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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15총선 출마 軍출신 후보들(3)] 민주당 김병주·이철휘·황기철·윤재갑·민홍철, 통합당 신원식·한기호·김중로·최윤희 등 격전 중
    [뉴스투데이=김희철 칼럼니스트] 미스터트롯 경연에서 5위로 스타가 된 14살 소년 정동원은 ‘여백’이라는 노래를 부르면서 “마음에 따라 변하는 욕심 속 물감의 장난이 인생”이라고 목소리를 높여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렸다.   국가안보의 첨단인 군(軍)에서 반평생을 지난 예비역 군인들이 ‘제 2의 인생’에서 국민의 선량이 되기 위해 출사표를 던졌다. 그러나 각 당의 후보로 확정되거나 공천에 탈락해 무소속 출마 또는 포기한 사람들로 갈라졌다. 이 출사표의 의미가 메슬로우가 주장한 인간의 5대욕구 중 가장 높은 ‘자아실현의 욕구’ 구현으로 국민에게 봉사하는 것으로 귀결될지 아니면 미스터트롯 스타 정동원의 노래 ‘여백’에서 처럼 ‘욕심 속 물감의 장난’인지는 4.15 총선 결과를 통해 판가름날 전망이다.    ▲ 21대 국회의원 선거(4.15)에서 각 당에서 공천을 받은 군출신 후보들로 상단 좌측부터 미래통합당 신원식(합참작전본부장), 한기호(육군교육사령관), 김중로(70사단장), 최윤희(합참의장/해군총장)후보, 하단 더불어시민당 김병주(연합사부사령관), 더불어 민주당 이철휘( 2작전사령관), 황기철(해군참모총장), 윤재갑(해군 군수사령관)후보, 모습 [사진자료제공=국방부/연합뉴스]   ■ 비례대표로 시민당 김병주 전 연합사부사령관과 통합당 신원식 전 합참작전본부장 공천 공천이 확정되어 치열한 선거전을 치루는 후보들을 보면 더불어시민당에서는 민주당 안보 대변인인 김병주 전 연합사부사령이 비례대표 12번을 받았고, 미래통합당에서는 자유한국당 북핵 외교안보 특별자문위원이었던 신원식 전 합참작전본부장이 비례대표 8번을 받아 안정권이다.    ■ 통합당 한기호(재선의원) 전 육군교육사령관이 ‘춘천·철원·화천·양구’, 김중로(초선의원) 전 70사단장은 ‘세종시 갑’지역구에 출마 미래통합당은 강원도 춘천·철원·화천·양구 지역에 한기호 전 육군교육사령관을 공천했다. 그는 철원츨신으로 김화중학교를 나온 뒤 서울 한양공고를 다녔고 육사 31기로 임관하여 육군중장으로 전역했다. 한 후보는 현역 위관시절 탁월한 지휘력과 업무추진력이 돋보여 당시 사단장 박세직 장군의 조카 사위가 되었다. 전역 후 바로 철원·화천·양구 지역에 출마하여 18, 19대 국회의원을 역임하고 3선째 도전 중이다. 현재 지역구 여론조사 결과는 더불어민주당 정만호 후보 43.9%, 미래통합당 한기호 후보 38.3%로 집계되어 접전 중이다. 미래통합당 충남 세종시 갑 지역구는 김중로후보가 지역구 관리를 해왔는데, 처음에는 공천에서 탈락했으나 이의를 제기하여 재 공천을 받았다. 그는 군산의 초·중학교와 이리고교를 졸업하고 육사 30기로 임관하여 70사단장을 역임하고 육군준장으로 전역했다. 김 후보는 20대 총선에서 국민의당 비례대표로 당선되어 국방위원으로 활동하다가 바른미래당과 민생당에서 탈당 후 미래통합당에 복당하면서 제21대 국회의원선거 공천을 받아 도전했다.  세종갑 여론조사에서 더블어민주당 홍성국 후보 41.4%, 미래통합당 김중로 후보 35.8%로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중이다. ■ 해군제독 출신 최윤희 전 합참의장은 경기 오산, 황기철 전 해군총장은 경남 창원·진해, 윤재갑 전 해군군수사령관은 전남 해남·완도·진도 선거구로 출마 경기도 오산 지역구는 해군출신 최초 합참의장인 최윤희 후보가 미래통합당 공천을 받았다. 그는 오산 토배기로 초·중·고를 졸업하고 해사 31기로 임관하여 해군참모총장을 역임했다. 전역 후 대잠헬기 도입사업 조작 비리와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되었다가 대법원에서 최종적으로 무죄 확정을 받아 누명을 벗고 이번 21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 지역에서는 4선 의원이자, 최순실 저격수로 알려진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현역의원과 4성 장군 출신 최윤희 전 합참의장의 격돌이 예상되면서 경기도 오산지역이 4.15 총선의 최대 관심 격전지가 되었다.  경남 창원·진해 지역구에서는 황기철 전 해군참모총장이 더불어민주당 공천을 받았다. 이 지역구에서 2선인 미래통합당 김성찬의원은 당내의 ‘중진용퇴론’에 부응하면서, 해군사관학교 후배이자 해군참모총장 후임인 황 후보와 맞대결을 피하기 위해 불출마를 선언했다는 후문도 있었다.  아덴만 여명작전의 유공자이기도 한 황 후보는 전역 후 방산 비리로 구속되어 재판을 받았으나 최종 무죄로 판명되자, 정치권에 휩쓸리는 군의 위상을 바로 세우고자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하여 ‘국방안보특별위원회 위원장’직을 수행했다.  지역구 여론조사 결과는 더불어민주당 황기철후보는 45.9%, 미래통합당 이달곤(전 행정안전부 장관)후보는 38.6%로 여론에서는 황 후보가 다소 앞서고 있다.  또 한명의 해군출신 윤재갑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해남 화산중학교를 졸업하고 해사 32기로 임관, 1함대사령관, 해군군수사령관을 역임 후 전역하여 목포해양대 초빙교수로 재직했다. 그 뒤 문재인 대통령후보 안보특보,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국민소통 특별위원과 민주당 지역구위원장으로 활동하다 4·15총선 전남 해남·완도·진도 후보로 공천을 받았다.  KBS광주방송총국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6일과 7일 전남 해남·완도·진도 선거구민의 만 18세 이상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윤재갑 후보 62%, 윤영일 후보 24.5%로 윤재갑 후보가 크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 이철휘 전 2작전사령관은 경기 포천·가평, 민홍철 전 국방부 고등군사법원장이 경남 김해갑 지역구 출마   민주당 경기도 포천·가평 지역에는이철휘전 2작전사령관이 당 경선에서 승리하여 공천을 받았다. 그는 포천에서 태어나 초·중·고를 다녔고 명지대를 졸업하면서 ROTC 13기로 임관하여 육군대장으로 전역했다. 전역 후 바로 정치계에 입문하여 지역 기반을 다졌다. 상대인 미래통합당 최춘식 후보는 육군3사관학교 출신으로 9년 동안 현역 복무 후 대위로 전역한 뒤 18년 동안 예비군 지휘관으로 일했다.  직업군인의 경력으로만 보면 이 후보가 대장 출신이어서 대위 계급으로 군생활을 마감한 최 후보를 압도한다. 그러나 최 후보도 포천·가평 지역에서 군의원과 도의원을 차례로 거쳐 지역에서 정치적 영향력이 만만치 않다. 여론 조사기관 알앤리써치가 포천·가평의 국회의원 후보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를 보면 더불어민주당 이철휘 후보는 34.7%, 미래통합당 최춘식 후보는 39.9%의 지지를 받아 오차범위내 접전이다. 경남 김해갑 지역구에서는 민홍철 현의원이 더불어민주당 공천을 받았다. 그는 김해고와 부산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군법무관으로 임관했으며, 준장 진급하여 ‘국방부 고등군사법원장’직을 끝으로 전역한 후 19, 20대 국회의원을 역임했다. 첫 금배지를 노리는 미래통합당 홍태용 후보와의 대결은 지난 20대에 이은 리턴 매치로 애초부터 혈전이 예고됐다. 홍 후보가 낙선 이후 4년간 ‘설욕’을 다짐하며 경쟁 구도가 강화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역 고교 선후배 간 대결로도 관심을 모으는 김해갑 지역구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취임 이후 더불어민주당 텃밭으로 변했지만 이곳에서 3선에 성공한 의원은 아직 없다.   여기에다 김해갑은 이번 선거기간 동안 언론사 등 공개적인 여론조사가 실시되지 않았다. 이에 두 후보 측 모두 서로 “앞서 있다”는 자체 여론조사 결과를 들어 여론몰이에 나서면서 선거 막판으로 갈수록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지역 정가에서도 “혼전 양상이라 뚜껑을 열어 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다.   ▲ 상단 좌측부터 21대 국회의원 선거(4.15)에 무소속 출마한 김근태(1군사령관), 강요식(육사41기)과 민주당 기찬수(기무사참모장), 하단은 불출마 선언한 통합당 김성찬 현 2선의원(해군총장)과 공천을 못 받은 통합당 박찬주(2작전사령관), 이승호(9특전여단장)후보 모습 [사진자료=연합뉴스]    ■ 김근태·강요식 후보, 통합당 경선에 불복하고 무소속으로 출마 공주·부여·청양 지역구에서는 부여 출신인 김근태 전 1군사령관이 미래통합당 예비후보로 나왔다가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으로 출마하였다.  김 후보는 부여 출신으로 공주사대부고를 졸업하고 육사30기로 임관했으며 1군사령관을 역임한 후 대장으로 전역했다. 그후 19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되었으나 선거법 위반에 연루되어 당선무효형인 벌금 200만으로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나오면서 의원직을 상실하였다. 한편 백선엽 장군 등 예비역 장성 900여 명이 모인 ‘대한민국 수호 예비역 장성단(대수장)’이 이번 총선에서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예비역 육군 대장 박찬주(충남 천안을)·김근태(충남 공주·부여·청양) 후보 앞으로 “백의종군해달라”는 내용의 권고서한을 지난달 보냈다. 그러나 김 전 1군사령관은 대수장의 ‘보수후보 단일화’권고에도 불구하고 무소속으로 선거운동을 계속하고 있다. 반면에 대수장’의 권고서한을 받은 박찬주 전 2작전사령관은 3월25일 ‘불출마와 보수후보 단일화’를 선언했다. 현재 여론조사 결과는 더불어민주당 박수현 후보 44.8%, 미래통합당 정진석 후보 40.4%로 오차범위내 박빙 양상을 보이고 있으며, 무소속 김근태 후보 5.6%, 지지 후보가 없거나 잘 모름 7.3% 이었다. 또한 구로을지역 미래통합당 공천 배제에 반발하여 무소속으로 출마한 강요식(육사41기, 소령전역) 전 자유한국당 당협위원장도 계속 선거운동 중이다. 이 지역 여론조사 결과는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42.5% , 미래통합당 김용태 37.5% , 무소속  강요식 11.0%를 기록했다.  구로을은 지금까지 5번의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당선된 대표적인 강세 지역구로 꼽힌다. 이번에는 '친문재인계’ 핵심이자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꼽히는 윤건영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을 공천했다. 그만큼 그는 여당의 힘있는 후보라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반대로 미래통합당에서는 3선의 김용태 후보를 '자객 공천' 했다. 인지도 높은 인사를 전략 배치해 '죽음의 땅'에서 기필코 승리를 거두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이번 선거를 위해 자신의 지역구(서울 양천을)마저 포기했다. 김용태 후보와 강 후보는 승리를 위해 보수 단일화를 논의했지만 무산됐다. 그러나 김 후보가 마지막까지 보수 단일화의 문을 열어 두겠다고 밝힌 만큼 상황은 언제나 급변할 수 있다. 두 명의 보수 후보의 지지도를 단순 합산한다면 민주당 윤건영 후보를 앞지르기 때문이다. 그간 여론조사에서는 윤 후보가 김 후보를 상대로 적게는 10%에서 많게는 20% 이상 앞서는 모습을 보여줬으나, 총선이 다가오며 격차는 서서히 줄어 드는 모양새이다. 또한 경기도 부천 이승호 전 9특전여단장과 경남 김해 민주당 기찬수 전 국군기무사령부 참모장은 공천에서 탈락해 출마를 접었다. 이러한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해 볼 때 비례대표인 신원식·김병주 후보와 민주당 해남·완도·진도의 윤재갑 후보는 조심스런 당선이, 창원·진해의 황기철 후보는 우세가, 통합당 한기호·김중로·최윤희 후보와 민주당 이철휘·민홍철 후보는 접전이 예상된다. 헌데 공천 배제에 반발하여 무소속으로 출마한 김근태·강요식 후보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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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희철 칼럼
    2020-04-10
  • [김희철의 전쟁사](33) ‘한국의 리지웨이’ 백남권 3사단장의 ‘가칠봉 전투'승리와 눈물
     [뉴스투데이=김희철 칼럼니스트] 강원도 해안면에 위치한 가칠봉(1,241m고지)은 금강산의 마지막 봉우리로 가칠봉이 들어가야 비로소 금강산이 1만 2천봉이 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가칠봉에서 '가' 자가 '더할 加'를 쓰는 만큼 가칠봉은 아름다운 산이지만 6.25남침전쟁 때에는 처절했던 격전장이자 혈전 사투의 현장이었다.  가칠봉은 제 4땅굴 바로 위에 위치하고 있으며 일반인의 출입이 금지된 지역이다. 이웃에 있는 도솔산, 가리봉과 함께 태백산맥 중앙부를 이루는 산으로 북한강의 지류인 소양강의 발원지이기도 하다. 가칠봉 동쪽에서는 침식분지로 유명한 펀치볼(해안분지)이 펼쳐져 있다. 현재 군사분계선은 가칠봉 북쪽을 지나가고 있으며 능선상에 을지전망대가 위치해 사전 신청하면 민간인의 제한된 방문도 가능하다.     ▲ 양구 가칠봉전투 전적비와 가칠봉 정상에 위치한 을지전망대 모습 [자료제공 = 양구군청]     백골 3사단 투입 열흘만에 가칠봉 점령, 이승만 대통령 휘호 ‘지려충순(志慮忠純)’으로 격려 2개 병단 약 54만 명의 병력을 동원하여 1951년 5월16일부터 시작한 일명 ‘5월 공세’에서 중공군의 주요 공격목표는 현리 지역의 3사단과 9사단을 앞세운 국군 3군단이었다. 이 공세에서 치욕스런 패배를 당한 3군단은 해체되었다. 국군 3사단은 현리의 패배를 설욕하고자 ‘피의 능선’을 점령한 후 펀치볼 북방의 1052·가칠봉·1211·1320고지 등에서 격전을 거듭하던 5사단과 ‘51년10월 중순 진지를 교대하여 북한군과 이들 고지들을 확보키 위한 혈전에 투입되었다.  북한군은 펀치볼 일대의 요새를 계속 빼앗기자 깎아 세운 듯한 절벽으로 둘러싸인 고지들을 최후의 보루로 삼아 아군의 공격에 안감 힘을 다해 저항했다. 이러한 가칠봉·1052·1211·1252고지 등은 5사단이 한달 동안 맹공을 가했으나 적의 최후 발악적인 방어와 지리적인 여건 때문에 완전한 점령에는 실패한 곳이었다. 1052고지, 가칠봉, 1211고지 등에는 김일성 훈장을 받은 병사들이 다수 포함되어 북한군 최정예 부대임을 자처하는 최현 중장(종전후 북한 민족보위상 역임)이 지휘하는 2군단의 예하 사단들이 필사적으로 아군의 공격을 방어하고 있었다. 개전초기 낙동강 전선의 ‘안강·기계전투’시 기갑연대장이었던 3사단장 백남권 장군은 진지를 교대한 후 22연대와 23연대로 하여금 1052고지와 가칠봉을 공격케 하고 18연대를 사단 예비로 운용했다. 공격개시 1주일만에 장춘권 대령이 지휘한 22연대가 적의 방어 벽을 뚫고 큰 피해 없이 1052고지를 점령해 버림으로써 3사단의 용명을 떨쳤다. 당시 장춘권 22연대장(예비역 육군 소장)은 5사단이 한달 동안 공격을 했어도 점령 못한 난공의 작전지역에 대해 사전 충분한 정찰과 분석을 했다. 공격을 위한 전술적인 계획 등을 치밀히 짜 놓은 후, 16개 대대의 사단 전 포대 약 80문의 포와 3만여 발의 포탄을 지원 받도록 협조도 했다. 연대의 공격 목표는 1052고지가 있는 능선을 따라 약4km에 걸쳐 솟아 있는 5개의 산봉우리들이었는데, 20초 사이에 봉우리마다 7천여발씩의 집중 포격을 가했다. 새벽 6시쯤 포격이 멈추는 순간 공격을 개시했는데 정오도 안돼서 5개 고지를 모두 점령해 버렸다. 어느 고지에서는 몇 번씩 육박전을 거듭하기도 했지만 큰 피해 없이 비교적 쉽게 점령했다. 공격 개시 전 1개 중대 병력의 특공대를 적 후방에 은밀히 침투시켜 보급로를 차단하고 교란시켰던 작전도 아주 주효했었고 돌격해 올라가 보니 고지의 호들은 우리 포격에 모두 부서졌고 박살이 나 버린 적병 시체만 나뒹굴어 포로를 한 명도 못 잡았다. 그러나 목표를 점령한 날밤 적의 기습적인 역습을 받아 가운데 고지를 빼앗겼었는데 밤새 전투를 벌여 새벽엔 다시 탈환했다. 이 전투에서는 공격 때보다 고지들을 방어할 때 피해가  더 많았다. 그 이유는 적 진지들이 포격으로 다 파괴돼 버려 고지 점령 후 새로이 진지 구축하는 동안의 적 기습에 취약했기 때문이었다. 뒤이어 김종순 대령의 23연대가 가칠봉까지 점령해 버렸다. 이 두 고지 전투는 점령한 후의 영예에 앞서 눈물겨운 고투와 쓰라린 피의 대가를 지불해야 했다. 당시 김덕준 대령(예비역 육군준장, 한국제강협회 부회장 역임)이 지휘한 진백골18연대는 예비대로 있다가 23연대와 교대해서 가칠봉 일대의 무명 고지들을 방어했는데 북한군은 매일 밤 나팔을 불며 공격을 했다. 진지 구축전에 기습을 해오자 급한 나머지 북한군이 도주할 때 미처 수습치 못한 적의 시체들을 끌어다 참호 앞에 쌓아 방탄벽을 만들며 적 공격을 방어했다. 18연대장도 훗날 증언시 “사실, 공격 때보다 고지들을 방어할 때 피해를 더 많이 보았다”고 토로했다. 역전의 백골 3사단은 10여일 만에 1052고지와 가칠봉을 점령해 개가를 올렸다. 그러나 1211·1320고지 등은 천연의 지형적 조건과 북한군의 결사적인 방어 때문에 점령하지 못하고 작전임무가 끝나고 말았다. 난공불락 지역으로 널리 알려진 가칠봉 일대에 3사단이 투입되어 이 같은 전승을 올리자, 유엔군 방송에 대대적으로 보도가 되었고 이승만 대통령은 ‘지려충순(志慮忠純)’이란 휘호를 써 보내 격려를 했다. 유엔군사령부서는 미국 은성 훈장 3개와 동성 훈장 6개를 보내 왔다. 하루 500명 사상 낸 최악의 사투, 탄우 맞으며 육박전…적 시체로 방탄벽 쌓기도 북한군들은 휴전이 되자 “6·25전쟁 중 이 1211 고지 등과 철의 삼각 지대의 오성산은 자기들이 끝까지 사수를 했다”고 호언하며 그 감투정신을 자랑했다고 한다. 이 가칠봉과 1211 고지일대의 전투는 문자 그대로 악전 고투였으며 처참한 산악전의 대표적인 사례였다. 아군은 벼랑 아래에서 노무자들이 로프를 타고 올라와 보급해 주는 식량으로 끼니를 때우며 육박전을 계속했고, 때로는 처리치 못하고 도주한 북한군의 시체들을 주워 모아 벙커 앞의 방탄벽을 쌓기도 했다. 백골 3사단은 이 일대에서 1개 중대 병력이 40여명밖에 안 남고 하루에도 3∼5백 명의 전 사상자가 나올 때가 있었다.  가칠봉 공격시에는 전방 23연대와 방어하는 적과의 거리가 불과100야드로 대치하고 있었다. 산봉우리 위에서 감제하는 적병들은 아군이 움직이기만 하면 총격을 내리퍼부었다. 인력이 모자라 사단 본부 요원과 군악대까지 총동원해 노무자들과 함께 탄약과 보급품을 지어 나르는 데 5시간 이상 걸렸다. 따라서 사단장은 어려운 도보 보급 해결을 위해 공병대대로 펀치볼에서 가칠봉 밑의 능선까지 올라가는 도로도 개설 했다. 미군 항공 지원을 받아 가칠봉에 네이팜탄을 일주일 동안 물 붓듯 퍼붓고 공격해 올라가는데도 여전히 북한군의 사격은 계속되었다.사단장은 특공대가 고지로 돌격해 올라갈 때는 무반동총과 기관총 진지로 나가 망원경으로 확인하여 목표를 조준해주며 진두 지휘를 했다. 그리고 고지들을 점령한 후에는 적의 야간 역습에 대비하여 반듯이 해가 지기 전까지 완전 사주 방어 태세를 갖추게 했다.       ▲ 양구 ‘가칠봉전투’의 승전을 지휘한 백남권장군의 육사교장시 모습과 현충원 묘소 [자료제공 = 육사/현충원]      ‘한국의 리지웨이’ 백남권 3사단장, 자결하고 싶다며 통한의 속죄   난공불락의 1052고지와 가칠봉을 점령하자 유엔군 방송 종군기자가 3사단장 백장군을 직접 찾아와 생방송 인터뷰도 했다. 적병과 아군의 시체가 깔려 있고 구더기가 들끓는 산꼭대기에서 사단장은 제일성으로 “남의 귀한 자식들을 이렇게 죽인 것에 죄스럽다”는 말부터 시작했다. “나는 지금 혈전 끝에 막 점령한 고지의 정상에 서서 담배를 한 대 피우니 그처럼 감회가 깊을 수가 없다. 계속 진격해서 백두산 꼭대기에 대한민국 태극기를 꽂은 후 나는 내 앞가슴에 차고 다니는 이 두개의 수류탄을 뽑아 그 동안 전장에서 죽어간 내 부하들의 죽음을 속죄하는 뜻으로 자결하고 싶다”고 했다. “나는 ①지휘관의 공명심 ②지휘관의 무지 ③지휘관의 태만에 의한 훈련 부족 등으로 인한 사병들의 희생을 항상 경계했다. 나는 오늘 많은 부하 장병들의 고귀한 희생을 딛고 영광스러운 지휘관이 됐지만 죽어 넘어진 영령들을 바라볼 때 가슴이 메어지고 속죄의 눈물이 흐름을 금할 수 가 없다”고 고지점령 소감을 술회했다. 이때 밴플리트 미8군사령관은 백남권 3사단장에게 항상 수류탄을 앞가슴 양쪽에 차고 다닌다고 ‘한국의 리지웨이’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그는”우리 3사단이 단시일에 1052고지와 가칠봉을 점령한 것은 현리 패전 후 양양 FTC에서의 철저했던 훈련과 미군의 화력 및 항공 지원에 큰 힘을 입었던 겁니다”라고 승리의 원인을 사전 교육훈련과 화력지원 등 유엔군의 공로로 돌렸다. 또한 “1211고지는 여러 번 공격을 했으나 끝내 점령을 못했어요. 이 고지는 너무 가파른 절벽이라 우리 사병들이 가까스로 9부 능선까지 기어올라가 수류탄을 던지면 도로 굴러 내려와 버리더군요.이 같은 불가항력의 지형에다 적의 발악적인 저항 때문에 거의 불가능했어요”라며 목적을 완전히 달성하지 못한 것을 아쉬워했다. 역전의 3사단은 혈전의 ‘가칠봉전투’를 치루다가 미7사단과 진지를 교대하고 11월말 양구로 나왔는데 인명 피해가 1개 연대 병력에 가까운 전사3백여 명, 부상1천5백여 명이나 되었다. 백남권 3사단장은 휴전 후 1957년 육군사관학교 교장 재직시 화랑의 후예 기상을 닦는 국방의 요람지로 육사를 ‘화랑대’라고 명명한 것이 유래가 되어 현재까지도 이 별칭이 불리우고있고, 육사와 인접한 ‘태릉정류소’라고 불리던 경춘선 역을 ‘화랑대역’으로 변경하게도 만들었다. 부하들을 진정으로 사랑했던 백장군은 육군보병학교장, 21사단장, 논산훈련소장, 6관구사령관 등을 거쳐 육군소장으로 전역 후 인천제철 부사장을 역임했으며 지금은 현충원에서 영면에 들어 있다.       육군본부 정책실장(2011년 소장진급), 청와대 국가안보실 위기관리비서관(2013년 전역), 군인공제회 관리부문 부이사장(2014~‘17년), 현재 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 한국열린사이버대학 교수 주요 저서 : 충북지역전사(우리문화사, 2000), 비겁한 평화는 없다 (알에이치코리아,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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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희철 칼럼
    2020-04-07
  • [김희철의 전쟁사 (32)] 25만 여명 사상자를 유발시킨 펀치볼(해안분지) 전투들의 교훈
     [뉴스투데이=김희철 칼럼니스트] 실제로 6·25남침 전쟁사는 양구 펀치볼(해안분지)의 고지들에서 약 221일 동안 벌어졌던 주요 전투를 9개, 사상자 수를 약 25만 여명으로 압축하여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기록들은 백석산, 도솔산, 단장 및 피의 능선, 펀치볼, 가칠봉 등 핵심 전투들이 벌어진 고지들의 이름을 딴 양구군 월운리의 ‘펀치볼지구전적비’,  만대리의 ‘가칠봉전투전적비’ 등 많은 ‘전적비’속에서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이 전쟁기념물은 선별되고 구성된 기억을 보존하고 전달하려는 목적이 전제돼 있어 종종 전쟁이 남긴 상처와 고통에 대한 성찰적 기억보다는, 전쟁 승리의 영광과 환희를 채색하는 방식과 가깝게 세워졌다.   ▲ 양구 전투 위령비와 유엔군의 펀치볼 방향 북진 상황도 [자료제공=양구군청/육사]   미 8군 사령관인 밴 플리트 중장은 7월21일 미 10군단과 국군 1군단에 양구의 펀치볼(해안분지) 일대를 공격하게 했다. 그곳은 지난 6월19일 ‘도솔산 전투’에서 국군 1해병연대에게 패한 북한군들이 도주한 대우산이 포함된 지역이었다. 미 2사단이 7월27일 펀치볼(해안분지) 서쪽의 대우산(1179m)을 점령하기에 이르렀으나, 장마 때문에 공격은 중단되었다. 8월 중순이 되어 장마가 끝나자 미 10군단의 군단장인 바이어스 소장은 펀치볼(해안분지) 북쪽의 고지들을 연결한 선에 작전통제선 헤이스(Hays)라인을 설정하고 다시 각 사단에 공격을 명령했다.  8월18일부터 서측엔 국군 7사단이 백석산(1142m) 기슭인 양구 방산면 송현리의 554고지·901고지 공격에 나섰으며, 중앙 미 2사단과 국군 5사단은 이른바 ‘피의 능선’이라고 불리는 983고지·940고지·773고지 공격에 나섰다. 그리고 국군 8사단은 해안분지 동북쪽인 인제군 서화면 노전평의 1031고지·965고지 공격에 나섰다. 서측 국군 7사단은 8월26일 554고지를 점령했고, 국군 8사단도 1주일 동안 격전을 벌인 끝에 노전평전투에서 승리해 1031고지와 965고지를 확보했다. 하지만 미 2사단과 국군 5사단 병력이 투입된 피의 능선전투는 북한군의 완강한 저항으로 치열한 공방전이 계속되었다.  그러자 미 10군단은 북한군의 병력과 화력을 분산시키기 위해 8월29일 예비부대로 편성되어 있던 미 해병 1사단을 해안분지 북쪽의 고지 공격에 새롭게 투입했다.   ■ ‘헬기공중기동 작전’ 최초 시도로 격찬 받은 미 해병 1사단의 ‘펀치볼전투’ 화채그릇처럼 움푹 파인 모양을 하고 있어서 펀치볼(Punch Bowl)이라고도 불리는 해안분지는 1천m가 넘는 높은 산들로 둘러싸여 있다. 당시 북한군은 부대 교대를 실시하여 북한군 3군단이 2군단 지역을 인수하고 3군단 예하1사단이 해안분지 북쪽의 924고지와 1026고지를 각각 ‘김일성 고지’와 ‘모택동 고지’라고 부르면서 방어진지를 공고히 구축하고 있었다.  이 고지들에 대한 공격 임무를 맡은 미 해병 1사단장 토마스 소장은 당시 사단에 배속되어 있던 국군 해병 1연대로 하여금 김일성(924m)고지와 모택동(1026m)고지를, 미 해병 7연대에게는 해안분지 동북쪽의 702고지와 660고지를 공격하게 했다. 8월 31일 공격을 시작한 국군 해병 1연대는 산악의 특징상 기동로가 제한됨을 고려하여 정면보다는 측방으로 우회, 좁은 공간에서 목표를 공격하여 9월 2일 김일성(924m)고지를 점령했으며, 9월 3일에는 모택동(1026m)고지도 점령했다. 미 해병 7연대도 9월 1일 702고지를 점령했으며, 9월 2일에는 660고지도 확보했다. 미 해병 1사단은 9월 8일 다시 전방의 고지들에 대한 공격에 나서 9월 20일까지 격전 끝에 749고지와 해안분지 북쪽 5km 812고지까지 추가로 점령했다. 이로써 미 10군단은 작전의 목표를 이루어 펀치볼(해안분지)을 완전히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 특히 사단은 885고지에 224명의 수색중대와 36톤의 보급품을 헬기를 이용하여 공중 투입하는 ‘헬기공중기동 작전’을 최초로 시도하여 미국 신문에 보도됐고 격찬을 받았다.  이 전투에서 미 해병 1사단은 400여 명의 전사자와 1천여 명의 부상자가 발생하는 피해를 입었으나, 북한군 2,700여 명을 사살하고 550여 명을 생포하는 전과를 올렸다. 국군 해병 1연대도 100여 명의 전사자와 300여 명의 부상자가 발생하는 피해를 입었으나 380여 명의 북한군을 사살하고 40여 명을 생포하는 전과를 올렸다.    ▲ 가칠봉지구 전투 전적비와 남방한계선과 북한쪽 공제선에 보이는 가칠봉 모습 [자료제공=양구군청]   ■ 국군 5사단의 혈전으로 고지 주인이 6번이나 바뀐 가칠봉전투 펀치볼(해안분지) 북쪽의 김일성(924m)고지와 모택동(1026m)고지 등이 미 해병 1사단에 의해 점령되자 해안분지 서쪽의 ‘피의 능선’을 방어하던 북한군은 퇴로가 차단되어 고립될 것을 우려해 이른바 ‘단장의 능선(Heartbreak Ridge)’이라고 불리는 방산면 문등리와 동면 사태리 일대의 894고지·931고지·851고지로 퇴각했다.  그러자 미 10군단 군단장인 바이어스 소장은 미 2사단에게 좌측 ‘단장의 능선’을 공격하게 했으며([김희철의 전쟁사](30) ‘스타크래프트 게임’ 인기맵 제목이 된 ‘단장의 능선’ 전투 참조), 국군 5사단에게는 우측에서 해안분지 북서쪽의 가칠봉(1,242m)을 병행공격하게 했다. 가칠봉 지구는 해안분지 북쪽의 분지를 둘러싸고 있으며, 외곽에는 높은 산들이 솟아 있다. 이러한 지형때문에 6.25 당시에는 군 작전상 대단히 어려운 지점이었다. 북한군은 이러한 자연지형을 이용해, 견고한 방어진지를 구축해 놓고 각종 포화의 지원 하에 반격전을 전개하고 있었다.  아군은 저지대에 있어 지형상 불리한 조건이었으나 5사단장 민기식 준장, 27연대장 유의준 대령 등의 지휘하에 전투에 임했다. 8월30일까지 각 부대 배치와 수색 작전을 통해 정찰을 완료하고 배치된 위치에서 진지를 구축한 후, 8월31일 작전상 유리한 지점까지 북한군을 유인하여 막대한 희생을 입히고 총공격을 개시하여 가칠봉(1241고지)을 점령하였다. 그리고 역습하는 북한군의 저항을 격퇴하면서 2일간의 부대 방어에 간신히 임했으나 다시 빼앗겼다.  9월4일 민기식 5사단장은 27연대를 선두로 가칠봉 공격을 다시 시작했다. 국군은 가칠봉을 점령하는데 또 성공했으나, 북한군이 27사단·12사단의 4개 연대 병력을 동원해 대규모 역습이 가해져 고지에서 부득이 퇴각한 후, 재차 육박전을 전개하는 등 여러 차례 진퇴를 반복하였다. 그 뒤 가칠봉에서는 10월 14일까지 40여 일 동안 치열한 공방전이 계속되었고, 여섯 차례나 고지의 주인이 바뀌는 치열한 전투 끝에 국군은 가칠봉과 인근의 고지들을 확보할 수 있었다. ‘가칠봉전투’에서 패하면서 북한군은 사태리 방면의 쌍두령(雙頭嶺)으로 퇴각했다. 이 전투에서 국군 5사단은 600여 명이 전사하고 400여 명의 실종자가 발생하는 피해를 입어 ‘51년10월 중순에 국군 3사단과 임무를 교대하였다. 반면 북한군은 1천여 명이 사살 당하고 250여 명이 생포되었다. 결과적으로 국군 7, 8사단은 북한군 5군단이 방어하던 백석산을 공격해 10월1일 점령했고, 또한 5사단은 가칠봉을 쟁취하는 데 성공했다. 이로써 미 10군단은 북한군을 패퇴시키고 양구 북방의 고지를 확보해 취약했던 이 지역의 방어선을 효율적으로 구축했다.  그리고 유엔군은 중동부전선에서 전력의 우위를 입증하면서 공산군에 협상을 압박하는 정치적 효과를 거둘 수도 있었다.   육군본부 정책실장(2011년 소장진급), 청와대 국가안보실 위기관리비서관(2013년 전역), 군인공제회 관리부문 부이사장(2014~‘17년), 현재 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 한국열린사이버대학 교수 주요 저서 : 충북지역전사(우리문화사, 2000), 비겁한 평화는 없다 (알에이치코리아,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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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4-04
  • [김희철의 전쟁사](31) ‘무적해병’신화를 만든 ‘도솔산전투'의 진짜영웅들
    [뉴스투데이=김희철 칼럼니스트] ‘51년 중공군의 기습적인 제 6차공세(5월공세)로 국군 3군단이 ‘현리전투’의 치욕스런 패배한 이후, ‘용문산대첩’에서 중공군의 공세를 저지하며 쾌승한 장도영장군의 6사단은 5월 21일부터 양평에서 양평과 춘천을 거쳐 화천 발전소까지 60여 km를 퇴각하는 중공군을 따라 진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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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3-17
  • [김희철의 전쟁사](30) ‘스타크래프트 게임’ 인기맵 제목이 된 ‘단장의 능선’ 전투
    [뉴스투데이=김희철 칼럼니스트] 치열했던 고지전이 일어난 곳들 중 가장 많이 회자되는 전투지역은 ‘단장의 능선’이다. 한창 인기를 끌었던 ‘스타크래프트 게임’중에서도 ‘단장의 능선’이라는 맵이 있었을 정도이다. ‘단장의 능선’은 강원 양구와 인제의 중간 지점에 위치해 남북으로 길게 뻗어 있는 능선중 894고지, 931고지, 851고지를 연결하는 5km 정도의 능선을 말하며, 지금은 민간인출입통제구역으로 일반인의 출입이 제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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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3-11
  • [장원준 칼럼] K-2 전차 국산 변속기, 이대로 사장시켜야 하나 ?
    지난 2018년 9월 12일 송영무 국방부 장관(왼쪽 두 번째)이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18 대한민국방위산업전에서 K-2 전차 파워팩을 살펴보며 김용우 육군참모총장(오른쪽 두 번째)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뉴스투데이=장원준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금년 5월 K2(흑표) 전차 3차 양산사업에 대한 방위사업추진위원회 심의가 개최될 예정이다. 최대 관심사는 아직까지 내구성 시험평가를 통과하지 못한 국산 변속기 탑재 여부다. 이에 대한 탑재 유무를 논하기에 앞서 몇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이 있다.   첫째, 과도한 작전요구성능(ROC) 설정이 문제를 야기한 전형적인 사업이라는 점이다. 주지하다시피, 세계 최강인 독일 레오파드 전차는 2차 세계대전 이전부터 생산되어 10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이 전차에 탑재된 파워팩(엔진+변속기)은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가진 독일 MTU사가 제조한 것으로 개발에만 10여 년이 걸렸다.   독일 MTU사도 10여년이 걸린 파워팩을 불과 3년여 만에 세계 최고 수준(9,600㎞) 이상으로 시행착오 없이 개발한다는 것은 한 마디로 기적을 바라는 행위다. 독일 MTU사 관계자는 한국이 파워팩을 개발한다고 했을 때 말도 안 된다며 반드시 실패할 것이라고 단언했다는 일화가 있을 정도다. 이처럼 국내 무기개발의 근본적인 문제는 과도한 ROC 설정에 있다.   둘째, 무기개발 시 진화적 개발 방식을 실제로 적용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우리나라도 미국, 이스라엘과 같이 최고 수준의 성능요구조건(Objectives)과 함께 최소요구조건(Thresholds)을 병행하는 진화적 개발방식을 미리 갖췄더라면, 우선적으로 목표 성능의 70~80% 수준 장비를 사용할 수 있었을 것이다.   파워팩의 핵심 구성품인 국산 변속기도 다른 성능조건을 충족한다고 볼 때, 현재 내구성 수준은 목표 조건(9,600㎞)의 74% 이상이기 때문이다. 과도한 ROC 요구와 진화적 개발방식 적용의 어려움은 변속기와 같은 핵심 구성품의 해외구매 선호로 이어져 결과적으로 국내 개발무기는 ‘무늬만 국산’이라는 평가를 받게 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셋째, 규정에 집착된 감사와 과중한 처벌이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 국방부와 방위사업청도 과도한 ROC 설정과 진화적 개발방식 적용의 어려움을 너무나 잘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해 뾰족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는 ROC 수정에 대한 책임을 면하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조금이라도 규정에서 벗어나거나 자의적으로 해석할 경우, 감사원 등에 수시로 불려 다니며 해명해야 하고 자칫 징계를 받거나 그 이상의 징벌도 감수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수년간 이런 이유로 처벌을 받는 사례를 목도한 공무원과 군인들은 웬만하면 이런 일에 엮이기를 꺼려한다. 그러니 규정이 바뀌기 전에는 누구도 이를 벗어나 조치할 수 없는 구조다.   마지막으로, 개발 실패에 따른 업체의 심각한 경영 타격이 예상된다는 점이다. 무기개발은 정부 예산을 받아 정해진 기간 내에 완벽한 성능을 구현해내는 험난한 여정이다. 이를 충족하지 못했을 경우, 개발비용 반납과 지체상금 부담은 물론 향후 개발사업에서 배제되는 부정당 제재부터 실패업체란 낙인에 이르기까지 정신적·물질적 손실은 이루 말할 수 없다.   3차 양산사업 포함 여부는 변속기 개발업체뿐만 아니라 체계종합업체로부터 수백여 개 협력업체들까지 생존이 걸린 중차대한 일이다. 특히, 최근의 경기 부진과 코로나 사태 등을 고려하면 현재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국내 방위산업과 지역 경제에 커다란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 우려된다.   따라서 K2 전차의 3차 양산사업에서조차 국산 변속기 탑재가 불가하다면, 우리는 앞으로 영원히 전차 변속기를 해외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더 나아가, 국내 업체는 더 이상 핵심 구성품 및 부품 개발에 나서려고 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가장 좋은 해결책은 조건부일지라도 국산 변속기를 3차 양산사업에 포함시키고, 내구성 보완을 위한 업체의 추가 개발 노력과 함께 정비능력 보강 등을 추진하는 것이다. 특히 개발업체인 S&T중공업은 소명의식을 갖고 전차 변속기 국산화를 위해 끝까지 전력투구해야 할 것이다.   현재의 내구성 수준만으로도 구매를 희망하는 터키뿐만 아니라 폴란드, 사우디아라비아 등에 수출을 감안해서라도 정부의 현명한 의사결정이 이루어지길 바란다. 아울러, 향후 이러한 문제가 재발되지 않기 위해서 선진국 수준으로 ‘선 부품개발, 후 체계개발’ 사업방식을 적극 도입하고, 방사청에 무기체계 수준의 ‘핵심 구성품 개발사업팀(가칭)’ 신설도 추진해야 한다.       산업연구원 연구위원(경제학박사)前 산업연구원 방위산업연구센터장한국방위산업학회 이사국방산업발전협의회 자문위원前 국방대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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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3-11
  • [김희철의 전쟁사](29) 수많은 생명 앗아간 '고지전'의 서막 ‘피의 능선 전투’,지금도 유해 발굴중
    [뉴스투데이=김희철 칼럼니스트] 1951년 7월10일 휴전회담이 진척을 보이지 않자 유엔군 사령부는 군사력에 의한 압력으로 협상을 강요할 필요성을 느껴 지상에서 적에게 적극적인 압력을 가하고 유리한 방어선을 확보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7월21일 국군 1군단과 미 10군단에게 동부전선의 아군 취약 지역인 펀치볼을 우선적으로 공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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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3-06
  • [김희철의 전쟁사](28) 현리전투 패배 씻어낸 밴 플리트 포격과 백선엽의 결단
    [뉴스투데이=김희철 칼럼니스트] 손자병법 제 6허실편의 ‘전승불복 응형무궁(戰勝不復 應形無窮)’은 “전쟁에서 거둔 승리는 반복되지 않으므로,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는 다시 승리하기 어려우니 끝없이 새로운 상황에 적응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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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3-03
  • [김희철의 전쟁사](27) 치열한 고지 쟁탈전과 휴전협정의 서막이 된 중공군 제6차공세
    밴 플리트 장군이 중공군 6차공세가 서울을 향할 것이라고 예상했던 허를 찔러 동부전선을 공격, ‘현리전투’의 치욕스런 패배는 미 10군단과 국군 3군단의 방어 책임지역 분규 때문….미군은 연속적인 포격으로 막대한 피해입은 6개 중공군 사단의 공격을 차단, 저지에 성공 [뉴스투데이=김희철 칼럼니스트] 중공군의 제 5차공세의 2단계(5월공세, ’51, 5.16~22)를 제 6차공세라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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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2-28
  • [김희철의 전쟁사](26) 중공군 제 5차 공세 막아낸 장도영의 용문산과 파로호 전투 대승
    [뉴스투데이=김희철 칼럼니스트] 장도영 장군이 지휘하는 국군 제6사단은 중공군의 제 5차 4월공세(’51.4.22~4.30)시 사창리에서 치욕적인 패배 및 도주로 ‘겁쟁이 불루스타’라는 조롱을 받는 시련을 겪은 후, 절치부심(切齒腐心) 설욕의 기회를 노리며 용문산(1157고지) 일대에서 방어준비를 갖추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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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2-24
  • [김희철의 전쟁사](25) 중공군 제 5차 5월공세가 만든 최악의 패전 '현리전투', 3군단 해체 초래
    [뉴스투데이=김희철 칼럼니스트] 중공군은 지평리 전투에서 패배한 이후 2달동안 북으로 축차후퇴를 진행했고, 유엔군이 1951년 3월 말 캔사스선(문산∼ 연천∼화천저수지∼양구∼간성을 잇는 선)까지 진출했다. 팽더화이, 중공군 4월공세 좌절 후, 방향전환하여 중동부전선의 국군 섬멸 기도, 유일 퇴로인 오마치고개 차단되자, 제 3군단 전의 상실로 치욕적 최악의 패전 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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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2-18
  • [류제승의 한미 동맹] ⑦ 한미 동맹과 남북 관계의 조화로운 미래
    ​▲ 지난달 15일 서울 중국 밀레니엄 힐튼 호텔에서 열린 ‘제8회 한국국가전략연구원·미국브루킹스연구소 국제회의’에서 참석한 전문가들이 토론하고 있다. [사진제공=KRINS] 세계적으로 국제주의가 밀려나고 민족주의가 밀려오고 있다. 북한 핵 문제는 표류 중이며 핵 위협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전환기에 들어선 한미 동맹은 주요 현안 마다 갈등을 빚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1월 15∼16일 한국국가전략연구원(KRINS)과 미국브루킹스연구소(Brookings Institute)가 공동 주관한 국제회의가 열렸다. 이 회의에서 ‘전환기 한미 동맹의 갈등과 진로’를 주제로 발표한 류제승 KRINS 부원장이 한미 동맹의 전환기적 상황과 과제에 대해 7회에 걸쳐 심층 칼럼을 게재한다. <편집자 주> 한미 동맹이 직면한 문제 극복하려면 군사 리더십 역할 가장 중요[뉴스투데이=류제승 KRINS 부원장] 앞선 본론의 장에서 한미 동맹의 진로와 비군사적·군사적 과제들에 대해 살펴보았다. 전환기적 한미 동맹이 직면한 문제들을 극복하고 미래 지향적으로 성공적 진화를 이루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는 한미 군사 리더십의 역할이다. 양국 군사지도자들은 정치지도자들에게 군사문제에 대해 일관되게 정직하고 올바른 건의를 해야 한다. 그 어느 때 보다도 투철한 국가의식과 굳건한 동맹정신이 필요한 시기이다. 예컨대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KR/FE 연습과 UFG 연습의 중단을 선언하기까지 미국 군사지도부는 어떤 조언을 했는가? 한미연합군사령부와 주한미군의 존재 이유는 곧 연합연습훈련을 통해 준비태세를 갖추는 것인데, 지금의 상태가 ‘Fight Tonight!’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장담할 수 있는가? 한국 군사지도부는 ‘9·19 남북군사합의’의 준비과정에서 위기관리와 준비태세 측면에서 우리가 재래식 군비의 질적 우위를 포기하는 결과를 낳는다고 직언한 적이 있는가? ​군사적 판단 왜곡되면 안 돼…미래 한미관계 ‘핵동맹’으로 발전돼야또한 한국 군사지도부는 물론 주한미군사령관은 작년 13차례에 걸친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를 명백한 도발행동으로 규정하고 남북군사합의와 유엔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공언한 적이 있는가? 이런 의미에서 양국 군사지도부는 새뮤얼 헌팅턴이 ‘군인과 국가’에서 역설했듯이 “군사적 판단이 정치적 편익 때문에 왜곡되면 안 된다”는 경고를 거듭 새겨야 할 것이다. 미래 한미 양국은 ‘포괄적 전략동맹’이자 ‘핵동맹’을 맺은 관계로 발전되어야 한다. ‘포괄적 전략동맹’은 지난 시대의 배타적 ‘군사동맹’과는 달리 주변국을 포용하는 성격을 띠게 될 것이지만, 한미동맹에 대한 위협과 도전 요인은 공동으로 극복하지 않으면 안 된다. 특히 북한과 대화와 교류협력을 추구하고 중국과도 우호협력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그러나 북한의 전략적 게임과 핵·미사일 위협, 동아시아 질서의 불안정성을 야기하는 중국의 강압 외교와 군사 행동을 한미는 동맹 차원에서 억제하고 대응해야 한다.트럼프의 ‘스몰딜’ 성사와 문재인의 남북관계 우선 정책 경계해야최근 김정은 위원장이 당 전원회의에서 드러낸 ‘새로운 길’의 근본은 그 중간점이 ‘핵무력 완성’, 종착점이 ‘민족해방·인민민주주의혁명’이다. 애초부터 그의 안중에 핵 포기는 없었다. 대북제재 해제 이외의 ‘상응조치’ 요구는 ‘본래의 길’을 굳히려는 눈가림이었다. 김정은은 오로지 핵 능력 덕분에 아버지 김정일은 물론 할아버지 김일성의 퍼포먼스를 이미 뛰어넘었다. 새해 한국은 국회의원 총선거, 미국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다. 양국 정부 공히 비핵화 대화를 ‘그럭저럭 끌고 가기’(muddling through)만 해도 정권 재창출에 유리하다고 판단할 것이다. 만일 트럼프 정부가 북한의 중·장거리 미사일 전력만을 위협으로 간주하여 나쁜 거래인 ‘스몰딜’을 성사시킨다면 문제 해결은 더 멀어지게 된다. 더욱이 미북 간 ‘노딜’ 상태에서 문재인 정부가 북한 핵문제 해결보다 남북관계 개선에 우선을 두는 정책 변화를 추구하는 경우, 문제는 더 어려워진다. 새해 초 문대통령은 “남북관계에서 운신의 폭을 넓혀 한반도에 상생과 번영의 평화공동체를 이루겠다”고 밝힌 바 있다. 낭만적 대북관 버리고 선택해온 정책이 가져올 결과 감당해야한국 정부는 미북 비핵화 대화를 촉진하기 위해 남북 긴장완화와 경제·문화협력이 필요하다는 명분으로 개성공단 재가동, 금강산관광 재개, 남북도로·철도협력 프로젝트 등의 사업을 추진하려고 한다. 이에 대해 미국 정부는 강한 반대 의사를 표명하면서 대북제재의 고삐를 더 조여야 북한의 태도 변화를 유도할 수 있다는 입장을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한미 양국의 갈등과 대립은 북핵문제 해결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한미 동맹체제의 균열을 가져오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미 양국의 국가 리더십은 낭만적 대북관을 버려야 하며, 자신들이 추구한 정책적 변화가 가져올 결과를 예측하고 그 책임을 감당해야 할 상황이 점차 도래하고 있다.우리의 국권을 상실했던 시기, 백범 김구 선생은 자신을 밤새 심문하는 일본 형사를 두고, “저놈은 이미 먹은 나라를 삭히려기에 밤을 새거늘 나는 제 나라를 찾으려는 일로 몇 번이나 밤을 새웠던고”를 자문하며 부끄럽다고 자책했다. 지금의 한국이 처한 상황을 보면서 김구 선생의 선각(先覺)이 새삼 무겁게 다가온다.◀연재 순서▶ ① 전환기적 한반도 전략 환경과 김정은의 게임 플랜② 문재인과 트럼프의 가치 지향과 정책노선 비교③ 한미 양국 정부의 안보정책 비교④ 한미 동맹의 미래 진로 설계와 비(非)군사적 과제⑤ 한미 동맹의 군사적 과제…핵 동맹으로 진화돼야⑥ 한미 동맹의 군사적 과제…안정적으로 현안 관리해야⑦ 한미 동맹과 남북 관계의 조화로운 미래 ■ 류제승 전 국방정책실장(예비역 육군 중장)은 현재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부원장이다. 육군교육사령관, 제8군단장, 국방부 정책기획관, 제11기계화보병사단장, 연합사 기획참모차장, 합참 전략기획차장, 합참 군사전략과장 등을 역임했다. 독일 루르(보쿰) 대학교 역사학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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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2-17
  • [류제승의 한미 동맹] ⑥ 한미 동맹의 군사적 과제…안정적으로 현안 관리해야
    ​▲ 한국과 미국은 지난해 12월 19일 제11차 한미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 제3차 회의를 열었으나 양측 입장이 강하게 부딪혀 다음 회의에 대한 논의도 없이 종료됐다. 사진은 회의 종료 뒤 미국대사관에서 브리핑하는 제임스 드하트 미국 측 수석대표(왼쪽)와 외교부에서 브리핑하는 정은보 한국 측 수석대표(오른쪽). [사진제공=연합뉴스]세계적으로 국제주의가 밀려나고 민족주의가 밀려오고 있다. 북한 핵 문제는 표류 중이며 핵 위협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전환기에 들어선 한미 동맹은 주요 현안 마다 갈등을 빚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1월 15∼16일 한국국가전략연구원(KRINS)과 미국브루킹스연구소(Brookings Institute)가 공동 주관한 국제회의가 열렸다. 이 회의에서 ‘전환기 한미 동맹의 갈등과 진로’를 주제로 발표한 류제승 KRINS 부원장이 한미 동맹의 전환기적 상황과 과제에 대해 7회에 걸쳐 심층 칼럼을 게재한다. <편집자 주> 전작권 전환, 시간이 아닌 세 가지 ‘필요조건’을 기반으로 이뤄져야핵심 역량 구비, 방위 충분성 능력 확보, 한반도 전략 환경 안정 등[뉴스투데이=류제승 KRINS 부원장] 한·미 양국은 2014년 10월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적정 시기에 안정적 전환’이 기본 원칙이다. 양국 대통령은 2017년 6월 첫 정상회담에서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이 조속히 가능하도록 협력한다”고 재확인했다. 이러한 정신에 따라 전작권 전환이 성사되면 한국군 주도의 국토방위를 실현하는 역사적 계기가 마련된다. 문재인 정부는 임기 안에 전작권 전환을 이루겠다며 의욕을 보인다. 그런데 문제의 본질은 시간이 아닌 ‘조건’이다. 한·미가 합의한 세 가지 필요조건을 다시 살펴봐야 하는 이유이다. 첫째 조건은 한국군이 연합방위체제를 주도할 수 있는 ‘핵심 역량’을 갖추는 것이다. 한국군 유형 전력의 부족분은 미국의 보완전력과 지속전력으로 채우면 된다. 그러나 무형 전력은 사정이 다르다. 한국 측 4성 장군이 최고사령관으로서 연합군의 전쟁 준비와 전쟁 수행을 지휘할 수 있어야 한다. 전쟁 준비 활동은 지금까지 미국 측 사령관이 주도했던 위기관리, 정보관리, 작전계획 수립, 연습훈련 계획·실시, 교리 발전, 합동지휘통제체제(C4I) 상호운용성 보장 등 6개 분야로 요약된다. 전쟁 준비는 전쟁을 억제하는 과정이나 다름없다. 전쟁 수행은 무수한 마찰과 우연을 극복하는 과정이다. 따라서 미군의 지원을 이끌면서 한국군에겐 국가적 사명을 완수할 수 있다는 자기 확신이 필요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한국군 합참의장이 미래 연합사령관 직책을 겸직하는 방안이 바람직하다. 왜냐하면 연합사령관의 전략적 역할과 지위를 보장하고 각 군 참모총장에게 작전지휘 책임을 부여해 군령집행 계통을 단일화함으로써 작전지휘 능률을 보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조건은 유사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미국 측 전략자산 전개 전에 한국 스스로 탐지·교란·파괴·방어할 수 있는 ‘방위 충분성 능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한국군 주요 수단인 군사정찰위성, 천궁(M-SAM), F-35 전투기의 실전 배치, 현무 계열 정밀무기 등의 능력 발전과 한·미 작전요소들의 조화로운 협업체계를 숙련하는 노력이 필수다. 셋째 조건은 한반도와 동아시아 전략 환경의 안정이다. 북한은 비핵화 협상이 교착된 상태에서 도발 강도를 높여갈 수 있다. 지난 해 북한은 13차례 걸쳐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는 전략적 도발을 자행했다. 작년 7월에는 중·러 공군기가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과 독도 영공을 침범하고 일본 공군기까지 가세하는 난동이 벌어졌다. 이런 추세라면 셋째 조건이 요구하는 상황의 논리가 첫째와 둘째 조건이 요구하는 역량의 논리를 지배할 수 있다. 필요 조건이 충족되더라도 동맹 체질을 강화하는 노력 병행해야이런 세 가지 필요조건이 충족되더라도 전작권 전환을 위한 충분조건을 만족하는 것은 아니다. 이 정부 출범 이후 부쩍 한·미 동맹의 체질 약화를 염려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한·미 상호방위조약 체결 이래 한반도 평화를 지탱해온 전통적 안보 기제들의 건강 회복을 위해 몇 가지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 예컨대, 한·미 안보협의회의(SCM)를 비롯한 전략적 소통·협업체계를 내실화하고, 한·미 핵 공유 협정을 체결하여 북핵 위협에 대한 실효적 억제력을 갖춰야 한다. 방위비 분담금의 적정 규모를 책정해 주한미군 주둔의 안정성을 보장하고, 유엔사의 정전체제 관리와 전력 제공 기능의 활성화를 지원해야 한다. 또 북한의 태도와 전략 환경 변화에 따라 연합 연습훈련을 적시에 복원해야 한다. 한·미 연합지휘관계의 변화는 국가 안위와 직결된다. 전시작전권 전환은 시간에 쫓겨 다급하게 처리할 일이 아니다. 미국과의 상호 신뢰 속에서 일련의 필요·충분조건을 갖춰 안정적으로 전환을 추진해야 한다. 유엔사, 한·미 동맹의 탁월한 안보기제…재활성화 적극 참여해야 유엔군사령부 기능의 ‘재활성화(revitalization)’ 사업이 진행 중이다. 유엔사의 존재 이유는 평시 한반도 정전체제의 안정을 유지하고, 전시에는 외교 경로로 유엔사와 유엔 회원국들이 제공하는 병력과 물자를 확보해 연합작전 수행을 지원하는 데 있다. 이를 위해 유엔사는 참모조직을 보강하고 미래 연합군사령부와의 상호관계 설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현재 유엔사령관은 한미연합사령관인 로버트 에이브럼스 미국 육군 대장이 겸직하고 있다. 미군이 맡았던 부사령관은 작년 7월부터 웨인 에어 캐나다 육군 중장에 이어 스튜어트 매이어 호주 해군 중장이 맡고 있다. 참모장은 마크 질레트 미국 육군 소장이다. 전체 참모부는 한국·미국·회원국 군인들을 적정 비율로 편성해 제3국의 비중을 과반수로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한미 양측은 협의하고 있지만 실질적 진전은 없다. 유엔사령관(미국 측 대장)과 미래 연합사령관(한국 측 대장)의 지휘관계 설정 문제도 논란 중이다. 문재인 정부는 유엔사를 남북관계를 가로막는 ‘장애물’로, 그리고 한·미 동맹을 남북관계의 종속 변수로 간주하기 때문인 듯하다. 연합사령관과 유엔사령관은 본래 협조·지원하는 관계다. 한·미는 ‘방어준비태세(DEFCON)’ 제도를 적용하고 있고, 지금 한반도는 데프콘4 상태다. 만일 북한이 전쟁을 위협하면 우리는 정전체제의 위기관리와 전시전환 절차에 들어가야 한다. 데프콘3→2→1 순으로 태세를 조정하면서 전쟁 억제 노력과 전쟁 준비 활동을 병행해야 한다. 전쟁 준비 활동은 곧 전쟁 억제와 승리를 달성하는 과정이다.따라서 다양한 상황의 요구에 맞춰 유엔사령관이 주도하고 연합사령관이 지원하는 경우, 또는 연합사령관이 주도하고 유엔사령관이 지원하는 경우의 수가 있기 마련이다. 유엔사령관과 연합사령관 간 ‘주도(supported)와 지원(supporting)’의 역할 분담은 필수불가결하다. 한국과 미국군 교범 공히 가장 느슨한 지휘관계로서 ‘주도와 지원’을 규정하고 있다. 다국적 기구인 유엔사는 한·미 동맹의 탁월한 안보기제다. 한반도 평화는 물론 중국의 도전을 견제하면서 동북아 전략균형을 유지하기 때문이다. 북한에 대한 ‘강압 외교’는 한국만으로는 버거우며 주변국 관계도 미국과 합심해야 효과적이다. 정부와 군이 대한민국 안보의 ‘정체성’을 오롯이 세우고 연합방위체제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유엔사의 재활성화에 능동적으로 참여해야 마땅하다. 방위비 분담금, 종전 협상 틀 벗어나…공평한 기준으로 재설정돼야 지난해 여름부터 시작된 제11차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실무협상이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미국은 한국을 비롯한 모든 주둔국에 분담금의 대폭 증액을 요구하고 있으며, 최초 연 47억달러(약 6조원)가량을 한국에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미국 측 수석대표인 제임스 드하트 국무부 선임보좌관은 작년 12월 18일 방위비 분담금 요구액을 다소 낮췄다는 의미로 발언했다. 그럼에도 미국은 여전히 무리한 증액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만일 미국이 최초 요구액보다 적은 약 3~4조원을 요구한다고 가정해보자.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 한국의 보수성향 국민들까지도 미국의 입장과 태도를 쉽게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일 것이다. 한국 사회에서는 미국이 안보문제를 ‘거래적’으로 접근한다는 비난 여론이 비등해질 것이며, 나아가 주변국과 새로운 집단 안보체제 구축이 필요하다는 주장까지 대두될 수 있다. 대다수 국민들은 매년 3~4조원의 방위비 분담금을 지출하는 대신 한국 국방비를 그만큼 증액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여길 것이다. 그러면 미국의 핵우산과 확장억제력에 의지하지 않은 채 북핵 위협으로부터 스스로 안전을 지키기 위한 ‘자체 핵 무장’에 국방비를 투자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해외 무기도입 경로도 다변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게 된다. 이러한 연유로, 그동안 한미 동맹을 지지하던 국민들도 미국을 믿을 수 없다면서 반대로 돌아설 위험이 커진다. 이 과정에서 반미 감정이 확산되면서 주한미군 철수를 외치는 대규모 시위가 일어난다면 최악의 시나리오가 될 것이다. 이번 미국의 요구는 SMA를 토대로 한국의 분담 비중을 정하던 종전의 협상 틀을 벗어났다. 따라서 기존 범주를 확대하여 전투여단 순환 배치·전략자산 전개·연합 연습 비용을 고려하고, 한국 측의 평택기지 건설·반환기지 환경 치유·미국무기 구매·간접지원비 등도 감안해 상호 균등하게 재설정할 필요가 있다. 특히 한국 정부가 세계 최대 해외기지로 평가받는 평택기지의 총 건설비용 13조원(110억불)의 92%를 제공한 사실도 반영돼야 한다. 이와 같이 공평한 기준에 따라 방위비 분담금 규모가 설정돼야 하며,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최소 5년의 적용기간에 합의하고 매년 단계적으로 증액하는 방안이 바람직하다. 한편 대부분의 분담금 사용에 현물지원 원칙이 적용되기 때문에 우리 경제 이익으로 환원되는 효과와 함께 미국 측 예산 집행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제도적 장치 등을 국민과 국회에도 적극 알려 공감을 얻어야 할 것이다.지소미아, 한일 문제이자 한미 동맹 문제로 전략적 판단 필요 지난해 11월 22일 자정, 한국 정부는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의 효력을 조건부로 유지하는 결정을 내렸다. 애당초 한국이 지소미아 파기를 강력히 예고하면서 일본과 비밀 정보교류 중단을 선언하는 선행 조처를 했더라면, 일본의 태도와 미국의 중재 역할을 보면서 차후 전략을 구사하는 융통성을 가졌을 것이다. 한국 정부 내부 의사결정 과정에서 이러한 전략적 판단조차 반미·반일 감정에 도취해 배척한 것이라는 의구심이 든다.만일 한국 정부가 미국 일변도의 안보체제에서 벗어나기 위해 한국과 일본·호주와의 동맹체제로 재설계하는 전략적 구상을 바탕으로 지소미아 파기를 결정했다면, 조건부 유지 결정이 아닌 종료 결정을 내렸어야 했다. 그러면 미국은 주요 의제에 관한 협의에서 한측 입장을 더 존중하게 돼 한미 동맹의 미래를 주도적으로 이끄는 계기가 될 수도 있었다. 지소미아는 한일 문제이면서 한미 동맹의 문제이다. 한미 동맹의 협력적 안보는 한미와 한일 군사 정보를 공유하는데서 출발한다. 미국의 ‘린치핀’ 한국과 미국의 ‘코너스톤’ 일본 사이에 비밀 소통이 단절되면 미군의 전략적 역할을 제약해 한반도와 동아시아에서 군사적 불안정성이 생길 위험이 크다. 국가 안보를 책임진 위치에서 그동안 주고받은 정보량이 얼마냐는 산술적 근거만으로 유용성을 따져선 안 된다. 일본 또한 과거사 문제에 수출 규제를 끌어들였기 때문에 책임이 크다. 이제부터 일본은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를 철회하는 전향적 태도를 보여야 한다. 물론 징용 배상 판결의 후속 처리에 대한 한일 양국의 합의 도출과 연계될 수밖에 없다. 어떻든 조건부라지만 한국 정부의 지소미아 유지 결정은 미국의 무리한 방위비 분담금 인상 요구를 극복해야 하는 한국에 유리한 입지도 가져다주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북한의 태도 변화에 따라 한미연합연습·훈련 적시적 복원해야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해 한국과 미국을 비롯한 관련국들의 외교적 노력이 진행 중이다. 이를 지원하기 위해 한·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 키리졸브 연습 및 독수리 훈련 등이 줄줄이 중단되거나 축소된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그러나 북한 핵·미사일과 재래식 군사위협은 과거에 비해 오히려 커진 상태다. 강력한 한·미 연합방위태세는 오로지 실전적 연습과 훈련을 통해 구현될 수 있다는 것은 자명한 이치이다. 이런 관점에서 대규모 연합연습 및 훈련의 축소로 말미암아 억제력과 대응력이 약화될 것이란 평가가 합리적이다. 최선의 방안은 하루 빨리 연합연습 및 훈련을 복원하는 것이다. 추후 한미 양국의 정치 및 군사 리더십은 북한의 태도 변화를 예의 주시하면서 적정시기에 새로운 결단을 내려야 한다. 지금은 미북 비핵화 협상을 촉진하면서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전쟁 지휘, 전쟁 수행, 전쟁 지원 측면에서 최적의 상태로 유지할 수 있는 방안들을 창의적으로 적용해야 할 때이다. [연재 순서]① 전환기적 한반도 전략 환경과 김정은의 게임 플랜② 문재인과 트럼프의 가치 지향과 정책노선 비교③ 한미 양국 정부의 안보정책 비교④ 한미 동맹의 미래 진로 설계와 비(非)군사적 과제⑤ 한미 동맹의 군사적 과제…핵 동맹으로 진화돼야⑥ 한미 동맹의 군사적 과제…안정적으로 현안 관리해야⑦ 한미 동맹과 남북 관계의 조화로운 미래※ 류제승 전 국방정책실장(예비역 육군 중장)은 현재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부원장이다. 육군교육사령관, 제8군단장, 국방부 정책기획관, 제11기계화보병사단장, 연합사 기획참모차장, 합참 전략기획차장, 합참 군사전략과장 등을 역임했다. 독일 루르(보쿰) 대학교 역사학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 시큐리티팩트
    • 소통시대
    2020-02-14
  • [김희철의 전쟁사](24) 중공군 패배시킨 영연방 제 27여단의 '가평전투', 처칠은 '세상지배론'으로 극찬
    [뉴스투데이=김희철 칼럼니스트] 중공군이 제 5차공세의 시작인 사창리 전투에서 국군 제6사단의 방어선을 뚫고 남하해오자 영연방 제 27여단은 중공군의 진격을 저지하기 위해 가평의 북면 일대에 방어선을 편성했다. 진내사격 등으로 가평 死守, 국군철수 엄호 및 중공군의 전선분할 기도를 좌절시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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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희철 칼럼
    2020-02-14
  • [장원준 칼럼] 느리고 폐쇄적인 국방개혁, ‘게임 체인저’ 확보 어려워
    ▲ 육군은 지난해 9월 18일 제2회 드론봇 챌린지 대회를 개최했다. 대회를 주관한 최영철 교육사령관은 드론봇이 미래 전장의 핵심 ‘게임 체인저’라며 빠른 시일내 전력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사진제공=육군] 빠른 사업 속도, 연구개발 민간 개방, 수출 가능 시장 등 주목해야[뉴스투데이=장원준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장궁, 거북선, 기관단총, 유보트(U-boat), 전차, 스텔스 전투기, 극초음속 유도무기에 이어 최근 이란 군사령관을 제거한 전투용 드론(UCAV)까지.... 이들 무기체계의 공통점은 바로 전쟁 판도를 바꾼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라는 사실이다. 시시각각으로 급변하는 동북아 안보환경 속에서 북한과 주변국의 군사 위협으로부터 안전 보장과 경제성장 도모를 위해서는 우리만의 ‘게임 체인저’를 확보해야 한다. 이를 위해 문재인 정부는 2018년 8월 ‘국방개혁 2.0 기본계획’을 발표하고 적극 추진하고 있다. 작년 12월 국방부의 자체 중간평가에 따르면, 현재 63%의 진도율로 국방개혁은 성공적으로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특히, 방위사업 분야에서는 국방획득체계 개선과 도전적?창의적 연구개발(R&D) 체계 구축, 민간과 기업 중심의 수출형 방위산업 육성을 목표로 매진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 등 선진국과 비교하면 여전히 속도도 느리고 개방에 폐쇄적이며 수출은 부진하다. 따라서 방위사업 분야 목표가 제대로 달성되어 정부가 추진하는 ‘국방개혁 2.0’이 성공하려면 지금보다 사업 속도가 더욱 빨라져야 하고, 연구개발을 민간에 개방해 신기술이 보다 쉽게 유입돼야 하며, 수출 가능한 시장에 적합한 산업화 구조로 전환해 나가야 한다. 신속시범획득제도 보완해 더 속도감 있는 국방획득시스템 마련해야먼저, 사업 추진 ‘속도(velocity)’가 빨라져야 한다. 아무리 우수한 첨단 무기체계라 하더라도 필요한 시점에 확보하지 못한다면 진정한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없다. 2010년대 초반까지도 미국은 중국의 ‘군사굴기’와 러시아의 ‘군 현대화’ 노력을 폄하했다. 이제는 중국의 둥펑-17과 러시아의 킨잘 등 극초음속 유도무기에 대응할 요격시스템이 없어 부랴부랴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양새다. 우리도 더 이상 장기간?고비용이 소요되는 현행 국방기획관리제도(PPBEES)에만 고착되지 말고 새로 도입되는 ‘신속시범획득제도’를 수정 보완하여 주변국의 군사 위협에 속도감 있게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국방획득시스템’을 마련해 나가야 할 것이다. 미래도전기술 개발사업 수준 높이고 보안 규제와 진입 장벽 제거 필요둘째, 연구개발 분야에서 민간 ‘개방’을 확대해야 한다. 국방연구기관만이 군에 필요한 기술을 개발하는 시대가 아니다. 민간 영역의 4차 산업혁명 신기술을 무기체계에 과감히 적용해 성능을 높여야 한다. 이를 위해 미국도 실리콘 밸리에 국방혁신단(DIU)을 설립하고, 피치 데이(Pitch Day)를 통해 그 자리에서 스타트업(startup)과 계약하고 있다. 미국 MIT의 링컨 랩, 드레이퍼 랩 등이 미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의 기술개발 역량을 넘어서고 있다. 도전적?창의적 국방 R&D 체계를 제대로 구축하려면 지난해 도입된 ‘미래도전기술 개발사업’ 제도를 미 국방혁신단(DIU) 수준으로 높이고, 개방을 저해하는 과도한 보안 규제와 진입 장벽들을 과감히 제거해 나가야 한다. 수출 비중 선진국의 1/2 수준…진정한 수출 산업화 구조로 전환해야셋째, 수출 ‘시장’을 고려해야 한다. 우리의 방산 수출은 2017년 T-50 훈련기의 미 시장 진출 실패 이후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산업연구원 통계조사에 따르면, 방산 수출(통관 기준)은 2016년 3조원을 최대로 최근 2년(2017~18)간 1.9조~2조원 대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에도 인도네시아와 잠수함 계약 외에 이렇다 할 수출 실적을 올리지 못해 1~1.5조원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보인다. 매출액 대비 수출 비중도 13~14% 수준에 그쳐 25~30%인 선진국(이스라엘은 75% 이상)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기존 대공포, 장갑차 등 완제품 수출과 병행하여 수출을 고려한 무기 개발, 우방국과의 공동개발?생산을 통한 시장 선점, 해외 무기수입 간 현지 생산, 부품 역수출(buyback) 등을 통해 진정한 의미의 수출 산업화 구조로 전환해 나가야 한다. 개혁(改革)은 말 그대로 가죽을 벗겨내는 아픔을 이겨내야 비로소 성공할 수 있다고 한다. ‘국방개혁 2.0’ 진도율에 연연하기보다는 우선순위를 고려하여 추진하되, 실질적인 ‘게임 체인저’ 확보에 매진해야 할 시점이다. 이를 통해, ‘국방개혁 2.0’이 변화무쌍한 주변국의 군사적 위협에 대응하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혁신 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 주춧돌이 되기를 기대한다.   산업연구원 연구위원(경제학박사)前 산업연구원 방위산업연구센터장한국방위산업학회 이사국방산업발전협의회 자문위원前 국방대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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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2-13
  • [류제승의 한미 동맹] ⑤ 한미 동맹의 군사적 과제…핵 동맹으로 진화돼야
    ​​▲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마크 에스퍼 미 국방부 장관이 지난해 11월 15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제51차 안보협의회(SCM) 확대 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세계적으로 국제주의가 밀려나고 민족주의가 밀려오고 있다. 북한 핵 문제는 표류 중이며 핵 위협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전환기에 들어선 한미 동맹은 주요 현안 마다 갈등을 빚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1월 15∼16일 한국국가전략연구원(KRINS)과 미국브루킹스연구소(Brookings Institute)가 공동 주관한 국제회의가 열렸다. 이 회의에서 ‘전환기 한미 동맹의 갈등과 진로’를 주제로 발표한 류제승 KRINS 부원장이 한미 동맹의 전환기적 상황과 과제에 대해 7회에 걸쳐 심층 칼럼을 게재한다. <편집자 주> 강압 외교 지속하면서 핵공유 협정 포함한 군사적 해법 준비해야[뉴스투데이=류제승 KRINS 부원장] 만일 비군사적 방법과 수단에 의한 ‘강압 외교’(coercive diplomacy)의 효과가 없다고 판명되면, 거대한 압박의 일환으로 북한 정권의 교체를 목표로 한 군사적 해법까지 추가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북한의 핵보유를 수용하면 한국은 핵 인질 신세가 되고, 국제 핵비확산체제(NPT)의 붕괴 위험이 커진다. 그럼에도 전문가들 중에는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군사력 사용은 상상도 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많다. 이 문제와 관련하여 조셉 던포드 미국 합참의장의 발언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는 “내가 나의 친구(한국)와 적(북한) 모두에게 말한 바와 같이, 북한 핵 능력에 대응하기 위해 군사적 옵션들을 갖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것이 아니다. 내가 상상할 수 없는 것은 콜로라도 덴버에 핵무기가 떨어지도록 북한의 능력을 허용하는 것이다. 나의 임무는 그것이 일어나지 않도록 보장하는 군사적 옵션들을 개발하는 것이다”고 말했다.현재 미북 비핵화 협상이 답보상태에 머물면서 북한은 현상 타파 목적으로 제3자에게 핵무기 또는 핵물질 제공을 시도할 수 있다. 이를 예방하려면 국제사회와 함께 효과적인 대확산(對擴散) 감시정찰·정보전파·대응작전 활동은 필수불가결하다. 북한의 핵무기와 핵물질 확산이 현실로 나타나면 재앙적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한미 동맹이 현재의 재래식 전력 위주 동맹에서 ‘핵동맹’으로 진화하려면, 한미 간에 미국 전술핵의 한반도 재배치를 비롯해 핵우산을 포함한 확장억제력을 제공하는 동맹 정책의 실효성과 신뢰성을 제고하는 대책으로부터 한·미 또는 한·미·일의 핵공유 체제 구축까지 포괄하는 심층 협의가 시급하다. 한·미 또는 한·미·일이 조건부 전술핵 재배치 문제를 논의하는 모습만으로도 북한의 핵폐기 결단과 중국의 적극적 역할을 유도하는 효과가 크다. 단, 자체 핵무장은 NPT에 정면 위배되기 때문에 제외해야 한다. 이처럼 여러 군사적 옵션들을 준비해야 하지만, ‘최후 해법’의 준비도 필요하다. 여전히 주된 목적은 북한의 핵 포기를 강압하는데 있다. 1단계 봉쇄 작전은 2017년 11월 3개 항모전투단의 무력시위 때보다 더 조밀한 형태로 이뤄져야 한다. 이어서 2단계 타격작전은 ‘MQ-9 Reaper’와 같은 드론으로 기습적으로 정교하게 전개해야 한다. 이런 유형의 신예 무기는 적의 효과적 대응과 확전을 억제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북한 지도부가 인식하기에 가장 위협적 수단임이 틀림없다. 한·미 맞춤형 억제, 높은 수준의 ‘핵공유’인 NATO보다 낮은 수준 ‘핵 공유 체제’(NSM: Nuclear Sharing Mechanism)란 무엇인가? 미국(核국)은 평상·위기·전쟁의 상황에서 동맹국(非核국)을 방위하기 위해 주둔국에 배치된 미국의 자산뿐만 아니라 본토와 해외에 배치·운용 중인 가용 전략자산을 활용하여 확장억제력, 즉, 핵우산(전략핵·전술핵)·재래식정밀타격·미사일방어능력을 제공한다. 따라서 ‘핵 공유 체제’는 이러한 미국의 확장억제력과 동맹국의 재래식정밀타격·미사일방어능력의 상호운용성을 보장하는 방식으로 통합 운용하여 적대국의 핵·대량살상무기(WMD) 위협을 억제·강압·대응할 수 있도록 협력 메카니즘을 통해 핵 정책과 연합 작전의 계획-준비-실행-평가 과정을 공유하는 제도적 장치이다. NATO의 경우, 미국과 비(非)핵국 독일 등 5개 회원국은 전술핵(非전략핵)의 저장·관리, 운반수단, 작전운용 등을 공유하는 ‘높은 수준’의 체제를 갖추고 있다. 그동안 한·미 양국은 점증하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억제하기 위해 각고정려(刻苦精勵)하여 현재 상태는 ‘낮은 수준’의 핵 공유 체제를 운영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한·미 국방부는 2011년 한미억제전략위원회(DSC: Deterrence Strategy Committee)를 설치했다. 이 회의체에서 다룬 중요 의제는 안보협의회의(SCM)에 상정돼 양국 장관의 승인을 거쳐 실행에 옮겨졌다. 2016년에는 한미 양국 장관의 의사결정을 기민하게 보좌하기 위해 위기관리기능(KCM)을 추가 설치했다. 참고적으로 미국과 일본 사이에도 2011년 후반에 한미 억제전략위원회와 유사한 기능의 ‘확장억제 대화체’(EDD)가 설치되어 운영 중이다. DSC는 NATO의 고위참모그룹(HLG), SCM은 핵기획그룹(NPG)의 위상과 기능에 비견되는 협의체다. HLG는 27개 회원국 국장급 관료 및 전문가들로 구성된 조직으로서, 미국이 의장국으로 연중 수차례 개최한다. NPG는 27개 회원국(프랑스 불참) 국방장관들로 구성된 최상위 정책결정기구로서 사무총장이 주재하여 연 1회 개최한다. ‘중간 수준’ 또는 ‘높은 수준’의 핵 공유 체제로 진화 시급해HLG는 핵정책, 핵운용 계획·태세, 전술핵무기 개량, 안전 등을 협의하며, NPG는 핵정책과 핵전력 운용뿐만 아니라 핵군비통제, 비확산 의제 등을 협의한다. NPG의 업무를 보좌하기 위해 실무 기능도 수시 운용하고 있다. 한미 양국은 이와 같은 협의체 운영을 통해 계획-준비-실행-연습 분야의 공유체제를 발전시켜 왔다. 이제는 이러한 ‘낮은 수준’의 핵 공유 체제를 진화시켜 ‘중간 수준’ 또는 ‘높은 수준’의 핵 공유 체제를 갖추는데 힘써야 할 때다. ‘중간 수준’과 ‘높은 수준’의 차이는 전술핵의 한국 전진 배치(재배치) 여부를 기준으로 구별하면 될 것이다. 이를 위해 NATO의 사례를 좀 더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NATO는 이 세상에 핵무기가 존재하는 한, 적대국의 핵·대량살상무기(WMD) 위협으로부터 동맹국의 억제력과 방위력을 보장하기 위해 최소한의 필수 핵전력에 의존하는 ‘핵동맹’(Nuclear Alliance)으로서, 미국의 전략·전술핵 및 재래식 전력과 동맹국의 재래식 전력을 통합 운용하는 체제를 갖추고 있다. NATO에서도 핵 운용을 위한 최종 결심은 미국 대통령만의 불가침 권한이다. 그러나 핵 투발 계획을 실행하기 전 시간이 허락하는 한 당사국과 상의하도록 규정돼 있다. 나아가 당사국의 일부 전투기는 핵(B61-12 전술핵폭탄) 운반 능력과 대비태세를 유지하며, 주기적으로 미국 전략 폭격기(B-52·B-2)를 엄호하는 연습(SNOWCAT)도 시행하고 있다. 작전의 실행 과정을 공유하고 숙달하기 위해서다. F-35, 이중 목적으로 활용하고 주기적인 훈련도 실시해야 전술핵이 전진 배치된 5개국 외에 다른 회원국들은 준비 및 실행체계는 공유하지 않고 핵 정책과 전력태세 변화 상황만 공유하고 있다. NATO는 2020년까지 전술핵을 B61-12(‘핵벙커버스터’, 50kt 위력)로 개량하여 대체하고, 2025년까지 이중목적전술폭격기(DCA)를 F-35로 대체할 예정이며, SM-3 등 미사일방어(MD) 체계도 강화할 계획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지금 한국 공군에 실전 배치 중인 F-35를 이중 목적으로 활용하는 방안과 주기적인 훈련 실시를 적극 검토해볼 만하다. 이렇게 되면 한미 동맹은 ‘중간 수준’의 ‘핵 공유 체제’를 구비하게 되는 것이다. 나아가 ‘높은 수준’의 ‘핵 공유 체제’를 실현하기 위해, 전술핵을 조건부로 한반도에 전진 배치하는 문제를 적극적으로 논의할 필요가 있다. 이에 관한 성공사례로서, NATO가 1979년 12월 12일 ‘이중 결정’을 채택했던 배경·경과·결과를 참고할만하다. 북한이 핵을 포기할 때까지 전술핵을 전진 배치하는 방안과, 북한이 FFVD 원칙에 따라 신뢰할만한 비핵화 행동을 보이지 않는다면 특정 시점까지 전술핵을 전진 배치하겠다는 입장을 천명한 후 실행에 옮기는 방안이 그것이다. 현재 미국은 전술폭격기를 투발수단으로 하는 전술핵 150∼200개를 독일 등 서부유럽 5개국에 배치해 놓았고, 미국 본토에도 300∼350개의 전술핵을 보관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전술핵을 조건부로 한반도에 전진 배치하는 협의 착수해야전술핵의 한반도 전진 배치에 대한 부정적 견해도 존재한다. 세계 비확산 체제(NPT) 위반인데다, 북한의 비핵화를 강요할 명분을 잃어버릴 수 있고, 안전한 저장·관리가 부담스러우며, 유사시 기지요원과 시설은 물론 주변지역 주민의 생존성도 취약해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이 한반도 비핵화 약속을 깨뜨려 상실된 전략적 균형을 회복해야 하는 상태이고, NATO의 안전관리 체계보다 더 안전하게 구축하면 될 것이다. 또한 전술핵이 한반도에 배치돼도 미국이 직접 통제하는 방식을 적용하기 때문에 핵비확산 체제는 존중된다.마침 미국은 효과적인 억제와 확장억제를 보장할 유연성 갖춘 작전수행 태세를 발전시키고 있다. 지난해 8월 미국은 러시아의 조약 위반을 지적하면서 중거리핵전력조약(INF)을 공식 파기하고, 아·태지역에 중·단거리 미사일을 배치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북한 지도부가 가장 위협적 수단으로 인식하는 잠수함 발사 저위력 열 핵탄두(W76-2)와 순항미사일(W-84)의 실전 배치, 미사일방어능력의 증강 등이 이뤄지고 있다. 한국의 각종 여론조사 결과는 국민 대다수가 북한 핵·미사일 위협으로부터 우리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전술핵 재배치와 자체 핵 개발을 지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 조야에서도 그동안 금기시 해온 흐름을 깨고 한국 또는 일본과의 핵공유 체제 구축 필요성에 대해 긍정적 의견들이 이어진다. 지난해 7월 발표된 미국 국방대 보고서와 9월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이 한·일의 핵무장 검토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 대표적 예이다. 한·미 또는 한·미·일 핵 공유체제 구축과 협정 체결은 우리 국가 안보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의무다. 이런 노력과 함께, 한국군 자강노력인 ‘3축 체계’ 구축에도 박차를 가해야 한다. 북핵 위협의 초기단계, 즉 미국 전략자산 전개 전에 한국군 스스로 대처할 수 있는 ‘방위 충분성’ 능력만큼은 갖춰야 하지 않겠는가? ​[연재 순서]① 전환기적 한반도 전략 환경과 김정은의 게임 플랜② 문재인과 트럼프의 가치 지향과 정책노선 비교③ 한미 양국 정부의 안보정책 비교④ 한미 동맹의 미래 진로 설계와 비(非)군사적 과제⑤ 한미 동맹의 군사적 과제…핵 동맹으로 진화돼야⑥ 한미 동맹의 군사적 과제…안정적으로 현안 관리해야⑦ 한미 동맹과 남북 관계의 조화로운 미래※ 류제승 전 국방정책실장(예비역 육군 중장)은 현재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부원장이다. 육군교육사령관, 제8군단장, 국방부 정책기획관, 제11기계화보병사단장, 연합사 기획참모차장, 합참 전략기획차장, 합참 군사전략과장 등을 역임했다. 독일 루르(보쿰) 대학교 역사학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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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2-12
  • [류제승의 한미 동맹] ④ 한미 동맹의 미래 진로 설계와 비(非)군사적 과제
    ▲ 지난달 15일 서울 중구 밀레니엄 힐튼 호텔에서 열린 ‘제8회 한국국가전략연구원·미국브루킹스연구소 국제회의’에서 정 박(Jung H. Pak) 브루킹스연구소 선임 연구원 겸 SK Korea 재단 석좌(왼쪽)와 류제승 KRINS 부원장이 토론하고 있다. [사진제공=류제승 KRINS 부원장] ​​세계적으로 국제주의가 밀려나고 민족주의가 밀려오고 있다. 북한 핵 문제는 표류 중이며 핵 위협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전환기에 들어선 한미 동맹은 주요 현안 마다 갈등을 빚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1월 15∼16일 한국국가전략연구원(KRINS)과 미국브루킹스연구소(Brookings Institute)가 공동 주관한 국제회의가 열렸다. 이 회의에서 ‘전환기 한미 동맹의 갈등과 진로’를 주제로 발표한 류제승 KRINS 부원장이 한미 동맹의 전환기적 상황과 과제에 대해 7회에 걸쳐 심층 칼럼을 게재한다. <편집자 주> 강대국의 ‘힘의 정치’ 전략적으로 배합해 접근하는 지혜 발휘해야 [뉴스투데이=류제승 KRINS 부원장] 한국의 전략적 선택은 철저히 국익을 보호하고 증진한다는 국가 목적에 부합되어야 한다. 미국이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추구하고, 중국이 ‘중국몽’을 우선한다면(China First), 한국도 ‘한국 제일주의’(Korea First)를 지향해야 하지 않는가? 미국과 중국 등 강대국은 ‘힘의 우위’(superiority of power)와 ‘힘의 균형’(balance of power)을 유지하기 위해 자국의 전략적 수단과 방법을 이용할 수 있지만, 한국은 자강·자위력과 한미동맹 관계를 토대로 강대국들의 ‘힘의 정치’(power politics)를 전략적으로 배합하여 접근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한미 동맹은 1953년 체결된 상호방위조약을 근거로 북한을 비롯한 주변국의 재래식 위협에 대비하기 위한 체제로 출발했다. 1964년 중국이 핵무기를 보유하게 되었고, 지금은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한 상태로서 수량 증가와 성능 향상이 진행 중이다. 그러므로 한미 동맹은 북한과 주변국의 핵을 포함한 모든 유형의 군사적 위협을 억제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현행 ‘재래식 전력과 태세 위주 동맹’에서 ‘핵 동맹’(nuclear alliance)으로 진화시켜야만 한다. 지난 2년여 동안 한미 양국이 공들였던 북한 비핵화 대화는 표류 중이며, 지금까지는 북한의 판정승이다. 북한의 행보는 시간이 흐를수록 한미 동맹의 통제범위를 점점 더 벗어날 것이다. 윈스턴 처칠은 1935년 영국 의회에서 나치 독일의 전쟁 위험을 경고하면서 “상황을 감당할 수 있던 때는 방치했다. 이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다. 어떤 해법을 적용하기에는 너무 늦었다”고 탄식했다. 이런 역사의 교훈을 살려 한국 정부는 모호한 ‘중재자’ 역할에서 벗어나 한미 동맹의 관점에서 새롭게 접근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한미 양국은 동맹 차원에서 비군사적·군사적 과제를 보다 더 체계화하고 실행에 옮겨야 한다. 이 과정에서 한미 안보기제의 발전에 관한 협의에서 상호 이견을 좁히는 등 동맹 관계의 안정적 관리가 중요하다. 그러면 시간은 다시 우리 편이 될 것이다. 국제사회와 외교적 공조체제 강화하고 강력한 제재 지속해야 한미 동맹은 북핵 문제의 해결을 위해 외교·정보·경제 등 비군사 분야의 방법과 수단들을 발굴·적용하여 북한을 설득하고 압박하는 과정에서 철저한 공조체제를 유지해야 한다. 한미 양국은 북한과 협상의 창을 열어두면서, 북한이 핵을 보유해도 쓸모없고 북한체제만 곤궁하고 불안정해진다고 인식하도록 유엔과 국제사회, 중국·일본·러시아와의 양자 및 다자 대화에서 외교적 공조체제를 강화해야 한다. 북한 경제가 지금 같은 강도의 제재를 향후 2년 이상 견디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맞고 북한이 여전히 협상 테이블을 걷어차지 않는 것을 보면 대북 제재의 효과는 분명하다. 이는 작년 2월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에서도 입증됐다. 만일 북한이 중·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 고강도 도발을 감행한다면 추가적인 제재조치를 취해야 한다. 예컨대,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에게 ‘뒷문’(Back Door)을 열어 놓지 않도록 단속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유엔 대북제재결의안 제2397호(2017.12.22.)에 따라 지금은 원유와 정유제품의 공급량을 각각 연간 400만 배럴과 50만 배럴로 제한하고 있다. 이 공급량을 추가 감축하면 북한은 견디기 힘들 것으로 본다. 북한 인권 문제를 비핵화 협상 테이블에 올리는 방안 추진해야 북한은 가장 지독한 인권유린의 대명사가 된지 오래다. 지난해 12월 18일 ‘북한인권결의안’이 유엔총회 본회의에서 채택되었다. 유엔의 북한인권결의안 채택은 2005년부터 시작되어 15년째였다. 그러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 인권 상황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하고, ‘가장 책임 있는 자’인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대해 적절히 조치할 것 등을 2014년부터 6년 연속 권고했다. 문재인 정부는 북한의 반발을 의식하여 공동 제안국에 참여하지 않았다. 김성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대사는 “북한의 존엄과 이미지를 깎아내리고 사회 시스템을 무너뜨리려는 적대 세력에 의해 정치적으로 조작된 결과물”이라며 “결의안에 언급된 모든 인권침해 사례는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고 강변했다. 이제는 북한의 인권 문제를 미북 비핵화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북한 핵 위협의 본질은 김정은 정권의 존재 양식에 있기 때문이다. 북한 정권의 핵심 문제는 북한 주민의 인권 상황이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비참하다는데 있다. 북한주민에게는 표현의 자유, 거주 이전의 자유, 종교의 자유, 결사 및 집회의 자유 등과 같은 기본권이 보장되어 있지 않다. 북한 정권의 인권 유린 행위는 공산 독재체제를 3대 째 세습하는 과정에서 누적됐고, 이 정권의 생존에 필요했던 핵·미사일 개발에 몰두하면서 더욱 더 악화됐다. 따라서 북한 주민의 인권 문제는 북한 핵·미사일 문제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의제이다. 북한은 최고의 인권 국가라고 선전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최고 존엄’인 김정은을 국제 형사 재판소에 회부하려는 국제사회의 움직임에는 예민한 반응을 보일 수밖에 없다. 이는 북한이 핵무기 개발은 자신들의 내재적 논리에 따라 자위책을 강구하는 것이라고 주장할 수 있지만 인권 문제는 궤변적 주장으로도 정당화하기 어렵다고 인식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북한은 이 문제에 강하게 반발하면 할수록 수세적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2015년 6월 UN북한인권사무소가 서울에 설치됐고, 2016년 3월 북한 인권법도 통과됐다. 미국과 UN 등 국제사회에도 북한 인권 정책을 펼칠 성숙한 여건이 형성되어 있다. 이러한 제도적 환경을 토대로 문재인 정부는 북한주민의 인권 개선 정책을 세워 추진해야 한다. 예컨대, 북한 사회의 폐쇄적 장벽을 뚫고 외부 정보가 유입되도록 적극적인 조치들을 실행하면서 국제사회가 동참하도록 견인해 나가야 한다. 북한 주민과 군인들의 의식과 정서에 영향 주는 심리전 전개해야 작년 12월 고위급 탈북자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김정은이 트럼프 대통령을 속였다”면서, “북한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심리전을 수행하는 것”이며 “핵폭탄 같은 위력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핵문제를 풀기 위해 효과적인 대북 심리전을 전개하여 북한 체제의 변화를 유도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한편으론 한미 양국 정부가 대북 심리전의 중요성을 간과하고 관련 활동을 소홀히 하는 것을 비판한 것이기도 하다. 본래 심리전과 선전술은 간접 전략에 속하는 것으로 주로 정치외교적·비군사적 수단과 방법으로 상대국 주민의 태도 변화와 체제 내부의 동요가 일어나도록 유도하고 조장하는데 목적이 있다. 한미 동맹 차원에서 북한을 상대로 정교한 심리전을 전개한다면 북한 주민과 군인들의 의식과 정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러면 북한 독재자와 관료계층, 관료계층과 주민을 분리시켜 ‘위’와 ‘아래’로부터 북한체제의 변화를 가져오게 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한국은 2018년 4월 전방 지대의 대북 확성기 방송을 전면 중단했고, 대북 라디오 방송의 컨텐츠도 북한을 자극하지 않게 제작하고 있다. 하지만 대북 심리전의 최종상태는 ‘성안의 주민들이 잠긴 성문을 스스로 열어 성 밖의 세계와 연결하는 것’과 같은 원리다. 즉 북한 지도부가 관료계층과 주민들로부터 압박을 받고 개혁·개방의 길을 선택해 국제사회의 정상적 일원이 되거나, 정치권력을 새로운 지도체제에 이양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이러한 프로세스는 북한 주민들이 한국 사회를 모범적으로 인식하고 외부 세계를 신뢰하며 동경하는 마음과 자유 시민의식을 갖도록 해야 비로소 성공 가능하다. 이를 위해 북한 사회의 폐쇄적 장벽을 뚫고 외부 정보가 유입되도록 다양한 경로를 개설·활용하여 자유의 물결을 형성해야 할 것이다. 예컨대 체육·예술·학술·문화 행사 등 순수 민간교류협력, 미국의 소리(VOA)·자유아시아 방송(RFA)·KBS 한민족 방송 같은 공중파 방송, 장마당에서 획득 가능한 발간물·USB, 전단 등의 경로로 한국을 비롯한 외부세계의 뉴스와 일상생활에 관한 정보, 음악·영화·드라마, 탈북민들에 대한 제도적 지원과 행복한 삶의 모습, 북한체제의 실상, 비참한 인권 유린 사례 등의 컨텐츠를 전달해야 한다. 이러한 활동과정에서 한미 양국 정부는 인도주의 차원에서 국제기구들이 동참하도록 견인하고 협력해야 한다. 그러면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하는 계기가 마련되고 궁극적으로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이룩하게 될 것이다. [연재 순서]① 전환기적 한반도 전략 환경과 김정은의 게임 플랜② 문재인과 트럼프의 가치 지향과 정책노선 비교③ 한미 양국 정부의 안보정책 비교④ 한미 동맹의 미래 진로 설계와 비(非)군사적 과제⑤ 한미 동맹의 군사적 과제…핵 동맹으로 진화돼야⑥ 한미 동맹의 군사적 과제…안정적으로 현안 관리해야⑦ 한미 동맹과 남북 관계의 조화로운 미래※ 류제승 전 국방정책실장(예비역 육군 중장)은 현재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부원장이다. 육군교육사령관, 제8군단장, 국방부 정책기획관, 제11기계화보병사단장, 연합사 기획참모차장, 합참 전략기획차장, 합참 군사전략과장 등을 역임했다. 독일 루르(보쿰) 대학교 역사학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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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2-10
  • [류제승의 한미 동맹]③ 한미 양국 정부의 안보정책 비교
    ▲ 지난달 15일 오후 중구 밀레니엄 힐튼 호텔에서 열린 '제8회 한국국가전략연구원-미국브루킹스연구소 국제회의'에서 류제승 KRINS 부원장이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국방일보]세계적으로 국제주의가 밀려나고 민족주의가 밀려오고 있다. 북한 핵 문제는 표류 중이며 핵 위협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전환기에 들어선 한미 동맹은 주요 현안 마다 갈등을 빚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1월 15∼16일 한국국가전략연구원(KRINS)과 미국브루킹스연구소(Brookings Institute)가 공동 주관한 국제회의가 열렸다. 이 회의에서 ‘전환기 한미 동맹의 갈등과 진로’를 주제로 발표한 류제승 KRINS 부원장이 한미 동맹의 전환기적 상황과 과제에 대해 7회에 걸쳐 심층 칼럼을 게재한다. <편집자 주> 미국, 전통적 가치와 관계보다 국가이익 우선하는 세계전략 전개 [뉴스투데이=류제승 KRINS 부원장] 미국 정부의 국가안보전략 노선과 동맹정책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후보 시절부터 표출했던 안보관련 문제의식이 기저를 이루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의 세계전략은 전통적 가치와 관계보다 국가이익에 우선을 두는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첫째,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국가안보전략이다. 미국은 우선 ‘원칙적 현실주의’ (principled realism)를 천명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안보 철학을 대변하는 개념이다. 2017년 9월 트럼프 대통령은 유엔에서 “개별국가의 주권이 국제주의보다 우선하는 것으로 각 국가는 자국민의 안전, 권익, 가치를 최우선적으로 추구할 주권을 보유한다”고 주장했고, 2019년 9월에도 같은 자리에서 “자국을 사랑하는 것이 보다 나은 세계를 만드는 것”이라며 국제주의가 아닌 애국주의가 시대정신임을 강조했다. 둘째, 미국은 공정하고 호혜적인 동맹관계를 추구한다. 미국의 동맹전략은 ‘역외 균형(offshore balancing)’ 전략이다. 이 전략의 핵심은 자국의 안보는 주로 자국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기조 하에 미국의 전략적 이익을 보호하고 증진할 필요가 있는 지역에 해·공군 위주로 선택적으로 개입하거나, 또는 상시 주둔하여 ‘역내 균형(onshore balancing)‘ 전략을 펴는 방식으로 ‘협력적’ 안보를 추구하는 것이다. 미국이 구현하려는 ‘협력적’ 안보의 목적은 당면한 위협인 중국, 러시아, 북한, 이란, 테러조직의 위협과 도전을 억제하고 강압하고 대응하려는데 있다. 특히 한반도와 동아시아지역은 북한의 위협과 중국의 도전에 대처해야 하는 곳으로 미국의 사활적 이익을 보호해야하기 때문에 군사력이 주둔하는 ‘역내 균형’ 전략이 필요하고 유사시 신속한 증원전력의 준비태세를 갖춰야 한다. 우호적인 한국과 달리 중국·북한 등을 위협과 도전세력으로 규정셋째, 미국은 중국, 러시아, 북한, 이란, 테러조직을 위협과 도전세력으로 규정하고 있다. 미국에게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의 가치와 이익을 훼손하고 기존 세계 질서를 흔드는 ‘수정주의’(revisionist) 국가이며 도전 세력이다. 북한과 이란은 핵과 미사일 개발을 통해 미국과 동맹국을 위협하고 자국민을 억압하는 ‘불량국가’(rogue states)로서 지역의 불안정을 야기하는 세력이다. 특히 북한은 핵과 미사일은 물론, 생화학 무기와 사이버 능력으로 미국과 동맹국, 인도태평양지역을 넘어 전 세계를 위협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그리고 테러조직과 국제범죄조직은 미국인의 안전을 위협하는 세력이다. 넷째, 오바마 정부 때에는 최우선 위협이 테러리즘이었지만 트럼프 정부는 중국과 러시아의 공세적 대외전략과 팽창주의에 직면하여 두 나라를 ‘경쟁국’ (competitor)으로 규정했다. 북한 핵 문제에 대해 오바마 정부는 전략적 인내(strategic endurance) 정책으로 일관했지만, 트럼프 정부는 최대 압박과 관여(maximum pressure and engagement) 정책으로 전환하였다. 미국은 유엔 등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이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포기하도록 경제 제재와 외교 노력은 물론, 잠수함 발사 순항미사일(SLCM) 등 비(非)전략핵무기 실전 배치, 한국·일본과의 미사일 방어 협력 강화 등의 군사력 증강 등을 통해 최대한 압박을 가하면서, 동시에 대화를 통해 북한의 비핵화를 이끌어내겠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 현재 평화 지키기보다 미래 평화 만들기에 우선 반면, 문재인 정부는 국정목표인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를 구현하기 위해 국가안보전략 기조를 한반도 평화와 번영의 주도적 추진, 책임국방으로 강한 안보 구현, 균형 있는 협력외교 추진, 국민의 안전 확보 및 권익 보호 등 네 가지로 선정했다. 문재인 정부는 대통령 후보시절의 공약, 베를린 구상,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밝힌 대북정책의 비전과 전략, 목표 및 원칙을 담은 ‘문재인의 한반도 정책’을 2017년 11월 21일 발표했다. ‘한반도 평화와 번영의 주도적 추진’은 전략기조의 하나이지만 모든 안보정책을 아우르는 최우선적 가치이다. 남북관계의 개선을 통해 동북아시아 지역과 세계의 평화에 실질적인 기여가 가능하다는 논리이다. 이러한 이유에서 북핵문제가 표류하여 남북관계가 진전을 이루지 못하는 상황을 두고 문정인 대통령 안보특보는 “한미관계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남북관계를 희생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2020년 1월초 신년 합동 인사회에서, 상생 번영의 평화공동체‘를 이루고 ’남북관계에서 운신의 폭을 넓혀‘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북미 정상 간의 대화의지가 지속되고 있다고 언급했을 뿐, 북한의 비핵화를 촉구하는 발언은 없었다. 지금까지 한미 양국 정부는 북한과의 비핵화 대화에 나서는 조건 면에서는 기본적으로 같은 입장이었다. 즉 북한이 핵과 미사일의 추가 도발 중단을 조건으로 대화의 계기가 마련되었고,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후부터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에 대한 원칙적 합의를 기초로 한미 연합연습훈련의 중단과 축소가 상응조치로서 이행되었다. 중국의 ‘쌍중단’(雙中斷)과 ‘쌍궤병행’(雙軌竝行)이 현실이 된 것이기도 하다. 대화만 강조한 결과 북한의 전략적 게임플랜에 종속되는 모양새그러나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유엔 총회에서 연설한 내용만 보더라도 지향하는 목표는 같지만 서로 다른 접근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다. 문 대통령은 2017년과 2018년 연설에서 각각 평화를 33차례, 34차례 언급하면서 유화적 정책을 강조했고, 2019년 9월에는 평화는 대화를 통해서만 만들 수 있다면서 ‘전쟁불용’ 원칙을 강조했다. 반면에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에 대해 친밀감을 나타내면서도, 대화 노력과 병행하여 제재 유지 방침을 재확인하고 유엔 회원국들의 동참을 촉구했다. 그 후 2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은 ‘로캣맨’을 재언급하면서 “필요하면 군사력을 사용할 것”이라고 북한에 경고했다.이러한 맥락에서, 미국 의회 조사국(CRS)이 지난 12월 발간한 한미관계 보고서에서 “문재인 정부가 북한에 양보하는 것을 선호하면서 한미 간에 주기적인 긴장이 일어나고 있고, 변덕스러운 트럼프 대통령이 양국 관계 불확실성의 추가 요인이다”라고 지적하고 있다. 더욱이 한국 정부는 2018년 4.27 판문점 선언을 채택하면서 한반도 비핵화 논의의 주도권을 명시적으로 북측에 넘겨주고 말았다. 한국은 북한 핵위협에 노출된 직접 당사자로서 핵문제 해결에 나서야 하는데, 모호한 ‘중재자’ 역할을 자임한 것도 모자라서 미국은 물론 한국의 창의적 접근방안들을 제약하고 북측의 전략적 게임플랜에 종속되는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북한의 비핵화와 남북관계 개선은 기본적으로 선순환적 구조를 이뤄야 하지만 기본 목표와 단계적 행동방법 면에서 우선순위는 북한 비핵화의 실질적 진전이어야 할 것이다. 문재인의 균형외교와 트럼프의 세계전략이 한미 관계 멀어지게 해 문재인 정부의 ‘균형외교’ 노선은 한국이 전통적으로 유지해온 외교 정책의 플랫폼을 미국 중심에서 중국 중심으로 개조하려는 목표를 지향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여기에 미국의 ‘역외 균형’ 전략 기조와 ‘거래적’ 접근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미동맹이 전환기적 상황에 놓인 결정적 이유다. 그러므로 북한 핵문제와 연계하여 한미동맹의 미래 구조를 준비해야 하는 시점이다. 더욱이 문재인 정부와 트럼프 정부의 출범 이래 전개된 한미 동맹 현안에 관한 개별 협의과정을 보면 시간이 흐를수록 양국은 서로 가까워지기보다 멀어지는 쪽으로 가는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예컨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접근법의 차이, 조건보다 시간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 추진, 한미 연합연습훈련의 중단 또는 축소,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문제로 대표되는 한일관계 악화와 한미 갈등 심화, 유엔군사령부 재활성화에 대한 이견,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의 난항 등이 대표적이다. 1953년 한미 상호방위조약 체결 이래 양국이 진화적으로 관리해온 안보 기제들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다. 트럼프 정부는 3년이 지났고, 문재인 정부는 임기 반환점을 돈 시점에서 한미 동맹의 가치와 신뢰가 심판대에 오른 셈이다. [연재 순서]① 전환기적 한반도 전략 환경과 김정은의 게임 플랜② 문재인과 트럼프의 가치 지향과 정책노선 비교③ 한미 양국 정부의 안보정책 비교④ 한미 동맹의 미래 진로 설계와 비(非)군사적 과제⑤ 한미 동맹의 군사적 과제…핵 동맹으로 진화돼야⑥ 한미 동맹의 군사적 과제…안정적으로 현안 관리해야⑦ 한미 동맹과 남북 관계의 조화로운 미래※ 류제승 전 국방정책실장(예비역 육군 중장)은 현재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부원장이다. 육군교육사령관, 제8군단장, 국방부 정책기획관, 제11기계화보병사단장, 연합사 기획참모차장, 합참 전략기획차장, 합참 군사전략과장 등을 역임했다. 독일 루르(보쿰) 대학교 역사학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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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2-07
  • [류제승의 한미 동맹] ② 문재인과 트럼프의 가치 지향과 정책 노선 비교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9월 23일 미국 뉴욕 인터콘티넨털 바클레이 호텔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답변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세계적으로 국제주의가 밀려나고 민족주의가 밀려오고 있다. 북한 핵 문제는 표류 중이며 핵 위협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전환기에 들어선 한미 동맹은 주요 현안 마다 갈등을 빚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1월 15∼16일 한국국가전략연구원(KRINS)과 미국브루킹스연구소(Brookings Institute)가 공동 주관한 국제회의가 열렸다. 이 회의에서 ‘전환기 한미 동맹의 갈등과 진로’를 주제로 발표한 류제승 KRINS 부원장이 한미 동맹의 전환기적 상황과 과제에 대해 7회에 걸쳐 심층 칼럼을 게재한다. <편집자 주> 빈번한 정상회담과 전화통화에도 공감대 확장됐다는 평가 어려워[뉴스투데이=류제승 KRINS 부원장]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달, 같은 날은 아니지만 2017년 같은 해에 취임했다. 트럼프 정부의 출범은 문재인 정부보다 불과 3개월가량 앞선 시점에 이루어졌다. 한미 양국 정부는 같은 시대의 세계와 지역과 한반도의 전략 환경에 마주하게 된 셈이었다. 한미 정상의 첫 번째 만남은 그 해 6월 30일 워싱턴 D.C.에서 이루어졌고, 작년 9월 23일 뉴욕에서 열린 정상회담까지 총 9차례를 기록했다. 그리고 두 정상은 지난해 12월 7일 “최근 한반도 상황이 엄중하다”는 인식을 공유하는 22번째 전화 통화를 했다. 과거 어느 때보다 활발한 소통이 이루어진 듯 보이지만, 둘 사이에 굳건한 신뢰가 형성됐고 공감 영역이 확장됐다고 평가하기 어렵다는 견해가 우세하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물론, 한미가 관여하는 북한 비핵화 문제를 비롯해 여러 주요 의제들이 서로 만족할 만한 진전과 합의를 도출하기에 쉽지 않은 성격을 띠고 있다. 그러나 이 보다 더 근본적인 이유는 양국 지도자가 지향하는 가치와 정책 노선의 차이에서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우선,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프랜시스 후쿠야마 교수가 말하는 대중 영합적 민족주의(populist nationalism)를 신봉하고 ‘인정받기 위한 투쟁(a struggle for recogniton)’ 동력을 거세게 발휘한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그 투쟁 양식은 동일한 정체성으로 무장된 세력의 강력한 지지를 향유하면서 다른 정체성을 지닌 개인과 집단은 철저히 배격하는 권위주의적 특징을 보인다. 둘 다 정권 재창출 의지 강해…김정은과 핵 포기에 낭만적 기대이와 같이 한미 양국의 최고지도자는 전통적 가치를 파괴하고 새로운 질서를 추구하기 때문에 사회의 통합보다는 극심한 분열 현상이 더 뚜렷하게 나타난다. 모든 정치권력의 속성이지만, 두 지도자의 정권 재창출에 대한 의지는 유난하다. 따라서 국내 정치적 고려가 국제 정치적 고려를 지배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최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결정을 내리고 나서 자료와 사실을 흡수한다”고 증언했다. 문 대통령은 “쉽게 꺾이거나 양보하지 않는다”, “노무현의 고집보다 문재인의 고집이 훨씬 세다“는 측근들의 증언이 이어졌다. 북한 핵문제는 두 지도자의 최우선 관심사다. 김정은 위원장에 대해 인간적 신뢰를 표현하면서, 자신들의 방식으로 접근하면 그가 핵을 포기할 것이라고 낙관하고 있다. 이른바 트럼프 리스크와 문재인 리스크의 실체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우선’(America First)을 외치면서 비용문제를 앞세워 동맹국에 대해서도 ‘거래적’ 접근을 한다. 그는 한미동맹의 역사성에 대한 고려가 부족하고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체제 확산, 국제법 준수, 인권 존중 등의 가치를 공유하는 동맹이란 인식이 빈약하다. 그의 동맹 경시 발언은 그동안 여러 차례 있었다. 트럼프, 동맹국에 거래적 접근 vs. 문재인, 동맹관에 의심스런 시선예컨대, “우리는 한국의 접경을 지키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의 국경을 지키지 않고 있다”면서 한국과 일본을 겨냥해 “솔직히 우리와 최악의 거래를 하는 나라는 바로 우리 동맹국들”이고 “우리의 동맹이 우리를 훨씬 많이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주한미군 철수의 구실을 찾으려는 언행을 계속해왔다. 그동안 문 대통령은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여러 차례 공식적으로 표명했다. 주한미군의 미래에 관해서도, “주한미군은 남북관계에서 평화를 만들어내는 대북 억제력으로서 큰 역할을 하지만 나아가 동북아 전체의 안정과 평화를 만들어내는 균형자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 안보에 도움이 되지만, 미국의 세계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그래서 나는 평화협정이 체결된 후, 심지어 남북이 통일을 이룬 후에도 주한미군이 계속 주둔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작년 5월 군 지휘부와 함께한 자리에서도 ‘위대한 동맹, 영원한 동맹’을 강조한 바 있다. 그럼에도 문재인 정부의 동맹관을 의심스럽게 바라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문정인 통일외교안보 특보와 같은 대통령의 측근 인사가 한미동맹의 가치와 역할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공개 발언을 이어왔기 때문이다. 트럼프, 힘과 대화로 변화 요구 vs. 문재인, 대화를 통한 평화 강조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대해 최대 압박 정책과 정상 간의 직접 대화를 즐긴다. 중국을 수정주의 국가이며 도전세력으로 규정한다. 문 대통령은 ‘남북관계 우선’(Inter-korean Relation First) 정책을 추구하면서 북한의 무례함과 도발 행동에도 불구하고 유화적 접근으로 일관한다. 또 ‘평화 지상주의’ 정책을 편다. 북한과 중국을 위협과 도전세력으로 인식하기보다는 각각 같은 민족으로서, 이웃 국가로서 교류협력의 대상으로 여기는 경향이 강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추구하는 미국 공화당의 전통적 안보정책인 ‘힘을 통한 평화’는 미국의 강력한 군사·경제력을 바탕으로 외교 대화를 통해 도전하는 상대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는 특징을 지닌다. 미국은 힘의 우위를 토대로 경쟁자들과도 외교를 통해 대화를 유지하면서 협력을 추구한다. 문 대통령도 똑 같이 ‘힘을 통한 평화’를 언급했지만 2018년 10월 제70주년 국군의 날 경축사의 한 구절일 뿐이다. 북한과 국제사회를 향해서는 “평화는 평화로운 방법으로만 실현될 수 있다. 남북 간의 평화를 궁극적으로 지켜주는 것은 군사력이 아니라 대화”라고 강조한다. 외교와 군사는 동전의 양면이라는 전략의 보편적 진리를 간과한 것은 아닌지 염려스럽다. 문 대통령은 2017년 11월 3일 "미국과의 외교를 중시하면서 중국과의 관계도 더 돈독하게 만드는 균형 있는 외교를 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른바 ‘균형 외교’ 정책 노선이다. 이 발언은 11월 7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과 10일 베트남의 아·태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한중 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에 이루어졌다. 한국, 미·중 균형외교 지향…중국, 무례한 외교 행태 변화 없어문 대통령은 "안보에 있어서 한미동맹이 중요하다"며 "특히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한국과 미국 간의 공조는 중요한 과제로서, 미국과의 외교를 중시하는 전통적인 입장을 계속 유지해 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중국과의 관계도 대단히 중요하다"며 "경제 협력도 중요할 뿐만 아니라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전략적 협력이라는 차원에서도 중국과의 관계가 아주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이러한 문 대통령의 외교관(外交觀)은 그의 회고록 ‘운명’에서 참여정부는 “전통적인 한미 동맹관계를 중시하되 지나친 대미(對美) 편중 외교에서 벗어나 균형외교를 지향”했다고 언급한 것과 동일 맥락이다. 문 대통령이 미국과 중국 사이의 균형 외교를 천명하기 며칠 전인 10월 31일 한국은 중국과 사드 갈등 문제의 봉합을 시도하면서 “한중 관계 개선 관련 양국 간 협의 결과”를 도출했다. 그런데 중국의 사드 보복에 대한 유감 표명이나 재발 방지 대책 없이 한국 정부는 “미국 미사일방어체계(MD)에 편입하지 않고, 사드를 추가 배치하지 않으며, 한·미·일 군사동맹으로 발전하지 않는다”는 '3NO 원칙'을 명시한 것을 두고 한국의 안보주권을 포기한 합의였다는 비판여론이 비등하다. 한미동맹과 한·미·일 안보협력의 발전을 위한 한국의 미래 전략적 선택을 제약하고 중국의 개별 편익을 존중해주는 결과를 가져 왔기 때문이다. 사드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으로부터 한국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방어무기체계이며 사드 포대의 레이다는 중국까지 탐지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한국은 중국에게 수없이 설명했고, 이제는 중국도 정확히 알 것이다. 그럼에도 지난해 12월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서울 한복판에서 한미 동맹을 공격하는 외교적 결례를 범했고, 미국의 중거리미사일 배치를 허용해선 안 된다고 한국에 경고하기도 했다. 중국의 무례한 외교적 행태는 그동안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연재 순서]① 전환기적 한반도 전략 환경과 김정은의 게임 플랜② 문재인과 트럼프의 가치 지향과 정책노선 비교③ 한미 양국 정부의 안보정책 비교④ 한미 동맹의 미래 진로 설계와 비(非)군사적 과제⑤ 한미 동맹의 군사적 과제…핵 동맹으로 진화돼야⑥ 한미 동맹의 군사적 과제…안정적으로 현안 관리해야⑦ 한미 동맹과 남북 관계의 조화로운 미래 ※ 류제승 전 국방정책실장(예비역 육군 중장)은 현재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부원장이다. 육군교육사령관, 제8군단장, 국방부 정책기획관, 제11기계화보병사단장, 연합사 기획참모차장, 합참 전략기획차장, 합참 군사전략과장 등을 역임했다. 독일 루르(보쿰) 대학교 역사학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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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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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투데이=김희철 칼럼니스트] 유엔군의 재반격 작전으로 38도선까지 후퇴한 중공군사령관 펑더하이는 마오쩌둥의 대규모 지원을 받아 전력을 보충한 뒤 제 5차 4월공세(’51.4.22~4.30)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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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희철 칼럼
    2020-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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