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공작' 가담 혐의 국정원 전 심리전단장, 파기환송심도 징역 1년6월 선고

김한경 기자 입력 : 2020.05.15 17:52 |   수정 : 2020.05.15 22:00

재판장, ‘마음 잘 다스리며 살아가길 바란다’며 이례적으로 안타까운 심경 피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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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김한경 기자]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의 각종 국내 정치공작에 가담한 혐의로 기소된 유성옥 전 국정원 심리전단장이 파기환송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6부(오석준 이정환 정수진 부장판사)는 15일 국가정보원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유 전 단장의 파기환송심에서 1·2심 형량과 같은 징역 1년 6개월과 자격정지 1년6개월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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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기환송심에서도 징역 1년6월 실형을 선고받은 유성옥 전 심리전단장. [사진제공=연합뉴스]

 

유 전 단장은 대북 심리전 기구인 심리전단을 활용해 정부와 여권을 지지하고 야권을 반대하는 내용의 글을 인터넷에 조직적으로 게시하도록 하고, 보수단체의 관제시위와 시국 광고 등을 기획해 정치에 개입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이런 활동을 하면서 국정원 예산 11억여원을 사용해 국고에 손실을 끼친 혐의도 받았다.

 

1·2심은 유 전 단장의 이런 혐의 중 일부를 유죄로 판단하고 나란히 징역 1년 6개월과 자격정지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다만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국고손실 혐의를 두고 판단이 엇갈렸다.

 

국고손실죄가 적용되려면 횡령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 법적으로 '회계관계직원'에 해당해야 한다. 이 혐의에 대해 유 전 단장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공범으로 기소됐는데, 1심은 국정원장이 회계관계직원이라고 판단했으나 2심은 아니라고 봤다. 이에 따라 2심에서는 국고손실 혐의가 아닌 업무상 횡령 혐의가 적용됐다.

 

그러나 지난해 대법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 등의 국정원 특활비 상납 사건 상고심에서 국정원장이 회계관계직원에 해당한다는 판단을 내렸다. 유 전 단장의 파기환송심 재판부도 이런 대법원 판례에 따른 법리를 적용한 것으로 보인다.

 

변호인 측 의견서에 의하면, 국정원 최고의 대북전문가인 유 전 단장은 정권이 바뀌면서 지난 정권 사람으로 몰려 심리전 단장을 하다가 오히려 좌천되었고 본인 의지와 상관없이 국정원을 나온 인물이다. 심리전 단장 재직 시 정치에 관여하지 말라는 교육도 시켰고, 불법적인 정치 관여 지시를 모아 파기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4월 1일 파기환송심 최후 진술에서 "국정원 재직기간 동안 특정 정권이나 정파를 위해 일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으며, 오로지 국가와 안보를 위해 국정원 본연의 대북 심리전 업무를 했을 뿐"이라고 말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날 재판장인 오석준 부장판사는 선고를 하면서 이례적으로 안타까운 심정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유 전 단장에게 “그 때 그 자리에 있어서 이렇게 된 것이니 마음을 잘 다스리시고 살아가길 바란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전 단장은 지난해 11월 20일 1년 6개월의 형기를 모두 마치고 출감한 상태에서 이번 파기환송심 재판을 받았으며, 이날 선고 공판은 서울구치소 직원의 코로나19 확진 판정 여파로 서울법원종합청사 본관의 법정이 폐쇄돼 별관으로 장소를 옮겨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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