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특집: 끝나지 않은 마운트곡스 해킹 악몽]③ 비트코인 시장에 풀릴 때마다 투자자들 가슴 철렁

정우필 입력 : 2018.05.25 01:34 ㅣ 수정 : 2018.05.25 0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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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년 파산신청 당시 마크 카펠레스 전 마운트곡스 CEO. ⓒANN


가상화폐 역사상 최악의 해킹사건으로 기록되고 있는 일본 마운트곡스(mt.gox) 거래소 해킹사건이 일어난 지 4년이 넘었지만 마운트곡스 사건은 여전히 끝나지 않은 현재진행형이다. 당시 도난당한 비트코인에 대한 추적이 진행중이고, 파산과정에서 남은 막대한 비트코인 처분문제가 아직도 가상화폐 시장을 짓누르고 있기 때문이다. 풀리지 않는 마운트곡스 해킹사건의 미스터리와 사건 이후 지금까지의 진행과정 등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뉴스투데이=정우필/송은호기자) 2014년 고객이 맡긴 것과 자체보유중이던 비트코인 85만개를 도난당한 마운트곡스는 도쿄지방법원에 파산을 신청했다. 파산신청 이후 파산관재인이 선임됐고 사라졌다고 여겨졌던 비트코인 중 20만개를 찾아냈다. 비트코인캐시도 상당량 남아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마운트곡스 비트코인 도난사건이 발생한 지 올해로 4년이 넘었고 마운트곡스는 이미 역사 속으로 사라졌지만 마운트곡스는 여전히 시장에서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마운트곡스가 보유중인 20만개의 비트코인이 가상화폐 시세를 쥐락펴락하는 고래(가상화폐의 큰손)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도난 당시 500달러 수준에서 7500달러로 15배 오른 비트코인= 2014년 도난사건 때 피해금액은 4억7300만달러로 추정됐다. 당시 비트코인 가격이 550달러 수준에서 움직였기 때문에 이를 근거로 산출한 금액이다.

하지만 이후 비트코인은 가격이 급등해 한때 2만달러에 육박하기도 했다. 만약 85만개를 최고가로 계산한다면 170억달러(18조4000억원)에 달해 결코 깨지지 않을 사상 최대규모 해킹피해사건으로 남을 것이다.

비트코인 가격은 최고가에 비해 많이 내렸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7500달러(25일 기준) 수준이다. 도난 당시와 비교하면 15배다. 마운트곡스가 찾아낸 비트코인 20만개는 시세로 따지면 15억달러 규모다.

도쿄지방법원은 피해금액을 변제하기 위해 지난해 7월부터 파산관재인에게 마운트곡스가 보유중인 비트코인의 매각을 허용했다.

마운트곡스 파산관재인을 맡고 있는 고바야시 노부아키 변호사는 시장에서 고래라 불리는 큰손이다. 이미 보유중이던 4억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을 팔았고 지난 4월에도 1억4400만달러 상당의 비트코인 1만6000개를 다른 지갑에 옮겨 시장에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마운트곡스에는 아직도 16만5000개의 비트코인이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액으로 따지면 12억3700만달러어치다. 비트코인캐시도 1억5000만달러 상당이 남아있다.

마운트곡스 보유물량이 시장에 나올 때마다 비트코인은 물론 가상화폐 전체 시세가 출렁거리는 것은 당연한 일일 수 밖에 없다. 시장에서도 마운트곡스 물량에 대해서는 24시간 감시체제를 동원해 주시하고 있다.

▶역적에서 최대승자로 주목받는 마크 카펠레스 전 마운트곡스 CEO= 도난당한 비트코인 가격이 4년 사이 15배이상 올랐으니 피해자들은 떼돈을 벌었을 것으로 많은 사람들은 믿고 있다.

하지만 일본의 파산법은 파산신청 당시의 가격을 기준으로 보상하는 것을 명시하고 있다. 파산신청 당시 비트코인 가격은 해킹사건 여파로 그나마 더 떨어져 400달러였다.

마운트곡스 피해자들은 비트코인 1개당 400달러 밖에 보상받지 못하는 것이다. 비트코인 가격이 떨어졌다면 몰라도 사건 이후 15배 이상 올랐으니 피해자 입장에서는 억울해할 수 밖에 없다.

▲ 몇년 사이 몰라보게 달라진 마크 카펠레스 전 마운트곡스 CEO. ⓒ트위터

일본 파산법에 따르면 채권자에게 피해액을 모두 지불하고 나면 남은 자산은 마운트곡스 주주에게 돌아간다. 현재 마운트곡스는 티반(Tibanne)이란 회사가 주식 88%를 소유한 대주주다. 그리고 이 티반이란 회사주식을 100% 갖고 있는 사람이 마크 카펠레스 마운트곡스 전 CEO(최고경영자)다.

결국 보유중인 비트코인을 팔아 피해금액을 모두 변제하고 나면 남은 비트코인은 마크 카펠레스에게 돌아간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카펠레스가 모든 파산절차가 종료되면 최대 10억달러 이상의 자산을 보유하게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를 막기 위해 마운트곡스 피해자들은 파산절차를 종료하고 회생절차개시로 변경해줄 것을 법원에 요청했다. 회생절차개시로 바뀌면 남아있는 자산을 현 시세로 분배할 수 있어 피해자들 입장에서는 훨씬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

일본 니혼게이자이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도쿄지방법원은 조건부 회생절차로의 변경을 검토하고 있지만 금명간 결론이 나올지는 미지수다.

계좌 데이터 조작과 횡령 등의 혐의로 현재 재판을 받고 있는 카펠레스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은 변제를 모두 끝내고 설령 자산이 남더라도 한 푼도 가질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남은 자산 전부를 매각해서 피해자들에게 나눠줄 계획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그러나 이를 액면 그대로 믿는 사람은 거의 없다. 법적으로 엄연히 그는 남은 자산을 소유할 수 있는 권리가 있고 전액기부라는 구두약속은 실천 안하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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