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럴링크(Neuralink)의 동물대상 실험, 비난받아야 하나?

[뉴스투데이=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최근 테슬라 창업주 일론머스크(Elon Musk)가 설립한 뉴럴링크(Neuralink)가 동물학대 논란으로 또한번 세간의 관심을 모은바 있다.
뉴럴링크는 일론머스크가 인간 뇌와 컴퓨터 결합이라는 새 도전 과제를 제시하면서 의학연구(medical research)를 주요사업 분야로 설정하며 2016년 설립한 벤처기업이다.
CNN 방송 보도(2022.2.17.)에 따르면, 뉴럴링크는 짧은꼬리원숭이(macaque monkey) 뇌에 컴퓨터 칩을 이식하는 실험을 하던 중 원숭이가 죽었지만, 학대를 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동물보호단체의 의견은 다르다. 원숭이 뇌에 칩을 이식하는 과정에서 극도의 고통을 주었으며 실험에 참가한 원숭이 23마리 중 15마리도 후유증으로 숨졌다는 것이다.

• 동물대상 실험은 '필요악'인가?
신기술·제품 개발, 기초과학·의학·약학 연구 등을 목적으로 하는 동물대상 실험은 찬반양론이 팽팽하게 맞서는 오래된 화두이다.
동물보호단체, 동물윤리관련 학계·기관 등에서는 동물실험의 무용론을 강력히 주장한다.
미국 의학협회 저널(The Journal of the American Medical Association)에 따르면, 연구자들은 동물에 적용한 의학적 처치가 인간에게는 거의 옮겨질 수 없으며, 동물실험에서의 뚜렷한 결과를 근거로 사람에게의 조치를 ‘추정하는 것’에 대해 경고한바 있다.
또다른 내과 관련 저널(Annals of Internal Medicine)은 대학들이 일반적으로 그들의 실험실에서 행한 동물실험의 결과를 과장하며, 핵심적인 사실과 중요한 한계점은 제공하지 않으면서 사람과의 ‘불확실한 연관성’만을 홍보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동물실험에 찬성하는 측의 주장도 나름 의미가 있다. NAP(National Academies Press)에서 발간한 「Science, Medicine, and Animals(1991)」의 내용을 살펴보자.
1870년 미국인의 사망원인 1위는 폐결핵이었다. 미국과 같은 선진국에서 태어난 사람들 중에서 4분의 1은 25세 전에 사망했으며 거의 절반은 50세를 넘기지 못했다. 다행히 살아남은 사람들도 장티푸스, 이질, 성홍열과 같은 질병을 여러 차례 경험할 수밖에 없었다. 오늘날 사망의 주된 원인은 심장질환과 암이다. 미국인의 90% 이상은 50세를 넘긴다.
감염병 피해를 줄이는데 식생활과 위생의 개선이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여러 질병들은 동물실험과 연구 없이는 발병 원인을 찾고 제기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또한 동물실험으로 예상치 못한 부작용과 위험성 등을 관찰할 수 있기 때문에, 만일 동물실험을 못한다면 인간이 그 부작용과 위험성을 감수해야만 한다.

• 화장품분야 사례로 본 동물실험 대안
동물실험의 필요성은 인정하는데 동물 복지와 생명존중 역시 고려해야 한다면 대안을 찾아야한다.
화장품 분야 사례를 통해 해법에 근접할 수 있을 것이다. 화장품산업은 동물실험으로 악명이 높다. 논쟁이 심하다보니 EU를 비롯한 호주, 뉴질랜드, 노르웨이, 대만 등은 화장품산업에서의 동물실험을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이에 프랑스 유명 화장품 회사인 로레알(L'Oréal)은 실험실에서 만든 합성 인간피부(‘EpiSkin’)를 활용하여 자사의 화장품 성분과 제품을 테스트한다. 연간 10만개 이상의 피부 샘플을 만들어서 다른 화장품회사, 제약·화학회사 등에 판매하면서 부가 수익도 올리고 있다.
로레알은 부가수익창출과 함께 동물실험이라는 윤리적인 문제에서 벗어날 수 있었으며, 해당 기술을 산·학 연구에 활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다.

• 기술발전, 동물실험 대체 앞당길 것으로 기대
기술의 발전은 동물실험 대체 가능성을 점차 높여가고 있다.
오가노이드(organoid, 장기유사체)는 인체의 생리활성기능을 유사하게 재현할 수 있고 환자의 유전정보를 기반으로 한 질병 모델링을 가능하게 한다.
또한 인공지능은 각종 추론, 기계학습 등을 활용하여 신약·신기술개발 과정에서 예측하지 못하던 부작용과 효능을 인간보다 더 잘 예측할 수 있는 단계까지 발전하고 있다.
동물실험의 완전 포기는 당분간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균형을 유지하면서 동물실험을 대체할 수 있는 대안 모색은 지속되어야 한다. 대체방안을 찾는 과정 또한 기술진보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