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킹어바웃] 조연배우의 삶, ‘주연’처럼 사는 배우 김동석

(뉴스투데이=김숙희 기자) 추적추적 내리는 빗길 속 산뜻한 출발을 알리는 월요일 아침, 강남 한 카페에서 조연배우 김동석을 만났다.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하지만 꿋꿋이 자신의 꿈인 ‘배우’의 길을 걷고 있는 조연 배우들의 삶은 어떠할까. 회당 수천, 수억의 돈을 받고 일하는 주연배우와는 또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는, 어쩌면 반짝 톱 배우들보다도 한 단계 한 단계 차근차근 자신의 길을 밟아가고 있는 이들이 과연 어떠한 ‘희망’을 품고 배우의 삶을 선택, 끝을 알 수 없는 길을 걸어가고 있는 지 궁금하다.
조연배우들은 화면 속 순간의 장면을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더 많은 노력을 기한다. 때로는 현장에서 홀대받기도 하고, 노력한 만큼 큰 성과가 없을 때가 수두룩한 그들. 잘하면 ‘명품 조연’, 그렇지 않으면 그저 ‘무명 배우’로 치부되는 것이 이 바닥의 현실이다.
어쩌면 ‘로또’와도 같은 현실에서 오랜 시간 배우 생활을 하게끔 하는 매력은 무엇인지, 대중들은 알지 못하는 조연 배우의 고충들은 무엇인지 그 궁금증을 해소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서울예술대학 연극과를 졸업한 배우 김동석(62년생)은 드라마 ‘왕과 나’, ‘연인’, ‘대조영’, ‘내 사랑 못난이’, ‘궁’, ‘야인시대’, ‘거침없는 사랑’, ‘태조 왕건’ 등을 통해 다년간 주·조연 배우의 삶을 살아왔다.

조연배우, 분량은 적지만 늘 ‘촉각’을 세우고 있다
배우와 행사, 직장생활을 병행 중인 그는 “연기라는 것은 재미를 느끼지 않으면 안 된다. 먹고 살기 위해서 방송을 하는 것 보다 ‘끌림’이 있었다. 물론 방송을 하면서 스트레스가 많다. 하지만 그것보다 재미가 조금 더 많다. 연극이라는 것도 그렇게 해서 시작한 것. 다양한 삶을 살고 싶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다양한 삶을 산다는 게 뭘까. 재미있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 당시 서울예술전문대학교가 최고로 많이 부각이 되고 있었을 때였다. ‘30대 1’ 경쟁률을 뚫고 대학에 합격, 처음엔 막연했지만 구체적으로는 ‘연기’를 선택하게 됐다”며 연기자의 길을 걷게 된 계기를 전했다.
서울예전 동기 중 배우 김명국, 손병호, 선우재덕, 뮤지컬 배우 남경주 등이 있다고 소개한 김동석. 다년간 연기생활을 해 오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였을까.
‘궁’으로 함께 호흡을 맞춘 황인뢰 감독을 좋아하는 감독님이라 소개한 그는 “‘궁’ 촬영하러 몇 주 동안 태국을 갔었다. 어떤 한 마디에 의해 촬영이 안 되어 일주일 대기하고 있었던 적이 있다. 촬영을 위해 수십 명이 그곳에 갔는데 호텔에서 무조건 기다렸다. 감독님은 작품을 위해서라면 아끼지 않는 편. 지금까지도 멘토이고, 가장 좋아하는 분이다. 굉장히 더웠고, 힘든 촬영이었다. 힘든 만큼 좋은 결과를 낳았던 것 같다”며 ‘궁’ 촬영 뒷이야기를 전했다.
더불어 “‘왕건’ ‘대조영’ ‘광개토대왕’으로 함께 작업했던 김종선 감독에게도 감사하다. 사극은 힘들다. 분장도 힘들지만 대기시간이 많다. 장군 역할이다 보니 더 힘들다. 갑옷이 10여kg이었고, 속에 껴입을 수 없어 날씨가 추운 날에는 굉장히 힘들었다. 감사도 하지만 춥고, 더운 환경 때문에 더 기억에 남는다”며 사극 드라마의 고충을 전하기도 했다.
“일일연속극이나 대하드라마 같은 경우는 대기 시간이 많아 책을 본다거나 토론을 한다거나 자기발전, 자기계발에 시간을 쏟는다. 미니시리즈 같은 경우는 대기시간이 별로 없다. 조연배우라 분량은 적지만 늘 촉각을 세우고 있다. 또한 완전히 대본을 숙지하지 않은 상황에서 현장에 오게 되면 많이 혼난다”고 덧붙이면서 배우는 항상 준비된 자세로 임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다양한 작품을 통해 인상 깊은 연기를 선보인 반면, 계속해서 비중이 다소 적은 분량에 캐스팅 되었는데 아쉬움이 남는 점은 없는가.
조연배우가 있기에 주연배우가 빛나는 법
“‘조연’ ‘그 외의’ ‘주연 배우 외 다수들’이 없다면 그들 또한 별 의미가 없다. 그 외가 있었기 때문에 그들 또한 빛나는 것. 주인공, 주연 배우가 그 점을 알아준다면 고마운 일이다.
분량을 따지지 않는다. 나름 기준이 있다. 작은 배역이라도 20~30분, 50분, 70분, 90분 분량의 드라마는 가격이 다르다. 1초를 나가더라도 계약한 것으로 돈을 받는다. 원칙은 하나. 먼저 들어온 것을 기준으로 삼는다. 내가 하기로 한 작품이 있다면 그걸 우선으로 한다. 구두로 계약한 뒤 좋은 배역이 들어와도 안 하려고 한다. 한 작품에 집중력을 가지지 않으면 안 되니까.
보통 조연배우들이 그렇게 돈을 받는다. 물론 배역의 이미지도 생각한다. 하지만 3, 4배 가격 차이가 나더라도 대부분 먼저 선택한 작품에 집중한다”며 배우로서의 자부심과 일함에 있어 나름의 기준과 철칙이 있다고 밝혔다.
-조연배우가 주연배우 보다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하는 것이 사실. 한국 대중문화에서의 ‘조연배우’ 위치는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는가.
조연배우에 대한 주변의 시선, 굉장히 자존심 상하고 속상하지만 보이는 순간을 위해 내려놓을 줄도 알아야…“내가 그 드라마에 출연할 때만큼은 주인공이다”
“연기자들끼리의 차감은 있을 수 있지만 무시를 당하지는 않는다. 맨 처음 조연배우로 활동했을 당시, 예민했던 20대 때는 굉장히 자존심도 상하고 속상했다. 하지만 당연히 겪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조연 배우를 비롯해 무명 배우들은 그러한 부분 때문에 많이 힘들어 하고, 심지어 그만 두기도 한다. 오랜 세월 꾸준히 연기자 생활을 할 수 있었던 비결이 무엇이냐고 되물었다.
“‘견디는 것’ 시간이 지나면 보인다. 처음을 보면 끝이 어느 정도 보이지 않나. 그러한 부분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보여 지는 것 같다. 대충 타협을 통해서가 아니라, 포기할 건 포기하고, 취할 건 취해야 한다. 내가 어떤 것을 하면서 모든 것을 가질 순 없다. 보이는 순간을 위해 내려놓는 것. 내가 아니면 안 될 것 같은데, 어느 순간 내가 아니어도 누가 채워가고 있는 부분에 대해 많이 느끼면서 하나하나 내려놓고 하고 있다”며 자신을 잘 다스릴 줄 알아야 한다고 전했다.
같은 선에서 출발했지만 주연으로 활약하고 있는 동기들을 볼 때에 그는 “속상한 부분은 있었다. 그 앞에서는 아무렇지 않은 척 했지만 혼자 있을 때에는 고독했다. 주연이든 조연이든, 연기자라고 하면 군중 속에 고독을 참 많이 느끼는 것 같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또한 “주연배우, 조연배우로 구분하는 것 자체가 웃기다. 내가 그 드라마에 출연할 때만큼은 주인공이다. 잠깐 나오는 장면일지라도 그 신이 없어 스토리자체가 연결이 되지 않을 때엔 주인공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그런 마음을 가지고 한다.
이 말은 꼭 하고 싶다. 우리는 다 ‘재현배우’다. 시나리오 작가들이 써 준 드라마의 대본을 보고 배우들은 재현한다. 혹자들은 ‘너가 재현배우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라고 한다. 그런 말을 많이 들었다. 이를 가지고 왈가왈부하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다. 모든 역할은 연기하는 ‘나’로부터 출발한다. 재구성을 할 뿐이지 창작하는 것이 아니다.
연기를 천직으로 알고 살았던 사람들은 ‘언젠가는 좋은 순간이 오겠지’라고 지금도 믿고 있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자구노력이 없다면 절대 그 순간이 안 온다. 주연이든 조연이든 단역이든 최선의 노력으로 공을 들이지 않으면 안 된다. 연기수업, 독서, 간접경험 등을 통해 얼마만큼 자신을 채우느냐가 중요한 반면 속상함은 내려놓아야 한다”며 조연배우라고 해서 ‘조연’처럼 사는 것이 아니라고 못 박았다.

-연기자로 시작했을 때 금전적, 환경적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었을 것 같다. 조연으로 시작한 연기생활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려 달라.
조연배우 고충…금전적·환경적 어려움, 따뜻한 말 한마디에 감사하다. ‘관심’ 가져달라
“주인공을 많이 했던 사람이 상대적으로 더 많을 것이다. 물론 조연 배우도 마찬가지. 금적적인 부분 때문에 다른 일을 하는 경우가 많다. 배우 활동만으로는 생활하기 쉽지 않다.
드라마가 1년 후에 시작하게 되면 촬영 당시에는 자기 돈으로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한다. 1년 후 방송이 되고, 2주나 한 달 안에 출연분이 정산되는 시스템이다. 1년 중에는 아무런 수입이 없다. 또한 주연은 먼저 돈을 받지만 조연 같은 경우는 돈을 먼저 주지 않는다. 지금도 돈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있지만 어떠한 해결책이 없다. 최소한의 안정장치가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배우 활동에 집중하기 힘든 부분이기도 하다.
멋지고 싶다. 좀 멋있게 보여 지고 싶은 부분이 많다. 상황자체가 그렇게 되지 않아 속상하다. 그렇다고 해서 나락으로 빠질 순간이 들 때 마음을 다잡지 않으면 그런 기회가 온다고 하더라도 절대로 낚아챌 수가 없다.”
주연배우 중심으로 돌아가는 현장 시스템에 대해서는 “가장 분량이 많다. 주인공이 가장 노출빈도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당연히 모든 스케줄을 주연배우에 맞춰나가야 한다. 하지만 그 부분에 대해 한마디 말없이 다음날로 미뤄지면 화가 난다. 실제로 그런 경우가 많다. 상대방의 스케줄에 대한 존중감을 가져주었으면 한다. 그게 ‘관심’인 것 같다. 조금 더 관심을 가져주면 좋은 분위기가 될 것 같다. 그러나 정신이 없고, 바쁘다보니 그러한 부분이 잘 지켜지지 않는다.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죄송합니다’라는 한마디면 감사하다”며 작은 말 한마디만으로도 감사함을 느낀다고 전했다.
하지만 적은 수입으로는 실생활을 이어가기란 쉽지 않다. 더욱이 한 가정의 가장이라면 문제는 더 심각하다. 실제 아내와 중학교 딸이 있는 김동석은 “사회를 보거나 행사를 많이 한고, 홍보이사 활동도 겸한다. 하지만 최근엔 경제가 안 좋아서 많이 줄었다. 방송하지 않을 때는 연극을 하기도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보충되지 않는다. 힘들겠지만 한 번도 부인이 (나에게)돈에 대해 말 한 적이 없다. 와이프에게 미안하고 참 감사하다”고 전했다.
조연배우도 이럴 진데 일반 배우들은 그런 행사조차 들어오지 않는다. 이에 그는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드라마가 들어오면 많은 사람들이 그만 둔다. 집에 있는 부인들이 무엇인가 부업을 하지 않으면 실제 생활이 힘들다”며 무명 배우의 실생활에 대해 털어놓아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조연배우의 삶은 참 고단하다. 주연배우들과의 금전적, 인지도에 대한 괴리감이 없으려야 없을 수 없을 것. 이 같은 현실에 김동석 또한 “(괴리감이) 많다. 그건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어떻게 재단하겠나. 규정할 수 없는 부분이다”며 한탄했다.
-다양한 작품을 통해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이며 얼굴을 알렸다. 하지만 대중들의 기억에 오래 남기란 한계가 있고, 인기를 얻기란 무척 힘든 것으로 안다. 극복법이 있다면?
‘봤는데 누구지?’ 배역의 크고 작은 것보다 ‘중요성’에 대해 알아주시길…소품이 아닌 파트너로 생각해 달라
“‘봤는데 누구지? 저 알잖아요. 왜 모른척하세요’라고 하더라. 알고 보면 모르는 사람이다. 그 사람이 날 어디서 본 듯하지만 실제로는 방송에서 본 것이다.
배역이 크고 작은 것보다 ‘중요성’에 대해 알아주었으면 한다. 아무리 자구노력을 한다고 하더라도 지금 상태가 제작형태가 바뀌지 않으면 쉽지 않을 것이다. 소품처럼 가져다 쓰는 것이 아니라 같이 상생하는 파트너라고 생각해 주시고, 존중해 주어야 한다.”
-조연배우로 이름을 알린 배우들이 몇몇 있지만 수많은 배우들은 무명에 그쳐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왜 그들은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하고 있을까.
그럼에도 끊임없이 도전하는 이유…이 직업만큼 재미있는 일이 또 있을까
“솔직히 말해서 별 다를 걸 할 것이 없어서 하는 경우, 다른 것을 하다 못 믿어서 이쪽 일을 하는 경우도 있다. 속된 말로 견딜 만 하니까. 먹고 살만하니까. 이것처럼 좋고, 재밌게 할 수있는 경우가 어디 있을까.
대부분의 배우들이 배우 생활만으로 먹고 살 수 있었으면 하는 희망을 품고 하는 경우가 많다. 연극하는 친구들도 이제는 연극만으로 밥을 먹고 살수 없게 되어 영화, TV 등 다 하게 되는 것이다.”
-조연으로 살면서 후회했던 순간은 없는가.
조연 배우의 삶? ‘후회’보다는 ‘자기반성’의 시간을 가졌다
“후회보다는 속상했다. ‘내가 그때 조금만 더 행동을 적극적으로 했다면 그래도 지금 속상함, 후회를 덜 할텐데’하는 자기반성을 많이 한다. 그만 두어야겠다는 생각은 가끔씩 문득 문득 한다. 사실 안 할 수가 없다.
칼날 위에 서서 생활해야 한다고 생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에 감사하지 않으면 쉽게 날아가 버릴 경우가 많다고 생각한다. 오늘 열심히 걷지 않으면 내일 뛰어야 하고, 내일 뛰지 않으면 날아가야 한다. 현재 하루하루, 그 순간순간 선택을 하지 않나. 그 선택을 스스로 잘 할 수 있냐가 중요하다.
정말로 (내 일을)좋아해야 한다. 지금을 감사하고, 최선의 노력을 해주지 않으면 상대방은 안다. 계속 밀고 나가되 많은 변화가 필요하다. ‘배우’는 대중적인 노출 빈도가 많은 직업이다. 다른 직업과 다를 바 없다. 노출빈도가 많은 직업을 선택했을 뿐. 그 안에서 프라이드를 느껴야 한다.”
절대 ‘연기’를 선택한 것에 대해 후회하지 않았다. 되돌아보고, 반성하는 기회로 삼았으며, 과거에 얽매이지 않았고, 오히려 여전히 미래를 꿈꾸며 앞을 향해 나가고 있었다. 비록 배우활동만으로 의식주를 해결하지 못하지만 ‘꿈’을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고 있는 그가 비록 나이든 조연배우라는 시선을 피할 수는 없지만, 감히 멋진 배우라고 칭하고 싶다.
-배우 생활을 하면서 언제 가장 큰 보람을 느끼는가. 또한 바람이 있다면.
“KBS '이것이 인생이다' 프로그램을 한 적이 있는데, 역경을 딛고 살아가는 삶의 내용이다. 그 때 시청자분들이 ‘내가 당신으로 인해 힘을 받았어. 고마워’라는 말을 해 주셨다. 아무것도 아니지만 사이다 한 병을 주고 가시는 분도 계셨다. 그럴 때마다 ‘더 잘해야지’ 생각했다.”
연기에 집중하되 편하게 할 수 있는 여건이 되었으면 한다
“계속적으로 (연기 생활을)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안 된다. 주인공은 몇 명 되지 않아 더 하기 힘들다. 하지만 조연배우는 많다. 앞으로는 연기에 집중하되 편하게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다른 것에 신경 쓰지 않고, 연기만 집중할 수 있으면 좋겠다. 진실 되게 연기를 하면서 다른 생각하지 않고, 경제적으로나 배역에 있어서 딱 그것만 할 수 있는 여건이 되었으면 한다.”

-‘주연배우’ or ‘명품조연’,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
빙그레 미소 짓게 하는 배우, 울림과 떨림이 있는 배우가 되었으면…
“명품이라고 하는 것은 순간에 최선을 다했을 때라고 생각한다. 무대에서 딱 나왔는데 박수치는 배우도 좋겠지만 문을 열고 나갈 때 나를 생각하면서 박장대소가 아니더라도 빙그레 미소 짓게 하는 배우, 울림과 떨림이 있는 배우가 되었으면 좋겠다.”
-배우의 꿈을 가지고 있는 학생들, 배우 활동을 하고 있지만 어려운 환경 속에서 꿋꿋이 하고 있는 후배들에게 조언 한마디 한다면?
120% 확신을 가지고 연기하라…깊이 있는 연기를 하라. 속상함은 잊어라. 다양한 역할에 도전하라. 끊임없는 자기발전, 자기관리에 힘을 쏟아라. 멘토를 정하라. 항상 준비된 자세로 임하라.
“요즘은 연기를 다 잘하지만 깊이가 없고 일회성으로 그치는 경우가 많다. 안타깝다. 조금 우리는 깊이를 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연기를 할 때 120%의 확신을 가지고 해라. ‘나쁜 놈’으로 나올 때에는 무조건적으로 나쁜 사람이 아닌, 상대방이 이해할 수 있는 타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처럼 좀 더 깊이를 가지고 접근해야한다.
어제 좋았다고 오늘 너무 좋아할 필요도, 어제 너무 안 좋았다고 비관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속상한 것은 있다. 그것 또한 감내해야 한다. 그리고 다양한 역할을 해 봐야 한다. 특정 역할을 못 하는 게 아니라 내 안의 많은 부분이 있는데, 그걸 뽑아내는 방법을 몰라서 그런 것.
한 번은 깡패 역을 한 적이 있는데 너무 재미있었다. 겉으로 표현을 안 했을 뿐이지 내 안에 그런 모습들이 있다. 중학교 딸아이에게도 그런 말을 한다. 무엇이든 해 보고, 또 그런 기회를 주어야 정확한 선택할 수 있지 않을까. 연기자는 무엇이든 계속 해 봐야한다. 끊임없이 자기발전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하지만 가끔 쉬는 사람이 있다. 냉철한 판단력을 가져야 하기 때문에 그런 시간이 필요하다. ‘메뚜기도 한 철이다’라는 말이 있지만, 메뚜기가 한 철이 되지 않기 위해서, 화석으로 남아있는 메뚜기가 되기 위해서는 계속적으로 자기 관리를 해 나가야 한다.
한 곳에만 집중하지 말고, 정말 좋은 선생님을 만나야 한고, 멘토를 정해야 한다. 젊었을 때 일수록 좋아하면 도전해야 한다. 나는 인터뷰 할 말과 어떤 자리에서 상을 받았을 때의 이야기를 준비해 두었다. ‘연기자가 왜 됐어?’라고 누군가 물었을 때, 진정성 있게 내 마음 속 말을 할 줄 알아야 한다”며 다년간 연기생활을 해온 김동석은 후배들을 위해 충고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일 년에 한 번씩 표어를 정한다. 올해는 ‘고도의 집중력으로 공을 들이자’다. 무슨 일에든 집중력을 가지지 않으면 그 다음은 없다”며 항상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면 언젠가 반드시 답이 올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라고 전했다.
“복권도 사는 자의 몫이다”
“내가 해보지 않고 ‘안돼’라는 생각은 하지 말아야 한다. 한 번쯤은 해보고 그만둬야 하지 않을까.”
인터뷰 중 그가 말한 이 한마디가 어쩌면 그가 걸어온 배우로서의 삶을 함축하고 있을 지도 모르겠다. 비록 화려한 조명을 받지는 못하지만 어느 배우 못지않은 뚜렷한 목표의식과 배우로서 얻고자 하는 것을 제대로, 그리고 명확히 알고 있는 배우 김동석. 20살부터 시작해 어느 덧 50이 된 그는 여전히 ‘꿈’을 그리고 있었다. 조연배우라고 해서 결단코 ‘조연’처럼 사는 것이 아니다. ‘주연’처럼 살고 있는 배우 김동석을 통해 조연배우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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