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의 삼성전자가 주도하는 ‘사업보국’ DNA, 경쟁자 애플에겐 없다

오세은 기자 입력 : 2020.03.25 17:21 |   수정 : 2020.03.26 16:59

이재용은 동시다발적 지원책으로 '사회적 책임' 수행에 역점/팀 쿡은 '애플 구성원'의 경제적 안정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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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오세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글로벌 기업들이 전례 없는 경영위기에 봉착한 가운데,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삼성전자의 행보가 주목되고 있다. 총수인 이재용 부회장은 개별기업의 위기대응을 넘어서는 국가적 차원의 협력과 희망 제시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는 경쟁기업인 미국의 애플사나 그 최고경영자(CEO)인 팀 쿡이 시장논리에 충실한 대응전략을 펴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경쟁사인 애플은 팀 쿡은 미국과 유럽지역에 코로나19가 확산하는 과정에서 재택근무를 하는 파트타임 직원들에게 평소와 동일한 임금을 지원하는 것과 같은 실무적인 메시지 전달에 주력하고 있다. 애플이라는 글로벌 공룡 기업의 구성원들은 경제적으로 '안전'하다는 점을 강조하는 태도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과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사진제공=삼성전자, 연합뉴스] 640.png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사진제공=삼성전자, 연합뉴스]

 

협력사 경영안정 자금 2조 6000억원 지원, 마스크 긴급입수해 무상지원

 

그러나 삼성은 다르다. 코로나19 국내 확진자 수가 급격히 증가하기 전인 지난달 초, 중국 현지 공장으로부터의 부품 수급에 애로를 겪고 있는 협력회사의 경영 안정을 위해 2조6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당시만해도 미국, 유럽등은 코로나19확진자가 적어 글로벌 차원의 위기 의식은 낮을 때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제적으로 중소기업 및 협력업체와의 상생계획을 선제적으로 발표한 셈이다. 구체적으로 삼성은 상생펀드와 물대지원펀드 등 상생 프로그램과 연계해 1조원의 운영자금을 무이자·저금리로 대출 지원하고, 1조6000억원 규모의 2월 물품 대금을 조기에 지급했다.

 

지난 24일에는 지속되는 마스크 부족을 조금이나마 해소하기 위해 국내 마스크 제조기업 생산량 증대를 지원하고, 해외에서 확보한 마스크 33만개를 지역사회에 기부했다. 기부한 마스크 33만장 중 28만장은 삼성의 주요 계열사 해외지사의 법인을 활용해 확보한 것이며, 5만장은 삼성전자의 중국 고객사로부터 기증받은 것이다.
 
삼성은 마스크 기부와 더불어 중소벤처기업부와 중소기업중앙회를 통해 추천받은 국내 마스크 제조업체 3곳(E&W, 에버그린, 레스택)이 마스크 생산량을 높일 수 있도록 제조전문가들을 지난 3일부터 파견했다. 파견된 삼성 직원들은 제조공정 개선과 기술 전수 등을 지원하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마스크 생산에 필요한 금형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일부 제조사에는 직접 금형을 제작해 지원하기도 했다. 해외에 금형을 발주할 경우 수급에만 최소 1개월 이상이 소요되나, 삼성은 광주에 위치한 삼성전자 정밀금형개발센터에서 금형을 7일 만에 제작해 제공했다. 이에 삼성의 지원을 받은 마스크 제조사 화진산업(전라남도 장성군)은 기존 마스크 일일 생산량 4만개에서 10만개로 크게 늘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시장대응의 삼성 행보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 마스크 핵심 원자재 수입과정 지원, 구호성금  300억원 지원, 온누리 상품권 300억원 등 동시다발적 조치
 
삼성은 정부가 마스크 핵심 원자재인 필터용 부직포, ‘멜트 블로운’를 수입하는 과정에도 선제적으로 나서 수입 절차를 대폭 축소시켰다. 지난 20일 정부는 멜트 블로운 필터 53톤을 해외에서 수입했는데, 이 과정에서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이 해외 지법인을 통해 계약을 대행해 통상 6개월 이상이 걸리는 수입 절차가 1개월 이내로 단축됐다.
 
정부가 수입한 멜트 블로운 필터 53톤은 마스크를 최대 5300만장을 만들 수 있는 양이다. 국내 마스크 공급 부족의 주요 원인을 빠르게 해결할 수 있는데 실질적인 도움을 준 것이다.
 
이 이에도 삼성은 지난 달 26일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구호성금과 구호물품 등 300억원 긴급 지원을 발표했다. 지난 달 13일에는 졸업·입학식 취소로 어려움에 처한 화훼농가의 활성화 위한 온누리상품권 300억원 구입을 결정했다.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으로 경제 직격탄을 입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중소기업 등에 실질적인 도움을 줌으로써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는 것이다.

 

■ 이재용 부회장의 위기 대응 방식, 노블레스 오블리지와 구별되는 사업보국 DNA

 

이재용 팀쿡 코로나19 팬데믹 발언 600 png 최종 수정본.png
[표=뉴스투데이]

 

이 부회장과 팀 쿡이 위기 국면에서 송출하는 메시지의 성격이 전혀 다른 것도 눈길을 끈다. 이 부회장은 삼성그룹 창업자이자 조부인 고(故) 이병철 회장의 경영철학인 ‘사업보국(事業報國)’에 초점을 맞춰 대응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 2일 “국민의 성원으로 성장한 삼성은 지금과 같은 때에 마땅히 우리 사회와 같이 나누고 함께 해야 한다”며 “이번 일로 고통받거나 위기 극복에 헌신하는 분들을 위해 미력하나마 모든 노력을 다하자”라고 말했다. 사업보국을 삼성이 취해야 할 위기극복 전략의 핵심으로 제시한 것이다.

 

위기를 기회로 삼아 삼성그룹의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로 삼자는 당부를 하면서도 궁극적 목표로 '국민'을 언급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25일 차세대 미래기술 전략 점검차 삼성종합기술원을 찾은 자리에서도 “어렵고 힘들 때일수록 미래를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며 “국민의 성원에 우리가 보답할 수 있는 길은 혁신이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팀 쿡이 발신한 사회적 책임 관련 메시지는 없다. 그는 지난 22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미국과 유럽 의료 종사자들에게 수백만 개의 마스크를 기부하겠다고 밝히면서도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사실 관계만 밝힌 것이다. 쿡 CEO는 지난 8일  "9일부터 13일까지 재택근무를 권장한다"는 메모를 임직원들에게 발송하면서도 시장논리에 충실했다. 그는 “가능하다면 원격 근무를 해달라”며 “지금은 전례 업속 도전적인 순간이다. 애플은 재택근무를 시행하지만, 정규직 근무자가 아닌 파트타임 근무자에게도 평소와 똑같이 급여를 지급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인류 전체를 공포로 몰고가고 있는 대위기에 직면해 보여준 것은 서구식의 노블레스 오블리지와는 구별되는 개념"이라면서 "국민과 국가의 도움으로 사업을 일으킨 기업은 그 성과를 돌려줌으로써 은혜에 보답해야 한다는 사업보국의 정신이 깔려 있는 것"이라고 논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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