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 크리에이터 혁명 (15)] 폐광지를 놀면서 일하는 공간으로…태백 무브노드

염보연 기자 입력 : 2020.03.26 05:12 |   수정 : 2020.03.27 10:51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밴드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 프린터
  • 이메일
  • 스크랩
  • 글자크게
  • 글자작게

대한민국이 극복해야 할 최우선 과제 중 하나는 갈수록 심화되는 수도권과 지방, 대기업과 중소 상공인, 자영업자간의 격차 문제다. 이런 가운데 주목되는 것이 지역에서 시도되고 있는 창조도시 혁명이다. 지난 20년 간 지역발전에 의미있는 성과를 꼽자면 서울 강북과 지역도시 골목상권, 제주 지역산업(화장품,IT) 강원 지역산업(커피, 서핑)이다. 그 주역은 창의적인 소상공인으로 자생적으로 지역의 문화와 특색을 살리고 개척해서 지역의 발전시켰다. 이제, 이들 ‘로컬 크리에이터(Local Creator)’가 지역의 미래이자 희망으로 부각되고 있다. 각각의 지역이 창조도시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로컬 크리에이터의 육성과 활약이 필수적이다. 뉴스투데이는 2020년 연중 기획으로 지난 2015년 네이버가 만든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가 주도하는 로컬 크리에이터 혁명의 현장을 찾아 보도한다. <편집자 주>

 

11.JPG
김신애 무브노드 대표 [사진제공=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

 

■ 로컬과 디지털 노마드 위한 공간 만든 김신애 대표
 
[뉴스투데이=염보연 기자] 무브노드는 강원도 태백에 있는 코워킹 스페이스(co-working space)다. 코워킹 스페이스란 일종의 공유 사무실로 쾌적하고 자유로운 공간에서 일할 수 있는 협업공간을 말한다.
 
태백은 6~70년대 석탄 채굴로 번성했지만, 석탄산업이 시들해지면서 함께 쇠퇴했다. 행정구역 상 시이지만 인구가 4만 명밖에 되지 않아 존폐의 위기에 처해있다.
 
김신애 대표는 태백에서 나고 자랐다. 폐광이 많아져 사람들이 하나 둘 떠나고 있었다. 초등학생 무렵 그림에 소질을 보였지만, 그림을 배우고 싶어도 배울 곳이 없을 정도로 환경이 척박했다.
 
그러다 대학에 가며 태백을 떠났고, 졸업후 게임 개발자로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했다. 하지만 종종 문화적 인프라가 넘쳐나는 서울에서 자란 친구들과 격차를 느꼈다. 경쟁 속에서 조연으로 밀려나기 일쑤인 생활을 하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왜 굳이 서울에 있는 걸까?”
 
김 대표는 노트북만 있으면 어디서든 일을 할 수 있는 디지털 노마드다. 결국 태백으로 돌아가기로 마음먹었다. 2017년 폐광지 공간활용 청년창업 사업에 대한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의 공모에 지원했고 최종 선정됐다. 주식회사 널티를 설립하고 폐광지역의 오래된 건물을 리모델링하여 무브노드를 차렸다.
 
12.jpg
[사진제공=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
13.jpg
[사진제공=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

 

무브노드 내부는 크리에이티브하고 힙한 분위기로 꾸며졌으며 안락한 작업공간은 물론 보드게임 등이 비치된 모임용 공간도 있다. 디지털 노마드는 물론, 태백 지역 청년들과 예술가들도 이곳에 모여든다.
 
단기 거주공간 제공이나 공간대관을 하지만 행사기획 등 지역주민을 위한 문화?교육관련 프로젝트도 진행한다. 문화적 혜택을 전혀 받지 못했던 어려움을 알기에 지역 청년들에게 소소하지만 다양한 문화경험을 접할 기회를 주고 싶기 때문이다.
 
무브노드는 지역 문화를 위한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최근에는 도시화사 (都市?師, 도시를 그리는 사람들)라는 프로젝트를 2월부터 실시했다. 태백의 유원지나 아파트 단지를 관찰하고 그리면서 지역을 새롭게 볼 수 있는 눈을 함께 공유하고자 했다. 그림을 전혀 모르는 사람도 그리는 법을 가르쳐서 함께 나선다.
 
김 대표는 태백만의 콘텐츠로 ‘역사성’을 꼽는다. 근대 산업구조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가 내리막길을 걸은 역사, 그 과정을 겪은 주민들 개개인의 생각과 기억을 매력적이고 특별한 콘텐츠로 여긴다. 때문에 지역 문화나 분위기를 바꾸기보다는 주민과 다양한 분야의 크리에이터들이 만나서 생활 속 문화가 콘텐츠화 되기를 바란다.
 
도시재생뉴딜사업에도 두 차례 참여했다. 도시재생뉴딜사업은 재건축이나 재개발과 같이 동네를 완전히 철거하는 도시 정비사업과 다르다. 기존 도시 모습을 유지하면서 환경을 개선하고 역사와 문화 복원 등 전체적으로 도시를 재건한다. 김 대표가 추구하는 가치관과 무척 비슷하다.
 
장성마을에 도시재생디자인이 들어오면 어떻게 변화할지 그려보는 로컬로드 디자인, 태백 최초 아파트인 화광아파트가 철거되기 전 모습을 사진에 담은 ‘화광아파트X찰칵원정대’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14.JPG
진열된 책들을 보고 있는 김신애 대표[사진제공=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

 

김 대표는 무브노드를 중심으로 책방, 미술관을 연결하는 로컬 콘텐츠를 기획했다. 공간은 완성했고, 올해부터 책방과 미술관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계획을 실행한다.
 
무브노드에 숙박 가능한 공간을 만드는 것도 준비 중이다. 코리빙(Co-Living)을 시도해볼 생각이다. 코리빙은 주거 공간을 여러 임차인이 공유하는 것을 말한다. 방이 2개여서 두 사람 정도만 살 수 있지만, 일하면서 살아가는 것에 대한 구조를 실험해볼 생각이다.
 
로컬콘텐츠를 만들면서 게임 개발자로 일한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됐다. 게임이 가지고 있는 요소 중 목표를 세우고 도달하는 구조가 지역사회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과 닮았기 때문이다. 또 기획자, 그래픽 디자이너, 개발자 등 많은 사람들과 일했던 경험은 다른 사람과 서로 다름을 이해하고 소통하는 힘이 된다.
 
김 대표는 지역문화에서 공동체적 특성을 강조한다. “제가 이곳에서 계속해서 재밌게 살았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저를 지켜주는 대상과 그 대상을 지켜주는 제가 있어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관계망이 여기에서의 삶을 지탱하는 힘”이라고 말했다.
 
15.jpg
[사진제공=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

 

<취재 및 자료협조=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 / 모종린 박민아 강예나 연구보고서 ‘The Local Creato’>
 

 

BEST 뉴스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로컬 크리에이터 혁명 (15)] 폐광지를 놀면서 일하는 공간으로…태백 무브노드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

주요기업 채용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