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함영주 체제’ 3년 더...‘비은행 수익 30%·주주환원 50%’ 정조준

유한일 기자 입력 : 2025.03.25 15:24 ㅣ 수정 : 2025.03.25 15:24

경영 성과 증명에 2028년까지 임기 연장
본격 체질개선 나설 듯..비은행 강화 주목
밸류업 의지도 커 “PBR 1배·환원율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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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 [사진=하나금융그룹]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주주들의 전폭 지지에 힘입어 연임에 성공했다. 취임 후 우상향한 이익 규모와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 주주환원 확대 등 경영 성과에 대해 대내외적 호평이 쏟아진 결과다. 경영 연속성을 확보한 하나금융은 ‘함영주 2기’ 체제서 본격적인 외형 확장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이날 서울 중구 본사서 열린 ‘2025년 정기 주주총회’서 함 회장에 대한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의결했다. 앞서 하나금융 최대주주(지분율 9.68%)인 국민연금이 함 회장 연임안에 대해 찬성했고, 사전 투표서 외국인 의결권의 약 75%도 찬성표를 던졌다. 

 

함 회장은 지난 2015년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통합한 KEB하나은행 초대 은행장에 오른 뒤 2016년부터 그룹 부회장도 겸직했다. 이후 2019년부터 그룹 경영지원 부문 부회장을 지내고 2022년 제3대 하나금융 회장에 취임했다. 함 회장은 이번 연임(3년) 결정에 따라 오는 2028년까지 하나금융을 이끌게 된다. 

 


■ 취임 첫해부터 ‘역대 최대’ 실적...“지속가능성장 적임자” 평가


 

함 회장 경영 성과에 대해서는 금융권 내에서도 이견이 없는 분위기다. 지난해 하나금융의 연간 당기순이익은 3조7338억원으로 창립 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함 회장 취임 첫 해인 2022년(3조6257억원) 세운 역대 최대 실적 기록을 2년 만에 경신한 것이다. 이는 함 회장 진두지휘 아래 주요 자회사들의 성장세가 지속돼 온 결과다. 

 

외형 확장도 눈에 띈다. 하나금융의 총자산은 지난 2021년 말 653조4450억원에서 2022년 말 729조9230억원으로 늘어난 뒤 2023년 말 767조8190억원, 2024년 말 815조5110억원 등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함 회장 임기 내 하나금융의 총자산 성장률은 24.8%에 달한다. 

 

하나금융 최고경영자(CEO) 선임 작업을 맡는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차기 회장 후보로 함 회장을 추천하면서 “대내외 불확실한 경제 환경 속에서 그룹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어느 때보다 검증된 리더십과 안정적인 임기 보장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함 회장은 풍부한 경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그룹의 양적·질적 성장을 동시에 이끌어 왔다”고 평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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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명동에 위치한 하나금융그룹 사옥. [사진=하나금융그룹]

 


■ 그룹 사업 다각화 속도...비은행 키워 지속가능성 높인다


 

함 회장 연임에 따라 하나금융의 경쟁력 제고 전략도 일관되게 추진될 전망이다. 가장 관심을 끄는 건 사업 다각화다. 하나금융의 주력 자회사인 하나은해은 경쟁 시중은행들과 은행권 당기순이익 1위를 두고 다툴 만큼 성장한 가운데, 증권·보험·카드 등 비은행 자회사 역량 강화도 본격적으로 이뤄질 예정이기 때문이다. 

 

당초 하나금융은 인수합병(M&A)을 통한 비은행 역량 강화를 구상했지만 자체 경쟁력 제고 쪽으로 전략을 선회했다. 단순히 그룹의 몸집을 키우는 무리한 M&A보다는 효율적 자본 배분을 통한 수익 극대화 노력과 자회사 간 시너지 극대화 등을 통한 내실 성장에 집중하겠다는 게 함 회장의 판단으로 알려졌다. 

 

함 회장은 그룹 내 14개 자회사 간의 협업 강화로 비은행 수익 비중을 3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지난해 하나금융 당기순이익 중 비은행 부문 기여도는 15.7%로, 이를 2배 수준으로 높이겠다는 뜻이다. 은행 중심의 사업·이익 구조로는 한계가 존재하는 만큼 자회사 간의 균형 확보로 양적·질적 성장을 동시에 유도하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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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그룹이 2월 27일 공개한 최고경영자(CEO) 인터뷰서 함영주 회장이 밸류업 계획에 대해 말하고 있다. [사진=하나금융그룹]

 


■ 1년 만에 33% 오른 주가...‘함영주 2기’ 밸류업 행보 주목


 

하나금융에 대한 대내외 평가 제고는 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하나금융 주가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1월 2일 4만2800원에서 올 1월 2일 5만6800원으로 32.7% 올랐다. 지난 24일 종가인 6만2500원과 비교하면 약 1년 3개월월 동안 주가 상승률은 46% 수준이다. 

 

이는 하나금융의 실적 성장 뿐 아니라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에 시장이 반응한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함 회장은 금융권 화두로 떠오른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분야에서도 보폭을 넓히고 있다. 해외 기업설명회(IR)에 직접 참석하며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하나금융의 지속가능 제고 전략을 알리는 게 대표적이다. 

 

특히 함 회장은 지난달  CEO 인터뷰 영상을 통해 “현재 국내 금융지주의 주가는 상당히 저평가돼 있다”며 “하나금융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에 도달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말한 바 있다. PBR은 주가를 주당 순자산 가치로 나눈 비율로, 통상 1배보다 낮으면 주가가 저평가된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재 하나금융 PBR은 0.46배 수준이다. 

 

함 회장은 지난해 38% 수준이었던 총주주환원율을 오는 2027년까지 50%로 끌어올리겠다고 제시했다. 이를 위해 이번 임기 동안 보통주자본(CET1) 비율 관리 등 재무 건전성 관리에 총력을 다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금배당은 물론 적극적인 자사주 매입·소각도 병행해 주주가치 제고를 유도하겠다는 게 하나금융의 경영 방침이다. 

 

함 회장은 “올해는 하나금융 출범 20주년을 맞이하는 뜻 깊은 해”라며 “20년 성과를 발판 삼아 지속가능한 가치창출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본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해 100년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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