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END 경제산책] 로또 1등 당첨 너무 많거나 없거나...한국은 왜 메가밀리언 같은 이월이 없을까

정승원 입력 : 2018.10.21 04:30 ㅣ 수정 : 2018.10.21 04:30

로또는 왜 메가밀리언 같은 이월이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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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등 당첨자가 계속 나오지 않으면서 메가밀리언 1등 당첨예상액이 16억달러까지 치솟았다. ⓒ메가밀리언 홈페이지


미국 메가밀리언 1등 없어 23일 누적당첨금 1조8000억 추정

매주 10여명씩 1등 당첨자 쏟아져 나오는 한국 로또와 대조

(뉴스투데이=이진설 경제전문기자) 미국에서 3개월째 당첨자가 나오지 않아 당첨금이 10억달러가 넘어선 메가밀리언 복권이 19일(현지시간) 또다시 당첨자가 나오지 않자 한국의 로또복권이 유탄을 맞고 있다.

국내 네티즌들은 미국의 경우 1등 당첨자가 수개월째 나오지 않는 일이 허다한데 국내 로또는 매주 평균 10여명 이상의 당첨자가 쏟아지는 것은 뭔가 문제가 있는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당첨자가 없어 쌓이고 또 쌓이는 미국의 메가복권= 메가밀리언 복권은 매주 두 차례 추첨한다. 지난 7월24일 이후 1등 당첨자가 없어 당첨금은 10억달러를 넘어섰다.

복권열풍이 불면서 미국 전역에서 메가밀리언 구매행렬이 이어졌지만 이번에도 당첨자가 나오지 않는 바람에 다음번 추첨(미국동부시간 10월23일)때 당첨금은 최대 16억달러(1조8120억원)에 이를 것으로 메가밀리언 공식홈페이지는 전망하고 있다.

확률면에서 메가밀리언보다 더 어렵다는 파워볼도 20일(미국시간) 현재 당첨금이 4억7000만달러(5332억원)까지 치솟았다.

미국에서 복권 1등 당첨금이 이처럼 천문학적으로 올라가는 이유는 그만큼 확률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1996년 빅게임(Big Game)이란 이름으로 시작된 메가밀리언은 미국에서 45개주가 참여하는 초대형 복권이다.

1에서 70까지 70개의 화이트번호 중 5개의 번호와 1에서 25까지 25개의 번호중 1개의 메가볼을 맞춰야 하는 메가밀리언의 1등 당첨 확률은 3억257만5350분의 1이다.

기본 4000만달러에서 시작해 당첨자가 없으면 매회마다 당첨금이 누적되는 방식이다.

100만달러가 주어지는 5개의 화이트번호를 맞출 수 있는 2등 확률은 1260만7306분의 1이다. 4개의 화이트볼과 1개의 메가볼을 맞추는 3등 확률은 93만1001분의 1이고, 당첨금은 1만달러가 주어진다.

미국 동부시간으로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 두 차례 추첨하는데 평소 팔리는 복권수는 2000만~3000만 게임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메가밀리언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1등 당첨금이 계속 누적되면서 지난 12일에는 5800만 게임이 팔렸고 16일에는 1억500만 게임이 팔렸다. 가장 최근인 18일 집계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2억 게임 가까이 팔린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 미국 고액복권 당첨자들. ⓒ메가밀리언 홈페이지


메가밀리언 복권1장당 구매비용이 2달러인 점을 고려하면 판매금액만 4억달러가 넘어섰지만 팔린 복권이 모든 경우의 수를 다 포함하지 않을 경우 1등 당첨자는 계속해서 이월될 수 있는 것이다.

▶한국은 왜 매주 10여명의 로또복권 당첨자가 쏟아질까= 반면 한국의 경우 나눔로또에 따르면 매주 추첨하는 로또복권의 1등 당첨확률은 814만5060분의 1이다.

1에서 45까지의 번호 중 6개를 맞추면 1등에 당첨되는 645 방식이다. 5개의 번호와 보너스번호를 맞춰야하는 2등은 135만7520분의 1이다.

1등 당첨자가 좀처럼 나오지 않는 미국 복권들과 달리 한국은 거의 예외없이 매주 1등 당첨자가 나온다. 그것도 많을 경우 10여명이 넘는다.

2013년 5월 18일 있었던 546회 추첨때는 1등 당첨자가 30명이나 쏟아져나와 1인당 당첨금이 4억590만원에 그친 경우도 있었다.

이유는 매주 팔리는 복권수가 1등 확률을 한참 웃돌기 때문에 벌어지는 현상이다.

자유한국당 심재철 의원이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복권 판매량은 2015년 3조5551억원, 2016년 3조8855억원, 2017년 4조1538억원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올해의 경우 상반기에만 2조1705억원어치가 팔렸고 가장 인기 있는 로또복권은 1조9687억원어치가 팔려 복권판매량의 90% 이상을 차지했다.

나눔로또에 따르면 매주 평균 복권판매액은 400억원에 달하고 있다. 로또 1게임당 1000원임을 고려하면 4000만 게임이 팔린다는 계산이다. 1등 당첨확률이 814만5060분의 1이니까 이론상으로는 매주 평균 4~5명 정도의 1등 배출자가 나올 수 있다는 얘기다.

물론 중복되는 번호가 있기 때문에 1등 당첨자는 이보다 더 많아질 수 있고, 누구도 구입하지 않은 1등 번호조합이 있다면 4000만 게임이 팔려도 1등은 이월될 가능성이 있다.

일각에서는 1등 당첨자가 무더기로 나오는 지금의 방식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로또번호수를 늘려 1등 당첨을 더 어렵게 해야 하는 게 아니냐고 주장한다.


▲ 미국과 달리 국내 로또복권은 매주 1등 당첨자가 쏟아진다. ⓒ연합뉴스



필리핀의 경우 58개 번호에서 6개를 조합하는 658 방식의 울트라로또는 1등 당첨확률이 4047만5358분의 1이다.

물론 1등 당첨자가 계속 이월되면 잭팟의 크기가 커지고 일확천금을 노린 복권구매자들이 늘어나 복권사업자나 정부 모두 이익을 더 거둘 수 있겠지만 이럴 경우 사행성을 조장한다는 비판이 커질 수 있어 정부로서는 지금 방식에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로또복권 판매금 중 50%는 당첨자가 갖고 정부는 42%(복권기금)를 갖는다. 나머지 8%는 중간에 로또를 파는 가게들과 시스템 관리업체인 나눔로또 등에게 돌아간다.

또 당첨자 중 3억원 이하는 20%, 3억원 이상(누진공제액 3000만원 제외)은 30%의 소득세를 내게 돼 있고 그 후 산출된 금액에 10%의 지방세를 추가로 내야 한다. 결국 1000원짜리 로또복권을 사는 순간 기대이익은 500원으로 반토막이 나며, 1, 2, 3등 세금까지 계산하면 그 이하가 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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