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초등학생' 통일그림으로 황당한 '종북 논란'

사건 발단은 자유한국당 김종석 의원이 우리은행 배포 달력 그림에 '인공기' 지적
자한당·보수단체, 우리은행 본점서 '인공기 달력 규탄' 집회 개최
국민의당, 민주당 등 ‘종북몰이’ 자유한국당 비난…박근혜 정부 때도 통일그림에 ‘인공기’ 등장
(뉴스투데이=이지우 기자) 우리은행이 때아닌 '종북' 논란에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사건 발단은 자유한국당 김종석 의원이 지난해 12월28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서 "민노총 달력인 줄 알았다. 우리은행 왜 이러나요?"라는 내용으로, 우리은행이 배포한 올해 달력 중 10월 그림에서 태극기와 인공기가 함께 걸린 통일나무를 지적하면서 시작됐다.
이어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도 1일 신년인사회에서 “지금 인공기가 은행 달력에도 등장하는 그런 세상이 됐다"고 비난에 가세했다. 지난 3일에는 자유한국당 중앙직능위원회 위원들이 우리은행 본점 앞에서 '인공기 달력 규탄' 기자회견까지 개최해 '인공기 달력' 모두 수거해 소각할 것을 요구하며 "현 정권에 아부한다”고 매도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보수단체인 대한애국시민연합까지 가세했다. 4일 우리은행 앞에서 '이적 달력 규탄 및 소각 대국민 사죄 촉구 집회' 달력을 태우는 장면도 연출한 것.
문제가 된 그림은 우리은행이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 후원으로 개최한 '제22회 우리미술대회' 유아·초등부에서 상을 받은 초등학생들의 그림을 도안으로 삼았는데 그 중 '쑥쑥 우리나라가 자란다'는 그림에등장한 통일나무다.
이 같은 자유한국당과 보수단체에 대한 정치권 내 비판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은 최고위원 연석회의에서 “남북의 평화 통일을 바라는 그림에 상은 못 줄망정 빨갱이 그림이라며 어린이 동심까지 빨갱이 조작에 이용하는 게 제 정신이냐”라고 비판했다.
하 의원은 “평화통일 그림에 한 쪽에 태극기가 있으면 한 쪽에 북한의 인공기가 그려져야 할 것 아니냐”며 “자유한국당은 환자 정당이다”고 비난했다.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의원도 4일 정책조정회의에서 "박근혜 정부 때 정부 주최 공모전에서 수상한 작품들도 마찬가지였다"며 "주입시켰다면 박근혜 정부가 주입시킨 것 아니냐"고 반박하기도 했다.
실제로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3년과 2015년 통일부가 주최한 평화통일 포스터 경진대회에서도 태극기와 인공기를 나란히 그린 작품들이 수상한 바 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 측은 논란이 일자 통일을 주제로 한 그림대회에서 학생들이 제출한 작품을 미술대학 교수들의 심사를 거쳐 수상작으로 선정하고 최종결과를 달력에 반영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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