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현지르포③] 코로나가 남긴 유산, 아마존 테슬라 등 원격근무 둘러싼 노사갈등과 상업용오피스 공실 뇌관

정승원 기자 입력 : 2023.05.21 21:49 ㅣ 수정 : 2023.05.21 21:52

테슬라 아마존 JP모건 등 미국 대기업들 코로나 종료와 함께 직원들에게 사무실 복귀 명령, 코로나 기간 중 회사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이사한 직원들은 회사복귀 명령에 이직 등 고민하는 사례도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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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회사들이 몰려 있는 샌프란시스코 상업지구. [캘리포니아=정승원기자]

 

 

[캘리포니아=뉴스투데이 정승원기자] “코로나 기간 중 원격근무에 익숙해진 사람들이 엔데믹과 함께 회사복귀 명령을 받고 이직을 고민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원격근무 기간 중 회사에서 아주 멀리 떨어진 곳에 집을 얻은 사람들이 주로 이런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됩니다.”(아마존 4년차 그레이스 리)

 

코로나가 남긴 유산 중 가장 큰 것은 원격근무에 대한 미국 직장인들의 선호현상이다. 수년간 회사 사무실이 아닌, 자택에서 근무하는 것에 익숙해진 사람들이 이제는 회사에 출근해서 일하는 것이 오히려 낯설고 현장복귀 문제를 놓고 회사와 갈등을 빚고 있다.

 

엔데믹과 함께 미국 회사들 중에는 직원들에게 현장복귀를 명령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대표적인 회사가 테슬라다. CNN등 외신에 따르면 워커홀릭을 유명한 일론 머스크 CEO는 올해 “사무실에서 나와서 일하라”고 직원들에게 현장복귀를 지시했다. 원격근무가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이유 때문이다.

 

머스크는 심지어 “화이트칼라 직원들의 원격근무 요구는 비도덕적인 주장”이라고 원격근무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냈다.

 

JP모건은행도 원격근무를 종료하고 직원들에게 현장복귀를 지시했다. 월가 황제로 불리는 제이미 다이먼 회장은 지난 4월 “상위 매니저들은 주 5일 사무실로 출근하고, 일반 직원들도 3일 이상은 출근해야 한다”고 현장복귀를 주문했다.

 

기업들이 직원들에게 현장복귀를 명령하는 이유는 다시 코로나 이전 근무시스템으로 돌아가 생산성을 높이려는 욕구 때문이다. 코로나 기간중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이 원격근무를 할 수밖에 없었지만 코로나가 끝난 마당에 더 이상 회사가 아닌 곳에서 일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도 이미 지난 2월부터 직원들에게 사무실 근무를 촉구했다. 앤디 재시 아마존 CEO는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1주일에 3일 이상 사무실에서 시간을 보내라”고 지시한데 이어 5월부터 이같은 원칙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기업들이 앞다퉈 사무실 복귀를 서두르는 것과 달리, 직원들은 셈법이 복잡해졌다. 코로나 기간 중 자녀교육, 집값 등을 이유로 회사에서 4~5시간, 혹은 그이상 멀리 떨어진 곳에 집을 구한 사람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사무실로 복귀하려면 회사 근처에 집을 새로 구해야 하는 등 일이 단순하지 않다.

 

아마존에서 4년차로 일하는 한국계 미국인 그레이스 리씨는 “코로나 기간 중 LA에 새로 집을 마련했다”면서 “본사가 있는 시애틀로 출근하려면 다시 이사를 가야하는데, 집를 매매하고 자녀들의 학교를 새로 알아보는 일이 말처럼 쉽지 않아 이직을 고민중”이라고 말했다.

 

동남부 끝 마이애미에 있는 회사에서 일하는 김희주씨의 경우는 사정이 더 복잡하다. 코로나 기간 중 남편과 상의해서 샌프란시스코로 이주했기 때문이다. 샌프란시스코에서 걸프코스트까지는 비행기로도 6시간이 걸리는 거리다.

 

김씨는 “아직까지 본격적인 사무실 복귀를 지시받지는 않았지만 회사는 조만간 전직원들에게 사무실 복귀를 지시할 예정이어서 샌프란시스코 인근에 있는 회사를 알아보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대기업과 달리, 중소규모 기업들은 코로나 기간 중 원격근무에 맞춰 사무실을 축소했는데, 엔데믹과 함께 새로 사무공간을 마련하는 일도 만만치 않다. 샌프란시스코의 경우 세입자를 구하지 못한 상업용부동산이 시내 곳곳에 많이 있다.

 

주로 한인들을 상대로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제임스 김(가명)씨는 “코로나 기간 중 비용절감을 위해 사무실 공간을 축소한 한인기업들이 많다”며 “비단 한인뿐만 아니라 미국 중소규모 기업들도 사정이 다르지 않아 샌프란시스코, LA 등의 경우 시내 상업용 오피스빌딩은 아직 공실률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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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포드대학이 있는 팔로 알토 거리. [캘리포니아=정승원기자]

 

 

오피스빌딩의 공실률은 지역 중소은행들에게는 최대 불안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빌딩임대업자에게 대출해준 돈이 많은데, 공실률이 높다는 것은 부실대출로 이어질 공산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잇딴 금리인상으로 이자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것도 임대업자들에게는 악재다.

 

제임스 김씨는 “공실률이 높아지면서 일부 임대업자들이 오피스텔을 주거용으로 전환해서 위기를 돌파하려는 움직임도 있지만 쉬운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새크라멘토주립대 마이클 프라셋 교수는 “상업용 오피스 부문에서 부실대출 문제가 터진다면 이는 중소은행들을 압박하는 새로운 위험요소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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