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상품의 배신, 위협받는 중년층 노후

노후자금 위한 퇴직연금제도 '적신호'
원리금비보장상품, 주식 폭락에 수익률 동반 하락…고수익 특징 사라져
2017년 대비 올 3분기 DB형 퇴직연금 원리금비보장 평균수익률 1.19%, DC형 5.97% 감소
DB형 수익률 톱은 신한은행(2.57), DC형은 산업은행(1.79)
[뉴스투데이=이지우 기자] 안정적인 노후를 보장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인 ‘퇴직연금제도’가 최근 수익률 곤두박질로 중년층의 노후를 위협하고 있다.
1일 은행연합회 등에 따르면 직장인들이 '100세 시대'가 열리면서 퇴직 후 노후를 대비해 퇴직연금제도를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퇴직연금제도에는 확정급여형(DB), 확정기여형(DC), 개인형퇴직연금(IRP) 등 3종류가 있다.
DB형 퇴직연금은 기업이 근로자의 퇴직연금을 외부 금융회사에 적립해 운영하는 제도를 말하며, DC형은 개인이 계좌를 소유해 계좌 운용에 따른 수익이 개인에게 돌아가는 방식이다. 따라서 DC형은 운용 수익에 따라 본인 퇴직금 액수도 달라지는 일종의 투자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최근 노후를 위해 가입한 은행권 퇴직연금의 수익률이 급감하면서 안정적인 노후가 위태롭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원금’을 자산운용 결과에 맡기는 원리금비보장상품의 수익률이 최근 증시 폭락으로 평균수익률 2%도 못 넘고 있어서다. 최악의 경우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곤두박질 치는 경우도 생겼다.
실제로 직장인 차모씨(57)는 “최근 퇴직연금 DC형 수익률을 보고 깜짝 놀랬다”며 “공격적인 투자로 수익을 얻기 위해 DC형을 선택했지만 올 초를 기준으로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최근에는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곤두박질쳤다”고 말했다.
은행은 보통 원리금보장상품의 경우 채권 등 안전 자산에 투자하고, 원리금비보장형은 펀드나 주식 등 위험 자산에 투자한다. 때문에 원리금비보장상품은 증시변동과 연동된다고 볼 수 있다.
은행연합회 퇴직연금 적립금 수익률 비교공시를 보면 올해 3분기 12개 국내은행(BNK경남·BNK부산·DGB대구·IBK기업·KB국민·KDB산업·KEB하나·NH농협·광주·신한·우리·제주)의 DB형 퇴직연금(원리금보장, 원리금비보장상품 합산) 평균수익률은 1.28%였다. DC형퇴직연금(원리금보장, 원리금비보장상품 합산) 평균수익률은 1.5%였다.

먼저 DB형 퇴직연금 원리금비보장상품 평균수익률은 1.19%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평균수익률 5.13%와 비교하면 3.84%포인트(p) 감소했다.
개별은행으로 보면 마이너스로 전환한 곳은 BNK경남은행(-0.75%), 제주은행(-1.47%)이다.
가장 수익률이 높은 곳은 신한은행(2.57%)이다. 다음으로 △KDB산업은행(2.49%) △KB국민은행(2.36%) △KEB하나은행(2.17%) △DGB대구은행(2%) △IBK기업은행(1.46%) △NH농협은행, 우리은행(각 1.19%) △BNK부산은행(0.95%) △광주은행(0.17%) △BNK경남은행(-0.75%) △제주은행(-1.47%) 순이다.
올 3분기와 2017년 수익률을 비교했을 때 가장 크게 하락한 곳은 광주은행으로 6.9%p나 떨어졌다.
이어 △BNK경남은행(-6.8%p) △NH농협은행(-5.57%p) △BNK부산은행(-5.27%p) △KB국민은행(-4.96%p) △KDB산업은행(-4.5%p) △DGB대구은행(-3.26%p) △우리은행(-3.07%p) △IBK기업은행(-2.96%p) △제주은행(-1.73%p) △KEB하나은행(-1.62%p) △신한은행(-1.29%p) 순이다.
DC형 퇴직연금 평균 수익률은 하락폭이 더 크다. 3분기 평균 수익률은 0.9%로 이는 2017년 평균 수익률(6.87%)과 비교하면 5.97%p가 감소했다. 마이너스 수익률은 없지만 2%대를 넘긴 은행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가장 낮은 수익률은 BNK경남은행으로 0.01%를 기록했으며 가장 크게 하락한 곳 역시 BNK금융 계열의 BNK부산은행(-8%p)으로 나타났다.
해당 수익률은 '평균값'으로 크게 수익률이 떨어지면서 최악의 경우 마이너스를 기록한 고객이 발생할 수 있다.
원리금비보장상품은 ‘원금’을 자산운용 결과에 맡기는 상품으로 원금을 보장할 수 없다. 때문에 운용 실적에 따라 수익과 손실이 결정된다. 다만 리스크가 큰 만큼 보수적으로 운용되는 원리금보장상품보다 높은 실적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주식시장 폭락으로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특징이 사라진 셈이다.
실제로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퇴직연금펀드 수익률은 올 초 이후 –5.77%를 기록했다. 1년 이후는 –4.79%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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