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ESG 평가서 '환경' 부문 부진…환경 기업 '손잡기'

임종우 기자 입력 : 2023.05.12 07:19 ㅣ 수정 : 2023.05.12 07:19

KCGS 환경 A 증권사 3개사뿐…D는 7개사
신한證, 美 폐배터리 기업에 140억원 투자
SK證, 탄소배출권 시장 역량 강화 MOU 체결
한화證, 'E-순환거버넌스'와 자원순환 M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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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프리픽]

 

[뉴스투데이=임종우 기자] 증권사들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 중 유독 환경(E) 분야에서 저조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이에 일부 증권사들은 환경 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관련 사업을 하는 기업과 손을 잡고 있다.

 

12일 한국거래소 ESG포탈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ESG기준원(KCGS)로부터 환경 부문 A등급을 받은 증권사는 3개사(미래에셋, NH, 삼성)에 그쳤다. 반면 같은 부문에서 가장 낮은 D등급을 받은 증권사는 7개사(부국, 상상인, 유안타, 유화, 이베스트, 코리아에셋, 한양)로 나타났다.

 

금융지주 산하 증권사를 제외하고 KCGS로부터 평가받은 증권사가 총 20곳인 점을 고려하면, 전체 평가서 3분의 1이 넘는 증권사가 최하 등급을 받은 것이다.

 

같은 해 사회 부문에서 A등급 이상을 받은 증권사가 6개사고, A플러스(+)를 받은 곳도 3개사(미래에셋, 삼성, 현대차)인 것과 비교하면 매우 부족한 수준이다.

 

지배구조 부문에서는 A등급을 받은 증권사가 한 곳도 없지만, 최하 D등급을 받은 곳이 상상인증권 단 한 곳에 그치고 C등급을 받은 증권사도 3개사로 환경 부문에 비해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은 증권사가 적게 나타났다.

 

증권사들은 산업구조 특성상 사회나 지배구조 분야에 비해 환경 분야에서는 특출난 성과를 기대하기가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사회는 CSR(사회적 책임)을 지속적으로 해왔고 지배구조는 다른 산업군과 크게 차이가 없는데, 환경 분야는 자체적으로 할 수 있는 사업이 많지는 않다"며 "환경 관련 금융상품을 내더라도 ESG 가치보다는 수익성 등 상품가치가 훨씬 더 주목받는다"고 말했다.

 

다만 KCGS는 증권사를 비롯한 금융사들의 경우 제조업 등 다른 업종에 비해 환경성과를 측정하기 쉽지 않은 만큼, 비교적 낮은 수준의 평가 기준을 적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같은 평가기준을 적용받는 타 금융업종은 증권업종보다 더 높은 수준의 환경 등급을 기록했다. 금융지주는 C 이하를 기록한 곳이 없으며, 은행과 보험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에 증권사들은 환경 경영을 강화하고자 관련 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기업에 투자하거나 협약을 맺으며 공생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이달 글로벌 ESG 투자를 강화하고자 미국 폐배터리 재활용 기업인 '어센드 엘리먼츠'에 약 14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집행했다.

 

이번 투자는 지난해 6월 최초로 어센드 엘리먼츠에 100억원을 투자한 이후 후속 투자로, 폐배터리 재활용과 친환경 배터리 소재를 생산하는 공장 건설에 투입될 예정이다.

 

어센드 엘리먼츠는 폐배터리 재활용 과정을 거쳐 리튬이나 니켈, 코발트, 망간 등 희유금속을 회수하고, 나아가 특허 기반 원천 기술 공정으로 친환경 재활용 전구체 및 양극재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는 "어센드 엘리먼츠가 글로벌 완성차 및 배터리 기업들과 순환 경제를 구축한다면 고부가가치 지원과 소재를 지속 재활용하고, 그 과정에서 탄소 배출도 대폭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SK증권은 지난 3일 나무 이엔알(NAMU EnR)과 탄소배출권 시장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으로 양사는 △탄소배출권 시장 정보 수집 및 리서치 업무 △탄소배출권 장내·외 거래 중개 △금융공학 및 파생상품 대응전략 수립과 탄소배출권 금융상품 개발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나무 이엔알은 15년간 대내외 에너지 시장을 중심으로 특화된 리서치 서비스를 제공해오고 있으며, 특히 탄소배출권 시장과 신재생에너지 시장에 대한 양질의 시장 전망과 차별화된 대응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최석원 SK증권 미래전략부문 대표는 “탄소배출권 시장은 탄소 중립 목표 실현을 위한 중요한 수단이며, 이번 협업으로 배출권 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보 인프라 구축 및 전략 수립, 배출권 금융상품 개발 등의 노력을 지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달 환경부 인가 비영리 공익법인 E-순환거버넌스와 '전기·전자제품 자원순환 실천 MOU'를 체결했다.

 

이번 협약 이후 한화투자증권은 E-순환거버넌스에 폐기를 앞둔 전기·전자제품 약 600여대를 인계하고 친환경 회수·재활용 기반을 마련한다.

 

E-순환거버넌스는 친환경 재활용 처리 공정을 거쳐 플라스틱과 알루미늄, 구리 등 자원을 회수해 재활용할 예정이다. 이 모든 과정에는 한국환경공단이 처리 적정성을 검증할 계획이다.

 

손종민 한화투자증권 기획관리실 상무는 "기후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자원순환 프로그램에 동참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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