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현장에선] 실험쥐 신세 된 '타다' 기사들...실직위기 드라이버 6000명 정부보다 VCNC 원망?

이원갑 입력 : 2020.03.06 12:14 |   수정 : 2020.03.09 04:06

타다 운영사 VCNC(대표 박재욱)는 '베이직 서비스' 포기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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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서울 시내에서 운행 중인 한 '타다' 차량 모습 [사진=뉴스투데이 이원갑]

 

[뉴스투데이=이원갑 기자] 렌터카 방식 유사택시 모빌리티 서비스 타다(TADA)의 운전 근로자들이 ‘혁신 실험’의 희생양이 될 위기에 처했다. 관련법이 바뀌고 서비스가 중단되면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게 되기 때문이다. 일선 현장에서는 사전 예고도, 고용 대책도 없어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일명 ‘타다 금지법’)은 지난 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하면서 6일 본회의 표결만을 앞두고 있다. 이 법이 가결되면 타다 운영사 VCNC(대표 박재욱)와 모기업 쏘카(대표 이재웅)는 두 개의 선택지를 가진다.

 

하나는 돈을 내고 지금의 영업을 계속하는 것으로 대당 6500만원에서 8000만원선으로 추정되는 택시면허를 구입하거나, 법인택시 회사를 통째로 사거나, 추후 정해질 기여금을 출연하는 방식이다.

 

4일 박재욱 VCNC 대표가 선택한 다른 선택지는 돈을 내지 않고 영업 범위를 공항과 항만으로 제한하고 최소 운행시간 6시간을 적용하는 쪽이다. 이날 그는 입장문에서 개정안이 최종적으로 국회에서 가결될 경우 ‘타다 베이직’ 서비스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기사 딸린 렌터카 서비스를 제공하는 타다의 대표상품을 포기하겠다는 입장이다.

 

사실상 타다를 대표하는 서비스 ‘타다 베이직’이 중단되면 1만 2000여 명의 타다 드라이버 대기인력, 최소한의 실근무자에 해당하는 6000명이 일자리 잃게 된다. 이 문제와 관련해 정부와 국회는 묵묵부답, 사측인 쏘카와 VCNC의 대표들은 사회관계망(SNS)으로 ‘미안하다’라고 밝혔으며 고용 관련 대책은 나와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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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서울 시내에서 운행 중인 한 '타다' 차량 모습 [사진=뉴스투데이 이원갑]

 

기자가 두 차례 타다 서비스 이용해보니, 드라이버들은 '분노와 좌절'

 

드라이버 A씨, 타다 운영사의 '불통'거론하면 분통 터뜨려

 

"코로나 19 감차나 수당 감축을 일방적으로 통보"

 

현장 근로자들은 갑작스런 변화에 당황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사실상의 사측인 VCNC에게서도, 일단 서류상 이들의 고용주인 인력 파견업체들로부터도 ‘타다 금지법’ 관련 공지를 한 건도 받지 못했다고 했다. 다른 일자리도 찾지 못한 상황으로 직종 변경도 고려하고 있는 분위기였다. 기자는 지난 5일 두 차례 타다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드라이버들의 고민을 들어봤다. 그들의 심경은 '분노와 좌절'이라는 단어로 요약할 수 있었다.

 

다른 운수업에 종사하다 타다로 넘어온 전업 ‘타다 베이직’ 드라이버 A씨는 고용주 VCNC의 ‘불통’을 문제삼았다. 회사가 근로자들과의 소통 없이 눈 앞에 닥친 상황에 와서야 결정사항을 통보하는 게 관행이었고, 이번에 불거진 서비스 중단 문제에 근로자들이 미리 대응하지 못하게 된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는 얘기다.

 

A씨는 회사 측이 타다 금지법과 관련해 언질이 없었느냐는 질문에 “전혀 없었다”라며 “어제 갑자기 저희 타다 대표가 없앤다고, 서비스를 중지한다고 했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글쎄, (VCNC가) 저희한테 일절 뭐 알려주는 거나 공지해주는 건 전혀 없었다”라며 “매사 그렇게 하고 있다. 코로나 때문에 감차하는 것도 이틀 전에 알려주더라”라고 말했다.

 

또 “수당도 자기들 마음대로 잘랐다. 저희가 휴게시간을 안 쓰면 1만 원의 수당이 있었는데 돈이 아까우니까 무급 휴게시간으로 일방적으로 바꿔버렸다”라며 “심지어 없앤다고 얘기도 안 해주고 월급날 자르겠다고 알려주더라”라고 덧붙였다. '타다 금지법'을 시행하려는 정부와 국회에 칼을 겨누기보다는 회사측의 무성의함을 지적한 것이다.

 

 

교육업 종사했던 드라이버 B씨, "회사측에서 어떤 공지도 받은 적 없어 황당"

 

과거 교육업에 종사했던 전업 타다 드라이버 B씨도 타다 금지법과 관련해 종전까지 회사로부터 어떠한 공지도 받은 적이 없다고 답했다. 타다 소속 기사들의 운행업무를 정치권의 결정 때문에 하루 아침에 중단토록 하는 조치에도 황당해했다.

 

이와 관련 B씨는 “오늘 발표가 올라와 가지고 저희도 어떻게 되는지 모르겠다. 솔직히 없어지지는 않을 것 같았다”라며 “지금 (타다 운행 차량이) 1000대가 넘는데, 그걸 다 어떻게 할 건지, 사전 통보는 전혀 없고 갑자기 결정이 이렇게 나다 보니까 저희도 (어찌 할 바를) 잘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향후 재취업 대책 없어 막막…‘타다는 편법’ 주장에는 공감

 

타다 금지법이 국회를 통과하면 발효까지는 1년, 이후 계도기간은 6개월이다. 근로자들은 최장 1년 6개월 안에 택시기사 자격을 얻어 제도권 안으로 편입되거나 아예 다른 직종을 찾아봐야 한다. 그마저도 VCNC측이 서비스 중단을 앞당기면 그만큼 새 ‘밥벌이’를 할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

 

현장의 근로자들은 갑작스런 서비스 중단 예고에 아직까지 이직 또는 전직 준비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있었다. 동시에 “어쩔 수 없다”, “어쨌든 먹고 살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체념하는 기색도 드러냈다.

 

A씨는 타다 베이직 서비스가 중단되면 재취업 대책이 있느냐는 질문에 “없다. 전혀 없다. 이제 말 그대로 진짜 답이 없다”라고 혀를 내둘렀다.

 

그러면서 “저 같은 경우에는 원래 운전이나 이런 걸 했고 나이도 아직까지는 젊은 편이라 괜찮은데 연세 있으시고 가장인 분들이 이제 난리 났다”라며 “그런데 또 이러려고 프리랜서로 쓰는 거니까, 자기들도 뭘 어떻게 하겠나. 필요할 때 자르는 것”이라고 체념하는 기색을 드러냈다.

 

B씨도 마찬가지로 “(재취업 계획은) 모르겠다. 자영업도 안되고, 중소기업도 간판 닫고(문 닫고), 그러면 이런 서비스직도 안되고, 그럼 뭘 해서 먹고살아야 하나?”라며 “당장의 생계나 이런 건 뭘 해서든지 먹고살 수는 있을 것이다. 어쨌든 살기는 살아야 한다”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그렇게 먹고는 살 건데 이런 식이면 사람들의 (정권 교체에 대한) 욕구가 커지게 될 것”이라며 “왜냐면 이렇게는 못 살겠다 생각해서 뭐가 문제였는지를 생각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국토교통부 등 정부 당국의 ‘오락가락’ 입장도 문제삼으면서 “그것보다도, 금방 시작하고 허가를 내 줄 때는 언제고 금방 또 이렇게 다 때려치게 할 수도 있는 게, 우리나라 정부가 이러지는 않았던 것 같다”라며 “도대체 요즘에는 정도가 없다”라고 비판했다.

 

다만 이들은 타다가 렌터카 제도의 허점을 이용해 편법 영업을 하고, 이를 시정해야 한다는 법 개정안의 취지에 대해서는 공감하고 있었다.


A씨는 “정부와 여당이 타다를 없앤다고 난리치는 데 어느 정도 수긍은 한다”라며 “왜냐면 남들은 저 노란 (택시) 번호판 하나에 (면허 거래 비용이) 8000만원 정도 하니까, 사실 법의 허점을 파고들어서 영업을 한다고 쳐도 좀 보기 안 좋다”라고 말했다.


B씨 역시 “기존 택시 면허를 다 부정할 수는 없는 것이더라. 1억원에서 떨어진 게 5000만원에서 7000만원이라고 그러더라”라며 “돈을 좀 내는 게 맞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쏘카(VCNC 모기업) 입장에서는 도대체 왜 못하게 하는 거냐고 할 텐데 실질적으로 얘기를 들어 보면 기존의 질서를 무시하고서 새로운 질서가 정립될 수는 없을 것 같다”라고 의견을 냈다.


한편, 지난 5일 국회 본회의가 파행을 빚으면서 표결에 부쳐지지 못한 여객자동차법 개정안은 6일 오후 4시 재개되기로 한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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