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굿잡코리아포럼] 결산: 데이터 전쟁의 승자가 똑똑한 AI 만든다...아마존과 알리바바의 교훈

김연주 기자 입력 : 2020.03.10 06:37 |   수정 : 2020.03.19 10:38

‘창조적 파괴’가 AI 일자리 창출, 성공적 재교육이 한국경제 미래 좌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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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김연주 기자]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는 동전의 양면이다. AI를 사람으로 치면 빅데이터는 양식이다. 물론 차이점도 있다. 인간이 먹는 양은 한정돼있지만, AI는 빅데이터가 많아질수록 똑똑해진다. 관련된 비즈니스 모델도 무궁무진해진다. 따라서 정부가 해야 할 일은 기존산업을 배려하면서 동시에 강력한 규제완화를 추진하는 것이다.

 

특히 빅데이터의 생성과 이용을 가로막는 규제 장벽을 제거하는 것은 글로벌 AI경쟁을 주도하는 데 선결과제로 꼽힌다. 이 점에서 '데이터 3법'이 오는 7월부터 시행될 예정인 사실은 고무적이다. '가명 정보'의 활용이 가능해지면 방대한 데이터의 유통이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데이터의 축적과 유통이 증가할수록 한국기업의 AI들이 똑똑해지고 수많은 창업 기회들이 생성될 것이다. 미국의 아마존과 중국의 알리바바가 '진화하는 공룡'으로 글로벌 경제를 장악해나가는 것은 빅데이터 전쟁의 승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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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대표 강남욱)와 민병두 국회 정무위원장이 공동 주최한 ’제2회 굿잡코리아포럼‘이 지난 3일 서울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 오키드룸에서 열렸다. 사진은 민병두(맨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위원장, 이경전 경희대 경영대 교수, 이혜민 핀다 대표 그리고 종합토론을 벌이는 모습. [사진=뉴스투데이]

 

AI시대에는 이처럼 기존산업의 틀을 뒤바꾸는 혁신을 주도하는 국가와 기업이 새로운 일자리 창출에 성공하게 된다. 오스트리아의 경제학자 슘페터가 자본주의 발전의 원리로 지목한 ‘창조적 파괴’의 법칙이 AI시대에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AI가 궁극적으로 인간의 일자리를 소멸시킬 것이라는 공포감은 과거의 틀에 얽매여 있는 사람들의 전유물이다. 사진기가 발명됐을 때 사진관을 만들어 전업한 초상화가들은 큰 돈을 벌었던 반면에 좌절한 화가들은 변화 앞에 무릎을 꿇어야 했다. 즉 공격이 최선의 방어이다. 현존하는 일자리 숫자를 지켜내거나 늘려나가려면 더욱 과감한 혁신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 

물론 현실적 과제는 만만치 않다. 구 산업의 종사자들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에 뛰어들어 새로운 인생을 살아내려면 ‘재교육’이 필수적이다. 초상화가가 사진관을 여는 것보다, 평범한 직장인이 AI시대의 논리를 체득하는 게 훨씬 어렵다. 앞으로 정부와 기업이 손잡고 얼마나 신속하고도 효율적인 재교육 시스템을 실천해나가야 하는지에 따라 한국경제가 맞이할 AI시대의 비전은 큰 변화를 맞게 될 전망이다.
 
■ 민병두 정무위원장,
현실을 깨는 불가능한 과제에 도전해야 일자리 만들 수 있어"
 
뉴스투데이(대표 강남욱)와 민병두 국회 정무위원장이 지난 3일 서울 소공로 서울웨스틴조선호텔 오키드룸에서 ‘혁신성장을 위한 AI와 신금융시대 비전’을 주제로 열었던 ‘2020 굿잡코리아포럼’에서 참석자들은 AI와 빅데이터 경제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이 같은 비전을 공유했다.
 
기조연설을 통해 포럼의 막을 열었던 민병두 위원장은 1970년대에 한국경제의 수준에서 볼 때, 현대차의 포니 생산과 포항제철 건설은 불가능한 과제처럼 보였다“면서 ”하지만 현재의 틀을 깨는 시도를 함으로써 수많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혁신을 이뤄냈다“고 강조했다. 

사실 고(故) 정주영 현대회장이 국산차 생산을 하겠다고 나섰을 때, 이를 실현할 기술력은 전무했다. 미국, 일본 등 주변의 선진국은 정주영 회장의 선언을 ‘무모한 시도’로 비웃었을 것이라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한국은 자동차를 생산할 수 없다는 산업적 현실을 뒤집는 시도를 했고, 그 시도는 과감했다. 그 결과 혁신을 성공시켰고 한국의 산업화시대를 열어가는 신호탄이 됐다는 게 민 위원장의 논지였다. 

마찬가지로 한국경제는 그동안 제조업 일자리를 통해 먹고 살아왔지만, 이제 그 틀은 과거의 역사로 넘어가고 있다. ICT, AI, 빅데이터 등이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주장은 마치 수 십년 전에 현대차가 국산차를 만들겠다고 나선 것과 같이 비현실적으로 들린다. 하지만 구산업을 뒤집는 창조적 파괴를 주도할 때 문재인 정부가 화두로 내걸어온 고용창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 이경전 경희대 교수,
AI의 ‘현실적 상업화’와 ‘창업환경 조성’ 강조
자율주행차보다 딜리버리가 일자리 만드는 비즈니스 모델
 
첫째 주제발표자로 나선 이경전 경희대 경영대 교수는 ‘AI를 통한 산업과 일자리, 그리고 국부창출 전략’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AI 현실론’을 근거로 일자리의 미래를 전망했다. 이 교수는 AI시대의 묵시록적 예언을 해서 유명해진 옥스퍼드대 칼 베네딕트 프레이 교수를 ‘듣보잡’의 이야기라 신경 쓸 필요가 없다는 과격한 주장을 펼 정도로 단호한 태도를 취했다. 프레이 교수는 AI로 인해 현존하는 일자리의 47%가 소멸될 것이라고 주장한 학자이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가 글로벌 AI기술 발전 경쟁에서 절대 뒤처진 것이 아니며, 제대로 된 방향으로 인공지능(AI) 기술 상업화를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AI 기술을 제대로 활용하려면, 인공지능(AI) 기술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교수는 “인공지능은 ‘지능적 사물’로서 인간을 더 지능적으로 만드는 도구일 뿐”이라고 정의하며 AI 인간처럼 생각하는 존재로 인식하는 시각에 대해 경계했다. 인간의 지력을 뛰어넘는 AI를 전제할 경우 오히려 고용창출에 실패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AI기술은 지능적 환경과 인프라를 조성하기 위한 도구에 불과한 만큼, 합리적인 접근이 성공확률을 높인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사람을 닮은 로봇을 만들겠다는 발상은 성공할 확률이 낮다”며 “올해 안에 자율주행차 택시를 만들어 상용화하겠다는 것보다는 딜리버리(배달)시장에 집중하는 것이 낫고, 자율주행차 솔루션 회사를 만들겠다는 방향이 현재로서는 더욱 설득력 있다”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현실적인 상업화 방향과 함께 정부의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규제 완화를 통해 창업가들이 한국에서 마음껏 창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며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인공지능 기술의 도입 사례 등을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도 구축되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혜민 핀다대표,
더 많은 청년들이 마이데이터 금융창업에 나서야
수많은 신종 직군 간 소통 채널 만드는 HR 매니저 중요해져

‘마이데이터 신금융시대가 가져올 변화와 기회’라는 주제로 두 번째 발표를 맡은 이혜민 핀다 대표(한국핀테크산업협회 부회장)는 ‘데이터3법’가 시행되면, ‘마이데이터’를 활용한 창업이 늘어날 것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마이데이터란 개인이 자신의 정보를 적극적으로 관리·통제하는 것은 물론 이러한 정보를 신용이나 자산관리 등에 능동적으로 활용하는 일련의 과정을 말한다.

이 대표는 마이데이터 신금융시대가 도래하면서 일어난 변화로 △개인 금융기관 이력 통합적으로 확인 가능 △가공분석한 데이터 생성·거래 △맞춤형 금융상품개발 및 추천 △디지털, 초개인화 △신용평가로 대두되는 평가모델의 개발을 꼽았다.

금융환경의 변화가 일어나는 만큼 금융업계의 일자리 지형도 변화한다. 이 대표는 “개인의 데이터를 수집, 가공하고 다시 모델링 해서 또 다른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2016년 기준 5년 후 핀테크 서비스 기업이 2배 많아진다는 전망이 유력해지고 있는 만큼, 많은 청년들이 더 많은 금융 서비스를 창업하고, 적극적으로 일자리 창출에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 대표는 구체적으로 수요가 높은 잡포지션으로 △법률자문 △블록체인개발자 △보안전문개발자 △금융서비스개발자 △사이트릴라이어빌리티엔지니어링(SRE, IT인프라 장애 발생 시에도 운영 중인 애플리케이션을 빠르게 되살리거나 중단되지 않도록 보호하는 실무대응 활동) △데이터사이언티스트, 프로덕트메니저, △HR 매니저 등을 꼽았다.

그는 “신용데이터·상품가입데이터·소득데이터 등 많은 개인 데이터를 다루는 과정에서 이와 관련해 보안에 만전을 기해야 하기 때문에 보안전문개발가자 필요하고, 많은 산업군이 융합되면서(예컨대 IT와 금융) 서로 다른 직군의 사람들을 융합하기 위한 HR 매니저가 필요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서로 다른 기술영역의 종사자들간의 소통 채널을 구축하는 직군이 수많은 창업기업에서 필요하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 이준기 연세대 교수,
기존 생태계 뒤바꾸는 혁신적 대기업이 일자리 만들어
 
종합토론은 정삼영 연세대 정보대학원 교수의 사회로 이뤄졌다. 패널로는 이준기 연세대 정보대학원 교수(전 정보대학원장), 김희석 하나 대체자산운용 대표, 김정은 인하대 교수(블록체인센터 부소장), 정유신 서강대 기술경영대학원장이 참여했다.

한국빅데이터학회장을 지낸 AI 및 빅데이터 전문가인 이준기 교수는 창조적 파괴라는 혁신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사회적 조건으로 ‘수많은 시행착오에 대한 장려’를 꼽았다. 실패를 용인하고 격려하는 풍토가 혁신 기업 창업을 촉진하고, 성공한 혁신 기업이 일자리를 만들어낸다는 주장이다. 동시에, 이용자의 사회적 안정성이 담보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제도적으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현재 일어나는 AI 혁명을 두 가지 형태로 규정했다. 기존 조직이 현존하는 프로세스 안에 AI 기술을 접목해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는 형태 그리고 기존의 프로세스를 타파한 새로운 형태의 기업이 출현하는 형태다.

이 교수는 현재의 AI 기술 발전 과정에서 두 가지 접근법이 병행되어야 하지만, 결국에는 기존의 생태계를 타파한 새로운 형태의 기업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전망했다. 이 교수는 “조직 안에서의 변화는 힘들다”며 “기존의 생태계를 타파하는 새로운 기업의 출연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페이스북, 구글, 아마존처럼 산업의 생태계를 뒤바꿀 기업이 나와야 AI비전은 인간에게 더 많은 일자리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말이다. 

이 교수는 특히 창업환경 조성과 관련해 “성장 가능성을 쉽게 예측할 수 없고, 실패도 많이 따를 것이기 때문에 최대한 많이 시도하고, 실패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금융업은 개인정보 문제 등 사회적 안전망이 뒷받침되어야 하므로 규제 개혁과 관련해서는 완급조절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 김희석 하나대체자산운용대표,
PB 역할 줄어들지만 투자상품 표준화하는 직업 생길 것” 

■ 정유신 서강대 교수,
데이터로 다양한 콘텐츠 만드는 게 유망한 비즈니스 모델
 
김희석 대표는 대체투자회사 대표로서 해당 분야의 인공지능(AI)기술 도입의 필요성에 대해 언급했다. 인공지능 기술의 접목이 금융업계에서 가장 더딘 분야가 대체투자(alternative investment)이지만, 업계의 고질적 문제인 소비자와의 분쟁을 해결하는 데 AI를 도입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고용이 창출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체투자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주식이나 채권 같은 전통적인 투자 상품이 아닌 사모펀드, 부동산, 벤처기업, 원자재, 선박 등에 투자하는 펀드를 뜻한다. 채권보다는 수익률이 높고 주식보다는 위험을 낮춘다는 장점을 갖는다. 

김 대표는 “대체투자는 예금이나 대출상품처럼 표준화되어있지 않기 때문에 데이터 기반 디지털화가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소비자와의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꼭 넘어야 할 산”이라고 답했다.

대체투자는 투자대상이 표준화되어있지 않아 투자의사 결정 시 자산별로 각기 다른 검토가 필요하고, 평가 방식도 다양해 공통된 기준을 도입하기 어려워 투자자로서는 불안한 요소로 작용한다. 이는 PB(Private Banker, 금융포트폴리오전문가)와 투자자 사이 분쟁의 소지가 된다.

김 대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데이터 기반 디지털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간 상품의 유형과 내용에 대해 표준화가 안 되어있어 PB(Private Banker, 금융포트폴리오전문가)가 투자 모든 과정에 관여했지만, 새로운 기술 도입으로 사람이 관여하는 부분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김 대표는“대체투자 상품을 레이팅할 수 있다면 분쟁은 줄어들 것”이라며 “먼저 어떤 데이터를 모아야 하는지부터 판단해야 하고, 데이터를 유형화하는데 우선”이라면서 이 과정에서 새로운 직업군이 생겨날 것으로 봤다. “PB의 역할이 사라질지 모르겠지만, 대신 투자상품을 표준화하는 직업군이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한다”는 전망이다. 

정유신 서강대 기술경영대학원장도 김 대표와 같은 맥락에서 발언을 했다. 정 원장은 “모바일 시대가 열리려면 다양한 정보를 한꺼번에 보여줄 수 있을 때 가능하다”며 “데이터거래소 등장으로 데이터 접근성이 좋아지고, 이를 결합해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면 이것 자체가 또 하나의 비즈니스 모델이 된다”고 말했다.
 
■ 김정은 인하대 교수,
네이버와 카카오가 데이터 밭을 키워야 창업 늘어나  

김정은 인하대 교수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혁신을 주도하는 핵심은 ‘데이터’라고 강조했다. 중국이 세계 디지털 혁신에 미국과 함께 또 다른 축으로 자리할 수 있었던 것은 디지털 결제 상용화를 통한 엄청난 양의 데이터 확보가 밑거름됐다는 분석이다. 중국은 방대한 데이터를 토대로 창업이 이뤄지고, 이들 기업을 통해 또 다른 데이터가 축적되는 선순환구조를 구축하게 됐다는 게 김 교수의 평가이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도 이러한 혁신성장을 위해서는 네이버·카카오 등 선도 기업이 데이터 밭을 잘 일궈나가고, 이를 공유할 수 있도록 문화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데이터 공유로 창업이 더욱 활발해지면 벤처캐피털 투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데이터를 확보한 국가나 기업이 혁신성장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다는 뜻이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는 인구수도 적고, 중국에 비해 데이터 확보 문제에 뒤처지지 않느냐고 얘기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며 “경제가 성장하고 있는 아프리카에 IT강국인 한국의 IT 기술이 진출한다면, 이를 계기로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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