에 합격해 임관한 간호장교도 있지만 소수에 불과하다.   국군간호사관학교는 6·25 전쟁 중 간호 인력의 절대 부족을 해결하고 우수한 간호장교를 안정적으로 양성하기 위해 1951년 3월 육군군의학교 내 간호사관생도 교육과정을 신설한 것이 모태였다. 1959년 5월까지 517명의 졸업생을 배출하고 교육생 확보의 어려움과 임관 후 활용 저조 등을 이유로 폐지되면서 간호장교 양성은 민간학교 위탁제로 대체됐다.   그러나 간호장교 인력난이 지속되자 1967년 8월 대구에 육군간호학교가 설립됐고, 1971년 국방부로 지휘감독권이 이양되면서 ‘국군간호학교’로 개칭됐다. 이후 1980년 1월 간호전문대학 과정으로 변경되면서 ‘국군간호사관학교’로 개칭됐으며, 1981년 1월 3년제 전문대학에서 4년제 정규 간호대학으로 개편됐다.     김대중 정부 시절 한 때 ‘폐교’ 결정 났다가 ‘존속’으로 번복돼   1998년 IMF 외환위기를 맞아 국방예산 감축 차원에서 학교 폐지론이 제기돼 김대중 정부에서 폐교 결정이 났다. 이 때 간호장교 출신을 중심으로 폐교 반대투쟁이 대대적으로 벌어져 건국 후 처음으로 국가가 집행한 행정행위를 뒤집고 존속이 결정됐다. 이 당시 2년 간 신입생 모집이 중단되었다가 2002년부터 다시 신입생을 선발했다.   존폐 위기를 계기로 사회 일각에서 여성 장군이 나와야 한다는 분위기가 만들어지면서 간호병과에서 최초의 여성 장군(양승숙 준장)이 배출돼 국군간호사관학교장에 임명됐다. 이후 타 병과에서도 여성 장군이 나왔지만, 2년마다 간호병과에서 여성 장군이 나와 국군간호사관학교장에 보직되는 것이 관례가 됐다.   2008년 이후 입학생은 정원의 10%가 교직 이수자로 선발된다. 전공이 간호학이므로 교직과정을 이수하면 졸업 시 보건교사 자격증이 나온다. 보건교사는 정년이 보장되는데다, 군에서 복무한 기간을 100% 호봉으로 인정받아 생도들이 선호한다. 2012년부터 남자도 국군간호사관학교 지원이 가능해져 매년 8명씩 선발됐고, 2016년부터 간호장교로 임관했다.     육·해·공사생도처럼 4년 공부해 임관하나 70%가 6년 복무 후 전역   간호사관생도들은 육·해·공군사관생도들처럼 4년간 기숙생활을 하며 181학점을 이수한다. 임상실습 시간만 1,080시간에 달하며, 기초 군사훈련은 물론 유격훈련, 야전간호, 전투외상간호, 재난응급간호 등 다양한 훈련들이 계속된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간호사 국가고시에 합격해야 간호장교로 임관이 가능하다.   이렇게 힘든 과정을 거쳐 간호장교로 임관하지만 이들은 육·해·공군사관학교 출신처럼 장기복무 장교가 아닌 단기복무 장교이다. 따라서 임관 후 6년간 의무복무 후 장기복무자로 선발되지 못하면 전역해야 한다. 전문대 졸업자와 4년제 대학 2학년 이상 수료자 중 선발해 2년간 교육 후 장교로 임관시키는 육군 3사관학교 출신 장교들이 이들과 같은 단기복무 장교다.   하지만 고교 졸업자 중에서 우수자를 선발하여 4년간 전액 국비로 사관생도 교육을 실시한 후 국가고시까지 통과한 전문 인력은 간호장교가 유일하다. 그럼에도 졸업생의 70% 정도가 겨우 6년만 군에서 복무하고 장기복무자로 선발되지 않아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아무런 보장 없이 사회로 방출되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물론 육·해·공군사관학교 출신 장교들에게도 임관 5년차에 한 번 전역할 기회가 주어져 일부 인원이 사회로 나간다. 하지만 이 경우는 과거 사관학교 출신의 공무원 특채(일명 유신사무관 제도)로 생긴 전역 기회가 지금도 유지돼 일부 인원의 사회 진출 창구로 활용되는 것으로 본인들이 스스로 원해서 군을 떠나는 것이다.     30%대에 불과한 장기복무 비율, 간호병과 영관급 보직 늘려야   일례로, 육군에서 복무해온 국군간호사관학교 출신 간호장교들의 경우 과거에는 70여명 중 20여명이 장기복무자로 선발돼 장기복무 비율이 30%에도 미치지 못했다. 장기복무자로 선발된 20여명도 10여명만 소령으로 진급해 결국 50%는 대위 계급으로 군을 떠나고 있다. 최근에는 장기복무 비율(34%)과 소령 진급율(58%)이 조금 나아지는 추세이기는 하다.   반면, 간호장교와 같이 단기복무자로 임관하는 육군 3사관학교 출신 장교들의 장기복무 비율은 50∼60%에 이른다. 간호장교의 장기복무 비율이 낮은 이유는 간호병과의 영관급 자리가 적어서 발생한다. 한 간호병과 관계자는 “군의, 치의, 수의, 의무행정, 간호로 나뉜 의무 5대 병과의 공통 보직을 많이 만들어 간호병과가 갈 수 있는 자리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런 방법으로 근원적 해결책을 찾기에는 한계가 있다. 일각에서는 의무행정 병과의 보직 중 일부를 간호장교에게 할당하거나, 간호장교 숫자를 줄이고 간호부사관을 만드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또 군 내부에서만 해결이 어려우니 현재 10%인 교직 이수 비율을 높여 전역 이후 보건교사로 근무할 길을 넓혀줘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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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3-14
  • [뉴스 속 직업 : 기무사령관]② 정권의 입맛에 따라 달라진 임기와 영욕
    ▲ 지난 1996년 7월 24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삼성항공 비리를 보고하고 있는 임재문 당시 기무사령관의 모습. [사진제공=연합뉴스]현 정부 출범 이후 박근혜 때 이재수·조현천 중장 ‘불운’ 겪어[뉴스투데이=김한경 안보전문기자] 지난 7일 검찰 수사를 받다가 투신해 숨진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의 1주기 추도식이 대전국립현충원에서 거행됐다. 이 사령관은 박근혜 정부 때인 2013년 10월 기무사령관에 임명됐다. 하지만 임기 2년 중 1년이 경과한 시점에서 특별한 이유 없이 갑자기 경질됐다. 이 사령관은 3군사령부 부사령관으로 자리를 옮겼고, 그 자리에서 전역했다. 당시 군 안팎에서는 박지만 EG 회장과 가깝다는 이유로 경질된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왔으나 아직까지 조기 경질된 사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이와 같이 기무사령관 임기는 법령상 2년이지만 정권의 신임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후임 사령관은 ‘계엄령 문건’ 파문으로 현 정부에서 검찰 수사대상이 된 조현천 중장(육사 38기)이었다. 그는 당시 사이버사령관으로 임명됐다가 6개월 만에 기무사령관에 보직되었고, 박 대통령 탄핵 정국과 연결돼 2년 임기를 넘어 3년 가까이 근무했다. 현재 미국 어디엔가 불법 체류자 신분으로 숨어 지내며 귀국하지 않고 있다. 최초의 학군 출신 사령관인 임재문 중장은 4년 5개월 간 ‘장수’ 역대 기무사령관 중 가장 장수한 사령관은 김영삼 정부 초기에 임명된 임재문 중장(학군 3기)이다. 최초의 학군 출신 사령관이었던 그는 군 인맥이 없었던 김영삼 대통령이 하나회의 출세 코스였던 기무사령관 계급을 준장으로 격하함에 따라 기무사 참모장을 하다가 사령관에 임명될 기회를 얻었다.통상적으로 기무사령관은 기무사 내부 출신보다는 외부에서 임명돼왔다. 그런데 하나회 척결로 공백이 생긴데다 비육사 출신을 찾던 김 대통령에게 기무사에서 위관장교부터 잔뼈가 굵은 임 준장은 적임자였다. 임 사령관은 김 대통령의 신임을 받아 소장, 중장으로 연이어 진급하면서 각 계급에서 각각 2년씩 총 4년 5개월 이상 근무했다. 박근혜 때 가장 ‘단명’한 장경욱 소장은 현 정부서 이라크 대사반면, 가장 단명한 사령관은 박근혜 정부 출범 초기에 임명된 장경욱 소장(육사 36기)이다. 그는 정보 병과 장군으로 청와대 신임과 관계없이 기무사령관이 됐고, 단 6개월 간 근무하다가 중장 진급도 하지 못하고 경질됐다. 당시 김관진 국방부장관과 관련된 장군인사 여론을 청와대에 보고하는 과정에 문제가 불거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장경욱 사령관이 보고 과정에서 김관진 국방부장관으로부터 오히려 피해를 봤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런 연유로 갑자기 전역한 그는 울분을 삼키다가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 지지를 표명했고, 현재는 이라크 대사로 근무하고 있다. 이외에 대다수 기무사령관들은 2년 임기를 채우거나 장군인사 시기에 따라 1년 6개월 정도 근무 후 정상적으로 교체됐다. 단, 현 정부에서 처음으로 임명된 이석구 사령관(육사 41기)의 경우 약 11개월 만에 특별한 사유 없이 경질됐다. 그는 3군사령부 부사령관을 거쳐 국방대 총장을 역임한 후 최근 전역 대기 중이다. 이남신 중장, 하나회 출신 이후 최초로 대장 진급해 합참의장 역임통상 정권 초기의 기무사령관은 대통령이 가장 신임할 수 있는 인물을 발탁하기 때문에 임기가 대부분 보장된다. 김대중 정부의 이남신 중장(육사 23기), 이명박 정부의 김종태 중장(3사 6기)이 대표적이다. 반면 노무현 정부의 송영근 중장(육사 27기)은 임기가 보장됐음에도 이례적으로 사표를 내고 임기 만료 전에 물러났다. 이남신 중장은 기무사령관을 마치고 대장으로 진급해 3군사령관과 합참의장을 역임했다. 송영근 중장과 3사 출신 최초의 기무사령관인 김종태 중장은 모두 2년 임기제로 중장 진급이 돼 기무사령관을 마치고 전역했지만, 이후 그 경력을 바탕으로 국회의원이 됐다. 송영근 사령관은 비례대표로, 김종태 사령관은 상주 지역구에서 선출됐다.기무사령관 자리는 2년 임기제 직책이다. 즉 임기가 끝나면 다음 계급으로 승진되지 않을 경우 전역해야 한다. 과거 하나회 출신이 사령관을 맡던 시절에는 일차로 중장 진급을 한 인원들이 군단장 보직 2년을 마치고 임명되는 자리였다. 따라서 전두환 보안사령관 이후 10명의 보안·기무사령관 중 8명이 대장으로 진급했다. 전두환 이후 10명의 하나회 출신 사령관 가운데 8명 대장 진급이 가운데 7번째인 최평욱 사령관은 중장으로 전역했지만 이후 산림청장과 철도청장 등 차관급 자리에 연이어 임명됐다. 하지만 하나회 출신의 마지막인 10번째 서완수 사령관은 김영삼 정부의 하나회 척결 조치의 핵심 대상이 돼 당시 육군참모총장 김진영 대장과 함께 가장 먼저 해임 및 전역 조치를 당했다.기무사령관 직을 끝내고 대장 진급을 한 마지막 사례는 김대중 정부의 첫 사령관이었던 이남신 중장이다. 이 사령관은 8군단장을 마치고 부임했고 대장 진급 후 3군사령관과 합참의장을 역임했다. 이후에는 중장 진급에서 낙마한 소장급에서 우수자를 선발해 중장 진급과 함께 기무사령관에 임명함으로써 임기를 마치면 모두 전역했다. 이와 같은 변화는 기무사령관 자리가 힘은 있지만 자칫하면 정치적으로 피해를 볼 수 있어 군단장을 마친 인원들이 점차 보직을 기피하는 분위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정권 실세들이 자기 사람을 심으려다가 우연히 이런 상황이 만들어진 것이 굳어졌다는 얘기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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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12-23
  • [뉴스 속 직업 : 국군기무사령관]① 정치화된 대표적 요직, 전두환 이후 10명이 하나회 출신
    정치화된 대표적 요직, 전두환 이후 10명이 하나회 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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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12-19
  • [직격 인터뷰] 이기식 전 해군작전사령관, 경항모 도입과 신형 이지스함 SM-3 탑재 ‘지지’
    ▲ 지난 18일 오후 ‘뉴스투데이’를 방문하여 기자와 인터뷰하고 있는 이기식 전 해군작전사령관. [사진=이원갑 기자][뉴스투데이=김한경 안보전문기자] 지난 10일 정의당 김종대 의원은 해군 국정감사에서 경항공모함과 F-35B, SM-3를 해군의 ‘3대 비상식 무기 도입’으로 규정하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와 관련, 해군 예비역 제독 중 작전 분야에 정통한 인물로 알려진 이기식 전 해군작전사령관(예비역 해군중장)과 지난 18일 인터뷰를 가졌다. 이 전 사령관은 대령 시절 제1함대사 작전참모와 광개토대왕함 함장을, 준장 시절 합참에서 해군작전을 전담하는 합참 작전2처장 직책을 수행했으며, 소장 시절에는 서해 바다를 수호하는 제2함대사령관을 역임한 명실상부한 해군작전 전문가로서, 현재 해양대학교 초빙교수로 활동 중이다.◆ 일본 이즈모함 수준의 경항모 도입은 해군 작전능력 향상시켜경항모 도입이 상식 밖이라는 지적은 너무 지엽적인 안목Q1. 김종대 의원이 지리적으로 가까운 북한을 염두에 두고 경항모를 도입한다는 것은 상식 밖이라고 지적했는데, 맞는 얘기인가? A1. 김종대 의원께서 어떤 의미로 그렇게 말씀하셨는지 저도 언론 보도를 보고 많이 의아했다. 해군의 전력증강 방향은 북한의 재래식 전력과 핵·미사일 위협을 대비함은 물론 주변국의 잠재적 위협도 함께 고려하며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우리가 주변국과 동등한 수준의 전력을 가질 수는 없겠지만 그들이 우리에게 무력을 사용할 경우 자신들도 치명적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느낄 정도의 전력은 보유해야 한다. 그것이 어떤 수준일지는 비용 대비 효과 등 여러 요소를 판단해 결정하는데, 경항모 도입도 이런 과정을 거치게 될 것이다. 항공모함은 배수톤수가 7만 톤 이상인 대형 항모, 4∼7만 톤인 중형 항모 그리고 4만 톤 미만인 소형(경) 항모로 분류된다. 경항모는 27,000톤인 일본의 이즈모함이 대표적으로 헬기는 물론 F-35B 12대 이상을 탑재할 수 있다. 우리 해군이 도입하려는 것은 일본의 이즈모함과 유사한 경항모다. 우리가 경항모를 갖게 되면 특히 전시에 상륙작전 능력이 강화된다. 상륙작전은 상륙군을 적지에 상륙시키는 이동수단과 상륙 과정의 화력 지원이 중요하다. 경항모는 전투기나 헬기를 자유롭게 운용할 수 있는 해상 플랫폼을 제공함으로 상륙군을 헬기로 신속히 이동시킬 수 있고 전투기로 화력까지 동시 제공할 수 있어 상륙작전의 효율성과 즉응성을 높일 수 있다. 게다가 평시에 원거리 대양작전을 통해 해상교통로 보호, 재외국민 보호 등 해양에서 국익 보호가 가능할 뿐만 아니라 난민 보호 등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초국가적·비군사적 위협에 대응하는데 일정한 역할을 맡아 공헌할 수 있으므로 우리의 국격에 맞는 책임을 다할 수 있다.이와 같이 경항모는 전시와 평시에 우리의 국가이익을 실현할 수 있는 아주 유용한 해군 자산이다. 그럼에도 지리적으로 가까운 북한을 두고 경항모를 도입하는 것이 상식 밖이라고 지적하는 것은 너무 지엽적인 안목이고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역대급' 수직이착륙기 F-35B 도입은 경항모 도입 결정 이후 문제Q2. 청와대가 F-35B 도입 검토를 지시했다는 주장과 관련해서도 비상식적이라고 비판했다.A2. F-35B는 스텔스 기능을 가진 항공기로서 현존하는 수직이착륙기 중 가장 우수한 전술기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F-35B를 도입하려면 경항모 도입이 먼저 결정돼야 한다. 또한 경항모 도입이 결정된다 하더라도 탑재할 항공기는 경쟁 기종 중에서 가격과 성능 등 여러 가지 요소를 평가하여 절차에 따라 획득된다. 따라서 경항모 도입이 결정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F-35B 도입 검토를 지시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닌 것 같다. 만약 경항모 도입이 확정되면 설계 시부터 탑재할 헬기와 수직이착륙 항공기의 운영을 고려해 기존 함정보다는 훨씬 강한 선체로 비행갑판 및 격납고 등이 건조돼야 한다. 이에 대한 사전 검토가 충분히 이뤄져야 하며, 탑재할 기종도 함께 검토해야 하는데 수직이착륙기 중 F-35B가 가장 우수하다 보니 그런 말이 나온 듯하다. 경항모가 도입된다면 앞에서 말씀드렸듯이 우리가 필요한 장소와 시간에 신속히 화력이 지원돼야 하며 이에 적합한 항공기가 도입되어야 하는 것은 분명하다. F-35B 도입 검토를 비상식적으로 치부하지 말고 이런 기회에 충분히 검토해 국익을 위한 최선의 방안이 무엇인지 의견을 수렴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지스 구축함에 SM-3 탑재하면 사드보다 훨씬 유리하고 효율적Q3. 해군이 신형 이지스 구축함(KDX-Ⅲ 배치-2)에 SM-3 탑재를 검토하는 것에 대해서도 군사적 합리성이 없다고 주장하는데.A3.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는 원거리·고고도 미사일 탐지 및 요격이 가능한 복합다층방어체제를 구축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원거리 탐지능력을 갖춘 이지스 구축함에 고고도 요격능력을 갖춘 SM-3를 탑재하는 것은 우리의 생존권 보장을 위해서도 극히 당연함에도 왜 군사적 합리성이 없다고 주장하는지 이해하기 힘들다. 현재 우리가 보유한 미사일은 40km 이하의 고도인 종말단계에서만 북한의 (핵·생물·화학무기 탄두를 탑재한)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다. 이런 문제를 일부 보완하기 위해 한·미간 합의로 사드(THAAD)가 배치됐는데, 만약 이지스 구축함에 SM-3가 탑재됐더라면 THAAD를 그렇게 급히 배치할 필요가 없었고, 한·중 및 남·남 갈등도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SM-3는 함정에 탑재됨으로 지상에 배치된 THAAD보다 생존성이 훨씬 높고, 북한의 발사 징후를 탐지하면 최적의 요격 위치로 사전에 기동하여 요격 확률도 높일 수 있어 우리에게 유리한 점이 훨씬 많다. 또 북한 미사일을 고고도에서 요격해 핵탄두라 하더라도 잔해들은 대기권 진입 시 모두 소멸돼 잔해에 의한 2차 피해까지 막을 수 있는 엄청난 이점이 있다.우리가 SM-3를 탑재할 경우 미국의 MD에 편입될 것이라고 우려하며 반대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우리는 지금까지 미국의 MD에 편입할 의사가 없다는 것을 천명해 왔고 독자적으로 KAMD를 구축 중에 있다. 중국에 대해서도 KAMD가 북한의 탄도미사일에 대한 대응임을 지속적으로 이해시키면서 이를 지렛대로 사용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 나갈 필요가 있다.◆ 한국형 차기구축함 전력화는 이지스함 작전능력 획기적 보완Q4. 미니 이지스함으로 불리는 6천톤급 한국형 차기구축함(KDDX)이 기본설계에 착수했는데, 전력화되면 어떤 임무를 수행하게 되나? A4. 우리 해군은 현재 3척의 이지스 구축함을 보유하고 있는데, 작전·교육훈련·정비의 주기를 고려하면 실제 작전에 투입할 수 있는 함정은 1척 또는 많아야 2척이다. 북한의 위협이 고조돼 긴급히 임무를 수행해야 할 경우 전력 부족으로 작전 공백을 초래할 수도 있다. 또한 기동부대 작전 시 대탄도미사일 작전과 기동부대방어를 위한 대유도탄대항 작전 등 두 가지 임무를 수행해야 하는데 이지스 구축함이 1척뿐이면 함정에게 매우 큰 부담을 주게 된다. 따라서 적어도 2척 이상 이지스 구축함이 편성돼 각각의 임무를 부여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함정이 부족해 그렇게 운용하지 못했다.따라서 이지스 체계를 탑재한 차기구축함이 추가로 건조되어 작전에 투입된다면 우리 군의 북한 탄도미사일에 대한 탐지 및 요격 능력이 크게 향상됨은 물론 기동부대의 생존성 향상에도 기여함으로서 해상작전 능력을 획기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핵잠수함, 북한 SLBM 발사 잠수함 대응 효과적...NPT 위배 안 돼Q5. 일부 반대의 목소리도 있지만 핵잠수함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는데.A5. 잠수함은 은밀성이 생명이며, 은밀성이 극대화 된 잠수함은 적의 공격을 억제할 수 있다. 은밀성을 가지려면 제일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장시간 수중작전을 할 수 있는 능력이다. 그런데 재래식 디젤잠수함은 밧데리 충전을 위해 주기적으로 스노켈(snorkel) 항해를 해야 하며, 그 시간이 가장 취약하다. 이를 극복할 수 있는 것이 핵추진잠수함(핵잠수함)이다. 많은 사람들이 핵추진잠수함을 핵무기를 탑재한 잠수함으로 오해하고 있다. 이로 인해 핵잠수함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갖는 경우가 있는데, 우리 해군이 보유하려는 핵잠수함은 핵무기를 탑재한 잠수함이 아니고 핵연료로 추진하는 잠수함이다.핵추진잠수함은 재래식 잠수함보다 기동성과 은밀성이 매우 우수해 적 잠수함에 대한 감시, 정찰 및 추적에 유리하다. 특히 SLBM(수중발사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북한 잠수함을 탐지하고 격침시키는데 가장 효과적인 전력이 될 수 있다. 핵추진잠수함을 보유하면 주변국의 잠재 위협에 대한 억제에도 아주 유용한 자산으로 활용할 수 있다.일부에서는 핵추진잠수함 건조가 핵확산금지조약(NPT)과 IAEA 안전조치에 위반이 아니냐며 우려하지만 NPT에서는 잠수함 추진용으로 사용하는 핵물질을 규제하지 않으며, IAEA 안전조치 적용대상에서도 제외돼 있다. 따라서 핵잠수함은 우리 안보 현실에 매우 적합한 무기체계로서 앞으로 보유 필요성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 형성에 주력해야 한다.※ 이기식 전 해군작전사령관(예비역 해군중장)은 현재 해양대 초빙교수, 한국해양연맹 부총재,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이사 등으로 활동 중이다. 합참 군사지원본부장, 해군사관학교장, 국방정보본부 해외정보부장, 제2함대사령관, 합참 작전2처장, 제51대잠수함전대장, 한국형 구축함 1호인 광개토대왕함장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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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10-21
  • [직격 인터뷰] 류제승 전 국방정책실장, “전시 한반도 작전지역 내 지휘권은 기본적으로 연합사령관이 갖는 것”
    “전시 한반도 작전지역 내 지휘권은 기본적으로 연합사령관이 갖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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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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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한경 칼럼] 백선엽 장군이 존경 받는 군인으로 명예롭게 남는 법
    [뉴스투데이=김한경 안보전문기자] 6·25 전쟁의 영웅인 백선엽 장군(예비역 육군대장)을 둘러싼 ‘모욕적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올해로 100세인 백 장군의 서울현충원 안장 문제에서 불거졌으나 이제는 ‘친일 전력’으로 인한 ‘현충원 안장 반대론’으로 비화됐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역사적 인물을 두고 지금처럼 당리당략적 정쟁을 벌여서는 안 된다. 우리 사회는 더 이상 이에 대한 불필요한 논쟁을 멈추고, 백 장군은 국민들의 존경을 받는 군인으로 명예롭게 남는 길을 선택하면 된다.    지난 2018년 11월 21일 서울 국방컨벤션에서 열린 백선엽 예비역 대장 생일파티에서 백 장군이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으로부터 백 장군의 사진 등이 담긴 책을 선물 받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 미국 국립묘지, 계급별 묘역 구분 없고 묘지 면적도 동일   논란의 출발점은 국립묘지인 서울현충원의 장군 묘역에 있다. 우리나라는 계급에 따라 장군, 장병(장교 및 사병) 묘역을 구분하고, 장군 묘역은 묘지 면적이 26.4㎡(8평)으로 시신을 안장하고 봉분을 조성할 수 있다. 하지만 대령이하 장교와 사병들은 묘지 면적이 3.3㎡(1평)으로 화장한 유골만 안장된다. 서울현충원 장군 묘역에는 이제 묘지 공간도 남아있지 않다.   반면, 미국의 알링턴 국립묘지는 장군, 장교, 사병 묘역의 구분이 없고, 묘지 면적도 동일하게 4.49㎡이다. 안장은 계급의 구분 없이 사망일시 순서에 따르며, 사망일시가 같을 때에는 이름의 알파벳 순서에 따른다. 영국과 캐나다·호주·뉴질랜드 같은 영연방 국가들의 국립묘지도 계급 구분 없이 묘지 면적이 모두 4.95㎡로 동일하다.   이와 같은 영·미의 전통에 대해 한 전쟁사학자는 “계급이란 전쟁 수행을 위해 필요했던 직책에 대한 표시였지 신분을 의미한 것이 아니었다”라고 말한다. 그는 “전쟁을 많이 치룬 나라일수록 장군과 사병 관계가 부하보다 전우라는 개념이 더 강했다”면서 국립묘지에 묻힐 때 모두가 동등한 이유를 설명했다.   ■ 채명신 장군, 건군 이후 최초로 장군이 사병 묘역에 안장   백선엽 장군은 창군 원로이자 6·25 전쟁에서 이 나라를 구한 구국 영웅이다. 세계 최강의 군대인 미군이 가장 존경하는 한국 군인이어서, 한미연합사령관들도 부임하면 제일 먼저 백 장군에게 인사를 온다고 한다. 그만큼 그의 혁혁한 전공에 존경을 표하는 것이다. 이 시점에서 백 장군이 국민의 존경을 받는 군인으로 명예롭게 남는 방법은 무엇일까?   그 방법은 베트남전 당시 초대 한국군사령관을 역임했던 채명신 장군(예비역 육군중장)이 2013년 11월 25일 별세하면서 이미 보여줬다. 채 장군은 평소 “생사고락을 같이했던 전우들 곁에 묻히고 싶다”고 얘기했고, 그것이 유언으로 받아들여져 서울현충원의 장군 묘역 대신 베트남전 참전 사병 묘역에 안장됐다.   건군 이후 장군 출신이 사병 묘역에 안장된 것은 채 장군이 처음이다. 이로 인해 채 장군은 살아서는 ‘전쟁 영웅’으로, 죽어서는 ‘참 군인’으로 후배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 태평양전쟁을 승리로 이끈 미 해군원수 체스터 니미츠 제독도 알링턴 국립묘지 대신 태평양전쟁에서 전사한 해군들이 가장 많이 묻힌 샌프란시스코 골든게이트 국립묘지를 선택했다.   ■ 장군 3.3㎡으로 법 개정…묘역 소진될 때까지 26.4㎡ 허용   장군 묘역의 시신 안장과 봉분 조성은 제5공화국의 잔재다. 1965년 국립묘지령이 제정될 당시만 해도 국가원수 외에는 모두 화장을 원칙으로 했다. 하지만 1983년 장군들도 시신을 안장할 수 있도록 규정이 신설됐다. 2004년 국방부는 “장군 묘역도 화장 후 유골 안치를 추진하고 봉분 조성은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2005년 7월에는 ‘국립묘지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장군 묘역의 화장 안치 및 1기 면적을 3.3㎡으로 명문화했다. 하지만 부칙에 ‘장군 묘역이 소진될 때까지 시신 매장 및 26.4㎡ 허용’이라는 단서 조항을 넣었다. 서울현충원은 1996년 장군 묘역이 소진되었지만 대전현충원은 올해 4월말 기준으로 27위를 모실 수 있는 공간이 남아 있다.   백 장군 측은 한 때 경북 칠곡의 다부동 전적기념관을 장지로 검토했다고 한다. 다부동은 6·25전쟁 초기 백 장군이 제1사단을 이끌고 북한군 3개 사단을 물리쳐 풍전등화의 나라를 구한 곳이어서 특별한 의미가 있다. 하지만 그는 “국가가 관리하는 곳에 개인묘지를 만들면 특혜가 된다”면서 “내 묏자리는 대전현충원으로 결정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 대전현충원 장군 묘역 곧 소진…서울현충원 안장 추진해야   백 장군 측 관계자는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 서울현충원에서 국가유공자 묘역에 백 장군 묘지를 만들겠다는 연락이 오긴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권에서부터 친일 논란이 일고 있는 지금 분위기로는 실현 가능성이 없다. 게다가 백 장군이 더 오래 사신다면 대전현충원의 장군 묘역조차 소진돼 3.3㎡ 규모의 장병 묘역에 안장해야 한다.   따라서 채명신 장군이 베트남전에서 전사한 전우들과 같이 사병 묘역에 안장됐듯이 서울현충원의 6·25전쟁 참전 사병 묘역에 백선엽 장군이 함께 싸운 전우들과 안장되는 모습은 어떨까? 서울현충원은 보훈처가 아닌 국방부가 관리하는데다 채 장군의 선례가 있어 백 장군만 좋다고 하면 추진은 어렵지 않을 것이다.   그러면 친일 인사라고 ‘파묘’를 주장하던 정치인도 명분을 잃게 되고, 채명신 장군에 이어 누란의 위기에서 나라를 구한 백선엽 장군이 안장된 서울현충원은 국민교육의 역사적 현장으로 새롭게 자리매김하게 되며, 백 장군 또한 존경을 한 몸에 받는 명예로운 군인으로 국민들에게 영원히 기억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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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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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산 이슈 진단 (16)] 절충교역 의무 적용 버리는 방사청 국익 포기 논란
    한국의 방위산업이 새로운 활로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방위사업청은 지난해부터 방위산업이 처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지속적인 제도 개선과 함께 법규 제·개정도 추진 중이다. 그럼에도 방위사업 전반에 다양한 문제들이 작용해 산업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 뉴스투데이는 이런 문제들을 심층적으로 진단하는 [방산 이슈 진단] 시리즈를 시작한다. <편집자 주>   지난 5월 20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20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방위사업법 개정 법률안을 비롯한 다수의 법안이 통과되지 못하고 폐기됐다. 사진은 회의를 마치고 의원들이 본회의장을 나서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연합뉴스]    [뉴스투데이=김한경 안보전문기자] 지난 2018년 6월 방위사업청은 ‘절충교역 혁신방안’을 발표하면서 1982년 도입된 절충교역 제도를 방산육성·방산수출·일자리창출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전면 재편할 것임을 밝혔다. 핵심 내용은 절충교역의 명칭을 산업협력으로 변경하고, 사전가치축적 제도를 도입하며, 절충교역 무상 원칙을 폐기하겠다는 것이었다.   절충교역이란 국외로부터 무기 또는 장비 등을 구매할 때 국외의 계약상대방으로부터 관련 지식 또는 기술 등을 이전 받거나 국외로 국산무기·장비 또는 부품 등을 수출하는 등 일정한 반대급부를 제공 받을 것을 조건으로 하는 교역이다. 무기거래 과정에서 존재하는 독특한 무역 형태로 현재 130여 개 국가가 이런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 감사원 감사의 후폭풍으로 절충교역 조건부 적용 논리 도입   우리나라는 2017년 초 F-35A 도입을 추진하면서 록히드마틴이 절충교역으로 약속했던 기술이전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사회적 물의를 빚었다. 당시 방사청은 9개월 동안 감사원의 고강도 감사를 받았고, 2018년 1월 현실에 맞지 않는 제도를 혁신하라는 감사 결과를 통보 받았다. 이 과정에서 여러 협의과정과 토론을 거쳐 내놓은 산물이 ‘절충교역 혁신방안’이다.   감사원은 감사 과정에서 절충교역 무상 원칙이 현실성이 없다고 지적했고, 이로 인해 방사청 내에서는 폐기하자는 분위기가 만연했다. 이런 분위기는 곧 절충교역 의무 적용을 흔드는 논리로 작용했다. 결국 무상 원칙은 폐기하고 비용 대비 효과분석에 근거해 절충교역 추진 여부를 결정하자는 방안이 제시됐다. 의무 적용이 조건부 적용으로 바뀐 셈이었다.   명칭 변경과 사전가치축적제도 적용은 계속 거론되던 개선 방향이었지만, 의무 적용을 스스로 포기하는 것은 새로운 제안이었다. 비용 대비 효과분석이란 단서를 달았지만 분석이 가능할지도 의문이었다. 하지만 당시 분위기는 이를 제지하기 어려웠다. 결국 방위사업법 개정 작업에 들어갔고, 절충교역 지침(방사청 예규) 개정으로 가능한 사전가치축적 제도는 시행 중이다.   지난해 8월 방사청은 절충교역 정의에 공동개발·생산, 합작투자 등을 추가해 ‘산업협력’으로 명칭을 변경하고, 절충교역 추진을 의무화하지 않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방위사업법 일부 개정 법률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하지만 이 개정 법률안은 지난 5월 29일 20대 국회가 종료되면서 자동적으로 폐기됐다.   ■ 개정안 21대 국회에서 통과될 듯…정부가 적용 포기할 근거 만들어   이 개정 법률안은 20대 국회에서 단지 다른 법안들과 함께 통과 절차가 진행되지 않아 폐기된 것이지 법안 내용에 대해 치열한 논쟁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따라서 방사청은 21대 국회에서 동일한 내용으로 다시 개정 법률안을 제출할 것으로 판단되며, 여당이 전권을 가진 이번 국회에서는 절차만 밟으면 쉽게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개정안의 내용 중 하나인 명칭 변경은 전 세계적으로 절충교역을 산업협력으로 바꿔 나가고 있는 추세여서 바람직하다. 국제절충교역협회인 GOCA(Global Offset and Countertrade Association)도 최근 GICA(Global Industrial Cooperation Association)로 명칭을 공식 변경하면서 조건부 절충교역에서 상생적 산업협력으로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절충교역 의무 적용을 조건부 적용으로 바꾼 조항이다. 기존 법규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금액 이상의 단위사업에 대하여는 절충교역을 추진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고 명시됐다. 그러나 개정안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금액 이상의 단위사업에 대해서는 산업협력을 추진할 수 있다”라고 명시해 상황에 따라 적용 여부가 달라지는 것이다.   이와 관련, 방사청 절충교역 심의위원을 역임한 심상렬 광운대 방위사업연구소장은 “우리가 절충교역을 적용하지 않는다고 해외업체가 그만큼 가격을 내릴지는 의문”이라며 “원가를 검증할 수 없는 현 상황에서 단지 상대의 선의에만 의존하게 돼 또 다른 논란을 야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내 방산업체가 글로벌 공급망에 들어갈 기회를 만드는 좋은 수단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일각에서는 “만일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무기 거래에서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반대급부를 정부가 스스로 포기할 수 있는 근거를 만드는 것”이라면서 “국민이 응당 누려야할 권리이자 국익에 해당하는 사항이고, 잘만 활용하면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유용한 제도임에도 방사청이 추진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포기하게 만드는 법제화에 앞장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 비용 대비 효과분석 신뢰성 낮아…사전가치축적제도 활성화해야   절충교역 관련 연구과제를 다수 수행한 유형곤 국방기술학회 정책연구센터장은 “해외 업체의 제안내용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비용 대비 효과분석은 매우 어려울 것”이라며 “설사 선행연구 수행기관이 분석 결과를 산출했더라도 신뢰성을 담보하기 어렵고, 오히려 절충교역을 적용하지 않는 근거로 활용될 가능성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는 “검증이 어려운 비용 대비 효과분석은 사전가치축적제도가 자리를 잡으면 의미가 없어진다”면서 “사전가치축적제도 활성화에 정책적 역량을 집중해 해외업체가 이에 적극 나서도록 유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정책적 판단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절충교역이 종료된 이후 창출된 성과를 일정기간 추적 조사하는 활동도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절충교역 분야에 근무했던 공무원 및 예비역 장교들도 “대다수 국가가 절충교역을 적용하고 적용비율도 점차 높이는 상황에서 우리만 적용하지 않을 경우 계약금액이 절감될지는 불분명하며, 해외업체의 이익만 높여주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면서 “방위사업법에 반영된 절충교역 추진을 원칙으로 하는 조항은 반드시 유지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방위사업청 절충교역과는 경험을 가진 실무자들이 대부분 떠나서 산업육성 관점에서 절충교역 제도를 이끌어 가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전해진다. 현 시점에서 해당 부서가 전문가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 산업협력 추진을 원칙으로 하는 내용이 개정안에 담기도록 재검토되어 방산육성·방산수출·일자리창출에 진정으로 기여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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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위산업
    2020-06-30
  • [뉴투분석] 북한이 김여정을 앞세워 강경하게 나오는 이유
    [뉴스투데이=김한경 안보전문기자]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개성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를 언급한지 3일만에 실제로 폭파가 이루어지고, 문재인 대통령의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 기념행사 발언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등 강경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김정은과 지근거리에서 사소한 것까지 챙기며 보좌하던 가냘프고 얌전한 모습의 김여정이 어느 날 갑자기 전혀 다른 사람으로 변모해 전형적인 북한의 강경파 인물로 등장한 것이다.   조선중앙TV는 지난 17일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폭발음과 함께 연락사무소가 회색 먼지 속에 자취를 감추고 바로 옆 15층 높이의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 전면 유리창이 산산조각이 난 모습이 담겼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북한이 김여정의 이름으로 전에 없이 강경하게 나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여러 가지 시각이 존재하지만 가장 일반적인 주장은 건강이상설에 휩싸인 김정은에게 만일의 사태가 발생할 경우 통치권의 공백을 없애고 김여정이 후계자로 나설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강한 지도자 이미지를 각인시키려는 의도란 분석이다.    ■ 김여정 후계 체제 구축 의도 vs. 위기관리용 대리자 역할   이와 관련, 태영호 미래통합당 의원은 지난 17일 공동연락사무소 폭파를 속전속결로 진행한 것에 대하여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북한 내부를 김여정 후계 체제로 결속시키려는 의도"라면서 "북한군과 김정은 사이에 확고한 2인자로서 김여정의 한마디에 북한 전체가 신속히 움직이는 새로운 지휘구조를 알리고자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북한 문제에 정통한 몇몇 전문가들은 김여정의 이번 등장이 실질적인 후계 구도의 구축이라기보다 김정은 유고시에 대비하여 일정 기간 위기관리를 하는 대리자 역할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다. 현재 김정은 아들이 10살 정도여서 10년 정도만 버티면 아들을 내세울 수 있다. 그 사이에 혹시 김정은의 건강이 나빠질 경우 대리자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존 에버라드 전 평양주재 영국 대사는 19일 중앙일보 칼럼을 통해 “김정은 위원장이 건강 문제나 정치적 사유로 갑작스럽게 자리를 비울 경우 ‘백두혈통’ 중 한 사람이 언제든 공석을 메울 수 있도록 조처하고 있는 것”이란 의견을 제시했다. 백두혈통 중 김정남은 사망했고, 김정철은 적합하지 않다고 평가 받았으니 남은 카드가 결국 여동생 김여정이란 얘기다.   ■ ‘배드 캅 굿 캅’ 역할 분담…문 대통령 파트너 맡을 수도   후계 구도와 함께 김여정을 전면에 내세운 또 다른 이유로 향후 남북 및 미·북 관계를 고려해 ‘배드 캅 굿 캅(bad cop good cop)’의 역할 분담이란 시각도 설득력이 있다. 그동안 김정은이 직접 나서서 평화정책을 펼치다가 갑자기 관계 악화를 주도하기도 어렵고 ‘수령의 무오류’란 의미에도 맞지 않으니 백두혈통인 김여정을 ‘배드 캅’으로 대신 내세운 것이란 분석이다.   결국 김정은의 정책 실패에 대한 북한 주민들의 반감을 미국과 남한의 탓으로 돌리기 위해 북한은 더욱 강경한 입장을 표출하되, 외무성 성명 같은 수준이 아니라 북한 권력의 핵심인 백두혈통으로부터 직접 나오는 불만이란 점을 분명히 하면서도 이후 상황이 달라지면 김정은이 ‘굿 캅’으로 나설 수 있는 여지를 두기 위한 포석이다.   이와 연관된 이유로 김정은이 앞으로 남한 지도자를 상대하지 않겠다는 의도도 깔렸다는 주장이 나온다. 그동안 문재인 대통령과 수차례 정상회담을 했지만 성과가 없었고, 문 대통령이 중재한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도 실패하여 김정은의 입지만 무너뜨렸다. 따라서 문 대통령의 파트너는 이제 김여정이며, 김정은은 미국과 중국의 지도자만 상대할 것이란 의미이다.    ■ 김정은 대신하려면 지도력 필요, 군사도발로 위상 높일 듯   북한이 강경하게 나오는 또 다른 이유는 그동안 경제 제재로 어려웠지만 중국의 지원과 교역으로 그나마 버텨왔는데 코로나19로 인해 중국에서 들어오는 모든 물자 수송이 멈춰서면서 평양조차 제대로 배급이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이 도래했기 때문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즉 남한이 어떤 방법이든 찾아서 북한을 지원하라는 강력한 요구의 표현이란 것이다.   북한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그들의 방식대로 김여정을 앞세워 남한을 최대한 압박하는 것이며, 남한의 집권세력은 아무리 무시하고 짓밟아도 대화만 제의하면 언제든 좋다고 달려올 대상으로 보고 있다. 북한의 이런 인식 때문에 우리가 예의를 지키라고 했지만 앞으로 비난 수위는 낮아지지 않을 것이며 군사도발도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주장한다.    결국 후계 체제 구축이든 일시적 대리자이든 김여정이 김정은을 대신하려면 그에 걸 맞는 지도력과 함께 담력, 용기, 카리스마를 보여야 한다. 이를 위해 가장 적절한 수단이 대남 군사도발이다. 김정은도 천암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등을 주도하면서 후계자 위치를 굳혔듯이 김여정도 군사도발을 통해 자신의 위상을 높이려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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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보종합
    2020-06-19
  • [방산 이슈 진단 (15)] ADD 주도의 ‘사전개념연구’는 임시방편, 전문가 조직 만들어야
    한국의 방위산업이 새로운 활로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방위사업청은 지난해부터 방위산업이 처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지속적인 제도 개선과 함께 법규 제·개정도 추진 중이다. 그럼에도 방위사업 전반에 다양한 문제들이 작용해 산업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 뉴스투데이는 이런 문제들을 심층적으로 진단하는 [방산 이슈 진단] 시리즈를 시작한다. <편집자 주>   지난 10일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주관한 ‘2020년 전반기 국방개혁 추진평가회의’가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전군 주요 지휘관 회의에 이어 개최됐다. [사진제공=국방부]   [뉴스투데이=김한경 안보전문기자] 지난 10일 국방부는 정경두 장관이 주관하는 ‘2020년 전반기 국방개혁 추진평가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방위산업 분야에서는 국방과학기술혁신촉진법 등 관련 법률 제정과 함께 다양한 제도 개선사항이 언급됐는데, 특히 효율적인 획득 체계 개선을 위해 ‘사전개념연구제도’를 신설했다는 내용이 눈에 띄었다.   ■ 획득 과정의 사업 지연 요인 해소해 ‘적기 전력화’ 목적   이 분야에 정통한 군 관계자는 “방위사업의 근본 목적은 군이 요구하는 전력을 적기에 공급하는 것”이라며 “충분한 사전개념연구 없이 무기체계의 소요가 결정되면 획득절차 적용 간 필연적으로 논쟁을 유발시켜 사업관리 기간이 연장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소요기획 단계부터 심층 깊은 검토와 기관 간 이견을 해소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와 같은 고민 속에 태동한 것이 사전개념연구제도이다. 국방부는 이 제도가 “소요제기 기관의 신규 전력소요에 대한 소요제기서 작성을 지원하기 위해 무기체계 필요성, 운영개념, 작전운용성능, 전력화지원요소, 대안분석 등에 대해 수행하는 연구”라고 밝혔다. 이 제도가 정착되면 획득절차 적용 간 쟁점 발생을 최소화할 수 있어 적기 전력화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현재 소요기획 단계에서 개선이 필요한 사항은 대략 4가지다. 우선 소요결정 단계에서 많은 의구심을 갖는 소요의 필요성과 소요량, 전력화 시기, 작전운용성능 설정 사유 등의 모호한 설명을 구체화하고, 명확하지 않은 운영개념을 간명하게 작성하는 것이다. 또 상세한 전력화지원요소의 식별이 필요하며, 과학적 분석기법을 적용한 대안분석 결과도 있어야 한다.   그동안 기획재정부, 국회, 감사원 등에서는 무기체계 획득 과정에서 소요기획 단계의 내실화를 꾸준히 요구해왔다. 사전개념연구 제도는 이러한 요구에 부응하고 선행연구나 소요검증, 사업타당성 조사에서 반드시 다루어야 하는 핵심사항들을 소요제기 전부터 철저히 확인해 이후 단계에서 불필요한 노력 낭비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 관련 훈령 ADD에 위임해 제도 도입 성과 있을지 의문   그럼에도 사전개념연구를 규정한 국방전력발전업무훈령(제29조의 2)에는 “소요제기 기관이 국방과학연구소(ADD)에 사전개념연구를 의뢰하면 ADD가 주관하여 수행하되, 연구가 제한되거나 소요제기 기관이 요청한 경우 외부기관에서 용역연구를 추진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즉 현실적으로 연구를 이행할 조직이 마땅치 않아 ADD에 맡긴 형태가 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사전개념연구 제도가 제대로 정착되려면 우선 소요검증과 사업타당성 조사를 담당하는 한국국방연구원(KIDA) 및 국방기술품질원 연구원이 어떤 형태로든 사전개념연구에 참여해야 한다. 그래야만 소요검증과 사업타당성 조사 시 다른 의견을 제시하거나 논쟁이 발생하지 않아 사업관리 기간도 단축되고 적기 전력화가 가능해진다.   또한 사전개념연구는 소요제기 기관인 합참과 각 군에서 하는 것이 마땅하나 현재의 소요기획 인력과 전문성 수준으론 감당하기 어려워 일단 ADD가 담당한 모양새다. ADD 역시 부가적인 업무가 늘어난 것이니 제대로 될지는 의문이다. 한 방산업계 관계자는 “제도 취지와는 달리 또 다른 걸림돌만 만들어 오히려 사업 지연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제도 정착을 위한 궁극적인 해법으로 “소요제기 기관이 이끄는 전문가 그룹이 별도로 만들어져 연구를 전담해야 한다”는 견해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 그룹을 어떤 형태로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이 제도의 성패가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방산 전문가들은 “군과 과학기술을 모두 이해하고 이를 연계시킬 줄 아는 전문조직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 필요한 전문가 제대로 선별해 운영해야 성과 나타나   이와 관련, “학문적 연구를 수행한 민간 과학기술 전문가, ADD 및 기품원 연구원, 해당 업무를 수행하다 전역한 예비역 중 전문가를 제대로 선별해 협업하도록 구성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왜냐하면 소요기획 단계에서 가장 논란이 많은 부분은 특정 성능의 ‘기술적 구현 가능성’과 민수품의 ‘군 활용 적합성 여부’이기 때문이다.   현재 소요기획 단계에서 기술 분야 조언과 검토 의견을 제시하는 기관은 ADD와 기품원이며, 이들은 합참에서 전력소요서를 작성하는 통합개념팀(ICT) 운영에도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차제에 군과 과학기술을 잘 아는 전문조직을 제대로 만들어 이들이 ICT에도 참여해야 한다”고 말한다. ADD와 기품원만으로는 한계가 많다는 얘기다.   한 방산업체 임원은 “실제 연구개발을 담당할 관련 업체 전문 인력도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고, 구체화가 어렵다는 이유로 관심 갖지 않았던 전력화지원요소의 식별과 총수명주기를 고려한 비용분석과 관련한 전문가도 포함돼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제도가 정착되면 “소요검증을 생략하거나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조정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결국 사전개념연구 제도가 취지에 부합되도록 정착되려면 ADD 수준에서 벗어나 소요제기 기관이 주도하는 별도의 전문가 그룹이 운영되도록 규정을 개정해야 한다. 그래야만 이 제도가 사업 지연 요인을 해소하는 효과적인 수단으로 기능함은 물론 국방 분야의 바람직한 전문가 운용 모델로 자리 잡아 소요기획 단계를 획기적으로 발전시키는 토대가 될 수 있다.  
    • 시큐리티팩트
    • 방위산업
    2020-06-18
  • [뉴투분석] 국내 이동통신 3사의 양자보안 접근 전략 3인 3색
    [뉴스투데이=김한경 안보전문기자] 양자 컴퓨팅 시대가 다가오면서 새로운 양자 보안기술을 확보하려는 노력이 치열한 가운데, 이동통신 3사의 양자보안 접근 전략이 국내 정보통신 시장 내 위치, 최고 경영자의 경영 비전 등에 따라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 분야의 선두주자인 SK텔레콤은 즉각적인 상용화에 역점을 두는 반면, 공기업 성격이 강한 KT는 기술 표준화에 주안점을 두는 모습이다. 이에 비해 시장 3위인 LG유플러스는 세계 최초의 기술 개발에 주력해 판세를 뒤엎으려는 도전적인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지난 2014년 10월 20일 부산 벡스코 제2전시장에서 열린 '월드IT쇼(WIS) 2014' SKT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차세대 통신 보안기술인 '양자암호통신' 시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양자 컴퓨팅은 세상의 모든 물리량을 쪼개고 쪼갰을 때 마지막에 남는 최소 단위의 에너지 덩어리인 양자의 ‘중첩’과 ‘얽힘’이란 물리적 특성을 트랜지스터처럼 활용해 컴퓨터를 만들려는 시도이다.   ■ 대표적 양자보안 기술인 양자암호통신과 양자내성암호   현재의 트랜지스터는 전자를 흘려보내거나 막는 것으로 1과 0을 표현하면서 연산과 저장 작업을 하는 반면, 양자는 중첩과 얽힘을 이용해 더 다양하게 값을 표현할 수 있어 연산과 저장 능력이 획기적으로 향상된다.   구글은 지난해 9월 현존 최고의 슈퍼컴퓨터로 1만년 계산해야 풀 수 있는 수학문제를 단 3분 20초만에 푸는 양자 컴퓨터를 개발했다. 양자 컴퓨터가 기존 암호체계를 뚫는 해킹 기술에 활용될 경우 이에 대응할 수 있는 방안으로 양자 보안기술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다가올 양자 컴퓨터 시대에 직면하게 될 보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표적인 기술로는 국내에 널리 알려진 양자암호통신 기술과 최근 암호보안 영역에서 떠오르는 새로운 기술인 양자내성암호 기술 등이 있다.   양자암호통신 기술은 양자의 물리적 특성을 통해 암호키를 교환하는 기술로 암호키 교환 영역에서 확실한 보안성을 제공할 수 있으나, 별도의 양자키 분배장치와 안정적인 양자키 분배 채널이 필수적이다.   ■ SK텔레콤, 양자난수생성(QRNG) 칩셋 5G 스마트폰 탑재   이와 관련된 기술로 SK텔레콤이 즉각적인 상용화에 역점을 둔 ‘양자난수생성(QRNG)’ 기술이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2018년 QRNG 원천기술을 보유한 스위스 기업 IDQ를 인수한 이후 반도체를 설계하는 국내 기업인 ‘비트리’와 손잡고 스마트폰에 들어갈 수 있는 쌀알 크기(가로2.5㎜×세로2.5㎜)의 QRNG 칩셋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SK텔레콤은 100만번의 실험을 거친 이 칩셋을 삼성전자와 협력해 5G 스마트폰에 탑재했고, 지난달 22일 ‘갤럭시 A 퀀텀’이란 이름으로 출시됐다. SK텔레콤 측은 “모바일용 QRNG 칩셋을 상용화한 것은 이번이 첫 사례”라면서 “IoT, 자율주행 기술에도 적용된다”고 밝혔다.   양자난수생성 칩셋은 해킹과 개인정보 유출을 막는 차세대 기술이다. 현재 암호화는 난수(특정한 규칙이 없는 숫자 조합)를 이용한 암호키를 사용하지만 일정한 알고리즘을 통해 만들어지기 때문에 수천만 번 관찰하면 반복 패턴이 발견돼 뚫릴 수 있다. 그런데 이 칩셋은 ‘완전(순수)한 난수’를 만들기 때문에 아무런 패턴이 없어 안전하다.   업계에서는 보안성이 한층 강화된 QRNG가 스마트폰에 도입된 만큼 머지않아 다음 단계인 양자암호통신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양자암호통신은 도청 불가능한 암호키를 생성하는 ‘양자키 분배(QKD)’ 기술이 핵심이다.   양자암호통신 네트워크 관련 기술의 표준화를 주도하는 KT. 사진은 서울 광화문 KT 사옥 모습. [사진제공=연합뉴스]   ■ KT, ITU-T 양자암호통신 네트워크 관련 기술 표준화 주도   QKD 기술을 네트워크에 적용하면 통신 데이터를 단 1번만 확인할 수 있는 상태로 전달할 수 있다. 만약 누군가 양자암호통신 기술이 적용된 네트워크에 해킹이나 도청을 시도하면 상태가 변화된 정보만 얻게 돼 보안성이 뛰어나다.   양자보안에선 후발주자인 KT는 지난달 20일 국내에서 개발한 양자암호통신 기술로 데이터를 암호화한 뒤 전송하는 실증 테스트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KT가 자체 개발한 ‘양자키 분배 시스템’과 국내 중소기업이 개발한 ‘암호화 장비’를 통해서 이뤄낸 결과이다.   KT는 양자키 분배 시스템이 공급하는 양자로 만든 암호키를 이용해 암호화 장비가 데이터를 암호화해 전송하는 구조로 양자암호통신 네트워크를 설계했고, 실제로 송수신했을 때 속도가 떨어지거나 지연이 발생하지 않아 원활하고 안정적인 통신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이와 같이 양자보안 서비스를 개발 중이고 최근에는 정부의 양자암호 통신망 구축의 사업자로도 선정됐지만, KT는 그동안 표준화 논의에 더 주력해 왔다. 지난해 10월 국제전기통신연합(ITU-T) SG13 국제회의에 참석해 신규 표준화 과제를 대거 채택시키는 등 ITU-T와 관련된 양자암호통신 네트워크 기술 14개 중 6개가 KT 주도로 표준화가 진행되고 있다.   ■ LG유플러스, 양자내성암호 세계 최초로 통신장비에 적용   LG유플러스가 개발중인 양자내성암호 기술은 양자 컴퓨터로 풀어내는데도 수십억 년이 걸리는 수학 알고리즘을 활용해 암호키 교환, 데이터 암·복호화, 무결성 인증 등 보안의 주요 핵심요소에 대한 보안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   LG유플러스 마곡 사옥에서 직원들이 양자내성암호 기술이 적용된 모듈을 들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LG유플러스]   이 기술은 별도의 장비 없이 소프트웨어만으로도 구현할 수 있어 휴대폰에서 소형 IoT 디바이스까지 유연하게 적용되며, 현재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가 IBM·아마존·구글·MS 등 글로벌 기업들과 표준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서울대학교 산업수학센터, 크립토랩과 함께 양자 컴퓨터로도 뚫지 못하는 양자내성암호(PQC: Post Quantum Cryptography) 기술을 개발해 세계 최초로 고객전용망 장비에 적용했다고 지난 10일 밝혔다. 지난해 12월 상호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국내기술로 산·학·연이 협력해 개발했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LG유플러스는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향후 5G 서비스와 유·무선 가입자 서비스에도 양자내성암호 기술을 적용할 예정이다. 천정희 서울대학교 산업수학센터장은 "양자내성암호를 세계 최초로 통신장비에 적용하였다는 점에서 매우 뜻깊은 일"이라면서 “상용화를 우리나라가 선도할 수 있도록 산업계와 협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렇듯 이동통신 3사의 양자보안에 대한 출발점과 방향은 달랐지만 양자 컴퓨팅 시대가 가까워오면서 상이한 접근 전략이 상호 시너지를 발휘하고 관련 기술도 융합되면 국내 양자보안의 수준이 획기적으로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이란 의견이 점차 설득력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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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6-16
  • [뉴투분석] 화웨이 5G 장비, 국제 보안 인증 받았어도 ‘백도어’ 우려 여전하다
    [뉴스투데이=김한경 안보전문기자] 중국 통신장비 업체인 ‘화웨이’가 최근 5G 기지국 장비의 국제 보안 인증을 획득하면서 미국이 제재하는 근거였던 ‘백도어’에 대한 우려가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하지만 다수의 보안 전문가들은 ‘백도어’ 설치 유무를 확인하는 것은 장비의 보안성을 평가하는 보안 인증과는 무관하며, 장비를 사용하는 기업 혹은 국가가 백도어를 찾아내기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지난 1월 21일 스위스에서 열린 다보스 포럼에서 발언하는 런정페이 화웨이 회장. [사진제공=연합뉴스]   ‘백도어’란 사용자 인증 등 정상적인 절차를 거치지 않고 응용 프로그램이나 시스템에 접근할 수 있도록 시스템 보안이 제거된 비밀 통로로서 통상 서비스 유지·보수의 편의를 위해 개발자가 만들어 사용한다.   실제로 일부 언론들은 화웨이의 보안 인증 획득으로 백도어 문제가 해결된 것처럼 인식해 미국이 화웨이를 제재할 명분을 잃은 것인 양 보도하고 있다. 즉 가성비 좋은 제품이 최고 등급의 보안 인증까지 받았으니 사용에 문제가 없다는 식이다.   화웨이는 지난 7일 5G 기지국 장비(gNodeB)가 세계 최초로 스페인 정보국 산하 인증기관인 CCN으로부터 ‘CC(Common Criteria) 평가보증등급(EAL) 4+’ 인증을 받았다고 밝혔다. 화웨이가 5G 기지국 구축에 현재 사용 중인 이 장비는 국내에선 LG유플러스가 쓰고 있다.    CC 인증은 정보기술의 보안 기능에 대한 국제 평가기준으로 통한다. EAL은 총 1∼7등급으로 구분되며 등급이 높을수록 보안의 안전성 검증도 까다롭다. EAL4+ 등급은 네트워크 장비로 취득할 수 있는 최고 등급이라고 한다.   국내에서 CC 인증 업무를 담당하는 국가보안기술연구소 산하의 IT보안인증사무국에 따르면, CC 인증의 목적은 ‘정보보호제품에 구현된 보안기능이 평가 신청한 평가보증등급에 부합하는지 검증함으로써 사용자가 자신의 보안 요구를 충족하는 제품을 선택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한 제도’로 설명하고 있다.   즉 보안성을 평가하는 국제적 기준의 틀 내에서 대상 장비의 보안 수준을 평가하는 것이지 백도어를 찾아내는 수단이 아니다. 화웨이는 “2년 동안 소스코드 검증과 제품개발 과정의 설계, 엄격한 테스트를 거쳐 CC 인증이 발급됐다”면서 화웨이의 5G 무선 접속망이 신뢰할 수 있는 보안을 제공한다는 사실이 공식적으로 입증됐다고 평가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 일부 통신업계 관계자들은 “5G 상용화가 시작되는데, 가성비가 뛰어난 화웨이 장비를 배제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우려되던 보안에 대해 인증을 받은 만큼 화웨이 장비 선택에 부담을 덜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즉 백도어 문제를 보안 인증과 혼동하면서 보안 인증을 받으면 문제가 해결되는 양 착각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지난해 6월 군사안보지원사령부가 주최한 ‘국방보안 콘퍼런스’에서 이옥연 국민대 정보보안암호수학과 교수는 “4G, 5G 모두 핵심 네트워크 장비의 백도어 설치는 제조사 외에 확인이 불가능하다”며 “정상적인 보안 기능 시험 성격이 강한 CC 인증으로는 백도어 검출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국가보안기술연구소장을 역임한 손영동 한양대 교수도 “정상적인 상태로 CC 인증을 받고 실제 장비도 납품한 다음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과정에서 백도어 설치가 얼마든지 가능하며, 일상의 검수 수준으로는 찾아내기 힘든 극소형 하드웨어 칩을 끼워 넣어 유사시 활성화시키는 방식(치핑, Chipping)도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개발자나 제조사가 다른 의도로 백도어를 만들 가능성은 얼마든지 존재한다. 손 교수는 “화웨이 장비에 대한 의혹은 기술적 문제라기보다 ‘신뢰’의 문제이며, 미국이 우려하는 것도 이런 부분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해커 출신 보안 전문가는 “백도어를 찾으려는 노력보다는 백도어를 이용한 공격이 시작될 때 포착하는 기술 개발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같이 통신장비의 백도어 설치 여부는 개발자나 제조사외에는 확인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보안 전문가들은 알고 있다. 그리고 모든 통신장비 회사들의 제품에서 백도어 설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유독 화웨이가 집중적으로 제재의 대상이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런정페이 화웨이 회장이 중국 인민해방군 출신인데다, 그동안 화웨이 장비에 백도어가 숨겨져 있다고 의심을 살만한 정황들이 여러 나라에서 나타났기 때문이다. 화웨이가 더 이상 주목을 받지 않고 순수한 통신장비 업체로 대우받으려면 이러한 의혹을 극복하고 앞으로 어떻게 달라질지 설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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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이버안보
    2020-06-09
  • [방산 이슈 진단 (14)] 방사청의 신속시범획득 사업 성공을 위한 6가지 조건
    한국의 방위산업이 새로운 활로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방위사업청은 지난해부터 방위산업이 처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지속적인 제도 개선과 함께 법규 제·개정도 추진 중이다. 그럼에도 방위사업 전반에 다양한 문제들이 작용해 산업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 뉴스투데이는 이런 문제들을 심층적으로 진단하는 [방산 이슈 진단] 시리즈를 시작한다. <편집자 주>   6월 중 경쟁 입찰을 통해 신속시범획득 1차 사업 업체를 선정하고, 2차 사업 공모도 진행할 예정인 방위사업청. [사진제공=연합뉴스]   [뉴스투데이=김한경 안보전문기자] 방위사업청이 신속시범획득 1차 사업으로 드론 및 안티드론 분야의 4개 사업을 선정했다. 현재 4개 사업에 대한 구매 사양을 공개하여 업체 의견을 수렴했고 내부 검토를 거쳐 6월 중 국방전자조달시스템을 통해 입찰 공고할 예정이다. 낙찰된 업체는 3개월 이내에 장비를 납품하고 사용자 교육 및 기술을 지원하게 된다.   ■ 6월 중 1차 사업 업체 선정하고 2차 사업 공모도 진행   이와 관련, 방위사업청은 지난달 27일 1차 사업과 관련하여 “軍은 이르면 9월부터 약 6개월간 납품된 제품을 시범 운용하여 해당 제품이 무기체계로서 군사적으로 활용 가능한지 여부를 확인하고, 군사적 활용성을 인정받고 소요가 결정된 무기체계에 대해 후속 물량을 신속히 획득할 수 있도록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방위사업청은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기술력 있는 업체들에게 지속적인 참여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6월 중 2차 사업 공모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1차 사업은 명분에 맞게 쉽게 진행 가능한 분야로 축소해서 진행해 2차 사업이 본 게임이라며, 총 300억원 예산 중 1차 사업에 60억원이 배정됐고 나머지로 2차 사업을 진행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그런데 신속시범획득 1차 사업이 진행되면서 몇몇 문제점들도 제기되고 있다. 먼저 과제 공모에 제안하여 선정된 업체가 제안하지 않은 업체와 동일 조건에서 입찰 경쟁을 해야 한다. 구매 사양만 충족하면 최저가를 제시한 업체가 낙찰되는 방식이어서 공모에 선정된 업체들은 불만이 있지만, 방사청은 입찰 과정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내세워 이런 방식을 만들었다.   ■ 공모 선정 업체 가산점 주고, 신기술 적용 범주 넓혀야   이에 대해 올해는 처음이어서 업체들이 관심을 보였고 101개 과제가 제안됐지만 내년에도 과제 공모에 많이 응할지는 의문이다. 어떤 이익도 없고 오히려 자신의 강점만 노출될 수 있는데 업체들이 제안할까? 대부분 지켜보다가 입찰에만 참여할 것 같다. 공모에 선정된 업체들은 “수의계약이 어려우면 경쟁 과정에 가산점이라도 줘야 하지 않느냐”고 말한다.   둘째로, 이 사업이 적용하는 4차 산업혁명 기반 신기술의 범주 제한이다. 현실적으로 이 제도 외에는 신속한 획득 통로가 없는 상황에서 군이 신속히 도입할 필요를 느낀 무기체계라면 기술에 관계없이 이 제도를 통해 획득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럼에도 신기술의 범주를 14개 유형으로 한정함으로써 여기에 포함되지 않은 기술은 제안해도 관심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방산업계 일각에서는 “4차 산업혁명 신기술은 아직 작전 환경에 적용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본격적인 구매로 이어지긴 힘들 수 있다”고 주장한다. 또 일부 전문가들은 “소요군이 스스로 선택할 수 있게 신기술은 모두 가능하도록 적용 범주를 넓혀주는 것이 제도를 만든 근본 취지에 부합된다”는 의견도 제기하고 있다.   이와 관련, 국방사업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4차 산업혁명 신기술은 무기체계로 개발하기보다는 핵심기술로 개발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면서 “이렇게 개발된 핵심기술을 활용해 감시 장비 및 센서 등을 체계 결합한 시너지 큰 무기체계가 개발되었다면 이것 또한 사업의 범주에 포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 소요 적극 반영하고, 구매 사업 ‘수의계약’ 가능해야   셋째로, 이 사업은 낙찰된 제품을 시범 운용하여 ‘군 운용성 적합’ 판정을 받으면 종결돼 구매로 연결되지 않는다. 즉 군사적 활용성을 인정받았다고 해서 곧바로 구매가 이루어지지 않으며, 시범 운용했던 군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소요를 반영시켜야 한다. 전문가들은 “최초 과제 선정 당시부터 소요군이 적극 개입해 필요한 무기체계를 찾고 소요까지 결정하는 노력이 지속돼야 성공한다”고 말했다.    넷째로, 소요군이 적극 개입하더라도 궁극적으로 중기 소요 또는 긴급 소요로 반영돼야 하므로 이를 위해 관련 제도 개선이 이루어져야 한다. 현재 국방부가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과연 올해 안에 개선 방안이 나와 법령 개정까지 추진될지는 미지수다. 이런 과정이 없으면 ‘후속 물량을 신속히 획득할 수 있도록 추진할 예정’이라는 방사청 발표는 허위이다.    다섯째로, 전력화를 위한 구매사업을 경쟁으로 추진해서는 안 된다. 시범 운용에 참여한 업체가 ‘군 운용성 적합’ 판정을 받았으면 후속 사업의 우선권을 갖는 것이 합당하다. 그래야 업체도 최선을 다하고 기술 발전과 국산화도 가능해진다. 이미 과기정통부와 산자부가 우수연구개발 혁신제품을 선정해 ‘수의계약’으로 구매하는 것을 추진 중이다.   ■ 기재부와 감사원 설득해 제도 만든 취지대로 안착시켜야   마지막으로 기획재정부와 감사원이 신속획득제도의 안착에 도움을 주도록 설득해야 한다. 통상 기재부는 예산 집행의 투명성 측면에서, 감사원은 사업 추진 간 방산 비리 발생 측면에서 이 제도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있다고 전해진다. 이들의 이런 인식이 달라지지 않는 한 신속시범획득 사업은 취지를 살려 빠르게 진행하기 어렵다.   방사청 관계자는 “신속시범획득 사업이 4차 산업혁명의 기술발전 속도에 발맞춰 무기체계를 보다 신속히 획득하기 위한 새로운 제도가 필요하다는 인식에 따라 추진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왕정홍 방사청장 또한 “민간 신기술을 국방 분야에 신속히 적용하는 통로로서 자리매김할 것을 기대한다”며 기술력 있는 업체들의 참여를 당부했다.   왕 청장의 말처럼 신속시범획득 사업이 새로운 통로로 역할을 하려면 앞서 제기된 문제들을 세심하게 검토하여 합리적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국방부와 방사청이 제도의 취지를 잘 살펴서 제대로 하겠다는 의지만 확고하면 대안 마련은 물론 기재부나 감사원의 설득도 가능하리라 보며, 사업의 성과도 서서히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 시큐리티팩트
    • 방위산업
    2020-06-08
  • [방산 이슈 진단 (13)] KAI, ‘마린온 무장형’ 성공하려면 무게 방정식 해결해야
    한국의 방위산업이 새로운 활로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방위사업청은 지난해부터 방위산업이 처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지속적인 제도 개선과 함께 법규 제·개정도 추진 중이다. 그럼에도 방위사업 전반에 다양한 문제들이 작용해 산업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 뉴스투데이는 이런 문제들을 심층적으로 진단하는 [방산 이슈 진단] 시리즈를 시작한다. <편집자 주>   지난 2018년 7월 17일 경북 포항시 남구 포항 비행장 활주로에 추락한 해병대 상륙기동 헬기 '마린온'의 모습. 사고 당일 제작사에서 정비한 후 시험비행을 위해 이륙하다가 지상 10미터 높이에서 추락해 조종사 2명 등 5명이 사망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뉴스투데이=김한경 안보전문기자] 군 당국이 해병대 상륙공격헬기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개발한 기동헬기인 수리온의 파생형인 상륙기동헬기 마린온을 무장형으로 만들어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이 헬기가 과연 상륙공격헬기 역할을 할 수 있을지 논란이 뜨겁다.   해병대 상륙공격헬기는 현재 국방기술품질원(이하 기품원)의 선행연구를 마치고 사업추진기본전략안을 수립하고 있는 단계이다. 사업 규모가 약 1조5000억원가량으로 추산돼 전략안 수립이 완료되면 방위사업청 정책기획분과위를 거쳐 국방부장관이 주관하는 방위사업추진위원회(이하 방추위)에서 사업 추진 여부를 최종 결정하게 된다.   ■ 해병대, 미군의 ‘아파치 가디언’이나 ‘바이퍼’ 도입 생각한 듯   이미 두 번의 선행연구를 거치면서 해외 도입에서 국산 개발로 사업의 가닥을 잡은 상태여서 ‘마린온 무장형’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전문가 의견을 토대로 거센 반론이 제기되고 있는데다, 방위산업 육성을 명분으로 청와대가 무리하게 국내 개발로 밀어붙이는 것 아니냐는 주장까지 나왔다.   이와 관련, 해병대 장군 출신인 차동길 단국대 교수는 “상륙작전은 바다를 이용해 아군이 전혀 없는 적진으로 공격하는 가장 위험한 작전”이라며 “상륙공격헬기는 상륙기동헬기와 상륙돌격장갑차를 방호하고, 육상에서 최초 전투력을 발휘하는 것이어서 기동성, 긴급회피성, 방호성 측면에서 육군공격헬기보다 요구수준이 더 높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육군은 수리온을 기동헬기로 사용하면서 공격헬기로 미군의 아파치를 도입하고 있는 상황이다. 차 교수의 논리가 합당하다면 상륙공격헬기는 최소한 육군이 미국에서 도입하는 아파치 수준은 돼야 한다. 해병대에서도 최초에는 미 보잉사의 ‘아파치 가디언(AH-64E)’ 또는 미 해병대가 운용하는 벨사의 ‘바이퍼(AH-1Z)’를 생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무장형 헬기의 경우 미 시콜스키사의 기동헬기인 ‘블랙호크(UH-60)’에 무장을 갖춘 ‘암드(Armed) 블랙호크’와 그의 후신인 배틀호크(AH-60L) 그리고 미 특전사가 운용하는 기종인 MH-60L DAP 등이 있다. 무장형 헬기는 동구권에서 주로 사용하며, 막강한 화력 제공과 동시에 전투 병력과 장비도 수송할 수 있어 공격헬기에 비해 또 다른 장점이 있다.   ■ 내년 출범할 항공단, 상륙공격헬기 최대 24대로 1개 대대 편성   해병대는 상륙기동헬기 2개 대대와 상륙공격헬기 1개 대대로 구성되는 해병대 항공단을 내년 중에 출범시킨다는 목표이다. 우선 마린온 36대를 전력화하여 상륙기동헬기 2개 대대를 편성하고, 이후 2020년대 중반부터 전력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륙공격헬기 18∼24대로 나머지 1개 대대를 편성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기품원은 최근 선행연구를 통해 마린온 무장형이 군 작전요구성능(ROC)을 충족한다고 결론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 근거와 기준이 무엇인지는 공개되지 않아 알 수 없다. 확실한 것은 마린온도 염분에 견디는 방염 처리 등으로 수리온보다 300㎏ 이상 더 무거워졌다. 여기에 기관포·로켓·미사일을 탑재한 무장형은 무게가 더욱 무거워지고 기골 보강에 따른 무게 중심 변경도 야기한다.   게다가 최전방에서 임무를 수행하려면 조종사 및 승무원 보호를 위해 기체 내부에 방탄킷을 장착해야 한다. 2010년 아프간 파병 시 우리 군도 UH-60 헬기에 방탄킷을 장착했고, 현재  CH-47 헬기까지 방탄킷 장착을 추진하고 있다. 마린온 무장형에 방탄킷이 장착되면 무게는 더욱 늘어난다. 이렇게 무게가 증가해도 기동헬기를 보호하려면 공격헬기는 기동헬기보다 기동성이 뛰어나야 한다.   ■ 헬기전문가, “탑재가용중량 적어 충분한 무장 탑재 어려운 상황”   한 헬기 전문가는 “수리온은 최대이륙중량 및 탑재가용중량이 적은 헬기”라면서 “같은 엔진을 사용하는 UH-60보다 최대이륙중량이 4300파운드 적고 탑재가용중량도 약 5000파운드 적으며, 마린온은 더 적어서 체형만 크지 힘이 없는 상태”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런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하지 않고 마린온 무장형을 추진하면 충분한 무장을 탑재하기 어려운 상황에 봉착한다”고 말했다.   모든 논란의 귀결은 해병대에 도입될 마린온 무장형이 전장에서 상륙공격헬기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게 개발되느냐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최선의 방안은 전력화 계획에 맞춰 국내 개발이 성공하는 것이다. 전력화 시기가 다소 늦어지거나 1차 개발한 성능이 조금 부족해도 추후 성능 개량을 통해 목표한 수준의 개발이 가능하면 국내 개발이 우선이다.   KAI의 내부 분위기도 마린온 무장형으로 추진될 것을 생각해 ROC에 맞추어 개발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아파치나 바이퍼 수준의 공격헬기를 개발하긴 어렵지만 북한을 상대하는 작전에서 쓸모 있는 무장형 헬기는 만들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즉 기동헬기 기반의 무장형인 AH-60L이나 MH-60L DAP 같은 헬기를 토대로 구상 중인 것으로 이해된다.   ■ 해외도입과 국내개발 병행 주장도…개발 효율성과 ILS 문제돼   일부 군사전문가들은 무장형 헬기로는 전시에 능력 발휘가 제한된다면서 무장형 헬기를 개발하더라도 상륙공격헬기가 별도로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미군도 베트남전에서 무장형 헬기의 한계를 느껴 공격헬기를 개발하기 시작했으며, 미 해병대도 현재 상륙공격헬기와 무장형 헬기를 혼용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국내 방위산업 육성을 위해 마린온 무장형이 필요하다면 추진하되, 상륙공격헬기를 일부 해외 도입하는 것이 합리적이란 의견을 제기한다. 즉 상륙공격헬기 1개 대대를 해외 도입한 공격헬기와 KAI가 개발한 무장형 헬기를 반반씩 하이로우 믹스(High-Low Mix)로 편성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이 경우 개발의 효율성과 후속 군수지원(ILS) 문제가 제기된다.   일부 항공전문가들은 무장형 헬기가 기체 구조상 공격헬기보다 피탄 면적이 큰 것은 그다지 문제되지 않으며, 병력·장비 수송을 병행하는 이점도 있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무장형 헬기가 탑재가용중량만 충분하면 얼마든지 상륙공격헬기 수준의 효과를 낼 수 있다면서 미 특전사가 막강한 화력의 MH-60L DAP으로 특수 작전을 펼치는 사례를 들었다.   ■ 엄청난 무장 갖춘 ‘힘센’ 헬기 만들 수 있느냐가 최대 관건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미군 수준의 무장형 헬기를 진화적 개발을 통해 획득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MH-60L DAP 같은 수준을 따라잡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관건은 엄청난 무장과 방호력을 구비하고도 기동성이 우수한 ‘힘센’ 헬기를 KAI가 과연 만들 수 있느냐이다. 만약 그것이 가능하다면 단계별 ROC를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성공 여부가 달려 있다.   이외에, KAI의 헬기 개발 과정을 지켜본 전문가들은 전력화 시기를 맞추기 어렵다는 문제도 제기한다. 수리온을 마린온으로 개조하는데 4년이 걸렸는데, 마린온 무장형 개발은 시험평가와 감항인증 절차까지 마치려면 이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란 얘기다. 참고로 미국의 경우 기동헬기를 무장형 헬기로 바꾸는데 약 5∼6년이 소요됐다고 한다.   따라서 국방부는 방추위를 서두르기보다 수리온의 태생적 한계를 면밀히 검토한 후 부족한 탑재가용중량을 해결할 방안부터 강구해야 한다. 만일 KAI가 이에 대한 해답을 제대로 찾지 못한다면 국내 개발은 결국 실패할 수밖에 없다. 군 안팎에서는 상륙공격헬기와 관련해 항공(헬기)전문가와 해병대 의견을 경청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 시큐리티팩트
    • 방위산업
    2020-05-25
  • [방산 이슈 진단 (12)] 기재부가 만든 사업타당성조사, 무기획득 사업 지연 요인으로 작용
    한국의 방위산업이 새로운 활로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방위사업청은 지난해부터 방위산업이 처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지속적인 제도 개선과 함께 법규 제·개정도 추진 중이다. 그럼에도 방위사업 전반에 다양한 문제들이 작용해 산업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 뉴스투데이는 이런 문제들을 심층적으로 진단하는 [방산 이슈 진단] 시리즈를 시작한다. <편집자 주>   사업타당성조사 제도를 만든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에서 직원들이 불을 환하게 밝히고 야간 근무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뉴스투데이=김한경 안보전문기자] 사업타당성조사는 국회예산정책처의 ‘2020년도 예산안 총괄 분석’ 자료에 따르면 “대규모 국방사업의 필요성을 객관적으로 검증하고, 사업추진계획 및 소요예산의 적절성을 사전 분석하는 제도”이다. 이 제도는 기획재정부의 훈령인 ‘국방사업 총사업비 관리지침’을 근거로 2011년부터 시행 중이다.   이와 관련, 정부는 현재 국가재정법에 근거하여 소요예산의 적절성을 검증하는 예비타당성조사를 하고 있다. 국가재정법 제38조는 총사업비가 500억원 이상인 건설공사 관련 사업이나 국가연구개발사업 등은 예산 편성 이전에 예비타당성조사를 실시하되, ‘국가안보에 관계되거나 보안을 요하는 국방 관련 사업’은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명시돼 있다.   ■ 중기계획 반영 사업의 예산 적절성 기재부 관점에서 판단   이와 같이 국방사업은 그 특수성으로 인해 예비타당성조사가 면제돼왔으나 방위사업청 개청 이후 국방사업도 총사업비 관리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국방사업에만 적용되는 사업타당성조사 제도가 별도로 마련됐다. 사업타당성조사는 중기계획에 반영된 사업 예산을 계획대로 편성해 추진하는 것이 적절한지 기획재정부 관점에서 판단하기 위해 수행하는 분석 업무이다.   이 제도는 그동안 국방예산의 효율적 투자와 획득계획 완성도 제고 측면에서 나름대로 기여해온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한편으론 이 제도가 효율적으로 운영되지 못해 불필요하게 사업 착수가 지연되고 이로 인해 무기체계 전력화에 차질을 빚어 방위산업 발전의 저해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현재 무기체계 획득사업은 사업타당성조사 이전에 이와 유사한 소요검증(6개월) 및 선행연구(8개월)를 통해 사전 조사·분석 업무가 이미 이루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굳이 예산편성 단계 직전에 와서 다시 사업타당성조사를 중복적으로 수행함으로써 전력화 시기가 전반적으로 지연되는 문제를 초래하고 있다.   ■ 양산 단계 조사 생략해 조사대상 사업 줄이는 노력 필요   게다가 사업타당성조사를 연구개발 착수 이전과 양산 진입 이전 등 2회에 걸쳐 실시하여 사업 지연 소요가 더욱 늘어난다는 지적이 많다. 일각에서는 연구개발 단계에서 1회만 실시하고 양산 단계는 생략해도 되지 않느냐는 의견도 제기한다. 또한 소요검증 대상은 총사업비 1,000억원 기준인데, 사업타당성조사 대상은 양산 사업도 500억원 기준을 적용해 조사·분석의 일관성이 없다.   즉 양산 사업도 500억원 이상이면 모두 사업타당성조사 대상이 되어 대다수 무기체계 획득사업이 포함되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조사대상 사업 수는 많은데 수행기관의 인원이 제한되어 감당하지 못하는 상태가 된다. 결국 우선순위가 낮은 사업은 해당년도 조사대상에 포함되지 못하고 뒤로 밀리게 돼 본의 아니게 사업이 지연되는 상황이 발생한다.   게다가 양산 사업은 양산 계획이 수립된 다음 조사대상에 선정되도록 2016년 지침이 개정돼 연구개발사업 종료 후 양산 사업으로 전환되는 시기 사이에 구조적으로 공백이 생기는 문제도 존재한다. 또 연 2회만 사업타당성조사를 요구할 수 있는데다 조사기간도 8개월이나 걸려 적기에 사업타당성조사에 착수하지 못해 사업이 지연되는 사례도 빈번히 발생한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는 무기체계 소요결정부터 전력화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지적이 제기됐고 사업타당성조사도 주요 요인이 됐다. 이에 따라 국방부와 방위사업청은 소요검증과 사업타당성조사 간에 중복검토 분야를 최소화하고 조사 기간을 줄이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또 양산계획(안)만으로도 조사대상에 포함시켜 조사 착수시점을 앞당길 수 있게 추진 중이다.    ■ 조사대상 사업 기준 상향 조정하고 조사 기간도 단축해야   이 분야에 정통한 한 방산 전문가는 “조사대상을 1000억원 이상 사업으로 상향 조정하되, (가칭)사업조정위원회 같은 회의체를 통해 사업별로 사전 검토하여 면제, 약식 조사, 정식 조사로 분류하고 주요 쟁점 사업 위주로 사업타당성조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정식 조사는 8개월이 기본이지만 양산 사업은 6개월로, 약식 조사는 4개월로 단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 군 출신 방산업체 임원은 “국방 사업의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사업타당성조사에 참여하면서 이미 검증된 기본적인 내용을 새삼스럽게 문제 삼아 사업 추진의 발목을 잡는 경우도 발생한다”면서 “소요검증, 선행연구, 사업타당성조사 내용을 면밀히 분석해 중복 검토를 없애고 기간을 과감히 줄이는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사업타당성조사는 민간에서 국방사업을 통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출발해 법적 근거가 미약하다”면서 “진짜 필요한 제도라면 국가재정법을 고치던지 방위사업법에 법적 근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사업예산의 적절성을 판단하려면 비용분석을 해야 하는데 조사를 수행하는 국방연구원(KIDA)은 업체자료에만 의존하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적기에 전력화가 필요한 육군 등 소요제기 부서들과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방산업체들은 관련 사업들이 사업타당성조사로 인해 지연되고 있어 애가 타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이 제도를 챙겨야 할 주인이 없는 상태라면서 국방부와 방위사업청이 일부 개선을 추진 중이나 전체적으로 문제를 진단해 제대로 보완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 시큐리티팩트
    • 방위산업
    2020-05-19
  • 사단장 미경험자 수방사령관 최초 발탁…육군 중장 청와대 비서관 임명도 이례적
    [뉴스투데이=김한경 안보전문기자] 육군 수도방위사령관에 현 국방부 대북정책관인 김도균(55·육사44기) 육군 소장이 발탁됐고, 청와대 국방개혁비서관에 5군단장을 마친 안준석 육군 중장이 임명됐다.   정부는 8일 중장 및 소장의 진급 선발과 중장 이하 장성급 주요 직위에 대한 보직 인사 등의 2020년 전반기 장성급 장교 인사를 단행했다.   지난 2018년 10월 남북장성급 군사회담 수석대표로 나서는 국방부 대북정책관 김도균 소장(왼쪽)과 지난해 4월 청와대에서 진급 및 보직신고를 하고 문재인 대통령과 기념촬영을 하는 안준석 5군단장(오른쪽). [사진제공=연합뉴스]   중장으로 진급하는 김도균 소장은 국방부 북한정책과장, 국방부 군사신뢰구축TF장, 청와대 국가안보실 국방개혁비서관, 국방부 대북정책관 등을 역임한 ‘대북전문가’이다.   김 소장은 2017년 청와대 국방개혁비서관을 하다가 2018년 국방부 대북정책관으로 자리를 옮긴 후 9·19 남북군사합의 체결 당시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사단장 경험이 없는 김 소장이 군단급인 수도방위사령부의 사령관에 발탁된 것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사단장 미경험자가 수방사령관에 임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인사에서 또 특이한 점은 5군단장을 마친 안준석 중장(육사43기)이 청와대 국방개혁비서관에 임명된 사실이다. 지금까지 이 자리는 사단장을 마친 소장이 보직돼왔고, 과거에는 준장급이 주로 맡아왔다.   전임자인 김현종 중장(육사44기)도 3사단장을 마치고 국방개혁비서관에 보직됐다가 지난해 11월 장성급 인사에서 중장으로 진급했다. 당시 군단장 직위에 보직돼야 하나 비서관 직위에 계속 머물다가 이번에 5군단장에 임명됐다.   하지만 이 때는 비서관을 하는 도중 진급한 경우이며, 이번에는 아예 처음부터 군단장을 마친 육군 중장을 임명했다. 차관급에 해당하는 계급이 국가안보실 1차장이 아닌 비서관 자리에 보직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외에, 정부는 이영철 소장을 중장 진급과 동시에 국방부 정보본부장으로 발탁했고, 김정수(58·해사41기) 해군 소장과 이종호(55·해사42기) 해군 소장을 중장으로 진급시켜 각각 해군참모차장과 해군 작전사령관에 임명했다.   김정수 소장은 제7기동전단장, 합참 시험평가부장을 역임하고 현재 해군본부 기획관리참모부장이며, 이종호 소장은 제2함대사령관, 해군본부 정보작전참모부장 등을 역임하고 현재 해군본부 인사참모부장을 맡고 있다.   또한 김권 등 육군 준장 6명과 양용모 등 해군 준장 3명이 소장으로 진급해 사단장 등 주요 직위에 임명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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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5-08
  • [방산 이슈 진단 (11)] 방위력개선비 1조원 삭감, 국내 방산업체 피해 방지론 대두
    한국의 방위산업이 새로운 활로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방위사업청은 지난해부터 방위산업이 처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지속적인 제도 개선과 함께 법규 제·개정도 추진 중이다. 그럼에도 방위사업 전반에 다양한 문제들이 작용해 산업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 뉴스투데이는 이런 문제들을 심층적으로 진단하는 [방산 이슈 진단] 시리즈를 시작한다. <편집자 주>     윤종인 행정안전부 차관(긴급재난지원금 범정부 TF 단장)이 지난 3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시급한 지원이 필요한 계층부터 긴급재난지원금 현금 지급과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뉴스투데이=김한경 안보전문기자] 정부가 코로나 사태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국민에게 줄 긴급재난지원금을 마련하기 위해 국방예산 1조 5000억원을 삭감하기로 했다고 전해진다. 이 가운데 유가 하락에 따른 유류비 인하와 공무원 연가보상비 반납 등으로 마련된 예산을 제외하면 방위력개선비가 1조원 가까이 차지한다.   ■ 국방부, "해외도입 사업 위주 삭감, 전력화 일정에 지장 없어"   여기에는 F-35A 스텔스전투기(3000억원), 해상작전헬기(2000억원), 이지스구축함(1000억원), 정찰위성(169억원) 등 북한 위협에 대응할 핵심 전력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국방부 관계자는 "해외도입 사업 위주로 삭감했고, 무기 전력화 일정에는 지장이 없다"고 말했다. 즉 1조원 정도가 삭감돼도 군사력 건설에 차질을 빚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 40조원이던 국방예산은 지난해 국방부가 50조원이 넘는 예산을 편성하면서 2년여 만에 10조원이 증가했다. 군사력 건설에 투입되는 방위력개선비가 대폭 증액됐기 때문인데, 2020년 방위력개선비는 2019년 대비 8.6% 증가한 16조 6915억원으로 국방예산의 33%를 차지했다. 방위사업청 개청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8년 국군의날 기념식에서 ‘힘을 통한 평화는 군의 사명’이라고 천명한 후 이명박·박근혜 정권보다 더 많이 방위력개선비를 증액함으로써 그의 말을 현실로 증명했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에 직면하면서 증액된 예산의 일부를 삭감하는 상황에 이르렀고, 국방부는 이를 발표하면서 전력화 일정에는 지장이 없다고 언급했다.   ■ 내년도 예산 편성에서 삭감에 따른 문제 나타날 가능성 농후   이와 관련, 전력기획 분야에 정통한 한 예비역 장성은 “해외도입 사업은 통상 다년 계약을 맺기 때문에 매년 지급하는 금액(연부액)을 조정하면 가능하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금년에 8000억을 지급해야 하는데 5000억만 주고 내년에 지급할 금액에 3000억을 포함하는 것이다. “하지만 통상 지급 연기에 따른 이자를 요구하므로 이에 대한 금융 부담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내개발 사업도 대부분 계약보다 개발이 늦어지는 경우가 빈번해 사업추진 일정 조정으로 삭감할 예산을 염출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예산 전문가들은 “해외도입이던 국내개발이던 실제 문제는 내년도 예산 편성에서 나타날 가능성이 많다”면서 “기획재정부가 통상 금년도 삭감된 기준에서 국방예산 편성을 시작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일례로 금년도 16조 6915억원이던 방위력개선비는 1조가 삭감되면 15조 6915억원에서 내년도 예산 편성이 시작된다. 원래는 16조 6915억원에 내년도 물가 인상 등 증가분을 반영하고 금년에 삭감된 1조원도 추가로 반영돼야 한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로 인한 경제 악화로 기존 수준도 유지하기 어려운 내년에 금년도 삭감 분까지 고려한 예산 반영은 대단히 어렵다.   ■ 예산 삭감의 피해 국내 방산업체가 고스란히 떠안아야   게다가 금년에 삭감된 유류비나 연가보상비 등은 내년도 예산 반영과 무관하지만, 삭감된 방위력개선비는 내년에 반영되지 않으면 당장은 드러나지 않아도 군사력 건설에 지속적으로 악영향을 미쳐 서서히 문제를 야기한다. 해외도입 사업은 체결된 계약대로 지급하게 되니 결국 삭감된 예산의 피해는 국내 사업에서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   이로 인해 국내에서 새로운 사업의 착수가 연기되거나 기존 사업의 물량이 감소되는 등 국내 방산업체의 가동에 영향을 주는 상황이 시간이 지나면서 현실로 나타난다. 따라서 해외도입 사업의 전력화 일정에는 지장을 주지 않아도, “방위력개선비 삭감의 여파가 국내 방위산업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고 대다수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방위산업 관계자들은 “이런 문제가 나타날 것을 알면서도 당장 드러나지 않는다고 해서 국방부가 마치 문제가 없는 양 말하는 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일각에서는 “방위력개선비는 지금까지 누구도 건드리지 못했던 금단의 영역이었는데 이번에 전례가 만들어져 향후 정부가 필요하면 삭감할 수 있는 예산으로 전락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 마련에 국방부가 적극 동참하는 자세는 필요하다. 하지만 안보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방위력개선비는 건드리지 말아야 했으며, 방위력개선비 삭감이 불가피했다면 방위산업 육성이라는 거시적 관점에서 국내 방산업체에 미치는 영향을 좀 더 세심하게 살펴 신중히 접근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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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5-06
  • [방산 이슈 진단 (10)] ADD 방산 기술자료 유출, 방사청과 안보지원사가 3가지 근원 대책 강구해야
    한국의 방위산업이 새로운 활로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방위사업청은 지난해부터 방위산업이 처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지속적인 제도 개선과 함께 법규 제·개정도 추진 중이다. 그럼에도 방위사업 전반에 다양한 문제들이 작용해 산업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 뉴스투데이는 이런 문제들을 심층적으로 진단하는 [방산 이슈 진단] 시리즈를 시작한다. <편집자 주>     연구원들이 퇴직 전 수십만 건의 무기 관련 기술 및 정보를 허가 없이 유출한 정황이 포착돼 수사를 받고 있는 국방과학연구소(ADD). [사진제공=연합뉴스]   [뉴스투데이=김한경 안보전문기자] 국산 무기 연구개발을 주관하는 국방과학연구소(ADD) 연구원 60여 명이 수년전부터 퇴직하면서 수십만 건의 무기 관련 기술 및 정보를 허가 없이 유출한 정황이 포착돼 현재 군사안보지원사령부와 국가정보원, 경찰이 합동 수사 중인 것으로 지난 26일 알려졌다.   이 가운데 최근 2∼3년 내에 퇴직한 20여 명이 수사대상에 올라 있는데, 대부분 국내 방산업체에 취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연구를 위해 자료를 출력·저장했을 뿐 사적 이익을 위한 것은 아니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일부는 “취업을 위해 기술을 빼내가는 관행이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 방사청 보호대상 기술 기준 및 관리방안 명확히 제시해야   수사 결과 기술자료 유출이 불법으로 밝혀지면 2016년 방위산업기술보호법이 시행된 이후 처음으로 동법에 의해 처벌 받는 사례가 된다. 동법 제10조와 제21조에 따르면, 부정한 방법으로 방산기술을 취득할 경우 외국에서 사용되면 최고 20년 징역 또는 20억 벌금이고, 국내에서 사용되면 최고 10년 징역 또는 10억 벌금에 처하는 중형을 받는다.   이번 기술자료 유출 사건에 대해 대다수 보안 전문가들은 세 가지 관점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첫째는 보호해야 할 방산기술의 지정 및 해제에 대한 법적 권한을 갖고 있는 방위사업청이 그동안 명확한 기준과 관리방안을 제시하지 못한 점이다. 방사청은 지난해부터 연구기관과 방산업체가 자체적으로 기술을 식별하면 보호대상으로 지정해 관리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방사청이 자신의 권한을 연구기관과 방산업체에 위임함으로써 방산기술 관리에 보안 홀(hole)이 생길 우려가 크다”고 지적해 왔다. 지난해 11월 열린 방산보안 세미나에서 ADD의 이재율 박사는 “업체와 ADD가 공통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보호대상 기술의 기준과 종합관리 방안을 방사청에서 명확히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 연구기관 및 방산업체 퇴직자 ‘관리보안’ 시스템 구축해야   둘째는 연구기관이나 방산업체의 퇴직자에 대한 ‘관리보안’이 대단히 소홀하다는 점이다. 현행 보안의 기준이나 대상이 주로 사람보다는 ICT 시스템과 네트워크 장비, 소프트웨어 등에 초점이 맞춰져 사람은 군사안보지원사의 신원조사만 통과하면 자료 관리는 믿고 맡기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게다가 보안대상으로 관리하기가 매우 어렵다.   방산업체에서 다년간 보안업무를 수행한 보안 전문가는 “연구원들은 코딩 및 ICT 운용능력이 뛰어나 보안 솔루션을 우회해 얼마든지 기술자료를 유출할 수 있다”면서 “이러한 문제를 미리 인식하고 연구원 관리에 신경 쓰는 조직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구원이 퇴직할 경우 보안 절차도 미흡하고, 그 절차마저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류연승 명지대 보안경영공학과 교수는 “내부자에 의한 정보 유출을 막으려면 업무용 PC를 저장장치가 없는 씬 클라이언트나 클라우드 서버 시스템으로 구축하는 방안이 있다”면서 “임직원 퇴직 시에도 사용하던 정보시스템 계정과 출입증을 회수하고, 반입출 물품을 철저히 감독하며, 기술보호서약서를 받아 부정행위를 금지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 안보지원사 감사관 및 방사청 조사관의 전문성 키워야   셋째는 방산업체 보안감사를 담당하는 군사안보지원사의 감사관이나 방산기술 보호 실태조사를 하는 방사청 조사관의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올해부터 보안감사와 실태조사가 통합되어 방사청, 군사안보지원사, 국정원이 함께 통합 실태조사를 하고 있다. 업체 보안실무자들 간에는 조사관들의 전문성 부족으로 상당기간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을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통합 실태조사는 연구기관 및 방산업체에 잠재된 보안 취약점을 식별하여 근원적 대책을 강구하는 수단이 돼야 한다. 그러나 실제 조사 현장에서는 문제의 뿌리를 찾아내 제도적 보완을 하기 보다는 사소한 지적으로 일관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한 보안 전문가는 “통합 실태조사 결과가 사업 수주에 영향을 미치므로 업체는 점수를 잘 받기 위한 노력에만 치중한다”고 말했다.   이런 세 가지 문제들이 제대로 해법을 찾아서 보완될 때 이번과 같은 방산기술 유출 사건을 예방할 수 있다. 이번 사건에 연루된 연구원들의 방산기술 보호의식 미흡은 큰 문제이나 일부는 제도적 미비로 인한 또 다른 피해자일 가능성도 있다. 방사청과 군사안보지원사는 지금부터라도 근원적인 해결책을 강구하는데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 시큐리티팩트
    • 방위산업
    2020-04-28
  • [방산 이슈 진단 (9)] 허울뿐인 방산 중소기업 우대, 극단적인 ‘파레토 법칙’ 깨라
    한국의 방위산업이 새로운 활로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방위사업청은 지난해부터 방위산업이 처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지속적인 제도 개선과 함께 법규 제·개정도 추진 중이다. 그럼에도 방위사업 전반에 다양한 문제들이 작용해 산업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 뉴스투데이는 이런 문제들을 심층적으로 진단하는 [방산 이슈 진단] 시리즈를 시작한다. <편집자 주>   중소기업자 우선선정 품목을 지정하고, 제안서 평가 시에도 중소기업 참여에 대한 가점을 부여하는 등 중소기업 우대 제도를 시행 중인 방위사업청. [사진제공=연합뉴스]   [뉴스투데이=김한경 안보전문기자] 정부는 중소기업 보호 육성을 위해 무기체계 연구개발 단계에서 중소기업자 우선선정 품목을 지정하고, 제안서 평가 시에도 중소기업 참여에 대한 가점을 부여하고 있다. 이러한 우대 제도들이 효과를 발휘하면 방산 중소기업의 저변이 탄탄해지고 수출 실적도 향상될 수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 벌어지는 상황은 좀 다른 것 같다.   선진국의 경우 보통 대기업은 성능 우위로, 중소기업은 가격 우위로 수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중소기업이 가용한 품목까지 대기업이 모두 개발 및 생산할 수 있어 중소기업은 수출할 기회를 놓치고 있다. 그 결과 2018년 수출 실적을 보면, 대기업 및 중견기업이 98.4%인데 비해 중소기업은 고작 1.6%를 차지하고 있다. 극단적인 ‘파레토 법칙’이 지배하고 있는 것이다.   ■ 우선선정 품목 지정, 혜택 받기 어렵고 완성품은 소외되는 듯   이로 인해 무기체계 연구개발의 우선선정 품목들을 유사 분야별로 묶은 ‘품류’에서 중소기업자 우선선정 품목 지정 비율은 평균 1∼5%에 불과하고, 그 품목조차 완성품이 아닌 부품·소재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즉 가격 경쟁력을 가진 중소기업이 완성품을 만들어도 우선선정 품목으로 지정되기 어려워 대기업의 하청업체로 전락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우선선정 품목지정 관련 방위사업청 고시 제2019-7호 제6조에 의하면, 중소기업자 우선선정 품목은 중소기업이 연구개발 또는 시제품 생산 가능성이 있을 때 지정할 수 있다. 세부적으로는 유사 제품·기술의 개발에 성공한 기술력을 갖추었거나, 연구개발 또는 시제품 생산에 필요한 주요기술, 시설, 인력 등을 갖춘 중소기업자가 있는 경우를 말한다.   하지만 현실은 우선선정 품류에 포함되어도 방사청 통합사업관리팀장이 제대로 식별하여 방산일자리과장에게 중소기업자 우선선정 품목으로 지정을 추천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중소기업이 뛰어난 기술력과 충분한 생산능력을 갖고 있어도 혜택을 받기 어렵다. 이 과정에 완성품은 주로 대기업의 영역으로 여겨져 중소기업은 독자적인 개발을 해도 소외되는 분위기다.   ■ 중소기업 가점 부여, 일부 대기업 편법 운용해 우대 효과 별무   또한 방사청 예규 제615호인 ‘무기체계 제안서 평가업무 지침’ 제25조의 4(가·감점 평가)에 따르면, 중소·중견기업 참여시 참여업체 수 1점, 참여규모 1점 등 최고 2점의 가점을 받을 수 있다. 이 중 참여업체 가점 산식은 중소기업을 훨씬 우대하고, 대기업이 주관하는 사업도 중소기업이 많이 참여하면 가점을 부여하고 있어 중소기업이 유리하다.   문제는 중소기업 공급대가(개발비)가 높을수록 가점을 많이 받게 되는 참여규모 가점 산식에서 발생한다. 이 산식에 의하면, 중소기업 공급대가의 합과 중견기업 공급대가의 합(중소기업 합계액의 25% 인정)을 더한 금액을 입찰가격으로 나누어 참여규모 가점이 구해지며, 최고 1점까지 받을 수 있다.   무기체계 제안서 평가업무 지침 [별표 11]에서는 40억 사업일 경우 계약당사자가 대기업이면 참여규모 가점이 0.1875이고, 중소기업이면 참여규모 가점이 1점이 되는 예시를 들고 있다. 즉 협력업체가 동일하게 구성될 경우 계약당사자에 따라 0.1875대 1로 가점을 받게 돼 중소기업이 매우 유리한 입장이다.   그러나 중소기업 참여 가점을 부여하는 방식도 일부 대기업이 편법적으로 운용하고 있어 중소기업 보호 육성이라는 기본 취지가 무색해지고 있다. 50억원 미만의 중소기업형 연구개발 사업의 경우, 대기업이 중소기업과 함께 참여하면서 대기업의 개발비를 중소기업 개발비에 포함시켜 중소기업 가점을 모두 받는 사례가 일반화되고 있다.   ■ 대기업 하청업체란 시각 달라져야…업체 간 선택과 집중 필요   이와 같이 현실은 중소기업 우대 제도의 근본 취지를 훼손하는 꼼수가 작용하고 이것이 용인되는 분위기여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건전한 경쟁을 근본적으로 망가트린다. 이런 문제가 제대로 보완돼야 기술력을 가진 중소기업이 완성품을 만들어낼 토양이 마련되며, 가격 경쟁력을 가진 중소기업 제품이 세계 방산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   장원준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방위산업 분야에서도 신기술을 보유한 중소기업의 역할이 중시되고 있다”면서 “이제는 중소기업을 대기업의 하청업체로 보는 시각이 완전히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제라도 중소기업 우대 취지를 제대로 살려 우선선정 품목의 사업 참여를 의무화하고 제안서 평가에서 공정한 경쟁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 중견업체 임원은 “민간기술의 유입과 경쟁을 통해 방위산업 발전을 도모하려는 취지에서 전문화·계열화 제도가 폐지됐는데, 오히려 사업 영역이 사라져 대기업이 무분별하게 모든 것에 참여하는 기회만 제공했다”면서 “업체 간 선택과 집중이 이뤄지지 않아 시장만 혼란스러워진 상태”라고 지적했다.   중소기업 육성 분야에 정통한 한 전문가는 “기술 역량과 개발 인프라 등을 평가해 일정 수준에 도달한 우수 중소기업이면 국방기술혁신기업(가칭)으로 지정하고, 제안서 평가에서도 단순히 중소기업 참여 숫자보다 질적으로 우수한 혁신기업의 참여 비중에 따라 가점을 차등 부여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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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위산업
    2020-04-16
  • 경계작전의 게임 체인저 역할 담당할 ‘숲투과 레이더’ 나와
    [뉴스투데이=김한경 안보전문기자] 개활지에서 움직이는 물체만 탐지하는 기존 지상감시레이더의 한계를 극복하고 숲속에서 은폐 기동하는 물체를 전천후로 탐지할 수 있는 ‘숲투과 레이더’가 나와 주목된다.   만약 이 레이더가 한국군에서 운용된다면 숲과 안개 등에 특히 취약한 기존 감시장비의 문제를 해결해 육군의 전방경계 효율성이 크게 높아지는 등 경계작전의 게임 체인저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6월 하순 육군정보학교 주관으로 전방 지역에서 ‘숲투과 레이더’ 야전시험을 실시하는 모습. [사진제공=(주)콤라스]   이스라엘에서 만든 이 레이더는 여타 지상감시레이더에 비해 가격이 저렴할 뿐 아니라 국내에서 대량 생산할 경우 가격을 더 낮출 수도 있다고 한다. 또한 설치가 간단하고, 사용자가 쉽게 운용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기술지원과 정비를 담당한 (주)콤라스 관계자는 강조했다.   숲투과 레이더(모델명 : ELM-2112 Foliage Penetration)는 이스라엘 국영 방산업체인 IAI사의 레이더 전문 자회사인 ELTA사가 저주파를 이용한 차별화된 기술을 접목하여 10여 년 동안 연구해 개발했다.   이 레이더 개발은 2006년 시아파 이슬람 무장투쟁 조직인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시리아 국경지역 숲 속에 매복해 있다가 정찰 중인  차량을 공격해 경계임무 수행 중이던 이스라엘군을 납치한 사건이 계기가 됐다. 당시 숲 속을 탐지할 수 없어 공격당한 사실을 알게 된 이스라엘군이 개발을 요청한 것이다.   ELTA사가 개발에 성공하자 이스라엘군은 이 레이더를 국경지역에서 4년간 시험 운용했고, SIBAT(이스라엘 국방부 산하 방산수출국)을 통해 작전적 성능이 충분히 반영됐다는 입증을 받아 현재 국경지역 경계작전에 운용 중인 장비이다.    ELTA사가 개발한 숲 투과 레이더의 탐지 능력은 숲의 밀도, 습도, 수종에 따라 약간 차이는 있지만 수목이 우거진 여름철을 기준으로 할 때, 이동하는 사람은 2.5㎞, 차량은 5㎞까지 탐지할 수 있다. 또 안개, 비 등 기상이 나빠도 탐지되며, 동시에 다수 표적 탐지가 가능하다.   사용 주파수는 L-band로 기존 레이더가 많이 사용하는 X-band보다 낮은 주파수 대역을 사용함으로써 전파 투과력이 우수하다. 이 레이더가 전송하는 신호는 전력 밀도가 낮아서 감지될 확률이 낮고, 정교한 신호처리 알고리즘을 사용해 전자전에 대한 방어력이 뛰어나다.   기존의 지상감시레이더, TOD, CCTV 등 다양한 경계용 장비들과 통합하여 상호 보완적으로 운용이 가능하며, 모든 레이더 정보를 다른 C4I 장비들과 서로 공유할 수 있어 실시간으로 탐지된 표적의 식별이 가능하다.   단, 숲 속의 나뭇잎이 바람에 흔들리는 속도 이하로 이동하는 표적의 탐지는 제한된다. 왜냐하면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과 실제 표적을 오인할 수 있어 그 이하 속도는 무시하도록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적이 개활지에서는 정밀침투를 하지만 은폐가 보장된 숲속에서는 신속히 기동한다는 점도 반영됐다.   한국의 경우 특히 전방지역은 지형의 70% 이상이 숲으로 형성되어 있고, 수시로 안개가 발생한다. 우리 군은 전방지역 경계를 위해 과학화 경계시스템을 구비하면서 TOD와 신형 지상감시레이더도 설치했지만, 숲이라는 지형과 안개라는 기상을 아직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2015년 8월 발생한 DMZ 지뢰폭발 사건이다.   지난해 9월에는 경기도 전방지역에 아프리카돼지열병이 급속히 퍼졌는데, 정부는 멧돼지를 전염 주체로 지목하고 대대적인 포획 활동을 펼쳤다. 하지만 울창한 숲으로 덮여있는 비무장 지대에서 주로 활동하는 멧돼지의 포획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최근에는 전방지역 공무원이 아프리카 돼지열병을 감시하다 과로사하기도 했다.   이처럼 숲속을 볼 수 있는 레이더가 있다면 경계 작전 외에도 효과적으로 정부를 지원할 일이 많다. 특히 전방지역 경계 임무를 맡고 있는 육군은 향후 병력 및 부대가 대폭 감축되는 추세여서 효과적인 경계 수단이 무엇보다도 절실한 상황이다.   이런 연유로, 지난해 육군정보학교 주관으로 숲투과 레이더에 대한 전투실험을 전후방 지역에서 진행했다. (주)콤라스 관계자는 “성능검증과 야전운용에 대한 평가를 성공적으로 마친 만큼  전방 지역에서 3계절 적용성 검토를 위한 시험 운용이 가능하도록 올해 처음 시행되는 신속시범획득 제도를 통해 기회를 모색 중이다”라고 전했다.   (주)콤라스는 이스라엘 ELTA사와 한국의 에이스 테크놀로지사가 50%씩 지분을 투자한 합자회사로서 숲투과 레이더의 기술지원과 정비를 담당하고 있다. 또한, 에이스 테크놀로지사의 관계사인 (주)에이스 안테나는 향후 숲투과 레이더에 대한 국내 판매와 생산 등 사업 전반을 담당할 예정이다.   이 관계자는 “현재 (주)콤라스는 레이더 설치 이후 장비 A/S는 물론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와 창 수준의 정비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주)에이스 안테나에 대해서도 “현재 공군에 도입될 ELTA사의 2차 그린파인 레이더 부품(TRM/TRU)과 IAI MLM사의 항재밍 안테나를 생산 중이다”면서 “숲투과 레이더의 국내 생산이 필요할 경우 그 역량은 충분히 갖추어진 상태”라고 전했다.    
    • 시큐리티팩트
    • 방위산업
    2020-04-10
  • [방산 이슈 진단 (8)] 복수연구개발, 체계개발에서 탐색개발로 적용시점 바꿔야
    한국의 방위산업이 새로운 활로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방위사업청은 지난해부터 방위산업이 처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지속적인 제도 개선과 함께 법규 제·개정도 추진 중이다. 그럼에도 방위사업 전반에 다양한 문제들이 작용해 산업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 뉴스투데이는 이런 문제들을 심층적으로 진단하는 [방산 이슈 진단] 시리즈를 시작한다. <편집자 주>   록히드마틴이 개발 과정에서 체계개발 예산을 10% 이상 절감한 것으로 알려진 F-35 전투기가 지난해 11월 17일 두바이 에어쇼에서 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뉴스투데이=김한경 안보전문기자] 최근 정보통신 분야의 특정장비 성능개량 사업에 ‘복수연구개발’을 적용할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이런 소리가 들리자 이 사업 적용 여부와 관계없이 업계관계자들과 관련 전문가들 사이에서 현행 복수연구개발 제도가 갖고 있는 문제를 보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2006년 방위사업법을 제정하면서 방위사업법 시행규칙에 연구개발 또는 시제품 생산에 2개 이상의 업체나 연구기관을 선정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아 복수연구개발 제도를 적용할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그리고 2010년에 이를 구체화한 내용을 방위사업관리규정에 반영하여 시행 중이다.   이 제도는 획득비용 절감을 목적으로 연구개발 단계는 복수 업체가 참여하고 양산 단계는 단일 업체를 선정해 사업을 진행한다. 비용 측면에서는 복수 업체가 연구개발 사업에 참여하므로 추가적 비용이 들지만 양산 단계의 업체 선정 시 복수 업체 간 자발적 경쟁이 가능해져 단일 업체를 통한 획득보다 오히려 비용이 덜 들 수 있다는 논리다.   이 제도는 연구개발과 양산 단계까지 총사업비가 1,000억원 이상이고, 연구개발 비용이 총사업비의 10% 이내인 사업을 대상으로 한다. 탐색개발 직전에 제안서를 평가해 복수 업체가 선정되며, 복수업체를 통한 사업관리는 탐색개발(생략 가능)에서 체계개발 단계까지 적용된다. 즉 양산 단계 비용 절감을 위해 체계개발 단계에 이 제도를 적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 록히드마틴, F-35 체계개발 업체로 선정돼 개발 예산 10% 이상 절감   반면, 미국은 복수연구개발 제도를 탐색개발 단계에 적용하고 있다. 탐색개발은 체계개발 예산의 10% 정도만 투자되기 때문에 이 단계에서 2개 이상의 업체를 경쟁시키고 그 중 우수한 업체를 선정해 체계개발을 추진하는 것이 단일 업체가 탐색개발과 체계개발을 모두 수행하는 것보다 효율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일례로, F-35 개발사업의 경우 탐색개발 단계에서 록히드마틴(6.6억불) 및 보잉(7.2억불)과 계약을 체결해 1999년 시제를 개발했고, 2년간 평가하여 록히드마틴을 체계개발 업체로 선정했다. 미국은 탐색개발에 6∼7억불을 추가로 지출했지만 체계개발 예산을 10% 이상 절감했으며, 통상 복수연구개발 제도를 통해 사업비의 11∼18%가 절감된다고 분석하고 있다.   미국처럼 탐색개발 단계에 복수연구개발 제도를 적용하면 2개 이상 업체가 기술을 확보할 기회를 얻는 반면 기술 개발 실패에 대한 위험요소는 감소되며, 불명확한 사업범위를 구체화할 수 있고 소요비용을 비교적 명확히 산정해 전체 개발비용을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 게다가 체계개발 시 탐색개발에 참여한 업체들의 기술이나 산출물을 활용할 수 있다.   이처럼 복수연구개발 제도를 효율적으로 적용하는 미국에 비해, 우리나라는 양산 단계 비용을 절감하겠다는 취지로 완성품을 개발하는 체계개발 단계에 이 제도를 적용하고 있다. 따라서 복수연구개발에 참여한 업체는 자체비용도 많이 들고 양산업체로 선정되지 못하면 많은 것을 잃게 돼 사업 수주에 무리수를 두는 상황으로 내몰린다.   ■ 양산 단계 진입 직전 탈락하면 그동안 개발한 기술들 모두 사장돼   결국 우리는 양산비용을 절감하는데 제도의 목적이 맞춰져 기술 확보, 위험 최소화, 사업관리 명확화 등 더 중요한 효과를 간과하는 우를 범하고 있다. 이로 인해 복수연구개발에 참여했다가 탈락한 업체가 개발한 기술은 제대로 활용되기 어렵다. 한 방산 전문가는 “기업의 입장과 산업 발전을 염두에 두지 않은 제도 적용의 폐해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내 방산업계 관계자들은 “양산 단계 진입 직전에 탈락하면 탐색개발부터 체계개발까지 참여했던 체계업체와 중소협력업체들이 개발한 기술과 다양한 시제품들이 미국처럼 효율적으로 활용되지 못하고 모두 사장될 수밖에 없다”며 “복수연구개발은 방위산업 발전을 저해하는 제도란 인식이 점차 만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분야에 정통한 한 전문가는 “미국처럼 탐색개발 단계에 복수연구개발 제도를 적용하는 것이 훨씬 이점이 많다”면서 “경쟁을 통해 선정된 업체가 체계개발에 이어 양산까지 담당하면 관련 기술도 축적되고 체계업체와 중소협력업체들이 함께 발전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며, 탈락한 업체도 손실이 거의 없어 불만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현재 체계개발 업체 선정 시 개발 가능성, 연구개발 인프라 등 다소 불분명한 기준이 있는데, 탐색개발 단계에 이 제도를 적용하면 개발된 기술과 시제품 등을 기반으로 체계개발 업체를 정확히 선정할 수 있어 업체 선정에 대한 공정성 시비가 줄어들고 기술 역량이 축적돼 무기체계 개발 성공 가능성이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고 덧붙였다.   방위사업청이 이와 같은 방산업계 관계자와 관련 전문가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현행 복수연구개발 제도가 미국처럼 방위산업에 반드시 필요하고 효과적인 제도로 정착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보완 노력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 점차 설득력을 얻고 있다.    
    • 시큐리티팩트
    • 방위산업
    2020-04-09
  • [방산 이슈 진단 (7)] 300억 규모 신속시범획득, 사업 속도와 전력화 방법에 성패 달려
    한국의 방위산업이 새로운 활로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방위사업청은 지난해부터 방위산업이 처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지속적인 제도 개선과 함께 법규 제·개정도 추진 중이다. 그럼에도 방위사업 전반에 다양한 문제들이 작용해 산업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 뉴스투데이는 이런 문제들을 심층적으로 진단하는 [방산 이슈 진단] 시리즈를 시작한다. <편집자 주>      지난해 12월 2일 미래실용안보포럼과 한국국방MICE연구원이 주관한 ‘지·해·공 무인체계 발전 세미나’에서 신인호 육군 교육사령부 전투발전부장이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미래실용안보포럼]   [뉴스투데이=김한경 안보전문기자] 방위사업청은 기존의 무기체계 획득제도가 사회의 빠른 기술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문제를 인식하고 지난해 ‘신속시범획득’ 제도를 만들었다. 이 제도는 창의적 신기술이 적용된 민간 제품을 구매하여 군에서 시범 운용한 후 소요 결정과 연결하여 후속 물량을 신속히 전력화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한 사업 예산도 제품 구매 및 시범 운용을 지원하기 위해 올해 300억원이 반영되었고, 향후 전력화 물량 획득을 위한 예산은 별도로 편성할 계획이다. 4차 산업혁명 기술(인공지능, 무인, 드론 등) 등 14개 기술혁신 분야가 사업 대상이며, 운영 환경에서 성능 시연이 가능한 제품이 존재해야 한다. 지난 1월 신속시범획득 사업 과제 공모가 시작됐다.   사업 절차는 ① 사업 과제 공모, ② 입찰공고 및 낙찰자 결정, ③ 군 시범 운용, ④ 소요 결정 후 후속사업 추진 등 4단계로 진행된다. 사업 적절성, 기술성, 군 적용성 등을 평가하여 사업자를 선정한다. 혹서·혹한기를 포함한 3계절(약 9개월) 간 시범 운용하며, 후속사업은 긴급 또는 중기 소요로 반영해 추진할 예정이다.   이 사업은 지난 2월 3주차까지 101개 과제가 공모됐다. 이후 방사청 실무자가 서류 검토로 20여개 과제를 선정한 후 사업평가심의회에서 수개 과제가 선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업체를 방문해 제품 수준을 조사한 다음 방사청 차장이 위원장인 방위사업기획·관리 분과위원회에서 최종적으로 과제를 결정할 예정이다.   과제가 결정되면 과제별로 다시 입찰공고가 나오고 공모에 응하지 않은 업체들도 제품만 있으면 입찰에 응할 수 있으며, 요구 성능을 충족하면 최저가로 입찰한 업체가 선정된다. 선정된 업체는 제품 납품 및 군 시범 운용을 지원하며, 전력화를 위한 후속사업은 어떤 방법으로 추진할지 아직 결정된 내용이 없는 상태이다.   ■ 4차 산업혁명 신기술만 적용, 배제된 신기술 별도의 제도 필요   올해 처음으로 시행 중인 신속시범획득 제도는 이미 몇 가지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 이 제도는 무기체계의 신속 획득을 위해 도입된 신개념기술시범(ACTD) 사업이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해 기획재정부의 지적을 받았고 이에 대한 대안으로 마련된 것으로 알려진다. 물론 검토 과정에서 4차 산업혁명 신기술의 신속한 적용도 고려된 부분은 있는 것 같다.   그런데 방사청은 이 제도를 4차 산업혁명 기반 신기술로 명시된 14개 분야에만 적용하고 있다. 따라서 14개 분야에 포함되지 않는 신기술의 무기체계는 별도의 신속획득 제도가 필요한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미국처럼 다양한 신속획득 제도가 없는 현실에서 신기술은 모두 이 제도의 적용을 받게 지원 분야를 넓히는 것이 타당하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 중견업체 임원은 “업체가 군의 소요를 예상하고 미리 개발한 제품도 군이 필요로 하면 신속히 도입할 수 있는 제도나 획득 방법이 강구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강은호 방사청 차장은 지난해 10월 K-디펜스 포럼에서 기존 ACTD 절차를 간소화하면서 신속획득제도 개선과 연계한 ‘융합형 ACTD’ 제도를 방위산업 혁신방향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 시범 운용 끝날 때 소요 결정…3년 이내 초도 양산 되어야   또한 이 제도가 무기체계의 신속한 획득이란 원래 취지에 부합하려면 사업 속도가 빨라져야 하며, 그러기 위해선 소요 결정이 빨라야 한다. 전문가들은 “과제가 결정되고 입찰공고가 나올 때 제안요청서(RFP)가 작전운용성능(ROC)과 유사한 내용을 담아야 하고, 소요제기 검토도 이때부터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야 시범 운용이 끝날 때쯤 소요 결정이 가능하다.   이렇게 진행해도 전력화를 위한 초도 양산까지 최소한 3년 가까이 걸린다. 만약 단계별로 진행되면 최소 4∼5년 이상 걸려 ACTD의 실패를 다시 겪을 가능성이 있다. 한 전문가는 “미 국방부의 국방혁신단(DIU)은 업체와 접촉 후 90일 이내 계약하며, 24개월 이내 시제품 제작과 전투실험 등을 끝내고 생산에 들어간다”면서 “업체의 요구를 적극 수용한 미군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8월 미국의 미래사령부를 방문했던 신인호 육군교육사 전투발전부장(육군 소장)도 “미국조차 기존 획득방식에 한계를 느꼈고, 사회의 발달된 과학기술을 얼마나 빨리 받아들이느냐가 관건”이었다며 “미래사령부는 전투수행개념이 만들어지면 시제품을 개발하고 전투실험을 통과할 경우 업체와 바로 계약해 생산하는 시스템을 만들었다”고 한 세미나에서 말했다.   ■ 시범 운용 후 군 요구 충족되면 후속사업 ‘수의계약’ 가능해야   이 제도의 가장 큰 문제는 시범 운용 후 전력화를 위한 후속사업 추진 방법이 결정되지 않은 것이다. 만일 A사 제품으로 시범 운용을 해서 만족한 결과가 나왔을 경우 소요가 결정되면 전력화는 A사에 우선권을 주는 것이 합당하다. 그래야 업체도 최선을 다해 군 요구에 부응하고 기술 국산화도 가능해진다. 하지만 이 때 다시 경쟁을 시키면 이 제도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   이와는 달리, 지난 2018년 기획재정부는 국가계약법 시행령 제26조 제1항에 따라 우수연구개발 혁신제품에 대한 수의계약 근거를 기재부 계약예규에 반영했다. 또 과기정통부와 산자부도 우수연구개발 혁신제품을 선정해 수의계약으로 구매하는 것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방사청도 이러한 정책 기조와 제도적 근거를 활용하여 수의계약 근거를 마련할 수 있다.   이제 ACTD 사업처럼 시범 운용만 하고 후속사업이 보장되지 않거나 작전운용성능을 추가하여 개발시키는 방식은 더 이상 존재해선 안 된다. 방사청이 신속시범획득 제도를 마련하게 된 원래 취지를 잘 살펴서 군이 정말 필요로 하고 제품 개발업체가 원하면서 기술 국산화도 앞당길 수 있는 훌륭한 제도로 발전시켜 나아가길 기대한다.  
    • 시큐리티팩트
    • 방위산업
    2020-03-31
  • [방산 이슈 진단]⑥ LIG넥스원의 ‘불가항력’ 징벌하는 지체상금 개선해야
    한국의 방위산업이 새로운 활로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방위사업청은 지난해부터 방위산업이 처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지속적인 제도 개선과 함께 법규 제·개정도 추진 중이다. 그럼에도 방위사업 전반에 다양한 문제들이 작용해 산업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 뉴스투데이는 이런 문제들을 심층적으로 진단하는 [방산 이슈 진단] 시리즈를 시작한다. <편집자 주>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지난해 7월 24일 서울 용산구 국방 컨벤션에서 열린 2019년 전반기 방산업체 CEO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뉴스투데이=김한경 안보전문기자] 지난해 2월 14일 ㈜한화 대전사업장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했다. 한화 대전사업장은 대전지방 고용노동청의 지시에 따라 가동이 중지됐고, 여기서 만드는 탄두와 유도무기 추진체 등 부품을 납품받아 천궁 등 유도무기를 생산하는 LIG넥스원은 2개월 이상 공급이 중단되면서 정부 납기일을 맞추지 못했다.   결국 LIG넥스원은 ㈜한화에서 발생한 폭발사고로 인해 부품이 제 때 공급되지 않아 지체상금을 물어야 할 상황에 처했다. 지체상금은 업체가 정당한 이유 없이 계약상 의무를 기한 내에 이행하지 못하고 지체했을 때 손해배상금 성격으로 징수하는 금액이다. 일일 지체 시 계약액의 0.075%만큼 방위사업청이 부과한다.   한 방산업계 관계자는 “유도무기의 경우 체계가 복잡하여 여러 업체에서 부품을 만든 뒤 체계종합업체가 조립한다”면서 “㈜한화 대전사업장은 탄두, 추진체 등을 만드는 공장이기 때문에 다양한 방산업체와 협력관계를 맺고 있어 공장 가동이 중단되면 업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LIG넥스원은 지난해 7월 24일 열린 '방산업체 CEO 간담회'에서 정경두 국방부 장관에게 ㈜한화 대전사업장 폭발사고처럼 업체가 통제 불가능한 사유로 납품이 지연되면 지체상금을 면제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당시 정 장관도 업체의 어려움을 공감한다면서 적극 검토하겠다는 취지의 답변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장관의 긍정적인 답변이 있었음에도 이후 방위사업청 실무자들은 “폭발사고의 원인이 규명되지 않았다”며 납기 수정 요청과 지체상금 부과 면제에 대한 판단을 유보하고 있다. 그러면서 업체가 지체상금에 대한 보증보험을 들게 만들어 이를 근거로 대금을 지불하고 있다. 즉 귀책사유가 명확한 사안도 만일의 경우를 생각해 책임지지 않으려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 지체상금 소송 63%는 방위사업청의 판단 오류로 드러나   방산업계 관계자들은 “사업지연 원인제공자가 발주기관일 경우에도 지체상금을 업체가 물어야 하는 등 지체상금은 수년간 방산업체들을 괴롭힌 대표적인 제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법무법인 (유)로고스가 2018년 연구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지체상금 관련 소송 16건을 분석한 결과 10건은 방사청이 패소하여 지체상금 면책 내지 감액 조치가 이뤄졌다.   즉 소송 건의 약 63%는 방사청이 잘못 판단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 이유는 방위사업관리규정에 지체상금 면제 사유가 매우 추상적으로 규정된 데다, 계약담당 공무원이 정부에 유리하게 규정을 해석하는 경향이 많기 때문이라고 이 연구는 주장했다. 결국 손해배상 예정의 법적 성격을 가진 지체상금은 법원이 재량으로 감액할 수 있어 소송이 증가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방사청은 방산업계의 권리 구제를 위해 지난해 4월 판사 경력을 보유한 법률전문가 등 민간전문가로 구성된 옴부즈만 지체상금 심의위원회를 발족했다. 지난해 10월 22일 이 심의위원회는 첫 심의를 통해 A사가 면제 요청한 지체상금 중 90% 이상을 감면하도록 시정을 요구했고, 방사청 해당 부서는 이를 받아들여 최초의 감면 사례가 나왔다.   방사청 계약관리본부장을 역임한 한 전문가는 “그동안 소송을 통해서만 해결할 수 있었던 지체상금에 대한 이의 제기가 옴부즈만 지체상금 심의위원회를 통해 상당 부분 해소될 수 있음을 보여준 최초의 사례”라면서 “이번 결정 과정이 향후 지체상금 문제를 해결하는데 좋은 선례가 될 것”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한편, 한국방위산업진흥회가 지난해 1월 방사청에 제출한 정책건의서에 의하면, 2017년 방사청이 징수한 지체상금은 2,646억 원으로 전년(1,079억 원)의 두 배 이상 증가했다. 한 방산업체 임원은 “현재 지체상금을 부과 받고 소송 중인 업체들이 옴부즈만 지체상금 심의위원회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도 방사청이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 지체상금 면제 및 감면 사유 구체화한 규정 개정 이뤄져야   방위사업 관련 법규에 정통한 한 전문가는 “옴부즈만 지체상금 심의위원회를 통한 해결도 좋은 접근이지만, 궁극적인 해결 방안은 지체상금 면제 및 감면 사유를 상세히 규정해 실무자가 충분히 판단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라며 “실무자 선에서 필요한 조치가 제 때 이뤄지는 것이 제일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공무원이 성실하게 업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손실이 발생하면 책임을 면제하는 ‘적극행정 면책제도’를 잘 활용하여 공무원들의 행정 서비스가 적기에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면서 “현재는 책임만 모면하려는 소극적 행정으로 일관해 사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으며, 업체는 지체된 만큼 인건비 등 고정비용도 증가해 이중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같은 의견들을 종합해볼 때, 우선 옴부즈만 지체상금 심의위원회를 통한 전문적 판단을 수용하고 적극행정 면책제도 적용으로 담당 공무원의 책임을 완화하면서 관련 규정을 구체화하는 개정 노력이 더해진다면 그동안 방산업체를 힘들게 만든 지체상금 문제는 원만히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향후 방위사업청의 적극적인 실현 의지를 기대한다.  
    • 시큐리티팩트
    • 방위산업
    2020-03-17
  • [방산 이슈 진단] ⑤ 방사청의 국산화율 산정방식 개선 주목, 그레샴의 법칙 없어져야
    지난해 12월 9일 안규백 국회 국방위원장이 주관한 ‘부품국산화 발전방안’ 세미나가 국회위원회관 제9간담회의실에서 개최됐다. [사진=김한경 기자]     한국의 방위산업이 새로운 활로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방위사업청은 지난해부터 방위산업이 처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지속적인 제도 개선과 함께 법규 제·개정도 추진 중이다. 그럼에도 방위사업 전반에 다양한 문제들이 작용해 산업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 뉴스투데이는 이런 문제들을 심층적으로 진단하는 [방산 이슈 진단] 시리즈를 시작한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김한경 안보전문기자] 방위사업청이 올해 상반기 중 부품국산화율 산정방식 개선을 필두로 무기체계 기술 국산화를 위한 제도 개선에 나선다. 그동안 수입부품 조립업체에게 유리한 훈령 조항 때문에 기술을 직접 개발한 제조업체가 혜택은커녕 오히려 불이익을 보는 상황이 만연돼 왔다.   이번 논의의 시발점은 지난해 12월 9일 국회 국방위원장이 주최하고 한국방위산업학회가 주관한 ‘부품국산화 발전방안’ 세미나이다. 이 세미나는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로 국산화에 국민적 관심이 높아진데다, 정경두 국방장관이 67%인 무기체계 국산화율을 2022년까지 75% 수준으로 높이겠다고 2개월 전에 밝혀서 관심이 집중됐다.    이날의 첫째 쟁점은 현행 부품국산화율 산정방식이 기술 개발과 무관하게 업체의 투입원가 비중으로 국산화 성공 여부를 결정한다는 사실이었다. 이로 인해 업체가 기술 개발을 통해 자체 제조한 부품이 아니더라도 국내외 구매를 통한 단순 조립 위주로 부품을 만들어 원가기준만 충족하면 국산화율이 부풀려질 수 있는 ‘꼼수’가 가능해진다는 얘기다.   둘째 쟁점은 기술을 개발해 제조한 업체나 조립 위주로 만든 업체나 부품국산화 성공 판정을 받으면 5년간 수의계약을 똑같이 보장 받는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업체는 굳이 위험을 감수하며 기술 개발과 시설 투자에 나설 이유가 없다. 더 큰 문제는 원천기술 개발 없이 꼼수로 성공 판정을 받은 부품도 국내 개발된 것으로 간주돼 기술국산화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것이다.   조립비용 국산화 포함, 국산화율 왜곡하고 기술개발 의지 퇴색시켜   기술개발 없이 국산화 이루어질 개연성 줄이는 방안 강구해야   이 분야를 오래 연구해온 한 전문가는 “2001년 만든 부품국산화율 산정방식이 계속 변화하는 과정에 문제가 발생했다”면서 “2010년부터 조립비용(현재 통합비용으로 용어 변경)이 국산화 노력 범주에 포함됐는데, 인건비 위주로 과다 산정될 개연성이 높아 국산화율을 왜곡하고 기술개발 의지를 퇴색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 중견업체 임원은 “5년간 수의계약 기간이 종료되면 다시 경쟁 조달로 전환되는데, 이 때 기술 개발을 통해 자체 제조한 업체와 외국산 짝퉁 부품을 수입해 조립한 업체 간 저가 입찰 경쟁이 벌어져 수준미달 부품이 선정돼 납품될 가능성이 존재하며, 실제로 유사한 상황이 간혹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또 다른 전문가는 “기술개발 역량에 주안점을 둔 개발업체 선정기준이 마련돼야 한다”면서 “국산화 성공 판정을 받아도 자체제조율을 별도로 산정해 그 비율에 따라 수의계약 혜택을 차등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또한 “경쟁조달 상황에서는 입찰 참여업체의 기술 수준을 확인해 기술 개발 없이 국산화가 이루어질 개연성을 줄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방위산업학회는 그동안 부품국산화 제도를 연구해왔고, 이번 세미나에 이어 전문가 토의 등을 거쳐 기존의 부품국산화 추진방식이 갖고 있는 근원적 문제를 보완할 수 있는 새로운 해법을 마련해 지난 1월 국회 국방위원회에 제출했다. 국회로부터 이 내용을 전달 받은 방위사업청은 지난 2월 관련 전문가들과 부품국산화율 산정방식 개선 토의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운 국산화율 산정방식 정하고 자체제조율 높은 업체 우대 필요   해외에 원천기술 의존한 국내부품의 재개발 국산화도 검토돼야   당시 토의 참석자들은 통합비용을 국산화율에 포함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면서, 업체가 개발에 투입한 비용(재료비, 노무비, 설계비 등) 위주로 국산화율을 산정하되 원가항목을 토대로 손쉽게 산출할 수 있는 방식이 적합하다고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는 별개로 자체제조율이 높은 업체를 우대하는 제도 신설도 방위사업청이 검토하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국산화율 산정방식 개선과 자체제조율이 높은 업체를 우대하는 제도 개선은 올해 이루어질 전망이다. 한 전문가는 “수의계약 종료 후에도 기술 개발에 적극적이었던 업체를 계속 우대하고 해외업체에 원천기술을 의존한 국내부품의 재개발 국산화도 이번 기회에 검토돼야 기술국산화를 통한 국방부품산업 육성이 가능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국회와 정부 모두 부품국산화에 관심이 지대하다. 이제는 ‘무늬만 국산화’란 인식을 불식시키고 기술 독립이란 관점에서 지금까지 시행돼온 생산국산화 방식을 기술국산화 방식으로 혁신해야 한다는 견해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부품국산화율 산정방식 개선과 함께 국회 국방위원회가 제시한 다양한 해법을 정부가 검토해 제도에 적극 반영하길 기대한다.    
    • 시큐리티팩트
    • 방위산업
    2020-03-09
  • [방산 이슈 진단] ④ 경쟁에 매몰된 방위산업, 기술 전문기업 육성으로 전환해야
    2005년 12월 31일 방위사업법 제정과 함께 출범한 방위사업청은 전문화·계열화 제도를 폐지하고 방위산업에 완전한 자유경쟁 체제를 도입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한국의 방위산업이 새로운 활로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방위사업청은 지난해부터 방위산업이 처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지속적인 제도 개선과 함께 법규 제·개정도 추진 중이다. 그럼에도 방위사업 전반에 다양한 문제들이 작용해 산업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 뉴스투데이는 이런 문제들을 심층적으로 진단하는 [방산 이슈 진단] 시리즈를 시작한다. <편집자 주>   80년대 시작된 전문화·계열화 제도, 효율성 뛰어났지만 ‘진입 장벽’ 만들어   [뉴스투데이=김한경 안보전문기자] 방산업체 간 과도한 경쟁 및 중복 투자를 방지하고 적극적인 기술 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1983년 전문화·계열화 제도가 국방부 지침으로 시작됐다. 전문화 업체는 무기체계 완성 장비를 생산하는 체계종합업체를 말하며, 계열화 업체는 구성품 및 부품을 생산하는 업체를 의미한다.   이 제도에 따라 지정된 업체들에게는 무기체계의 연구개발 및 생산 참여에 우선권이 부여됐다. 한국 방위산업 보호·육성의 근간이 되어온 이 제도는 시대에 따라 기본방침과 개념이 조금씩 변화되다가, 1993년 국방부와 산업자원부 공동 훈령으로 ‘전문화·계열화에 관한 규정’이 제정되면서 전문화업체 2개 이내, 계열화업체 1개를 원칙으로 한 독과점 체제가 구축됐다.   이 제도를 통해 무기체계의 안정적인 공급원이 확보되었고, 기술 개발의 전문성도 제고할 수 있었다. 특히 연구개발 사업의 효율성이 뛰어났다. 하지만 일부업체가 기득권에 안주해 기술개발 노력이 미흡한 경우가 발생했고, 기술력이 우수한 후발업체의 방위산업 참여 기회를 제한하는 진입 장벽으로 작용한 측면도 있었다.   2009년 도입된 자유경쟁 체제, 승자 없는 싸움터로 전락   2001년부터 방위산업에도 개방과 경쟁의 추세를 반영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었고, 2005년 12월 31일 방위사업법 제정과 함께 방산특조법이 폐지되면서 전문화·계열화 제도도 폐지하는 것으로 확정됐다. 3년의 유예기간을 거친 후 2008년 12월 31일 이 제도는 폐지되었고, 방위산업은 2009년 1월 1일부터 완전한 자유경쟁 체제로 진입했다.   이후 국내 연구개발은 업체 간 치열한 경쟁만 난무하는 승자 없는 싸움터로 전락했다. 통상 무기체계 연구개발은 선행연구 이후 탐색개발, 체계개발, 양산의 단계를 거치게 된다. 업체는 탐색개발부터 참여하게 되는데, 각 단계로 전환할 때마다 모두 경쟁이 이루어진다. 심지어 양산도 단계를 나눠 각각 진행되면 경쟁이 원칙이며, 성능개량 사업도 경쟁해야 한다.   일례로, 함정 건조 전문가에 의하면 함정은 한 조선소에서 최소 3척을 연이어 건조해야 기술력이 축적되며, 1번 함정에서 발생했던 문제도 3번 함정에 가서야 거의 사라진다고 한다. 그럼에도 경쟁 때문에 1번 함정은 A조선소, 2번 함정은 B조선소가 번갈아 수주하는 상황이다. 이런 식으로는 기술 축적도 어렵고 문제 해결 또한 제대로 되지 않는다.    방위산업에 경쟁 체제를 도입할 당시 정부의 판단은 방산업체의 역량이 그동안 상당히 발전했으니 경쟁 과정에서 업체의 경쟁력이 신장될 것이라는 의도가 깔려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전혀 달라서 업체들은 제안서 작성능력만 길러졌을 뿐 실제 경쟁력은 강화되지 않았다. 오히려 지나친 경쟁으로 세월만 가고 행정비용이 증가해 못살겠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독점과 경쟁은 동전의 양면, ‘탐색개발·체계개발·양산’ 한 트랙에 올려야   방위산업에서 독점과 경쟁은 동전의 양면처럼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는 선택이 어려운 사안이다. 즉 적절한 수준에서 경쟁과 독점의 형태를 타협하려는 정책적 속성을 갖고 있다. 그런데 방위사업청 개청 이후 방위산업의 특성은 고려하지 않은 채 지나치게 시장 경제원리 중심으로 경쟁을 확대시키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한 방산업체 임원은 “탐색개발에 성공하면 체계개발에 우선권을 주고, 체계개발에 성공하면 양산의 우선권을 주어야 업체의 기술력이 축적되고 경쟁력도 생긴다”면서 “성능개량 또한 양산을 담당했던 기업에게 우선권을 주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방식으로 특정 무기에 전문화된 업체를 키워야 글로벌 경쟁도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방산정책에 정통한 한 전문가는 “경쟁은 체계개발 업체 선정 단계에서 기술 경쟁 위주로 이루어져야 하며, 특별한 귀책이 없다면 체계개발 업체가 양산까지 담당해야 개발과정에서 축적된 기술이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제안서 평가는 기술역량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했고, 기술역량과 무관한 사항이 평가항목에 반영된 문제도 있다”고 덧붙였다.   기술 평가 도외시한 저가 낙찰 경쟁과 확정 계약 방식도 문제   연구기관에 근무하는 한 전문가는 “기술이 아닌 가격 경쟁을 통해 저가 낙찰로 업체를 선정하면서 확정 계약을 하지 않는 것도 큰 문제”라면서 “업체는 저가로 입찰해 수주하면서 손해를 보고, 연구개발이 끝나면 최종 원가 정산에서 또 비용을 삭감당하는 이중고에 직면한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축적된 기술역량 없이 업체의 경쟁력이 살아나길 기대하기는 어렵다.   방산수출에 정통한 소식통은 “한정된 내수시장에서 국내 업체끼리 출혈 경쟁을 하는 구조로는 해외업체와 경쟁하기 힘들다”면서 “규모의 경제 차원에서 방산업체의 몸집을 키워야 글로벌 경쟁력이 강화되고 수출 시장도 개척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런 관점에서 자유경쟁과 보호·육성할 분야를 명확히 구분하는 정부의 정책 수립이 필요한 시점이다.        
    • 시큐리티팩트
    • 방위산업
    2020-02-27
  • [글로벌 방산기업 한화]⑤ 김승연의 ‘방산 강국’ 뿌리 ㈜한화, 정부와 손잡고 ‘대형화’ 선도해야
       소형무장헬기(LAH)에 장착되는 공대지유도탄 '천검'의 이미지 컷. [사진제공=(주)한화]     한화는 재계 10위 안에 드는 대기업이지만, 미국의 ‘록히드마틴’을 추구하는 방산기업이기도 하다. 여기에는 김승연 회장의 꿈이 담겨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새롭게 판이 짜여지는 글로벌 방산시장에서 도약을 노리는 한화의 방위산업 경쟁력을 분석한다. <편집자 주>     유도무기부터 탄약, 우주 사업까지 국산 무기 첨단화 주도해   [뉴스투데이=김한경 안보전문기자] ㈜한화는 1952년 설립된 한화그룹의 모기업으로서 축적된 화약기술을 바탕으로 1974년 방위산업에 진출했다. 현재는 유도무기부터 탄약, 우주 사업에 이르기까지 선제적인 투자와 정부사업 참여를 통해 국산 무기의 첨단화를 주도하고 있다. 또한 적극적인 글로벌 시장 진출은 물론 해외업체들과 글로벌 파트너십을 통한 국제 경쟁력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한화그룹의 뿌리인 방산 사업은 지주사인 ㈜한화와 중간지주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주축으로 손자회사인 한화디펜스와 한화시스템 등이 담당하고 있다. ㈜한화는 유도무기와 탄약 등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항공기 및 함정 엔진 부문을 맡고 있다. 한화디펜스와 한화시스템은 각각 자주포, 장갑차 및 통신, 레이더 등에 특화돼 있다.   ㈜한화는 ‘사업보국(事業報國)’의 창업이념을 바탕으로 아낌없는 투자와 연구개발 노력을 통해 탄약과 유도무기 분야에서 국내 대표적인 방산기업으로 성장해 왔다. 특히 탄약 분야에서는 ‘풍산’과 함께 상호 분업 및 협업 체제를 유지하면서 선의의 경쟁을 지속해왔다. 현재는 독보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추진제, 신관, 화약 등 국내 정밀탄약 분야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정밀탄약 분야 시장점유율 1위…차세대 다연장로켓 전력화 성공   유도무기 분야에서는 1983년 현무-Ⅰ유도탄 개발 사업에 최초로 참여한 금성정밀(현 LIG넥스원)에 이어, 현무-Ⅱ 유도탄 생산과 다연장로켓 개발능력을 인정받아 2002년 대지(對地)유도무기 전문화 업체로 지정됐다. 이후 구경 230㎜, 사거리 80㎞인 차세대 다연장로켓의 개발업체로 선정됐고 2013년 전력화에 성공했다.   ㈜한화는 유도무기 분야를 선도하던 LIG넥스원과 경쟁하면서 성장했고, 2012년부터는 전술 및 순항형 유도무기 사업에도 참여하면서 유도무기 체계종합업체로 도약했다. 현재 탄도형은 ㈜한화가, 순항형은 LIG넥스원이 주로 체계종합을 담당하지만 양사의 특화된 기술력과 상당수 협력업체의 기술들이 함께 어우러져 다양한 한국형 미사일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한화는 지난 4년간 연평균 13%씩 성장해왔으며, 2018년 1조6000억원이던 방산부문 매출을 2025년 3조원까지 늘릴 계획이다. 이와 관련, ㈜한화는 갱도에 숨은 북한의 장사정포 타격을 위해 전술지대지유도무기(KTSSM)를 개발 중인데, 2021년에 전력화될 예정이다.      ‘장사정포 킬러’인 KTSSM 개발…공대지유도탄 ‘천검’ 개발도 참여    KTSSM(Korean Tactical Surface to Surface Missile)은 GPS 유도기술을 통해 적의 장사정포 갱도진지와 미사일 지하기지 등을 파괴하는 핵심 전력으로서 주요 타격목표가 장사정포이기 때문에 ‘장사정포 킬러’로 불린다. KTSSM이 전력화되면 플랫폼을 다변화해 군의 작전운용성을 증대시키는 동시에 해외시장 개척도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   한편, 지대지유도무기 위주로 개발하던 ㈜한화는 최근 소형무장헬기(LAH)에 장착하는 공대지유도탄(천검)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천검은 과거 군이 적 전차 타격용으로 사용하던 토우미사일을 대체하기 위해 국방과학연구소 주관으로 개발이 진행 중인데, 여기에 참여함으로써 공대지유도무기 분야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역량을 구비하게 됐다.   또한 미래 성장동력인 항법장치, 레이저 분야에서 핵심기술을 보유하기 위한 기술개발에 투자를 확대하는 등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일례로, ㈜한화는 이미 2011년부터 3년간 레이저폭발물처리기를 개발했다. 식별된 급조폭발물 및 불발탄을 레이저를 이용해 신속하고 안전하게 처리하는 장치로서 소형트럭에 탑재되어 운용한다.   현재는 레이저폭발물처리기를 개발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국방과학연구소와 함께 소형 무인기와 멀티콥터를 정밀 타격하는 레이저 대공무기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이와 같이 ㈜한화는 레이저 타격체계의 새로운 지평을 개척하는데도 앞장서고 있다. 향후 정부의 첨단 무기개발 확대 정책과 더불어 중장기적으로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된다.     글로벌 경쟁력 미약…기술 뛰어난국내·외 업체 M&A 추진해야    하지만 한화그룹이 글로벌 방산기업으로 우뚝 서려면 현재보다 규모를 키워 대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제기된다. 글로벌 방산업계는 이미 90년대 초부터 대규모 인수합병(M&A)을 추진해 왔다. 일례로, 영국의 BAE Systems는 자국 내 모든 방산업체를 통합하여 지상·해상·공중·우주·사이버를 망라하는 유럽 최대의 방산업체로 거듭났다.   미국은 2018년 매출 기준으로 세계 1∼4위의 방산업체를 보유한데다, 현재 4위인 ‘레이시온’과 17위인 ‘유나이티드 테크놀러지스’의 합병을 추진 중이어서 만일 성사된다면 세계 2위의 거대한 방산업체가 탄생하게 된다. 또 독일은 분야별 전문업체를 하나만 두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반면, 우리는 1999년 정부 주도로 삼성항공, 대우중공업, 현대우주항공의 항공부문을 한국항공우주산업(KAI)으로 통합했고, 2015년 방산업계 최초로 한화에 의한 업체 간 M&A가 이루어졌으나 이후 더 이상 M&A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규모가 작은 국내업체들은 기술개발과 해외시장 개척을 위한 투자 여력이 미비한 등 글로벌 경쟁력이 미약한 상황이다.   결국 해외시장의 인지도, 기술개발 시너지, 규모의 경제 등으로 인해 M&A를 통한 대형화만이시장 지배력뿐 아니라 수익의 다각화 측면에서도 유리하여 글로벌 경쟁력이 강화될 수 있다. 따라서 기술력이 뛰어난 국내·외 업체를 대상으로 M&A를 적극 추진해야 하며, 정부 차원에서도 이를 권장하고 지원내지 유도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 시큐리티팩트
    • 방위산업
    2020-02-25
  • [방산 이슈 진단]③ 연구개발 패러다임, 기술개발 후 체계개발로 전환 필요
    ▲ 사진은 한국 국방기술 연구개발의 산실인 국방과학연구소(ADD) 홈페이지 일부. [ADD 홈페이지 캡처] 한국의 방위산업이 새로운 활로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방위사업청은 지난해부터 방위산업이 처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지속적인 제도 개선과 함께 법규 제·개정도 추진 중이다. 그럼에도 방위사업 전반에 다양한 문제들이 작용해 산업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 뉴스투데이는 이런 문제들을 심층적으로 진단하는 [방산 이슈 진단] 시리즈를 시작한다. <편집자 주> 김종대 의원, “우리는 체계개발에 중점 두고 기술개발은 관심 없어”[뉴스투데이=김한경 안보전문기자] 지난 4일 정의당 김종대 의원실은 ‘방위산업의 미래비전과 지역경제 기여방안’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국회 제3세미나실에서 열린 이날 세미나에서 김 의원은 방위산업 개혁방안에 대한 발표를 하면서 현행 무기체계 연구개발 방식의 개혁 필요성을 강력히 주장했다.그는 “국방과학연구소(ADD)의 기술개발 독점으로 업체의 기술 축적이 어려운데다, 체계개발에 더 큰 비중을 두어 체계개발 이후 핵심기술이 개발되는 상황”이라면서 ‘결국 나중에 기술 결함이 발생해 납품 지연, 지체상금 부과, 고용 축소의 악순환으로 전락하는 패턴이 나타난다“고 지적하며 K2 전차를 대표적 사례로 언급했다.김 의원은 이와 같은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방산 선진국들처럼 선행연구에 80%, 체계개발에 20%를 투자하여 개념 설계와 기술 식별에 이어 충분한 기술능력이 확보된 다음 체계개발에 착수하도록 통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다수 방산 전문가들은 김 의원의 주장과 관련, “선행연구란 용어를 탐색개발까지 포함하는 기술개발의 의미로 사용했다면 큰 방향에서 올바른 지적”이라며 “연구개발의 핵심은 기술개발이 돼야 하는데, 우리는 완성품 위주의 체계개발에만 중점을 두고 기술개발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기술개발과 무기개발로 구분하되, TRL 6단계에서 무기개발 진입해야국방획득 업무에 정통한 한 예비역 장성은 “연구개발을 기술개발과 무기개발로 구분하되, 탐색개발까지 기술개발 범주에 포함하고, 기술성숙도(TRL) 6단계 수준이 달성되면 무기개발 단계인 체계개발로 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래야 작전운용성능(ROC) 충족 문제도 함께 해결된다는 얘기다. 김 의원은 또 “ADD가 핵심기술 집단이라기보다 연구개발 관리감독 조직에 가까우며, 모든 기술개발을 독점함에 따라 업체의 기술축적이 어려운 실정”이라면서 “미국·이스라엘처럼 업체가 기술축적의 당사자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이명박 정부에서 최초로 ADD 주관으로 개발 중이거나 착수 예정이던 22개 사업 중 11개 사업을 업체 주관 개발로 전환하는 조치가 이루어진 사례가 있다. 업체 주관 개발이 활성화돼야 업체의 연구개발 능력이 향상되고 수출도 증진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시행된 조치로 당시 상당한 호평을 받았다.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11개 사업 중 일부만 업체 주관 개발로 전환된 데다, 업체가 주관한 사업 대부분이 결국 실패하여 개발비를 반환하게 됨으로써 이 조치에 대한 성과는 거의 없었다. 이후 업체 주관 개발은 기피 대상이 됐다.업체 주관 개발 성공하려면 관련기관 및 군과 원활한 협력 이뤄져야 업체 주관 개발이 실패한 이유는 두 가지다. ADD가 주관하면 개발 비용과 기간을 상황에 따라 충분히 조정 가능했지만, 업체는 정해진 비용과 기간에 맞추어야만 했다. 또 개발 인프라가 부족한 업체는 시험평가를 비롯해 관련기관 및 군으로부터 지원받을 부분이 많은데, 상호 협력에 상당한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한 중견 방산업체 대표는 “업체 주관 개발이 성공하려면 개발 관련기관 및 군과 원활한 협력이 이뤄져 업체가 개발을 주도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을의 입장인 업체가 정부기관까지 이끌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워 업체 주관 개발이 외견상 그럴듯해 보이지만 상당한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연구개발 분야에 정통한 한 전문가는 “연구개발은 소요를 제기한 군의 요구사항이 기술적으로 충분히 반영돼 진행돼야 한다”면서 “업체와 군의 기술적 역량이 뛰어나지 못하면 상당한 문제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ROC가 규격으로 발전하려면 개발 과정에서 성능 발전이 상당히 이루어지는데 이것을 제대로 이끌어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ADD가 기술개발 주관하고, 업체는 개발된 기술로 무기개발 담당해야결국 현재처럼 ADD 외에는 어느 업체도 개발을 주도할 위치에 있지 않거나 기술적 역량이 미흡해 개발을 주도하기 힘들다는 얘기다. 방산정책에 정통한 한 전문가는 “기술개발은 정부가 투자하여 ADD 주관으로 추진하고, 기술개발이 완료되면 업체가 지금처럼 무기개발을 담당하는 것이 정답”이라고 강조했다.이에 대해 정책부서와 연구기관에 다년간 근무한 또 다른 전문가는 “일부 핵심 구성품을 해외에서 구입해 전략적으로 체계개발을 추진할 분야가 분명히 존재한다”면서 “이 경우 성능개량 개념을 도입하고, 체계개발에 착수하는 순간 성능개량도 함께 진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업체 주관 연구개발과 관련해서도 “기술과 소요를 판단한 환경이 계속 변하기 때문에 개발기간이 달라지는 것은 기정 사실”이라면서 “업체 주관 연구개발을 지원할 정부 차원의 협의기구가 있어야 업체가 정부기관 및 군, 국책 연구소 등을 이끌고 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시큐리티팩트
    • 방위산업
    2020-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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