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의 패러다임 전환]④ 현대차 모빌리티 '올라'와 '그랩'등 해외투자 강세, 국내는 신중

김태진 입력 : 2020.03.05 07:12 |   수정 : 2020.03.09 01:10

해외 차량공유및 차량호출 서비스 기업 겨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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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서울 서초구 현대차 본사에서 지난 1월2일 열린 2020년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한국의 주요 대기업들이 4차 산업혁명시대의 ‘비즈니스 패러다임 전환(Paradigm shift)’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기존의 제조업 기반을 고도화시키는 한편 인공지능(AI), 플랫폼비즈니스(Platform business), 모빌리티(Mobility), 시스템반도체 등으로 전선을 급격하게 확대하고 있다. 새로운 먹거리를 선점함으로써 글로벌 공룡기업과의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투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한국대기업 특유의 ‘강력한 총수체제’는 이 같은 대전환을 추동하는 원동력으로 작동하고 있다. 뉴스투데이는 주요 그룹 총수별로 ①패러다임 전환의 현주소, ②해당 기업의 강점과 약점 그리고 ③전환 성공을 위한 과제 등 4개 항목을 분석함으로써 한국경제의 새로운 가능성을 진단하고 정부의 정책적 과제를 제시한다. <편집자 주>


 

 
개인 차량 구매율 하락하고 공유차량 비율은 2040년까지 16%로 상승
 
[뉴스투데이=김태진 기자]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지난해 11월7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모빌리티 이노베이터스 포럼(MIF) 2019' 기조연설에서 “제가 대학원을 다녔던 1995년 이후 샌프란시스코의 가장 큰 변화는 자동차가 소유에서 공유로 바뀌기 시작하는 전환점을 제시했다는 것”이라며 “하지만 차량 소유 개념은 여전하고 새로운 서비스들이 기존의 문제점을 해결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이어 “모빌리티는 그 시작부터 우리 인간을 위해 개발되고 발전돼왔다”며 “현대차그룹은 넓은 인문학적 관점에서 인간 중심의 미래를 위한 새로운 모빌리티를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점 해결을 위해 ‘인간 중심 모빌리티’ 철학을 내세웠다.
 
이같은 정 부회장의 의지는 현대차가 지난해 12월4일 발표한 ‘2025 전략’에도 반영됐다. 2025 전략은 개인화된 콘텐츠'와 서비스 기반의 '지능형 모빌리티 서비스'와 전기차, 수소차와 같이 특화 차량 공급을 지원하는 '지능형 모빌리티 제품'을 양대 축으로 설정했다. 이를 위해 6년간 61조1000억 원의 투자를 단행한다.
 
차량공유와 차량호출 서비스가 대표적인 모빌리티 시장은 성장하고 있다. 특히, 차량공유 서비스가 확산되면서 차량 구매율이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와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자동차 신규 등록은 111만6851대로 전년보다 2.6% 감소했다. 반면, 공유차량을 포함한 법인·사업자 구매 비중은 28.3%로 전년 동기 대비 1.8% 포인트(p) 높아졌다.
 
그로 인해 글로벌 컨설팅업체 삼정KPMG는 2035년부터 완성차 수요가 연평균 4.4%씩 감소하지만 전 세계 공유차량 보유대수가 2040년에는 16%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더불어, 차량공유 시장은 오는 2025년 1970억 달러, 2040년 3조3000억 달러로 상승할 것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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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뉴스투데이 김태진 기자]

 

 
▶시장 현주소◀ 모빌리티 시장 선두주자 '우버', 매출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

 
현대차그룹, 해외에서 '모션 카 셰어' 국내에서 '셔클' 선보여
 
글로벌 모빌리티 산업을 주도하는 ‘우버’(Uber)의 기업가치는 134조 원에 달한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은 차량 공유 사업에 힘입어 40억7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했다. 우버는 음식배달사업 우버이츠와 자율주행차 기술 연구개발로 몸집 불리기에 나서고 있다.
 
현대차 또한 해외 투자와 더불어 지난해 미국 LA에 모빌리티 서비스를 목적으로 ‘모션랩'(MOCEAN Lab)을 설립했다. 최근에는 LA시와 협업해 유니언 역 등 4개 주요 역사에서 아이오닉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기반으로 한 차량공유 서비스 '모션 카 셰어'를 제공하고 있다. 주행시간에 따른 사용료가 시간당 12달러로 우버(약 60달러)의 5분의1 가격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현대차는 국내에서도 모빌리티 서비스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인천 영종도에서 두 달간 수요응답형 버스 ‘아이엠오디’(I-MOD), 지난달 14일부터 서울 은평뉴타운에서 인공지능(AI) 플랫폼이 적용된 차량호출 서비스 ‘셔클’(Shucle)을 선보였다. 특히 셔클은 경로가 유사한 승객을 태워서 함께 이동시키는 것으로, 국내에서 처음 시도되는 모빌리티 서비스다. 하지만 우버와 같은 전면적 서비스가 아니라 제한적 성격이 강하다.

 

▶강점◀ 잠재성 높은 인도·동남아 시장 집중 공략에 나서
 
압도적 주행거리의 전기차 기반 모빌리티, 대기오염 우려 불식 
 
현대차그룹의 첫 번째 장점은 해외 모빌리티 기업에 대한 공격적 투자다. 현대차그룹은 동남아의 최대 차량호출 기업인 싱가포르의 그랩(Grab)에 총 2억7500만 달러, 인도 2위 차량공유 업체인 레브(Revv)에 1230만 달러, 인도의 차량호출 업체인 올라(Ola)에 3억 달러를 투자했다. 현대차그룹이 인도와 동남아 시장에 주력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인도와 동남아시아 시장은 성장 잠재력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자동차 전문 컨설팅 업체인 알릭스파트너스는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동남아 시장의 비중은 지난해 9%였지만 2026년까지 35%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차그룹 또한 인도와 동남아시아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4월 인도 첸나이 공장을 직접 방문했었다. 또한, 지난해 7월 자카르타 대통령궁에서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을 직접 만난 정 부회장은 “인도네시아는 매우 도전적인 시장이다”고 언급하며 협력 방안을 모색한 바 있다.
 
두 번째 장점으로는 모빌리티 산업과 전기차 기술력의 시너지다. 인도와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대기오염 예방을 위해 전기차 산업 지원 정책에 역점을 두고 있다. 지난해 인도 정부는 전기차 세율을 12%에서 5%로, 전기차 충전 서비스 관련 세금은 18%에서 5%로 인하하는 등 전기차 관련 관세를 대폭 축소했다. 인도네시아는 배터리식 전기차 프로그램 촉진법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 부분에서 현대차그룹이 전기차를 앞세워 모빌리티 서비스에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독일 유명 자동차 전문지 아우토모토&슈포트는 현대차 코나EV의 압도적인 주행 거리(1회 충전시 406km)를 높게 평가했다. 종합점수에서도 코나EV(93점)가 BMW의 i3s(84점)를 앞섰다. 더불어 현대차 전기차 판매 증가율은 54.3%로 테슬라(47.4%)와 중국 지리(47.7%)보다도 높다.
 
실제로 그랩은 지난해 1월 싱가포르에서 현대차그룹의 코나EV를 활용한 차량 호출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 현대차그룹과 그랩은 올해 초부터 아이오닉 일레트릭을 활용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지역의 차량 호출 서비스 운영 계획에 있다.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기반 모빌리티 서비스는 대기오염 우려도 해결 가능하다. 참여과학자모임은 승차공유 서비스가 대중교통보다 69% 가량 높은 대기오염을 유발한다고 주장한다. 최근 높아진 환경 문제 인식에 맞춰 현대차그룹은 친환경차인 전기차로 돌파구를 모색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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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왼쪽) 현대차 수석부회장이 인도네시아 조코 위도도 대통령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사진제공=현대차]

 

 
◀약점▶ 현대차, 국내 모빌리티 시장 늦은 출발에 규제도 겹쳐
 
플랫폼 서비스 업체 '모션' 설립 및 '코드42' 투자로 국내 경쟁력 확보에 나서
 
현대차그룹은 활발한 해외 투자에 반해 정작 국내 모빌리티 시장에서는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삼성KPMG의 ‘TaaS(Transportation as a Service) 투자로 본 모빌리티 비즈니스의 미래’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2018년 차량공유 투자금액은 7800만 달러로 15위에 그쳤다. 전년(2000만 달러·9위) 대비 6단계나 하락했다.
 
국내 모빌리티 기업에 대한 투자 규모는 적은 편이다. 그마저도 국내 자동차 1위 기업 현대차그룹의 투자가 아닌 IMM프라이빗에쿼티(PE)가 쏘카에 5700만 달러, 카카오모빌리티가 럭시 인수를 위한 2140만 달러 투자였다. 그로 인해 모바일 앱 분석업체 와이즈앱의 조사에 따르면 카카오T의 지난해 상반기 차량호출 자동결제금액은 340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6% 성장하며 국내 모빌리티 시장을 선점했다.
 
현대차그룹 또한 지난해 12월부터 두 달 간 수요 응답형 버스 ‘아이엠오디’와 지난달 14일부터 차량호출 서비스 ‘셔클’을 뒤늦게 선보였다. 그러나 현대차그룹은 아직 시범 서비스 단계에 있어 차후 국내 시장에서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현대차그룹이 국내 모빌리티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국내 자율주행·모빌리티 스타트업 ‘코드42'(Code 42)에 지난해 4월 20억 원 투자에 이어 기아차 150억 원을 추가해 총 170억 원을 투자햇다. 코드42는 AI·자율주행·모빌리티 기술 개발 전문 업체이며, 현재 도심형 모빌리티 플랫폼 '유모스'(UMOS·Urban Mobility Operating System)를 개발하고 있다.
 
이같은 현대차의 코드42 투자는 지난 ‘2025 전략’에서 밝힌 플랫폼 서비스에서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다짐과 일맥상통한다. 코드42 투자 외에도 지난해 12월 모빌리티 플랫폼 제공 전문기업 ‘모션’ 설립, KST모빌리티에 플랫폼 제공 등을 통해 현대차그룹이 플랫폼 서비스를 기반으로 국내 모빌리티 점유율 확보에 나서고 있다.
 
 
◆ 정부의 정책적 과제=기존이해관계 중재하며 모빌리티 규제 철폐해야
 
글로벌 차량공유서비스 확산 추세에 역행
 
지난해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가 발표한 ‘국제혁신스코어가드’에서 우리나라는 차량공유 부문에서 F등급을 받았다. CTA는 보고서에서 “한국은 차량 공유 금지 같은 공유경제 규제를 철폐해야 이 부분에서의 F등급을 면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우버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워싱턴과 영국에서 합법이고, 인도, 싱가포르 등에서 조건부 허용이 되고 있다. 반면, 개인이 택시 영업 가능한 우버엑스(UberX)는 2013년 한국에 출시했지만 서울시가 자가용을 이용한 택시 운영을 불법으로 규정하면서 2015년 3월 철수했다. 현재 택시호출서비스 ‘우버택시’와 고급택시 ‘우버블랙’이 허용된 규제 내에서 운영 중이다.
 
이외에도 자동차 단기(1년 미만) 대여 서비스업에 대기업 진출을 막는 규제가 있다. 현대차그룹이 KST모빌리티에 플랫폼만 제공해서 셔클을 운영하는 이유다. 또한, 택시 합승 금지 등 여러 모빌리티 서비스 규제가 존재한다.
 
새로운 모빌리티 서비스가 도입될 때면 정부 규제와 항상 함께 나오는 것이 택시업계의 반대 목소리다. 우버엑스 출시 당시 택시 4개 단체의 반대 집회, 심야 버스공유 서비스 ‘콜버스’가 출시된 지 3개월 만에 ‘콜버스 반대 총파업’, 그리고 최근 카풀과 타다 반대 시위까지 꾸준히 기존 산업 종사자들과의 충돌이 있었다.
 
지난달 19일 타다가 무죄 판정을 받으면서 택시업계와의 갈등은 일단락됐지만 정부 역할론은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정부가 기존 산업 종사자들만의 편이 아닌 중재자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로 인해 적절한 규제를 마련해서 소비자 편익 증대와 산업 발전에 이바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도심 모빌리티 구현을 위한 정책 변화’를 주제로 기자 간담회를 개최한 미치 쿠퍼 우버 호주·뉴질랜드 총괄자는 “소비자 관점에서 새로운 교통 편익을 제공하겠다는 목표로 정부, 택시업계와 손잡고 스마트한 규제를 함께 설계하고 발전시켰다”며 글로벌 모범 사례로 선정된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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