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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사이드] “테슬라에서 주당 40시간 근무해” 머스크를 향한 연기금의 전일제 요구
[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깊숙이 개입하며 사방에 적을 만들었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트럼프와 거리를 두기 시작했지만, 기관 투자자들은 더 많은 시간을 테슬라 경영에 힘쓸 것을 요구하고 나서 관심이 쏠린다. 투자전문매체 벤징가에 따르면 약 9500억 달러의 자산을 운용하는 주요 연기금 및 기관 투자자 12곳은 최근 테슬라 이사회에 보낸 서한에서 머스크가 최소 주 40시간 이상 테슬라에 전념할 것을 요구하며, 기업 지배구조의 전면적인 개혁까지 촉구했다. 해당 서한은 뉴욕시 감사관, 미국교사연맹(AFT), 캘리포니아 공무원연금(CalPERS) 등 주요 공공 투자기관이 공동 서명한 것으로, 테슬라에 대한 투자자 신뢰가 심각히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서한에서 기관 투자자들은 "테슬라의 현재 위기는 CEO의 부재에서 비롯된 장기적인 문제를 뚜렷하게 드러낸다"고 지적했다. 이는 머스크가 테슬라 외에도 X(구 트위터), 우주 탐사 기업 스페이스X, AI 스타트업 xAI,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기업 뉴럴링크 등 다수의 회사를 병행 경영하는 데 따른 시간 분산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이다. 코넬대학교 존슨 경영대학원의 기업지배구조 전문가 사라 스탠리 박사는 “머스크는 시대를 대표하는 혁신가지만, 혁신은 언제나 전일제 리더십을 필요로 한다”며 “테슬라처럼 불확실성이 커진 시점에서, 경영 공백은 주주 신뢰를 무너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기관 투자자들은 또한 테슬라 이사회가 CEO 승계 계획을 수립하고, 다른 이사회 구성원과 개인적 관계가 없는 ‘독립적 인사’를 새로운 이사로 선임할 것을 요구했다. 이는 사실상 ‘머스크 친위 이사회’ 구조를 해체하라는 의미로, 미국 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기준을 중시하는 기관 투자자들이 자주 사용하는 압박 전략으로 꼽히고 있다.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의 스콧 케플러 교수는 “테슬라 이사회는 오랫동안 머스크의 영향력 아래 있었기 때문에 독립성과 견제 기능이 약화된 이사회로선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어렵다”며 “이사회 재구성은 테슬라의 ESG 등급 회복에 중요한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머스크는 지난주 X에 “나는 하루종일 일에 매진하고 있으며, 회의실과 공장에서 자고 있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테슬라에 몇 시간을 쓰는지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일각에서는 최근 그가 ‘정부 효율성 부서(DOGE)’의 특별 정부 직원 역할을 중단한 점을 주목하고 있다.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이를 테슬라에 보다 집중하겠다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으며, 실제로 테슬라 주가는 머스크의 거리두기 이후 주가가 50% 이상 회복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여전히 테슬라 주가는 지난해 12월 최고치 대비 약 26% 하락한 상태다. 테슬라의 경쟁력 문제보다 머스크의 정치적 발언, X 경영에 대한 논란, 그리고 자사에 대한 집중도 부족이 주가 하락의 주요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머스크는 최근까지 트럼프 대통령과의 친밀한 관계, 우파 성향의 발언 등으로 논란을 빚었다. 뉴욕대학교 스턴경영대학원의 크리스틴 윌버 교수는 “머스크의 정치적 입장이 테슬라라는 상장 기업의 이미지에까지 악영향을 주고 있다”며 “투자자들이 CEO의 시간 문제뿐 아니라 이미지 리스크에 대해서도 우려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기관 투자자들의 이번 주당 40시간 이상 전일제 근무 요구는 단기적 성과 압박 이상의 의미를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 이는 ESG 경영을 중시하는 글로벌 투자자들이 테슬라에도 ‘정상적인 거버넌스’를 요구하고 있다는 신호로, 머스크의 개인 역량이 아닌 조직 차원의 리더십 체계를 마련하라는 뜻이다. 미국 연기금 전문가 리처드 플래너리는 “지금까지 테슬라는 머스크 개인의 카리스마로 이끌려왔지만, 기업이 장기적으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제도화된 리더십과 책임 있는 이사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테슬라가 연기금들의 요구에 어느 정도 응답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하지만 이번 사태는 머스크 개인의 능력만으로는 더 이상 테슬라를 지탱할 수 없다는 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라는 점에서 글로벌 투자자들이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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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사이드] 29일 1분기 실적발표 앞둔 엔비디아 135달러 회복
[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세계 최대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오는 28일(현지시간) 2026 회계연도 1분기(2024년 2~4월) 실적을 발표한다. 한국시간으론 29일 오전이다. 글로벌 증시는 이번 실적 발표가 최근 주춤했던 엔비디아 주가 반등의 새로운 ‘추진력’이 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특히 AI 반도체 수요를 견인하는 데이터센터 부문에서의 성장세가 지속되며, 또 한 번의 ‘어닝 서프라이즈’가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감이 월가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시장의 실적 컨센서스는 조정 주당순이익(EPS) 0.88달러, 매출 433억 달러로 집계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EPS는 44%, 매출은 무려 66% 증가한 수치다. 클라우드 기업과 빅테크의 대규모 AI 서버 수요가 여전히 견조하다는 점에서 이 같은 높은 성장률은 무리가 아니라는 평가다. 미국 씨티그룹의 반도체 애널리스트 앳킨슨은 “AI 서버 수요는 아직 성숙기에 도달하지 않았으며, 전 세계적으로 생성형 AI 도입이 가속화되고 있는 만큼 데이터센터용 GPU에 대한 수요는 당분간 꺾이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모건스탠리도 최근 보고서에서 “AI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하드웨어 차원에서 이제 막 1단계에 진입했다는 점에서, 엔비디아의 핵심 제품군은 향후 2~3년간 성장이 지속될 것”이라며 강력한 매수 의견을 유지했다. 하지만 이번 실적에서 완벽한 호재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최근 미국 정부는 중국 수출용 저사양 AI 칩인 H20의 수출을 전면 금지했고, 이에 따라 엔비디아는 약 55억 달러(한화 약 7조 6000억 원) 규모의 재고 평가손실을 반영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단기적으로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은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비벡 아리야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애널리스트는 “이로 인해 총이익률이 기존 가이던스인 71%에서 최대 58%까지 하락할 수 있으며, 조정 EPS가 컨센서스(0.88달러)를 밑도는 0.74달러 수준으로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 이 같은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 단기적으로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는 “이번 회계연도의 재고 손실은 일회성 요인에 불과하며, 장기적으로는 엔비디아의 AI 중심 성장스토리를 훼손하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 후 발표될 2분기 가이던스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2분기 매출 전망치를 기존 480억 달러에서 464억 달러로 소폭 하향 조정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요 기대감이 반영된 수치다. JP모건의 조셉 무어 애널리스트는 “2분기 가이던스가 다소 보수적으로 제시될 경우 주가가 일시 조정을 받을 가능성은 있지만, 이는 단기적 조정에 그칠 것”이라며 “엔비디아의 고객사들이 지속적으로 차세대 칩을 확보하고자 하는 상황에서는 실질적 하방 리스크는 크지 않다”고 밝혔다. 이날 실적 발표는 미국 서부 시간 기준 오후 2시(한국 시간 29일 오전 7시)부터 진행되며, 코렛 크레스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주재하는 컨퍼런스콜을 통해 구체적인 사업 전망이 공유될 예정이다. 월가에서는 목표주가를 끌어올리는 모습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리스크를 고려하더라도 12개월 목표주가를 160달러로 제시하며 매수 의견을 내놨다. 이는 현 주가 대비 약 22%의 상승 여력이 있음을 의미한다. 이런 낙관적인 전망 덕분에 27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는 전장보다 3% 이상 오른 135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골드만삭스 역시 “AI 인프라 생태계에서 엔비디아의 경쟁력이 압도적인 만큼, 실적 발표 이후 일시 조정이 오더라도 장기적으로는 다시 강한 상승 추세에 진입할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158달러로 제시했다. 한편, 일부 보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바클레이스는 “중국 매출 비중이 줄고 있는 점, 재고 조정 리스크, 경쟁사들의 추격 등을 고려할 때 밸류에이션 부담은 점차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엔비디아의 1분기 실적 발표는 AI 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단기적으로는 재고 손실 등 이익률 둔화가 주가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견고한 AI 수요와 기술적 우위에 힘입어 상승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 때문에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기대보다 낮은 실적이 나와도 오히려 저가 매수 기회로 활용될 수 있다”며, “AI 전환의 핵심 수혜주로서의 엔비디아 위상은 당분간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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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사이드] 트럼프 리스크에도 미국으로 몰리는 역대급 자금
[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관세전쟁으로 인해 뉴욕증시가 패닉에 빠져있음에도 불구하고 올들어 미국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 역대급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인용한 금융정보업체 TMX 베타파이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 21일까지 ETF 시장에는 약 4370억 달러(약 600조 원)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이는 2023년과 2024년에 이어 세 번째로 자금 유입 최고치를 기록할 가능성을 시사하며, 2년 연속 최고치 경신이라는 새로운 기록을 눈앞에 두고 있다. 눈길을 끄는 점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전쟁으로 인한 리스크가 다시 수면 위로 부상하며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졌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자금이 미국 시장으로 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왜 투자자들은 이러한 불확실성 속에서도 ETF에, 그것도 미국 ETF에 열광하는 것인지 배경이 궁금해진다. WSJ는 "ETF가 세금 혜택과 낮은 수수료 등 구조적 강점을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올해 들어 더욱 두드러진 자금 유입의 배경에는 저가 매수 기회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 4월,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 지수가 급격한 조정을 받으며 시장의 변동성이 5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을 때, 미국 대표 ETF 중 하나인 뱅가드의 S&P500 ETF에는 월간 기준 사상 최대 금액이 유입된 바 있다. 뱅가드 그룹의 CIO 그렉 데이비스는 “4월 초 격동의 기간 동안 매수 대 매도 비율이 5대 1 수준이었다”며 “투자자들이 막대한 현금을 들고 시장을 지켜보다가, ‘투매가 나오면 바로 들어가야 한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반응은 코로나 팬데믹 당시 유례없는 유동성을 경험한 투자자들이 ‘현금의 힘’을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시장의 조정을 매수 기회로 활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즉, 변동성이 곧 기회라는 인식이 ETF로의 자금 유입을 가속화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ETF는 개별 종목에 비해 리스크가 분산되어 있고, 거래 유연성도 높다. 이는 불확실한 글로벌 환경 속에서 투자자들이 선호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베타파이의 리서치 디렉터 토드 로젠블루스는 “ETF는 본질적으로 포트폴리오 헤지 수단이면서 동시에 장기 투자 전략에도 적합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발언, 미중 갈등 재점화,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주식 시장이 출렁일수록 오히려 ETF가 자산 배분의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산군별로 보면, 전체 자금 유입 중 주식형 ETF가 2687억 달러로 가장 많았고, 채권형 ETF에도 1416억 달러가 유입됐다. 이 외에 원자재와 기타 자산군에도 각각 135억 달러, 134억 달러가 들어왔다. 이는 ETF가 단순히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도구를 넘어서 자산 전체의 위험을 관리하는 전략적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초 캐나다와 멕시코, 그리고 중국에 대한 고율 관세를 경고하며, 자신이 요구하는 게임의 룰을 따르지 않을 경우 무차별적인 관세폭탄을 매길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다가 미중 관세협상을 통해 90일간 고율관세를 유예하기로 하면서 관세전쟁의 긴장도가 완화되는 듯 했다. 하지만 지난주 다시 유럽연합(EU)를 겨냥한 고율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 무역전쟁 불씨를 되살렸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폭탄 발언으로 인해 세계 주식시장, 특히 신흥국 증시는 큰 충격을 받고 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발언은 미국 자산에 대한 상대적 신뢰도를 높이며, 미국 내 ETF 시장으로 자금을 유입시키는 역설적 현상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 ETF 시장에 유입된 자금의 상당 부분은 해외 투자자 자금으로 추정된다. 투자자들은 자국 통화가치 하락과 지정학 리스크 확대 속에서 ‘기축통화 기반 자산’인 미국 국채나 대형주 중심 ETF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단기 국채 ETF(SGOV)는 올해에만 170억 달러(약 23조 원)의 자금을 끌어모았다. BNP파리바 자산운용의 글로벌 전략가 루이스 하딩은 “미국이 정치적으로 혼란스럽더라도 여전히 가장 신뢰받는 시장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며 “관세 전쟁은 세계 시장에는 혼란이지만, 상대적으로 미국 내 대형 기업들은 공급망 재편 속에서도 회복력을 입증해 왔다”고 말했다. 월가 전문가들은 올해 하반기까지도 ETF에 대한 자금 유입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트럼프발 관세전쟁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확대될수록 ETF는 ‘리스크를 통제할 수 있는’ 투자 수단으로 각광받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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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사이드] 1000원에서 950원까지 내려온 엔화, 다시 800원대 시대 올까
[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100엔당 1000원을 넘겼던 원·엔 환율이 최근 들어 950원대까지 낮아지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900원대 초반까지의 추가 하락 가능성까지 거론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다시 1000원을 상회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일본은행(BOJ)의 기준금리 인상 여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방향, 그리고 지정학적 리스크 등 복합적인 외부 변수들이 원·엔 환율의 향방을 결정지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하나은행에 따르면 원·엔 재정환율은 지난 24일 100엔당 950원대를 기록했다. 불과 한 달 전인 지난달 29일에는 1009원52전으로 1000원을 넘어섰던 원·엔 환율이 최근들어 급격한 하락세를 나타낸 것이다. 현재 원·엔 환율은 950원대 초반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환율 하락의 핵심 요인으로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지연 가능성과 글로벌 증시 흐름을 꼽는다. 에드워드 리 HSBC 아시아 통화전략 헤드는 “미국과 일본 간의 무역 불확실성이 확대되며 일본은행의 긴축 정책에 제동이 걸렸다”며 “시장에서는 당초 두 차례 금리 인상을 기대했지만, 현재는 그 기대가 빠르게 후퇴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엔화 약세가 지속되며 단기적으로 원·엔 환율이 940원대, 경우에 따라 930원대 초반까지도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환율 하락의 또 다른 원인으로는 미국 증시의 회복세가 꼽힌다. 사라 모건 모건스탠리 수석 외환전략가는 “역사적으로 미국 증시가 상승할 때 투자자들은 안전자산에서 이탈해 위험자산으로 이동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는 엔화 약세로 직결된다”고 지적했다. 그녀는 “최근 나스닥 중심의 기술주 반등은 위험 선호 심리를 자극했고, 이는 자연스럽게 엔화의 상대 가치 하락을 초래했다”며 “만약 미국 증시가 추가 상승 여력을 소진한다면 이러한 흐름은 일시적일 수 있지만 당분간 원·엔 환율은 930~940원대 추가 하락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중장기적 시각에서는 다시 원·엔 환율이 1000원을 회복할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토마스 가르시아 골드만삭스 일본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일본의 최근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일시적으로 둔화했지만, 여전히 물가 상승 압력은 주변국보다 높은 수준”이라며 “이는 일본은행의 통화정책 전환 가능성을 열어두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의 내수와 성장률 지표는 한국보다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으며, 이는 장기적으로 엔화 강세, 나아가 원·엔 환율 반등 가능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레이첼 클라크 뱅크오브아메리카 매크로 리서치 팀장은 “BOJ는 올해 한 차례 이상 금리 인상을 단행할 여지를 남겨두고 있으며, 반면 한국은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며 “양국 간 통화정책 차별화가 원화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녀는 “950원이 당장 바닥처럼 보일 수 있지만, 여건 변화에 따라 1000원 회복도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라고 덧붙였다. 조나단 웨버 HSBC 외환 전략 부문 책임자는 “원화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 중국 경제 둔화 등의 영향을 더 직접적으로 받고 있다”며 “상대적으로 원화 약세가 더 깊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지정학적 리스크나 글로벌 증시 불안정성이 겹칠 경우,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되면서 원·엔 환율은 반등 국면에 진입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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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사이드] 11만 달러 천장 뚫은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알트코인도 들썩
[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규모 감세정책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불안해진 가운데 대표적인 가상자산인 비트코인이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며 또 한 번 전 세계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미국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서 비트코인은 장중 11만2000달러에 육박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단순한 가격 상승을 넘어 비트코인이 새로운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비트코인의 급등 배경에는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첫째, 트럼프발 금융 불안이 안전자산 혹은 대체투자처로서 비트코인을 주목하게 만들었다는 분석이다. 인플레이션 우려와 국채금리 급등, 상업용 부동산 시장 불안 등이 겹치며 전통 금융자산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가상자산이 새로운 투자처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둘째, 가상자산 규제의 제도권 편입 움직임이 비트코인 상승에 불을 지핀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9일 미국 상원이 통과시킨 ‘지니어스법’은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명확한 규제 틀을 제시함으로써 가상자산이 제도권 내에서 기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는 시장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기관투자자들의 유입을 촉진하는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 스카이브릿지 캐피털 창립자 앤서니 스카마치니는 “지니어스법은 단지 규제가 아니라, 스테이블코인을 제도권 금융으로 끌어들이는 일종의 ‘합법화 선언’에 가깝다”며 “이는 곧 비트코인과 같은 주요 가상화폐에 대한 신뢰 회복과 연계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기관 자금의 유입이 결정적인 상승 원동력으로 꼽힌다. 기관들은 직접 비트코인을 보유하기보다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나 비트코인을 대량 보유한 스트래티지 같은 기업을 통한 우회 투자를 선호한다. 소소밸류에 따르면 21일 현재 비트코인 현물 ETF 누적 순유입은 433억8004만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블랙록의 아이셰어스 비트코인 ETF(IBIT)는 올해만 88억9784만달러가 유입돼 미국 전체 ETF 중 5위를 기록했다. 이와 함께 기관들의 스트래티지 주식 보유량도 급증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 데이터 분석 플랫폼인 웨일위즈덤에 따르면 노르웨이국부펀드와 스위스중앙은행은 각각 180만주, 12만주 이상을 새로 매입했다. 캘리포니아 공무원 연금(캘퍼스), 교직원 연금(캘스터스)도 스트래티지 매수대열에 가세했다. 블룸버그 ETF 애널리스트 제임스 세이파트는 “비트코인 ETF는 기관 투자자들이 가상화폐에 접근할 수 있는 가장 신뢰할 수 있는 경로가 됐으며 향후 유동성 확대와 가격 안정성 측면에서 비트코인 시장의 체질을 바꿔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비트코인 가격 전망에 대해 시장은 두 가지 시각으로 나뉜다. 하나는 제도권 진입과 기관 자금 유입이 본격화되며 ‘슈퍼불 마켓’이 전개될 것이라는 낙관론이다. 반면, 단기 급등 이후 조정 가능성을 경고하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JP모건은 최근 보고서에서 “비트코인의 급등이 ETF 순유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이 유입이 둔화될 경우 가격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비트코인의 변동성은 여전히 높고, 규제 리스크와 글로벌 거시경제 변수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는 제도화가 가상자산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가 더 클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피델리티 디지털 애셋은 “2025년은 제도권 편입이 본격화되는 해로, 비트코인은 금과 유사한 디지털 가치 저장수단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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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사이드] CATL 앞세워 글로벌 시장 판도 흔드는 중국 배터리 굴기
[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지난해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확연한 구조 변화를 맞이했다. 그 중심에는 중국의 CATL이 있다. 중국이라는 지역적 경계를 넘어,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전반에서 CATL은 굳건한 1위를 차지하며 무서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의 3대 배터리 기업(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이 한때 50% 이상을 차지하던 세계 시장 점유율은 현재 40% 선까지 밀려났고, 중국 업체들에 추월당하는 현실에 직면하고 있다. 중국 CATL은 2023년 한 해 동안 전 세계 배터리 출하량의 약 36%를 차지하며 압도적인 존재감을 드러냈다. CATL은 테슬라, BMW, 현대차 등 주요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배터리를 공급하며 글로벌 공급망을 넓혀왔다. 원재료 내재화, 기술 고도화, 정부의 강력한 산업 육성 정책이 삼위일체가 되어 중국 배터리 산업의 급성장을 이끌었다. 중국 정부는 ‘신에너지차(NEV)’ 확대를 위해 배터리 산업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이어왔다. 이에 따라 CATL뿐만 아니라 BYD, CALB, EVE에너지 등 다수의 중국 배터리 기업들이 글로벌 10위권에 진입했다. 미국 시장에서 규제로 인해 중국 기업들이 제약을 받는 사이, 이들은 유럽과 동남아, 중남미 등 제3지역에서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시장을 장악해 나가고 있다. 국제 에너지 분석기관 벤치마크 미네랄 인텔리전스의 사이먼 무어 CEO는 “중국 기업들의 빠른 배터리 기술 축적과 자체 공급망 확장은 과거 한국과 일본이 주도하던 글로벌 배터리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 배터리 기업들 역시 미국 시장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K배터리’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려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GM과, SK온은 포드와 각각 합작법인을 세우며 북미 배터리 생태계를 공략해 왔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과 맞물려 전기차 산업에 대한 미국 정부의 정책 기조가 흔들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전부터 “그린 뉴딜을 폐지하고 전기차 의무화를 중단하겠다”고 천명하며, 미국 내 전기차 보조금 정책이 후퇴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미 GM과 포드 등 미국 자동차 업체들은 전기차 투자 축소 및 일시 중단을 발표하며 배터리 수요에 불확실성을 더하고 있다. 그 결과, 한국 배터리 기업들은 예상보다 빠른 수요 둔화에 직면했다. 유럽 시장 역시 중국 기업의 ‘가성비 공세’에 밀리며 점유율이 급락했다. 실제로 유럽 내 중국산 배터리 점유율은 3년 새 3배가량 늘어난 반면, 한국산 배터리는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수요 둔화, 보조금 축소, 가격 경쟁력 하락이라는 삼중고에 직면한 한국 배터리 3사는 현재 ‘생존 전략’으로 전환하고 있다. 생산 속도 조절, 투자 계획 재검토, 비용 절감 등 비상경영에 들어간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하에서 보조금을 반영한 실적에서는 흑자를 기록했으나, 이를 제외하면 적자를 면치 못했다. 삼성SDI와 SK온도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으며, 북미 신규 공장에 대한 투자 회수 기간이 불확실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최소한 미국 정부의 확실한 정책 방향이 정립되기 전까지는 보수적 경영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제는 규모와 기술만으로 경쟁력을 확보하는 시대는 끝났다”고 말한다. 배터리 원재료(리튬, 니켈, 코발트 등)에 대한 안정적 공급망 확보, 소형 모듈 기술 및 BMS(배터리관리시스템) 기술 고도화, 에너지 저장장치(ESS) 등 신시장 다변화가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중국과의 기술 격차가 좁혀진 상황에서 한국 기업들은 ‘프리미엄 전략’과 동시에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 특히 연구개발(R&D)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 확대, 국내 배터리 소재 기업과의 협력 체계 구축, 산업 생태계 전반의 리질리언스(복원력) 강화를 위한 정책적 개입이 요구된다. 미국 워싱턴 소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사라 리우 연구원은 “한국은 전기차 시대 초기에 기술력을 바탕으로 시장을 주도했지만, 이제는 산업 전체의 체질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위해서는 공급망, 정치 리스크 대응 전략까지 종합적으로 설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배터리 시장은 단순한 기술 경쟁을 넘어, 산업정책, 외교 전략, 공급망 통제까지 총체적 역량이 맞부딪히는 국면으로 진화하고 있다. 중국의 공세와 미국의 불확실한 정책 환경 속에서 한국 배터리 산업은 생존과 도약의 갈림길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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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켓인사이드] 13, 14일 PPI CPI 줄줄이 대기, 9월 금리인하 마지막 퍼즐
- [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지난주 롤러코스터 장세를 경험한 서학개미들은 이번주 13일(이하 현지시간) 생산자물가지수(PPI)와 14일 소비자물가지수(CPI) 결과발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연방준비제도(연준)이 오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올해 첫 금리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매우 높지만, 경제지표에 따라 뉴욕증시가 또다시 출렁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뉴욕증시는 지난 2일 7월 고용보고서 발표와 함께 수년만에 최악의 공포를 경험했다. 미국의 7월 실업률은 약 3년 만에 가장 높은 4.3%를 찍었고,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도 시장 전망(17만5000건 수준)에 못 미치는 11만4000명 증가하는 데 그치자 지난 5일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지수는 하루만에 3% 떨어지며 2년만에 가장 큰 폭으로 급락했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지난주 초 한때 65선까지 오르며 코로나19 팬데믹 발발 초기인 2020년 3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시장은 연준이 9월 FOMC 정례회의까지 기다릴게 아니라, 당장 긴급회의를 소집해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고 연준을 압박했지만, 연준은 시장의 요구를 외면한채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다행히 미국 경제가 여전히 견조하다는 분석이 잇따라 나오면서 뉴욕증시는 급반등했고, 시장참여자들의 공포심리 또한 진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월가의 관심은 이번주 나올 CPI와 PPI 결과에 쏠리고 있다. 만약 지표가 기대치 이상으로 낮아지면 뉴욕증시는 또다른 충격에 휩싸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월가의 예상으로는 7월 CPI가 예상보다 더 높아질 것이란 우려가 많다. 뉴욕증시 팩트세트 합의 예측에 따르면 7월 CPI는 전월비 0.2%, 전년비 3.3% 상승이 예상된다. 3.3%의 CPI 물가상승율은 연준이 목표치로 내건 연2% 수준 보다 여전히 높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도 전월비 0.2%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CPI가 예상보다 높게 나와 시장이 다시 출렁거려도 현재로선 연준이 8월중에 긴급회의를 소집해 금리인하 카드를 꺼낼 가능성은 극히 희박해 보인다. CNN은 8일 나이트캡 분석을 통해 “지난 월요일 글로벌 주식시장의 혼란이 미국으로 번지면서, 시장참가자들은 긴급 금리인하를 해야 한다고 외쳤다”며 “파월 의장은 비명과 짜증을 내며 떼쓰는 아이를 무시하고 내버려 두는 전형적인 아빠의 행동으로 대응했다”고 해석했다. 이번 사태 뿐 아니라, 연준은 월스트리트에 휘둘리지 않는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수차례 던졌다고 CNN은 지적했다. 파월이 공개적으로 금리인하와 관련해 입장을 나타낼 수 있는 것은 22일부터 시작되는 잭슨홀 연설이다. 연준 의장은 잭슨홀 연설을 통해 향후 통화정책과 관련한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단초를 제시했는데, 이번에도 파월이 그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CNN은 “파월 의장은 오는 22일부터 시작되는 잭슨홀 연설 전까지 공개적으로 발언할 기회가 없다”며 “그사이 시장이 반등하면서 긴급 금리인하 요구는 잠잠해지고, 월가는 구석에 앉아 감정을 추스를 충분한 시간을 갖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CPI에 대한 우려 때문에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는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한국시간 12일 업비트 기준 비트코인은 24시간전보다 1.64% 하락한 8430만원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고, 이더리움은 0.14% 하락한 366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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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켓인사이드] 꼬여버린 뉴욕증시 주간거래, 현지 대체거래소 일방적인 주문취소에 투자자들 단체행동 채비
- [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미국에서 주간거래 서비스를 제공하는 현지 대체거래소가 갑작스런 주가급락과 주문폭주를 이유로 이미 체결된 주식거래를 일방적으로 취소하는 비정상적인 결정을 내리면서 국내 투자자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투자자들은 국내 증권사들이 이번 사태에 책임이 있다며 금융당국에 대대적인 민원을 제기하고 나섰다. 사태의 발단은 지난 2일(현지시간) 뉴욕증시가 급락한후 주말을 보내고 새로 장이 열리기 앞선 지난 5일 발생했다. 국내 증권사들은 현지 대체거래소인 블루오션과 협약을 맺고 미국증시가 끝난 새벽시간, 한국의 낮 시간대에 미국 주식을 거래할 수 있는 이른바 주간거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한국시간으로 미국증시의 애프터마켓이 끝나는 오전 9시부터 프리마켓이 시작되는 오후 5시까지 제공된다. 문제는 한국시간 5일 뉴욕증시가 열리기 전인 프리마켓 전에 투자자들이 급락한 주식을 잡기 위해 증권사들을 통해 주간거래 주문을 냈던 것이 일괄적으로 취소처리되면서 발생했다. 국내 증권사들은 현지 대체거래소의 결정이라며, 이날 오후 2시45분 이후 체결된 주식거래가 취소될 것임을 투자자들에게 알렸다. 그러면서 2시45분 이후 주식체결이 이뤄진 계좌에 대해 주문취소과 완전히 이뤄질 때까지 주문을 더 이상 진행하지 못한다고 통보했다. 저가에 미국주식을 잡은 투자자들은 이미 체결된 주식거래가 취소된다는 것도 황당한데, 프리마켓과 정규장이 열리고나서도 주식거래를 할 수 없게된 사실에 망연자실했다. 증권사들은 현지 대체거래소의 결정에 따른 것이라며, 국내증권사들은 책임이 없다고 설명했지만, 투자자들은 “전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이 과정에서 현지 대체거래소는 일방적으로 이미 체결된 주식거래를 취소하는 구체적인 이유를 제시하지 않았다. 일부 증권전문가들은 규모가 작은 현지 대체거래소가 갑작스런 주가급락과 주문폭주로 인해 주문거래 소화가 어렵다고 보고 일방적으로 주문을 취소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증권사가 수탁을 거부하는 것은 명백한 불법에 해당한다. 더욱이 이미 체결된 주식거래를 뚜렷한 이유없이 취소하는 것은 생각할 수도 없는 비정상인 결정이다. 하지만 미국의 주간거래가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엄격한 감독을 받지 않는 사각지대 거래인데다, 블루오션이 미국에서는 유일하게 주간거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문제가 꼬여도 단단히 꼬여버린 것이다. 이미 체결된 주문이 취소되면서, 저가에 주식을 매수한 투자자들은 차익을 얻을 수 없게 됐을뿐더러, 주문취소 과정에서 프리마켓은 물론, 정규장이 열리고도 한참이나 주식주문을 내지 못해 기회를 박탈당했다고 분노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제기한 건수만 100여건이 넘으며, 투자자들이 주장하는 추정 손실금액은 6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국내 증권사들은 모든 사태의 책임을 블루오션 측에 떠넘기고 있다. 주문취소는 현지 사정으로 인한 혼란으로 이를 중개하는 국내 증권사들은 책임이 없다는 해명을 내놓고 있다. 그러면서도 블루오션 또는 블루오션 거래소를 이용하는 미국 브로커와의 계약 내용에 대해서는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금감원도 뚜렷한 해결방안을 찾지 못해 난감해하고 있다. 투자자와 국내 증권사간 문제라기 보다 현지 대체거래소가 원인을 제공한 사태로 보기 때문이다. 금감원이 내놓은 중재안은 일단 투자자와 증권사간 자율 조정을 진행해 보고 그 후에 판단하겠다는 어정쩡한 내용이다. 증권사들은 거래취소로 인한 대혼란을 겪은 이후 주간거래를 완전히 재개하지 않고, 일부 종목에 대해서만 제한적으로 운영하고 있거나, 아예 주간거래 서비스를 중단하고 후유증은 상당히 오랜 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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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켓인사이드] 패닉셀 멈춘 뉴욕증시, 엔비디아 반등 속 비트코인도 8000만원 회복
- [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경기침체에 대한 공포로 3거래일 연속 패닉셀을 보였던 뉴욕증시가 모처럼 반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100달러를 위협받던 엔비디아는 4% 이상 올랐고,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 등 주요 시가총액 상위종목들도 반등에 성공했다. 6일(이하 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는 전장보다 4% 이상 올라 104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메타 역시 4% 이상 올랐고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닷컴도 소폭이지만 반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반면 애플과 알파벳은 약세를 나타내고 있고, 테슬라 역시 전장보다 1% 가량 하락해 196달러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다우지수는 0.85%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고, 3거래일 연속 큰폭으로 하락했던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지수와 나스닥지수 모두 1% 이상 상승세로 돌아섰다. 뉴욕증시가 이날 모처럼 반등세로 돌아선 것은 7월 미 고용보고서 발표로 촉발된 경기침체에 대한 공포감이 어느정도 가라앉으면서 패닉셀이 과도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CNBC는 “최근 며칠간 이어진 매도세가 과도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라며 “이제는 보다 냉정하게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로이터통신은 올해 3분기 미국경제가 2.5% 성장할 것이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3분기 예상되는 2.5% 성장은 일각에서 우려하는 미국의 경기침체가 과도하다는 것을 뒷받침하는 지표라는 것이다. 미국 주요 기업들의 실적 또한 아직은 실망할 단계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인텔 등 일부 기술기업들이 시장예상치를 밑도는 실적을 기록했지만, 이미 실적을 발표한 기업과 아직 발표하지 않은 기업의 실적 추정치를 종합한 혼합(blended) EPS 증가율은 11.5%로 추정된다. CFRA 리서치의 샘 스토벌 스트래티지스트는 “최근 벌어진 증시의 대규모 매도세가 미국 경기침체 또는 실적 부진으로 인해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하기는 어렵다”면서 “대신 높은 밸류에이션이 역사적 평균에 부합하게 조정되어야 할 필요는 있다”고 분석했다. 엔비디아가 최근 급격한 조정을 거치면서 그동안 문제가 됐던 과도한 밸류에이션 우려가 해소됐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엔비디아가 내림세를 멈추고 본격적으로 상승세로 반전하기 위해서는 오는 15일로 예정된 엔비디아의 2분기 실적에서 시장예상치를 웃도는 성적이 나와야 할 것으로 보인다.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도 지난 2일부터 시작된 경기침체 우려 악몽에서 벗어나는 모습이다.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한국시간 7일 새벽 24시간 전보다 2.5% 이상 오른 80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은 전날 한때 7200만원까지 떨어지며 가상화폐 시장 전체를 공포에 빠트렸다. 가상화폐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 역시 24시간 전보다 2.8% 오른 358만원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고, 솔라나는 10% 이상 올라 20만5000원을 회복했다. 뉴욕증시와 가상화폐는 지난 2일 발표된 7월 고용보고서 이후 경기침체 공포가 엄습하면서 기술주들이 연일 급락세를 이어가며 전세계 증시를 패닉에 빠트렸다. 이에 따라 월가에서는 연방준비제도(연준)이 9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 때까지 기다릴 것이 아니라, 당장에라도 긴급회의를 열어 금리를 인하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됐다. 그러나 연준은 시장에서 제기되는 경기침체 우려와 관련, 아직은 이렇다할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긴급회의를 소집하려는 어떠한 움직임도 나타내지 않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의장은 7월 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또다시 동결하면서 9월 정례회의 때는 금리인하를 의제에 올릴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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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켓인사이드] 90달러까지 밀린 엔비디아, 연준이 긴급회의 열어 기준금리 내릴 가능성은
- [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지난 2일(이하 현지시간) 발표된 7월 고용보고서 이후 뉴욕증시에서 기술주들이 연일 급락세를 이어가면서 연방준비제도(연준)이 긴급 구원투수로 조기등판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연준은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9월 정례회의 때는 금리인하를 의제에 올리겠다는 시그널을 강하게 제시했지만, 공교롭게도 지난 2일 이후 뉴욕증시가 연일 큰 폭으로 급락하면서 경기침체 공포는 극에 달하고 있는 모습이다. FOMC 정례회의는 8월에는 열리지 않는다. 때문에 증시하락이 멈추지 않는다면 9월까지는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연준이 8월에 긴급회의를 열어서라도 기준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지만, 현재로선 연준이 9월 전에 긴급회의까지 소집해가며 금리를 내릴 가능성은 커 보이지 않는다. 이번 증시 폭락의 주범은 7월 고용보고서다. 지난달 미국 비농업 일자리는 시장의 예상치를 크게 밑도는 11만4000명 증가에 그쳤고, 실업률도 시장전망치를 웃도는 4.3%로 치솟자 우려했던 경기침체가 미국경제를 덮치는 게 아니냐는 불안감이 커졌다. 여기에 엔비디아로 대표되는 AI 관련 기술주들이 3거래일 연속해서 낙폭이 커지고, 그 여파로 아시아 증시가 기록적인 급락세를 나타내는 등 전세계적으로 도미노 현상을 보이고 있어 기술주 버블논쟁까지 불러오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인 '증시 강세론자'로 꼽히는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의 제러미 시겔 교수는 5일 연준이 고용시장 하강에 대응해 0.75%P 규모의 대폭적인 기준금리 긴급 인하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시겔 교수는 이날 미 CNBC 방송 인터뷰에서 “미 기준금리는 현재 3.5∼4.0%에 있어야 한다”며 이처럼 말했다. 시겔 교수는 기준금리 긴급 인하에 더해 9월에도 추가적으로 0.75%P 금리인하가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긴급 회의까지 소집해가며 연준이 정례회의가 열리지 않는 8월에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것은 지나친 시장개입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SMBC 닛코 증권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조셉 라보르그나는 뉴욕타임스에 “긴급금리 인하는 패닉에 빠진 것처럼 보일 수 있다”고 지적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미 경제매체 블룸버그 역시 “연준의 긴급금리 인하는 실수가 될 수 있다”는 제목의 칼럼에서 “이번 주가 하락은 근본적으로 경제 충격 때문에 일어난 일이 아니고 AI 관련 주식 같은 기술주 등에 과도하게 뛰어든 투자자들로 인한 것”이라면서 “미국 경제가 망가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비상사태가 발생했을 때만 사용하는 수단을 쓸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연준 또한 아직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긴급회의 소집 소식은 전혀 들리지 않고 있다. 연준이 FOMC 정례회의가 열리지 않는 달에 긴급하게 회의를 열어 금리를 내린 사례는 있다. 2020년 코로나 팬데믹 때 당시 연준은 긴급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0.5%P 인하했다. 앞서 2008년 리먼브라더스 파산 당시와,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사태 때도 긴급금리 인하를 사용한 적이 있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공포감이 사그라들지 않는 한 9월 FOMC 정례회의 때 연준이 내려야할 기준금리 인하폭은 0.25%P 수준이 아니라, 0.5%P 혹은 그 이상이 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감이 실리고 있다. 만약 지금의 증시급락이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라, 경기침체의 서막이라는 것이 사실이라면 월가에서는 최소 0.5%P 이상의 빅컷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한편 엔비디아는 5일 뉴욕증시에서 개장초 90달러까지 밀렸다가 100달러를 겨우 회복하는 등 3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테슬라 등 주요 기술주들도 대부분 큰 폭으로 하락세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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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꾸로 읽는 경제] 테라사태 권도형이 그토록 한국행을 원했던 이유
- [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테라-루나사태는 2022년 5월 권도형 씨와 신현성 씨가 설립한 테라폼랩스가 발행한 테라와, 그 가치를 유지하기 위한 자매코인 루나가 대폭락한 사건을 말한다. 당시 시가총액 5위에 오르며 개당 10만원에 거래됐던 루나는 한순간에 개당 1원도 되지 않는 수준인 -99.99%라는 말도 안되는 손실율을 기록하며 수 많은 투자자들에게 회복하기 힘든 손해를 입혔다. 한국과 미국을 비롯해 전세계적인 피해규모는 50조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10개월 뒤인 2023년 3월 권씨는 사건을 조사 중이던 한국의 법망을 피해 해외로 도피했다가 몬테네그로에서 위조여권 사용 혐의로 검거됐다. 검거사실이 알려지자 미국과 한국 사법당국은 권씨의 신병인도를 위해 몬테네그로에 송환을 요청했다. 몬테네그로 항소법원은 당초 권씨에 대해 한국송환을 결정했지만, 미국으로의 송환을 희망했던 검찰총장의 반대로 다시 재판에 부쳐졌고, 우여곡절 끝에 최종적으로 한국행이 결정됐다. 이 과정에서 권씨는 미국으로 가지 않기 위해 필사적으로 한국행을 희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검찰의 수사를 피해 스스로 해외도피를 택했던 그가 어떻게든 다시 한국에서 재판받기를 희망하는 역설적인 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권씨가 미국행을 극도로 피하려고 했던 것은 미국이 경제사범에게 무자비한 판결을 내리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화이트칼라범죄, 즉 금융범죄와 관련해서 특히 더 가혹한 처벌을 내리고 있다. 미국은 동시에 여러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에 대해 ‘병과주의’를 적용한다. 병과주의란 각 혐의에 대한 형량을 합산해 최종형을 결정하는 방식이다. 병과주의의 대표적 사례는 650억달러의 천문학적인 피해를 입힌 다단계 금융사기(폰지사기) 혐의로 재판에 회부됐던 버나드 메이도프 전 나스닥증권거래소 위원장이다. 그는 2009년 6월 미국 맨해튼 연방법원에서 징역 150년을 선고받았다. 벌금 1700억달러와 각종 재산권 박탈은 덤이었다. 메이도프가 이런 처벌을 받았던 것은 총 11개의 혐의에 대해 법원이 각 혐의별 형량을 모두 합쳐 150년의 징역형을 때렸기 때문이다. 선고 당시 71세였던 메이도프는 2021년 교도소에서 83세를 일기로 사망했다. 대형 암호화폐 거래소 FTX를 창업하며 '암호화폐의 거물'로 불렸던 샘 뱅크먼-프리드는 고객자금 수 십억 달러를 빼돌린 혐의 등으로 기소되어 징역 25년을 선고받았다. 앞서 검찰은 뱅크먼-프리드에게 징역 40~50년 형을 구형했었다. 이보다 더한 사례도 있다. 2000년 뉴욕 사업가 출신인 숄람 와이스는 내셔널 헤리티지 라이프 인슈어런스에서 4억5000만달러에 달하는 사기를 벌였다가 845년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반면 한국은 미국에 비하면 경제사범에게 상대적으로 관대하다고 할 수 있다. 미국과 달리, 한국은 유죄로 인정된 여러 개의 혐의 중 형량이 가장 높은 혐의를 기준으로 가중처벌하는 가중주의를 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권씨는 피해자의 수와 피해금액을 고려할 때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경법) 상 사기혐의가 적용될 것이 확실시된다. 특경법은 사기로 인한 이득액이 5억원이상이면 해당되며,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의 경우 벌금형 없이 3년이상의 복역형이 선고된다, 5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 징역형이 내려지는데, 지금까지 경제사범에 대해 무기징역이 내려진 사례가 없다. 권씨는 특경법 외에도 자본시장법,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등 혐의도 받고 있다. 이 모든 혐의에서 유기징역형이 내려져 가중되면 권씨의 형량은 최대 50년 이내에서 정해질 전망이다. 그나마 항소 과정에서 최초의 형량보다는 더 낮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까지 한국에서 경제사범에게 내려진 최대 형량은 1조원대 펀드 사기 혐의로 기소된 김재현 전 옵티머스자산운용 대표에게 내려진 징역 40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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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켓인사이드] 미 신규고용-실업률 기대치 빗나가자 시장 패닉, 엔비디아 100달러 위협 반도체지수 이틀간 600P 급락
- [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미국의 노동시장이 예상보다 빠르고 차갑게 식어가고 있다는 통계가 나오자 월가가 경제침체 공포감에 휩싸였다. 엔비디아는 연이틀 급락하며 100달러선에 바짝 다가섰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연이틀 급락세를 이어갔다. 시장에서는 연방준비제도(연준)이 지난달 30~31일 열렸던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내렸어야 했는데, 실기했다는 한탄이 쏟아지고 있다. 미 노동부는 7월 미국의 비농업 일자리가 전월 대비 11만4000명 늘었다고 2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직전 12개월간 평균 증가폭(21만5000명)에 크게 못 미치는 수치이며,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18만5000명)도 크게 밑돌았다. 업종별로는 의료부문 고용이 5만5000명 늘어 직전 12개월 평균치(6만3000명)를 조금 밑도는 증가세를 나타냈고, 건설은 2만5000명, 운수·창고는 1만4000명의 고용이 늘었다. 반면 정보 부문은 7월 들어 고용이 2만명 감소해 대조를 이뤘다. 7월 실업률 역시 4.3%로 6월(4.1%) 대비 0.2%포인트 상승했으며, 전문가 전망치(4.1%)를 웃돌았다. 7월 실업률은 2021년 10월(4.5%) 이후 2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와 함께 시간당 평균임금 상승률은 전월 대비 0.2%, 전년 대비 3.6%로, 모두 시장 전망치에 0.1%포인트씩 밑돌았다. 노동부 발표를 앞두고 고용시장이 식을 것이란 예상은 있었지만, 고용과 실업률 모두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빠르고, 차갑게 식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자 투자자들의 머릿속에는 ‘경제침체’라는 단어가 떠오르며 공포감은 극에 달하는 모습이다. 연준이 금리인하 시기를 놓쳤다는 한탄도 쏟아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날 연준이 7월에 금리를 내리지 않은 것을 후회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윌리엄 더들리 전 뉴욕 연은 총재는 최근 언론기고에서 “지금 (금리)인하를 주저하는 것은 불필요한 위험만 늘릴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고용동향 보고가 나온 2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시간외거래에서부터 패닉상태에 빠졌는데, 장이 열리자마자 지수하락폭이 거의 수직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AI 반도체 대장주 엔비디아는 전날에 이어 이날도 급락세를 나타내며 장중 100달러에 바짝 접근했다. 개장초 한때 전장보다 7% 이상 떨어지며 101달러선에 거래되기도 했다. 인텔은 저조한 2분기 실적발표와 함께 대규모 구조조정, 배당금 중지 등 잇딴 악재를 쏟아내는 바람에 주가하락을 막지 못했다. 인텔은 개장초 한때 전장보다 30% 가까이 급락하며 20달러선을 겨우 방어하고 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전날 373포인트가 떨어진데 이어 이날도 개장초 250포인트 이상 하락하며 이틀간 600포인트가 넘는 하락폭을 기록했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가상화폐들도 경기침체에 대한 공포가 덮치며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업비트 기준 비트코인은 24시간전보다 2.47% 하락했고, 이더리움은 3.82%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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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켓인사이드] 파월 9월 금리인하 본격 담금질, 최대적은 트럼프?
- [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의 발언으로 엔비디아를 비롯해 AI 반도체관련주들은 31일(현지시간) 기록적인 폭등세를 나타냈다. 파월 의장이 이날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다음 회의인 9월 FOMC에서 금리인하를 의제에 올릴 수 있다”고 확인하면서 시장은 9월 금리인하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파월의 이날 발언은 금리인하와 관련해서 아주 비둘기파적이라고 할 수도, 그렇다고 매파적이라고 할 수도 없는 애매한 스탠스를 보여주었다. 그는 “경제가 금리를 인하하는 것이 적절한 시점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이 위원회의 대체적인 의견”이라고 말한 것은 분명 금리인하에 대한 긍정적인 시그널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금리인하의 전제가 되는 인플레이션 둔화와 노동시장 냉각 여부를 좀 더 살펴봐야 한다는 발언은 금리인하가 모든 조건을 충족해야 하는 조건부임을 시사하는 것이어서 시장은 이의 해석을 놓고 엇갈리는 모습이었다. 뉴욕증시는 긍정적인 쪽에 무게를 두고 급등한 반면,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는 부정적인 쪽도 무시할 수 없다며 하락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시장은 9월 FOMC에서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것인지 여부는 경제쪽 데이터도 중요하지만, 정치적 변수가 여전히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오는 11월 대선에서 당선 가능성이 높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공화당 후보)가 대선 전에 금리를 인하하는 것에 부정적인 의견을 여러 차례 피력했기 때문이다. 기준금리를 예측할 수 있는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시장은 9월 금리 인하 확률을 100%로 보고 있다. 금리인하폭이 0.25%P가 될지, 0.50%P가 될지에 대해서만 의견이 갈릴 정도로 금리인하 방향에는 별 이견이 없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을 연준이 그냥 무시하고 경제여건만 보고 금리를 인하할지는 여전히 불투명해 보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9월 기준금리 인하와 관련해서 “연준은 금리를 인하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분명히 못 박았다. 트럼프로서는 금리인하가 통상적으로 집권당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며 대선직전에 연준이 오해를 살 행동을 해서는 안된다고 경고하고 나선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연초에도 비슷한 발언을 했다. 그는 보수 성향의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파월은 정치적인 사람이라서 금리인하를 추진하는 등 민주당을 도울 어떤 조치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물론, 이에 대해 파월은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절대 정치적 집단, 정치인 또는 어떤 정치적 결과를 지지하거나 반대하기 위해 우리의 수단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말해 대선을 고려해 금리인하 시기를 일부러 늦추거나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럼에도 금리와 관련해서 민주당이 그동안 수 차례 인하를 촉구해온 점을 고려한다면, 연준이 어떤 결정을 내리든지 정치적으로 오해를 살 여지는 충분하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후보사퇴 전에 “연준이 조만간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연준의 금리인하를 촉구해왔고, 바이든의 바통을 이어 차기 대선 민주당 후보로 나서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또한 금리인하가 경제활성화에 도움을 줄 것이란 점을 강조한 바 있다. 연준 위원들이 정치적으로 민주당 혹은 공화당 어느 쪽에 더 가까운지는 파악된 게 없다. 다만 파월의 경우 연준 이사로 처음 임명된 것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이었지만, 연준 의장에 오른 것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작품이었다. 트럼프가 대통령 재임시절 종종 파월과 대립각을 세운 것은 유명한 일화다. 그는 연준이 자신의 입맛대로 움직이지 않는다며 파월을 해고하겠다는 엄포성 발언을 내놓았는가 하면, 실제로 파월 대신에 자기 말을 잘 듣는 사람을 차기 연준의장에 임명하는 방법을 백악관 참모들에게 물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유명한 일화다. 당시 트럼프가 얼마나 격분했는지는 트럼프가 파월을 겨냥해 ‘시진핑과 파월 중 누가 우리의 더 큰 적이냐’라는 글을 트위터(현 X)에 올린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사실 파월이 공직에 발을 들여놓게 된 배경만 보면 공화당 인맥에 더 가깝다. 그는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과 아버지 조지 부시 전 대통령 시절 재무부장관을 지낸 니콜라스 브래디가 추천해 37세의 나이에 재무부에 발을 들였고, 그 경력을 발판삼아 약관의 나이로 칼라일 그룹 파트너가 되기도 했다. 그가 연준 의장에 오를 수 있었던 것도 트럼프 때문이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눈엣가시처럼 여기던 재닛 옐런 의장이 임기가 끝나자마자 그의 후임으로 파월을 임명한 것이다. 하지만 미국 투자업계에서는 파월이 친 바이든 성향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통화정책과 관련한 그의 색깔은 비둘기파도 아니고, 매파도 아니다. 어중간한 중간색채를 갖고 있다는 의미로 업계에서는 그를 올빼미파라는 별명으로 부르기도 한다. 파월은 금리인상 때문에 트럼프로부터 해고압력을 받았을 때도 “내 할 일을 할 뿐”이라고 담담하게 넘겼다. 9월 FOMC에서도 파월이 이런 입장을 고수하며 금리인하와 관련해서 경제적인 요인만 고려할지 두고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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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켓인사이드] 클라우드 사업성장세 둔화에 발목잡힌 MS, 엔비디아는 기사회생 12% 껑충
- [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AI(인공지능) 선두주자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엔비디아의 희비가 엇갈렸다. 31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마이크로소프트는 개장초 전장보다 1.23% 하락한 417달러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개장전 시간외거래에서는 한때 6% 이상 하락하기도 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30일(현지시간) 정규장 마감 후에 지난 2분기 매출 647억달러(약 89조원), 순이익 220억달러(약 30조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은 15%, 순이익은 10% 늘었지만 AI 운영의 핵심 사업부문인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Azure) 사업 매출이 285억달러로, 시장예상치인 287억달러에 못 미치면서 실적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애저 사업부문의 직전 분기 성장률은 31%였고, 월가 전문가들은 30~31% 증가를 예상했는데, 결과적으로 29%에 그치면서 시장의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한 것이 주가하락을 이끌었다. 마이크로소프트 주가는 실적발표후 시간 외 거래에서 한때 6% 넘게 떨어지는 등 급락세를 나타내기도 했지만 정규장에서는 낙폭의 상당부분을 만회하는 모습이다.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부문의 부진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성장에 의문부호를 던져주고 있다. 특히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 부문은 마이크로소프트의 향후 캐시카우 역할을 해줄 것이란 기대를 한몸에 받았지만, 이번 실적발표를 통해 대규모 투자 대비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실망감을 안겨주었다. 반면 엔비디아는 이날 뉴욕증시에서 개장초 전장보다 12% 이상 오르는 등 전날의 급락세를 모두 만회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2분기 실적에서 확인된 대규모 인프라 투자가 엔비디아의 향후 실적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수요를 폭발시킨 것이다. D.A. 데이비드슨의 수석 소프트웨어 애널리스트인 길 루리아는 “마이크로소프트는 핵심 클라우드 사업의 성장이 둔화된 반면 AI에 대한 대규모 자본 지출 증가를 보였다”면서 “이는 엔비디아 매출증가로 이어질 것이며 엔비디아 주주들에게는 긍정적인 소식”이라고 전했다. XTB의 캐슬린 브룩스 연구 이사 또한 “마이크로소프트는 엔비디아의 고품질 AI 칩 수요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면서 “마이크로소프트의 자본 지출 증가는 엔비디아의 수익에 좋은 소식”이라고 언급했다. 거대한 AI 사업을 운용하기 위해선 막대한 인프라 구축이 필수적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엄청난 돈을 투자했고,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많다. 하지만 이번 실적발표에서 드러났듯이 이같은 대규모 투자가 과연 얼마나 많은 수익을 안겨줄지는 불투명하다. 마이크로소프트에 앞서 실적을 발표한 알파벳 역시 비슷한 딜레마를 보여주었다. 이에 따라 일부 주주들 사이에서는 AI 사업에 대한 투자가 실속에 비해 지나치게 규모가 방대한 것이 아니냐는 불만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미 AI 챗봇 챗GPT를 개발한 오픈AI에 130억달러를 투자했고 인프라 구축에도 막대한 비용을 쏟아붓고 있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는 AI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전 세계 데이터 센터 네트워크 확장과 용량 제약을 극복해야 한다며, 자본 지출(금융 리스 포함)이 78% 증가하여 분기 동안 190억 달러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대규모 투자는 엔비디아를 비롯해 AI 첨단칩 제조업체에는 향후 매출증대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에 희소식이다. AMD 역시 3분기 매출이 시장 예상치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되며, AI 칩 수요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기대감에 이날 뉴욕증시에서 개장초 한때 10% 이상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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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켓인사이드] 심상치않은 엔비디아 하락세, 애플 구글선택 소식에 100달러 위협
- [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전세계 AI 반도체 대장주 엔비디아의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 6월 한때 시가총액이 3조3400억달러를 넘어서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를 제치고 글로벌 시가총액 1위에 오르는 등 승승장구했지만 최근 10거래일 중 7거래일이나 하락하면서 시가총액이 2조5000억달러대로 추락했다. 30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는 개장초 전장대비 한때 6.5% 이상 하락하며 104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올해 최고치였던 지난 6월20일의 140달러에 비해 25% 이상 떨어진 것이다. 엔비디아의 하락은 유럽연합(EU)에서 엔비디아를 대상으로 반독점 조사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엔비디아의 주요고객 중 하나인 애플이 올해 10월 선보일 AI서비스에 엔비디아 대신 구글의 AI 반도체를 사용했다고 밝힌 것이 주가하락의 기폭제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지난 29일(현지시간) 자사 리서치 블로그에 ‘애플 인텔리전스 파운데이션 언어 모델’(AFM)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공개했는데, 여기서 애플이 AI 모델 학습과 서비스 모두에서 엔비디아 AI 반도체를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지면서 엔비디아가 구축해온 사실상의 독점구조에 균열이 가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애플은 AI 서비스 기반이 되는 AFM 모델과 관련해 ‘클라우드 TPU 클러스터’에서 학습시켰다고 밝혔는데, TPU는 구글이 2016년 개발해 사용하고 있는 AI 학습 및 추론용 반도체로 애플이 엔비디아를 버리고 구글을 선택했음을 알리는 중요한 단초가 되고 있다. 애플은 지난 6월에도 애플인텔리전스가 작동되는 ‘애플 클라우드 컴퓨트’에 자신들이 직접 설계한 M시리즈 반도체를 사용한다고 밝혀 엔비디아에 대한 의존도를 대폭 축소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엔비디아는 AI 반도체 분야에서 전세계 시장점유율 70% 이상을 유지하며 사실상의 독점 구조를 구축해왔다. 하지만 애플 같은 초거대기업이 엔비디아와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는 것은 엔비디아의 시장점유율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변수로 지적되고 있다. 지난해와 올해 뉴욕증시가 사상 유례없는 호황을 누린 것은 엔비디아의 급성장이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엔비디아의 시장 가치 급등은 AI 칩 수요가 견인했다. 이 회사의 주가는 지난 6월까지 170% 이상 상승했으며 2022년 10월 저점 이후 약 1100% 상승하며 글로벌 증시를 이끌었다. 엔비디아가 랠리를 견인하면서 다우지수와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지수, 나스닥 지수 모두 역대급 상승을 기록했고, 엔비디아의 시장가치는 2조달러에서 3조달러를 넘어서는데 불과 96일밖에 걸리지 않는 등 초고속 성장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현재 엔비디아 시가총액은 2조5800억달러로, 1위인 애플(3조3400억달러)과 2위인 마이크로소프트(3조1300억달러)와도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씨티는 이날 젠슨 황 CEO와의 면담 결과, 블랙웰 칩의 생산 및 판매가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라고 낙관하며, 엔비디아에 대해 아웃퍼폼을 유지했다. 7월 22일 기준 엔비디아에 대한 글로벌 IB들의 12개월 평균 목표주가는 134달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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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꾸로 읽는 경제] "내가 비트코인 대변자" 트럼프-해리스 1800만 가상화폐 투자자 표심잡기 대격돌
- [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을 대신해 민주당 후보로 나서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가상화폐 투자자들을 향한 구애활동을 벌이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 모두 압도적인 리드를 잡지 못한채 박빙의 승부를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대선의 승패를 가를 가상화폐 투자자들의 존재감이 더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앞서간 후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다. 그는 대통령 재직 당시만해도 가상화폐에 대해 매우 부정적인 입장이었으나 올해초부터 전략적으로 가상화폐에 대한 우호적인 발언을 쏟아내더니 최근에는 대통령에 당선되면 비트코인을 전략적인 자산으로 키우겠다는 폭탄발언까지 내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7일(현지시간) 미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열린 '비트코인 2024 콘퍼런스'에 참석해 암호화폐 산업 전반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의사를 밝혔다. 그는 이 자리에서 “당선되면 미국 정부가 현재 보유하거나 미래에 획득할 비트코인을 100% 전량 보유하는 게 내 행정부의 정책이 될 것”이라며 “모든 미국인이 그 엄청난 부의 혜택을 입도록 영구적 국가 자산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비트코인을 팔지 말라”고 조언까지 했다. 비트코인에 대한 국가자산 가능성을 언급한 그의 발언 덕분에 비트코인은 최근 6만8000달러까지 치솟아 7만달러 탈환을 목전에 두고 있다. 현재 미국 정부는 범죄자 등에게서 압수한 비트코인 약 21만 개를 보유 중인데, 트럼프 당선 시 정부 차원에서 비트코인을 추가로 매입할 경우 100만개까지 매입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는 비트코인 전체 발행량의 약 5%에 해당하는 규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사퇴 직전에도 자신의 대체불가능토큰(NFT) 컬렉션 투자자 모임에서 “(가상화폐 후원을) 만약 할 수 없다면, 내가 가능하게 해줄 것”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은 가상화폐가 무엇인지조차 알지 못한다”고 비꼬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 트럼프 미디어앤 테크놀로지그룹(TMTG)가 소유한 소셜미디어 플랫폼인 트루스 소셜에 올린 게시물에서 “미국은 이 분야(가상화폐 분야)의 리더가 되어야 하며, 2등은 없다”라고 언급하며 가상화폐에 보낼 수 있는 최고의 지지를 나타냈다. 이에 비해 민주당은 전통적으로 가상화폐에 대해 우호적이지 않았다. 다만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이더리움 현물 ETF에 대해 기존의 부정적인 태도에서 승인으로 방향을 바꾸는 등 백악관과 민주당 내에서도 가상화폐를 바라보는 시각에 변화가 생겼음을 시사하고 있다. 특히 해리스 부통령은 대선을 앞두고 가상화폐와 관련해 기존 전략을 수정하는 중대한 입장변화를 캠프 차원에서 진지하게 논의중이란 얘기가 들리고 있다. 일부 민주당 하원의원들도 가상화폐에 대한 입장변화를 촉구하는 성명을 내는 등 적극적으로 가상화폐 투자자들을 지지세력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양측 모두 가상화폐 투자자들을 향해 적극적으로 구애활동을 벌이고 있는 것은 가상화폐 투자자들의 수가 무시할 수 없는 규모로 커졌기 때문이다. 코인베이스는 미국 내 가상화폐 투자자들이 5000만명이 넘는다고 주장한 바 있다. 또 연방준비제도(연준)이 최근 2023 연례 가구조사를 실시한 바에 따르면 가상화폐를 사용했거나 소유하고 있는 성인인구는 1800만명 정도인 것으로 조사됐다. 코인베이스가 주장한 5000만명과 연준이 조사한 1800만명이란 숫자는 차이가 크지만, 보수적으로 잡아도 미국내 가상화폐 투자자 수가 최소 1800만명 이상일 것이란 관측에는 큰 이견이 없다. 이는 대선의 향방을 가를 충분한 규모라는 점에서 트럼프와 해리스 모두 대선이 다가올수록 보다 노골적인 구애전략을 내놓을 것이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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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켓인사이드] 테슬라 무너지자 엔비디아도 불안, AI 과잉투자 우려 급속확산
- [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전기차 대장주 테슬라의 2분기 실적악화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이 2년래 최악의 낙폭을 기록한 가운데 그동안 증시를 이끌었던 AI 대장주 엔비디아의 폭풍성장 가능성에 대한 회의론이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너나 할 것없이 앞다퉈 AI 투자를 늘려온 기술주들 덕분에 엔비디아가 역대급 초호황을 누렸지만, AI에 대한 과잉투자가 고개를 들면서 엔비디아 역시 예전같은 실적을 내기가 어려울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뉴욕증시는 24일(이하 현지시간)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504.22포인트(1.25%) 하락한 3만9853.87에 거래를 마쳤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역시 전장보다 128.61포인트(2.31%) 급락한 5427.13에,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654.94포인트(3.64%) 폭락한 1만7342.41에 각각 장을 마쳤다. 나스닥과 S&P500지수는 최근들어 보기 힘든 최악의 기록을 찍었다. 나스닥은 2022년 10월 7일 3.80% 급락한 후 하루 최대 낙폭을 기록했고, S&P500지수도 2022년 12월 15일 2.49% 급락한 이후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25일 뉴욕증시 역시 전날의 급락세가 이어지면서 개장초 엔비디아가 전장대비 7% 가까이 빠지며 106달러까지 밀렸다가 낙폭을 대부분 회복하고 전일 가격 근처에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테슬라는 24일 장 마감후 시간외거래에서 3% 가까이 떨어졌지만 이후 낙폭을 만회하고 25일 뉴욕증시에서는 전장보다 3% 가량 오른 가격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테슬라의 실망스러운 2분기 실적을 계기로 촉발된 기술주에 대한 우려는 견고했던 엔비디아를 비롯해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 다른 기술주에까지 확산되면서 기술주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만들었다. 현재까지 엔비디아의 실적이 나빠지고 있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미국정부가 중국에 대한 첨단 반도체 칩 수출규제를 지금보다 더 강화할 것이란 보도 때문에 엔비디아가 영향을 받을 것이란 관측이 나왔지만, 엔비디아가 이같은 규제를 피할 수 있는 새로운 칩을 준비하는 등 위기를 타개할 것이란 기대감이 여전히 우세했다. 하지만 테슬라를 비롯해 기술주들에 대한 투자심리가 약화되면서 엔비디아 역시 그 영향권에서 자유롭지 못하는 모습이다. 엔비디아는 전날 7% 가까이 급락하면서 시가총액은 2조8100억달러까지 떨어졌다. 한때 3조달러를 훌쩍 뛰어넘으며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를 추월할 날이 머지 않았다는 기대감은 온데간데 없어졌다. 무엇보다 주요 기업들의 AI 투자가 과잉 우려를 일으킬 만큼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는 지적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 엔비디아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 엔비디아가 그동안 실적발표 때마다 깜짝성적을 잇달아 낸 것은 주요 기업들이 AI 투자를 늘리면서 엔비디아가 만드는 고가의 칩을 구매했기 때문인데, 이들 기업들의 투자규모와 속도가 늦춰지면 엔비디아의 수익구조 역시 타격을 받을 수 없다는 우려다. 알파벳의 실적발표에서도 드러났지만 인공지능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과도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는 불만이 주주들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다. 글로벌 IB들은 알파벳 뿐 아니라, 다른 기업들 사이에서도 AI 관련 투자지출 규모를 무리하게 확대하지 않고, 적정수준으로 조정해야 한다는 주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어 엔비디아의 향후 실적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JP모건은 “당사 자료에서 엔비디아에 집중했던 개인투자자들이 포지션을 축소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면서 “향후 엔비디아에 대한 포지션이 대폭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엔비디아는 오는 8월15일(현지시간) 2025 회계연도 2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엔비디아는 그동안 항간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시장예상치를 훨씬 웃도는 실적을 발표하면서 주가상승을 견인해왔는데, 이번에는 어떤 결과를 내놓을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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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켓인사이드] 2분기 예상실적 밑돈 테슬라 12% 하락, 머스크 립서비스 안통했다
- [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미국의 전기차 대장주 테슬라가 2분기 예상을 밑도는 실적을 발표하면서 주가가 장중 12% 이상 급락하며 210달러대까지 밀렸다. 24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테슬라는 개장초 전장보다 한때 12.85% 급락해 214.71달러를 기록했다. 테슬라는 현지시간 23일 정규장을 마치고 공개한 2분기 실적에서 매출이 255억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2% 늘었다고 발표했다. 월가의 예상치(247억7000만달러)를 웃도는 수치다. 하지만 자동차 매출은 198억7800만달러로 7% 감소했다. 여기에는 8억9000만달러의 규제 크레딧이 포함돼 있는데, 이를 제외하면 자동차부문의 영업이익률은 1분기 16.4%에서 2분기 14.6%로 하락했다. 특히 순이익은 14억7800만달러로 45%나 급감했고, 주당순이익(EPS)은 시장예상치를 크게 밑도는 52센트에 그치면서 실적악화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실적발표에 앞서 배론즈는 “테슬라가 2분기 매출 245억달러, EPS 0.61달러를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0.61달러 컨센서스는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는데, 보기좋게 빗나간 것이다 반면 구겐하임은 실적발표전에 “테슬라의 2분기 실적이 실망스러운 수준이 될 것”이라며 “파는 게 낫다”며 매도의견을 제시했는데, 결과적으로 구겐하임의 예측이 가장 정확했던 셈이다. 주목할 점은 이번에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립서비스가 시장에서 전혀 먹히지 않았다는 것이다. 머스크는 지난 1분기 부진한 실적발표 당시 8월8일 로보택시 공개를 예고하며, 주가를 깜짝 반등시켰다. 당시 테슬라는 부진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12% 이상 뛰었고, 6월25일부터 7월10일까지 11거래일 연속 주가가 오르면서 올해 까먹었던 낙폭을 대부분 회복하기도 했다. 머스크는 2분기 실적발표후에 오는 10월10일 로보택시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는데, 1분기 실적발표 때와 달리 이번에는 공개시점이 계속 미뤄질 수 있다는 의심과 함께 주가급락을 불러왔다. 전문가들은 테슬라의 2분기 실적악화가 판매 부진을 해결하고자 꺼내든 할인카드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테슬라의 실망스러운 2분기 실적발표와 달리, 일부 글로벌 IB들은 여전히 테슬라에 대해 낙관적인 견해를 내놔 주목을 끌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존 머피 애널리스트는 이익률은 실망스럽지만, 추가적인 성장동력이 나타나고 있다고 기대했다. 그는 “테슬라의 2분기 실적발표에서는 자동차 사업의 매출총이익률이 실망스럽게 나타났지만 테슬라의 전기차 시장 지배력이 강화되면서 전기차 규제 크레딧 판매를 통한 수익성 방어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웨드부시의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 역시 “비록 테슬라의 이익률이 실망스럽게 나타났지만, 자율주행과 인공지능, 로보택시 등의 성장촉매제들은 여전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반면 니드햄의 크리스 피어스 애널리스트는 “규제 크레딧을 제외하면 자동차 사업의 매출총이익률 부담이 커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면서 “테슬라는 성장을 유지하기 위해 재정적 손실을 경험하고 있는 단계로, 투자자들은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 RBC의 톰 나라얀 역시 “규제 승인을 확보할 수 있는 회사의 능력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고, 골드만삭스는 메모에서 “2025년 상반기로 예정된 새로운 저가형 모델의 생산을 시작할 수 있을 때까지 가격 인센티브가 마진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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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켓인사이드] 비트코인 이어 이더리움 ETF 거래 개시, 이더리움 2% 반짝 상승
- [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비트코인에 이어 가상화폐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의 현물 ETF(상장지수펀드)가 23일(현지시간) 미국 증시에서 거래를 시작한다. 지난 1월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에 이어 가상화폐로는 두 번째인데, 이같은 소식에 이더리움은 약 2% 올랐다가 소강상태로 돌아서는 등 시장의 반응은 아직 미온적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현지시간 22일 이더리움 현물 ETF 거래를 최종 승인함에 따라 23일부터 거래가 시작될 전망이다. 이에 앞서 SEC는 지난 5월 23일 8개 자산운용사들이 신청한 이더리움 현물 ETF에 대한 상장 심사요청서(19B-4)를 승인하면서 추가서류를 제출할 것을 요구했었다. 최종승인까지는 조금 더 시간이 걸릴 것이란 예상이 많았지만, SEC의 빠른 일처리로 지난 22일 서류작업을 거쳐 정식으로 승인절차가 내려진 것이다. SEC는 이에 따라 ETF 출시를 신청한 8개 자산운용사 중 최소 2개 회사의 상품이 23일부터 거래를 시작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현물 ETF 거래 개시에도 불구하고 주요 글로벌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이더리움은 소폭 올랐을 뿐 큰 움직임을 나타내지 않고 있다. 비트코인을 비롯해 대부분의 가상화폐들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갑작스런 후보사퇴에 이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후보로 급부상하는 등 미국 대선이 혼선에 빠지면서 약세 분위기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더리움 현물 ETF가 이더리움은 물론, 가상화폐 시장 전체에 호재로 작용할지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한 것처럼 보인다. 앞서 비트코인의 경우 지난 1월11일(현지시간) 현물 ETF 거래개시 직후 오히려 내림세를 나타내다가 약 40여일간 지리한 횡보세를 보였던 점에 비춰 이더리움 역시 초기에는 횡보하거나 오히려 약세를 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비트코인은 40여일간의 횡보이후 현물 ETF에 대한 자금유입이 본격화되면서 가격이 큰 폭으로 뛰어 지난 4월중 역대 최고가인 7만3800달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국내 업비트거래소에서는 1억500만원까지 치솟은 바 있다. 결국 이더리움의 가격이 움직이려면 현물 ETF에 대한 자금유입이 확인되어야 하는데, 업계에서는 비트코인 현물 ETF에 유입된 자금의 3분의 1 정도가 이더리움 ETF에 몰릴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비트코인 현물 ETF는 지난 1월 출시이후 약 6개월동안 170억달러를 끌어모았다. 이를 기준으로 본다면 이더리움 현물 ETF에 약 50억~60억 달러 정도가 신규 유입될 수 있다는 계산이다. 리서치 업체인 스테노 리서치는 이보다 더 낙관적이다. 첫 해 150억~200억 달러 규모의 자금이 유입될 것이란 예상을 내놨다. 이는 비트코인 ETF들이 6개월여만에 끌어들인 자금과 비슷한 수준이다. 자금유입이 본격화되면 이더리움 가격도 요동칠 가능성이 높다. 코인 전문 매체 코인데스크는 이와 관련해 “일부 분석가들은 현물 ETF가 이더리움 가격을 최대 6500달러까지 상승시킬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글로벌 가상화폐 시황을 중계하는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현재 이더리움이 24시간 전에 비해 0.67% 오른 3474달러에 거래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최대 87%의 상승여력이 있다는 얘기다. 이더리움의 역대 최고가는 2021년 11월 기록한 4900달러다. 영국계 투자은행(IB) 스탠다드차타드(SC) 또한 올해 보고서를 통해 “SEC가 이더리움 현물 ETF를 승인하면 이더리움은 연말 8000달러까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앞서 글로벌 IB 번스타인은 올해 보고서를 통해 “이더리움은 현물 ETF 승인 이후 6600달러까지 급등할 것”이라며 “비트코인이 현물 ETF 승인 이후 몇 주 동안 75% 상승한 것과 같이 이더리움도 비슷한 상승 폭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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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켓인사이드] 항공사 엔데믹 호황 끝? 저가항공사 라이언에어 수익 반토막
- [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승객수 기준 유럽에서 최대를 자랑하는 유럽의 대표적 초저가항공사 라이언에어의 1분기 수익이 반토막이 나면서 주가가 100달러 아래로 내려가는 등 올들어 최대폭으로 하락했다. 라이언에어의 순익 급감은 항공사들이 엔데믹이후 누렸던 호황이 끝나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일으키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라이언에어는 전장보다 16% 이상 하락한 95달러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개장초 한때 20% 가까이 빠지면서 92달러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라이언에어는 코로나 여파로 항공수요가 급감하면서 2020년 3월 주가가 한때 44달러까지 떨어졌었다. 이후 코로나가 진정되고 엔데믹이 다가오면서 여행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 주가는 지난 4월 8일 장중 150달러까지 치솟았는데, 이날 급락으로 올해 상승분을 거의 반납하고 말았다. 라이언에어는 이날 2025 회계연도 1분기(3~6월) 세후이익이 3억6000만 유로(3억9200만 달러)로, 애널리스트들이 예상한 5억3800만 유로를 크게 밑돌았다고 밝혔다. 마이클 오리어리 CEO는 “승객당 평균요금이 전년 동기 대비 15% 하락했다”며 “2분기 수요는 강하지만, 가격(요금)은 예상보다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을 대표하는 초저가항공사인 라이언에어의 순익이 반토막 가까이 나면서 다른 항공사들도 위축되고 있는 모습이다. 라이벌인 이지젯을 비롯해 TUI, IAG 등은 4~9% 하락했고, KLM과 루프트한자 등도 약세를 나타냈다. 라이언에어의 순익 급감은 기본적으로 인플레이션 등으로 각종 비용은 오르는데, 요금상승이 거기에 못미치고 있는 것이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라이언에어측은 당초 여름 성수기를 맞아 가격을 인상하고, 일부 초저가 좌석을 없애기로 하는 등 비용구조를 개선하려고 했으나 승객들의 반발에 부딪쳐 개선책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팬데믹 기간에는 항공기 운항공급을 급격히 줄이는 바람에 여행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수많은 항공사들이 요금을 높여 비용을 고객들에게 전가할 수 있었지만, 엔데믹으로 항공산업이 정상화되면서 고객들은 코로나 이전처럼 초저가 항공사들이 저가항공권을 더 많이 공급해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이같은 간극 때문에 항공사들은 제때 가격을 인상하지 못해 늘어난 비용을 감당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늘어난 비용은 순익 감소로 이어져 라이언에어의 경우처럼 순익이 반토막이 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덧붙여 보잉으로부터 주문한 항공기를 제때 인도받지 못하면서 여행수요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항공기 인도 지연은 에어버스도 사정이 비슷하지만, 보잉의 경우 지난 1월 737 맥스 기종의 패널 추락사고 이후 강화된 안전조치에 따라 항공기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잉이 패널 폭발사고 이후 안전조치를 대폭 강화하면서 베스트셀러인 737 맥스 기종의 생산속도가 늦어져 항공사들에게 제때 주문한 항공기를 인도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항공기 인도 지연은 여름 성수기를 맞아 대규모 판촉전을 벌여온 저가항공사들을 궁지에 몰아넣고 있다. 마이클 오리어리 CEO는 “올해 보잉의 납품이 어느정도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지만, 내년에 예정된 납품에 대해서는 우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에어 인디아 역시 보잉의 항공기 인도 지연으로 확장 계획에 큰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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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꾸로 읽는 경제] 테슬라 위협하는 트럼프 지지하는 머스크의 위험한 브로맨스
- [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조 바이든 행정부와는 별로 사이가 안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2022년 2월 바이든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전기차 관련 행사를 개최하면서 미국 최대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 CEO 머스크를 초청대상에서 제외한데서 비롯된다. 바이든 행정부는 테슬라가 전미자동차노조에 가입하지 않았다는 이유를 내세웠지만, 평소 바이든 행정부를 공격해온 머스크 CEO의 돌출발언을 우려해 초청하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아무튼 이 사건 이후 머스크는 바이든을 비롯해 민주당 행정부에 대한 공격수위를 높여왔다. 트럼프가 종종 바이든을 가리켜 조롱하는 표현인 ‘슬리피 조’(졸리운 조) 역시 머스크가 가장 먼저 쓴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작 바이든은 친환경정책에 방점을 두면서 전기차에 대규모 보조금을 주는 등 전기차업계에 우호적인 행보를 보여왔다. 바이든 정부의 정책에는 부정적인 입장이었지만 정치적으로 이렇다할 색채를 보이지 않았던 머스크는 트럼프에 대한 암살미수 사건이 발생하자, 트럼프 쪽으로 급격하게 기울었다. 머스크는 트럼프 암살미수사건 직후 자신의 X(옛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 공식 지지를 선언했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일부 언론은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머스크가 트럼프 캠프에 대규모 선거자금을 기부할 것이라며, 트럼프 진영에 매달 4500만달러(약 630억원)을 기부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머스크는 일단 트럼프 정치자금 기부 보도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고 발을 뺐다. 그는 “아무 것도 약속하지 않았다”면서 자신이 연초 밝힌대로 올해 대선에서는 그 누구에게도 거액의 기부금을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머스크의 진의가 무엇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전기차를 둘러싼 여러 변수들을 고려한다면 머스크가 트럼프를 지지한다는 것외에 거액의 기부금까지 제공하는 것은 자신의 목에 칼날을 겨누는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통계를 보면, 테슬라 주요 고객층의 70%는 정치적으로 민주당 지지성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의 아성이나 다름없는 캘리포니아는 테슬라 미국 판매량의 3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큰 시장이다. 더욱이 캘리포니아에서 테슬라의 지난 2분기 신차 등록 대수는 5만2211대로, 작년 동기(6만8827대)보다 무려 24.1%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캘리포니아의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 테슬라가 차지하는 점유율 역시 작년 2분기 14.6%에서 올해 2분기에는 11.3%로 3.3%포인트 낮아졌다. 머스크가 확실하게 트럼프 지지를 밝힌 것이 최근임을 고려한다면, 판매대수 감소가 머스크의 정치적 성향 때문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머스크가 정치적 성향을 분명히 하면 할수록 테슬라의 판매에는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 설득력을 갖고 있다. 트럼프가 머스크의 바람과는 다르게, 전기차에 적대적이고 전통차에 우호적인 인물이라는 것도 변수가 될 수 있다. 트럼프는 2016년 대선이나, 2020년 대선에서 줄곧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오하이오 등 러스트벨트(쇠락해가는 공업지대) 표를 겨냥해 전통적인 자동차와 제조업 부활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번에도 트럼프는 취임하면 첫날부터 전지차에 대한 보조금을 없애 미국의 자동차산업의 몰락을 막겠다고 발언하는 등 전기차에 적대적인 발언을 내놓았다. 머스크의 일방적인 짝사랑과는 다르게 트럼프는 민주당 지지성향이 선호하는 전기차보다는 자신에게 표를 몰아줄 수 있는 유권자들을 겨냥해 전통적인 자동차 부활에 더 큰 비중을 실을 것이 확실해 보인다. 트럼프 암살미수사건 이후 머스크가 그에 대한 확실한 지지의사를 밝힌 이후 뉴욕증시에서 테슬라는 마치 ‘트럼프 인맥주’ 같은 움직임을 보였다. 암살미수 사건직후 열린 뉴욕증시에서 테슬라는 6% 이상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캘리포니아 내 판매대수가 2분기에 급격하게 줄었다는 보도이후 테슬라는 4% 이상 빠지는 등 정치적 변수보다는 다시 실적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처럼 바뀌고 있다. 민주당 지지성향을 주요 고객층으로 두고 있는 테슬라가 트럼프 관련주로 움직이는 이상한 현상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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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켓인사이드] 엔비디아발 랠리로 상반기 93조원 날린 공매도세력, 기술주 급락에 한숨 돌리나
- [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올해 뉴욕증시에서 주식하락에 베팅했던 공매도세력들이 상반기에만 거의 100조원 가까운 평가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통신이 S3 파트너스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동안 공매도 투자자들은 뉴욕증시에서 676억달러의 평가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공매도 세력이 이처럼 큰 손실을 나타낸 것은 AI 대표주 엔비디아를 비롯해 기술주들이 대부분 작년말 대비 2배이상 오르는 등 기술주 랠리를 펼쳤기 때문이다. S3 데이터에 따르면 공매도 세력들이 가장 큰 평가손실을 기록한 종목은 엔비디아로, 손실규모가 208억1000만달러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엔비디아는 지난해 237%의 주가상승률을 기록한데 이어 올 상반기중에도 실적을 앞세워 주가가 147% 올라 공매도 세력에게 악몽을 선사했다. 공매도 세력은 메타 플랫폼에서 43억4000만달러의 평가손실을 기록했고,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에서도 각각 36억9000만달러, 31억1000만달러의 평가손실을 기록했다. 또 슈퍼마이크로컴퓨터를 비롯해 브로드컴, 알파벳,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카바나, 애플 등에서도 적게는 20억달러, 많게는 30억달러 가량의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공매도 손실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카바나를 제외한 모든 종목이 기술주였는데, 공매도세력들의 희망과는 거꾸로 올 상반기 이들 기술주들이 증시를 주도하면서 평가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공매도세력이 가장 큰 수익을 얻은 종목은 전기차 대표주 테슬라였다. 테슬라는 상반기 40억달러 이상의 평가이익을 공매도세력에게 안겨주어 효자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러나 테슬라는 7월들어 주가가 28% 이상 올랐고 올해 저점이었던 140달러에 비하면 거의 80% 이상 올라 상반기 기록했던 평가이익의 대부분을 까먹은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 다음으로는 인텔이 13억6000만달러의 평가이익을 공매도세력에게 안겼으며 리비안이 9억7800만달러로 3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최근 며칠간 엔비디아를 비롯해 기술주들이 큰 폭의 조정을 받으면서 공매도세력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엔비디아는 지난 6월20일 장중 140달러를 기록한 이후 주가가 조정양상을 보이면서 18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118달러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연중최고치와 비교하면 15.7%의 하락률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메타플랫폼 역시 지난 8일 장중 542달러를 기록한 이후 18일 466달러까지 떨어져 불과 10거래일만에 14% 이상 하락했다. ETF에 투자한 투자자들 역시 희비가 엇갈렷다. 엔비디아 상승에 베팅한 그래닛쉐어즈 2배 롱 엔비디아데일리 ETF의 경우 연초 20달러 중반에 움직였는데, 엔비디아가 폭등하면서 지난달 21일 91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반면 엔비디아 하락에 베팅한 티렉스 2배 인버스 엔비디아데일리 ETF의 경우는 연초 59달러에서 18일 뉴욕증시에서 6.3달러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이 기간 89%의 하락률을 기록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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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켓인사이드] 중국규제 폭탄에 엔비디아 AMD 줄줄이 급락, 비트코인은 그나마 선방
- [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잘 나가던 AI 반도체칩 관련주들이 미국 정부의 중국에 대한 첨단기술 공급제한이 대폭 강화될 것이란 보도 때문에 엔비디아, AMD 등이 급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엔비디아는 장중 7.6% 이상 떨어져 지난 4월 19일이후 최대 하락률을 보이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미국정부의 대중국 첨단기술 강력규제 소식에 개장과 함께 큰 폭으로 하락하더니 시간이 갈수록 낙폭이 커지면서 한때 520P 이상 하락했다. 이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가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것은 미국이 동맹국들에게 기업들이 중국에 첨단 반도체 기술에 대한 접근을 계속 허용할 경우 동원 가능한 가장 엄격한 무역제한 조치를 고려하고 있다는 블룸버그 뉴스가 기폭제가 됐다. 이로 인해 엔비디아와 AMD를 비롯해 네덜란드의 칩제조 장비업체인 ASML 홀딩, 퀄컴, Arm홀딩스 등이 5~8% 이상의 낙폭을 기록했다. 특히 ASML 홀딩은 이날 2분기 수익추정치가 시장예상치를 웃돌았다는 실적보고서에도 불구하고 중국발 악재에 가려 올들어 최대낙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중국에 대한 미국 정부의 첨단기술 규제는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미국정부는 이미 지난해 10월 기존의 규제를 한층 강화한 초강경 규제방안을 내놨다. 규제조치로 인해 엔비디아는 1분기 중국매출이 18%로 떨어졌다. 전년동기의 66%에 비해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인 것이다. 미국정부가 이번에 작년 10월의 초강경 규제보다 더 센 규제방안을 준비중이라는 소식은 반도체 칩 관련주들에 대한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만들었다. 여기에 덧붙여 오는 11월 대선에 공화당 후보로 확정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만의 방위비 분담을 촉구하는 과정에서 대만의 대표적인 반도체 제조업체인 TSMC을 겨냥해 공격적인 발언을 내놓으면서 반도체주 전체에 악영향을 미쳤다. 트럼프는 현지시간 16일 공개된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을 상대로 대만을 방어하겠느냐는 질문에 “대만 사람들을 잘 알고 그들을 매우 존중한다”면서도 “아시다시피 우리는 보험사와 다를 바 없다. 대만은 우리에게 아무것도 해주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지금 우리는 대만이 우리나라에 새로운 반도체 공장을 짓도록 수십억달러를 주고 있으며 이제 그들은 그것도 가져갈 것”이라면서 “그들은 미국에 짓겠지만 이후에 다시 자기 나라로 가져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에 짓는 반도체 공장을 다시 갖고갈 것이란 얘기는 앞뒤가 맞지 않는 비논리적인 지적이지만, 조 바이든 행정부가 대만 TSMC 등에 지급하는 반도체법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는 데 대해 문제를 제기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TSMC는 AI 애플리케이션부터 스마트폰, 전투기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에 사용되는 첨단 칩을 제조하는 업체로 미국에 대대적인 공장투자를 추진중이다. 트럼프의 발언이 공개되자 TSMC는 물론, 주요 고객사인 애플, 엔비디아의 주가가 시간외거래(애프터마켓)에서부터 줄줄이 급락세로 돌아섰다. 한편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는 뉴욕증시 하락에도 불구하고 그나마 선방하는 모습이다. 전세계 가상화폐 시황을 중계하는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한국시간 18일 새벽 6만410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24시간 전에 비해 0.37% 하락한 것이다. 가상화폐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 역시 24시간 전보다 1.80% 하락한 3390달러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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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켓인사이드] 6월 미 CPI 호재에 테슬라 12거래일 연속 상승 270달러 탈환, 엔비디아는 2% 하락
- [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전문가 예상을 밑돌며 둔화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CPI 호재 덕분에 테슬라는 12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타고 있는 반면, 엔비디아는 하락세로 돌아서는 등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 미 노동부는 6월 CPI가 전년 동월 대비 3.0% 상승했다고 11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3.1%)를 하회하는 것이며, 5월 상승률(3.3%)과 비교해 오히려 상승률이 둔화하고 있음을 말해주는 수치다. 전월과 비교해선 물가지수가 0.1% 하락했다. 5월에는 같은 지수가 보합세를 보인 바 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동월 대비 3.3%로, 2021년 4월 이후 가장 작은 상승 폭을 기록했다. 물가지수에 영향력이 큰 에너지 가격이 하락하면서 주거비를 상쇄한 게 소비자물가 상승률 둔화에 기여했다고 로이터통신은 분석했다. 5월에 이어 6월 CPI가 예상보다 낮게 나오면서 9월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치는 한층 높아졌지만 연방준비제도(연준)이 이를 ‘고무적인 경제지표’로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제롬 파월 연준의장은 현지시간 9일과 10일 상하원에 잇달아 출석해 향후 통화정책과 관련해 긍정적이면서도 다소 모호한 입장을 나타냈었다. 그는 10일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 출석해 인플레이션 등 금리 인하에 필요한 장애물이 없어졌다고 생각하느냐는 의원들의 질문에 “인플레이션 목표치인 2%로 지속 가능하게 하락하고 있다고 충분히 확신하느냐인데, 아직 그렇게 말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면서도 “"어느 정도 확신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하루 전인 지난 9일 상원 은행·주택·도시문제위원회 보고에서도 “더 많은 긍정적인 지표가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시장에서는 6월 CPI가 예상치를 밑돌자 연준이 금리 인하를 고려하기 위해 필요 조건으로 제시한 ‘더 많은 긍정적인 지표’로 작용할 것으로 믿고 있는 분위기다. CPI 발표 이후 투자자들이 9월 금리 인하에 베팅하면서 국채수익률은 하락하고 주식 선물은 상승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은 연준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내릴 가능성을 85%로 반영하고 있다. 이는 바로 직전의 약 70%에서 15%P 뛴 수치다. 다만, 여전히 대선이라는 큰 변수는 남아있다.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9월에 금리를 인하할 경우 공화당측의 공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연준이 경제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금리인하를 활용해 궁지에 몰린 조 바이든 대통령을 측면지원할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과거에도 대선이 있는 해에는 금리인하 시기를 대선 이후로 연기한 사례가 있어 이번에도 연준이 정치적 오해를 피하기 위해 대선 이후인 11월 FOMC에서 금리를 인하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시장참여자들 사이에서 생겨나고 있다. 한편 11일(현지시간)뉴욕증시는 다우존스지수와 스탠더드앤푸어스(S&)500 지수는 CPI 호재소식에 오르고 있는 반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소폭 하락하는 등 혼조세를 나타냈다. 이날 증시에서 테슬라는 개장초 전장보다 2% 이상 올라 270달러를 탈환했다. 테슬라는 이날 상승으로 마감될 경우 12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가게 된다. 이는 지난해 5월부터 6월 사이에 13거래일 연속 오른이후 1년여만에 최장기간 상승기록이다. 반면 엔비디아는 2% 이상 하락해 131달러에 거래되고 있어 대조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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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켓인사이드] 길어지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조정, 연일 신고가 경신하는 뉴욕증시 급등세와 대조
- [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뉴욕증시가 엔비디아발 AI 열풍에 힘입어 연일 사상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급등세를 타고 있는 가운데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시장은 박스권에 갇혀 좀처럼 탈출구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비트코인은 지난 3월11일 사상 처음으로 1억원을 넘어서 역대최고가를 기록한 이후 4개월이상 뒷걸음치며 8000만원대에서 지리한 횡보세를 보이고 있어 가상화폐 투자자들의 소외감이 깊어지고 있다. 11일 새벽 전세계 가상화폐 시황을 중계하는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24시간전과 비교해 0.12% 오른 5만7600달러 선에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가상화폐 2위인 이더리움은 1.38% 오른 3100달러에서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은 지난 1월12일 역사적인 현물 ETF 출시에 힘입어 투자가 몰리면서 지난 3월초 7만3500달러를 돌파하며 역대최고가를 경신하는 기록을 세웠지만 이후 7만달러와 6만달러가 잇달아 무너지며 심리적 지지선이 급격히 낮아지고 있다.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3월초와 비교하면 21% 하락한 것으로, 연내 10만달러를 돌파할 것이란 기대감은커녕 6만달러 회복마저 쉽지 않아 보인다. 비트코인에 이어 두 번째로 현물 ETF 출시를 앞두고 있는 이더리움 역시 3월초 기록했던 52주 최고가인 3980달러와 비교해 22% 가량 하락한 상태다. 이더리움은 특히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조만간 현물 ETF 출시를 최종 승인할 것이란 소식이 꾸준히 들리고 있음에도 3000~3100달러의 박스권에 갇혀 좀처럼 헤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의 전반적 약세는 3월초 사상최고가를 경신한 이후 추가상승을 위한 모멘텀을 마련하지 못한데다가, 해킹피해를 당해 2014년 파산한 마운트곡스 거래소가 최근 비트코인과 비트코인캐시 등 보유자산을 피해자들에게 채무상환하기 시작하면서 매물압박이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또 독일정부가 압수한 비트코인의 상당량을 시장에서 처분하기 시작한 것도 악재로 꼽히고 있다. 마운트곡스 보유 비트코인은 14만2000여개에 달하고, 독일정부는 약 4만개의 비트코인을 보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3월과 같은 강한 상승장이라면, 이정도 물량은 크게 부담이 되지 않았겠지만, 최근 수개월째 약세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마운트곡스와 독일정부의 매도가능 물량은 투자심리를 약화시키기에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가상화폐의 약세는 뉴욕증시가 연일 사상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것과 대조를 보이고 있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지수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0일(현지시간) 또 한번 역대 최고기록을 다시 썼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의회 청문회에 참석해 발언한 것이 9월 금리인하 기대감을 고조시켜 투자심리에 불을 붙인 것으로 보인다. 이날 개장초 S&P500지수는 전장보다 0.28% 상승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0.53% 뛰어 1만8500선을 넘어섰다. 뉴욕증시 활황에 힘입어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등 매그니피센트7 종목들은 테슬라를 제외하고 연초들어 적게는 30%에서 많게는 170% 가량 오르는 등 급등세를 타고 있다. 뉴욕증시의 이같은 활황은 가상화폐 투자자들의 소외감을 더욱 키우고 있다. 가상화폐 투자자들 중에는 여전히 수익권에 있는 투자자들도 많지만, 지난 3월초 최고가를 경신하는 것을 보고 뒤늦게 뛰어든 투자자들은 20% 이상의 손실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에 대한 투자심리가 다시 회복하기 위해서는 당분간 저점을 확인하는 과정이 더 진행되어야 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런 가운데 SEC가 이르면 7월18일 이더리움 현물 ETF 출시를 승인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어 이더리움 현물 ETF 출시가 침체되어 있는 가상화폐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SEC는 이더리움 현물 ETF에 대한 상장 심사요청서(19B-4)를 승인해 이들 ETF가 출시될 길을 열어놓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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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켓인사이드] 브레이크 없는 테슬라 질주, 10거래일 연속 올라 264달러 탈환에 공매도 세력 곡소리
- [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미국의 전기차업체 테슬라가 10거래일 연속 오르면서 주가가 264달러를 탈환했다. 10거래일 동안 테슬라 주가는 45% 올라 올해 하락률을 모두 회복하고도 플러스로 돌아섰다. 9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테슬라는 전장보다 4% 이상 올라 264달러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테슬라 주가는 지난달 25일부터 시작해 이날까지 10거래일 연속 올랐고, 이 기간 주가상승률은 45%에 달하고 있다. 테슬라 주가가 10거래일 연속해서 오른 것은 지난해 5월25일부터 6월13일까지 13거래일 연속 오른 이후 처음이다. 테슬라의 질주는 2분기 차량인도대수가 시장예상치였던 43만여대를 웃도는 44만4000대로 발표되면서 폭발하기 시작했다. 당초 시장전문가들은 테슬라의 2분기 인도대수가 평균예상 43만여대, 최악의 경우 41만대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테슬라는 이같은 예상을 비웃듯이 44만4000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테슬라는 그 이전부터 일론 머스크 CEO의 460억달러 보상 패키지가 주주총회에서 압도적인 표차이로 통과되면서 주가상승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는데, 2분기 인도대수 발표가 주가상승에 기름을 부었다고 할 수 있다. 올해초 엔비디아발 AI 열풍에 힘입어 매그니피센트7 그룹 종목들이 주가상승률에서 질주했던 것과 달리, 테슬라는 1분기 실적발표 이후 주가가 줄곧 내리막을 걸으며 한때 작년말 대비 26% 이상 떨어져 대표적인 소외종목으로 꼽히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급등으로 그동안 소외됐던 주식에서 엔비디아의 뒤를 이어 뉴욕증시 상승을 이끄는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평가다. 테슬라 주가가 단기간에 큰 폭으로 뛰자, 일각에서는 밸류에이션 우려를 내놓기도 했다. 배론즈는 이날 장이 열리기전 “테슬라가 지난 9거래일 연속으로 상승하면서 49%의 상승률을 기록했고, 1분기 실적발표 직전인 4월22일 기록한 52주 최저치 대비 상승률은 80%를 넘는다”면서 높은 밸류에이션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테슬라의 질주가 어디까지 지속될 지는 알 수 없지만, 오는 23일(현지시간) 2분기 실적 발표때까지는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인도대수와는 별개로 순이익 등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할 경우 주가가 크게 오른만큼 큰 폭의 조정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테슬라의 급등으로 테슬라 공매도 세력들은 큰 손실을 보게 됐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데이터 제공업체 해젤트리가 추적하는 500여개 헤지펀드 가운데 6월 말 기준 테슬라에 숏포지션(매도포지션)을 취한 펀드는 18%에 달했는데, 이번 주가급등으로 숏포지션을 선택한 헤지펀드는 큰 손실이 불가피해졌다. 테슬라의 위기에 테슬라 주식을 팔기 시작한 헤지펀드들은 주가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에도 나섰지만, 최근 테슬라의 주가가 급등하면서 최소 40억달러 이상의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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