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 '대기업 꿈'도 못꾸는 16학번과 '집돌이'된 20학번, 비운의 코로나세대

안서진 기자 입력 : 2020.05.17 05:15 |   수정 : 2020.05.18 08:33

코로나 19로 '캠퍼스의 봄' 경험 못한 20학번, 좁아진 취업 시장에 강제 백수된 16학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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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안서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확산으로 인해  대학가에는 두 종류의 '비운의 세대'가 떠오르고 있다. 20학번 새내기들과 16학번 졸업생들이 그들이다. 

 
1학기 수업을 전면 온라인 강의로 전환하는 대학교가 늘어남에 따라 당분간 캠퍼스 생활을 포기해야 하는 새내기들은 울상이다. 그들에게 '캠퍼스의 봄'은 아직  경험하지 못한 풍경이다. 16학번은 졸업했지만 갈 곳이 없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영난에 사회적 거리두기 요구가 겹치면서 대부분 채용계획 자체가 취소되거나 무기연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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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캠퍼스 생활을 포기해야 하는 20학번 새내기들과 졸업은 했지만 취업할 곳이 줄어든 16학번이 코로나로 인한 '비운의 세대'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불쌍한' 20학번, MT도 축제도 몰라요 / 대학 신입생은 '집돌이'와 '집순이'의 대명사
 
올해 서울 소재 대학교에 입학한 20학번 A씨는 “선배 동기들과 함께할 ‘3월의 캠퍼스’를 생각하면서 힘들게 재수까지 해 올해 드디어 원하는 대학교에 합격했다”면서 “그런데 5월이 된 지금까지도 학교 캠퍼스 구경은커녕 집에서 온종일 과제만 하고 있다”며 허탈한 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대학생활의 꽃은 축제라고 하는데 축제는 커녕 대학주변 지리도 아직 잘 모른다"고 토로했다. 대학 신입생들은 전형적인 '집순이'와 '집돌이'로 전락했다는 푸념이다.
 
또 다른 20학번 B씨는 “원래는 개강 전부터 선배들과 만나 같이 캠퍼스 투어도 하고 수강 신청 안내도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 별도로 운영됐다고 하는데 올해는 모든 안내가 동영상으로 대체되면서 교류의 장이 완전히 사라졌다”며 “아직 선배들 얼굴은 물론 동기들 얼굴도 제대로 몰라서 내가 대학교에 입학한 게 맞나 싶기도 하다”고 토로했다.
 
신입생들은 정부 조치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면서도 아쉽다는 반응이다. 이미 1학년 시절을 보낸 재학생들은 새내기들이 안타깝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새내기 때만 누릴 수 있는 각종 행사나 인간관계 등 모든 것들이 시작하기도 전에 끝나버렸기 때문이다.
 
15학번 C씨는 “새내기 때는 선배들이랑 ‘밥약’(밥 약속)을 잡으면서 대학생활에 대한 이런저런 질문을 하기도 하고 오리엔테이션이나 MT, 체육대회 등과 같은 행사를 통해 친목을 다지는 시기인데 20학번 새내기들은 제대로 된 새내기 생활을 누리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시내 모대학 19학번 D씨는 "올해 초 1학년 신입생을 대상으로 학생회 간부 신입멤버를 뽑는데 화상채팅으로 뽑았고 아직 한 번도 만나지는 못했다"면서 "논의할 일이 있으면 단체 카톡방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해에만 해도 학생회 간부로 들어오면 다양한 행사를 준비하고 학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밤 늦게까지 술자리가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언제 신입생 환영회를 해야 할지 일정도 잡지 못한 상태이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 신입생들은 밤늦게까지 진행되는 모임 때문에 부모님과 다투는 일을 상상도 못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 졸업식 없이 졸업한 16학번, 대학생에서 백수로 직행 / 연초에 합격통보 받았는데 이후 소식두절
올해 2월 졸업한 16학번도 코로나19로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졸업식 없는 졸업을 한 16학번을 기다리는 것은 좁아진 취업 시장이다. 코로나19로 경영난에 처한 기업들이 신규 채용을 줄이면서 청년층의 취업 문이 더 좁아진 탓이다.

실제로 고용노동부가 지난 11일 발표한 ‘고용행정 통계로 본 4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29세 이하 고용보험 가입자는 지난해 4월보다 4만7000명, 30대는 5만7000명 감소했다. 특히 사회 초년생인 20대는 올해 3월 들어 지난해 같은 달 대비 1만7000명 감소하는 등 고용 충격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2월 졸업한 16학번 E씨는 “코로나19로 졸업식이 없어졌을 때도 4년의 대학 생활을 제대로 마무리 짓지 못하는 것 같아서 속상했는데 코로나19로 상반기 채용마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아 강제 백수 생활을 하고 있다”고 한숨을 내뱉었다.

또 다른 16학번 F씨는 “2월 졸업전 한 회사에 합격했는데 코로나로 입사가 조금 밀린 상황이었다”며 “그런데 2월 입사가 2월 말, 3월, 4월까지 밀리더니 지금은 연락조차 없어 새로운 일자리를 다시 구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하반기에는 꽁꽁 얼어붙어 있는 채용 시장이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이지만 그마저도 또 다른 걱정거리다. 그동안 미뤄진 채용으로 인해 취업준비생들이 몰려들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기 때문이다.

16학번 G씨는 “올해 상반기 공채가 거의 뜨지 않았기 때문에 아마도 코로나19가 잠잠해지는 하반기에 신입 공채가 많이 열릴 것 같다”며 “다만 그동안 미뤄진 채용 일정으로 하반기에는 경쟁률이 전보다 2배 이상으로 높아질 것 같아 두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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