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우리은행 지주사 전환 후 확장 전략은 '비은행', M&A시장 큰 손 될까
우리은행 지주사 전환 후 확장 전략은 '비은행', M&A시장 큰 손 될까

행장-회장 '겸직' 관측이 우세
금융권, 지주사 전환 후 비은행 강화 전력 다할 것으로 전망
부동산신탁·캐피탈 등 소형금융사 인수 시작해 증권, 보험으로 확장 관측
대규모 자본 실탄 마련은 1년 정도 시간 걸려…공격적 M&A는 2020년 예상
[뉴스투데이=이지우 기자] 이달 중 금융위원회는 우리은행 지주사 전환 인가를 승인할 예정이다. 행장과 회장의 겸직 여부가 금융권의 뜨거운 관심을 끌고 있지만 회장 선출 이후 우리은행의 행보에 대한 관심도 높다.
주요 금융지주사들이 비은행 강화에 주력을 하고 있는 만큼 우리은행도 전환 이후 본격적인 비은행 강화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2일 금융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비은행 부문 강화를 위해 부동산신탁, 자산운용사, 캐피탈 등 소형 금융사부터 인수를 눈여겨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종합금융그룹으로 거듭나기 위해선 자산운용, 보험업을 비롯해 비은행 부문은 필수 조건이다.
특히 우리은행은 전체 계열사 당기순이익에서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안정적인 은행 실적을 바탕으로, 비은행 부문 성장을 통해 고른 실적 분배가 필요하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3분기 실적 발표에서 누적 당기순이익 1조7972억원을 달성하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냈다. 우리카드 등 각 계열사를 포함한 전체 누적 당기순이익은 1조9034억원으로 은행이 거둬들인 순이익이 전체의 94%에 달했다.
우선 시작은 적은 비용 대비 업권 확장을 키우는 데에 큰 효과를 낼 수 있는 소형 금융사 인수부터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부동산신탁, 캐피탈 등으로 시작해 증권, 보험업으로 확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부동산신탁, 자산운용사, 캐피탈 등 소형 금융사 인수는 가격이 크진 않지만 실질적으로 업권 확장에 도움이 된다”며 “다음으로 증권은 현재 한투증권, 삼성증권과 협력을 통해 시너지를 내고 있기 때문에 서두를 필요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손 행장도 지난해 12월 지주사 전환 추진 계획과 관련해 “규모가 작은 자산운용사 등을 시작으로 인수·합병을 진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보험업은 재무건전선 확충 이슈로 마지막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둘러 인수할 경우 추가로 자금이 투입돼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는 2012년부터 보험부채의 평가 기준을 원가에서 시가로 변경하는 것을 골자로 한 국제보험회계기준(IFRS17)이 시행된다.
현재 우리은행은 비은행 계열사 상표 등록을 마쳐 둔 상태다. 지난 6월 우리은행은 특허청에 우리금융재보험·우리생명보험·우리손해보험·우리재보험·우리리츠운용·우리AMC·우리부동산신탁·우리자산관리·우리금융투자·우리리츠AMC·우리종금증권·우리금융에프앤아이·우리자산신탁 등 상표 등록을 했다.
다만 이러한 비은행 부문 강화를 위해선 대규모 자금 실탄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전환 이후 1년 동안은 자본비율이 줄어들 것으로 보여 당장 인수합병의 큰 손으로 나서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지주사로 전환되면 신설 회사다 보니 자본비율 계산에 불리한 표준등급법이 적용된다.
BIS(국제결제은행)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계산하는 방식에는 표준등급법과 내부등급법이 있다. 일반적으로 내부등급법은 각 금융회사의 내부 데이터와 리스크 관리 시스템을 활용해 기업의 신용위험을 자체적으로 평가하는 반면 표준등급법은 금융회사 전체 표준모형을 기반으로 한다.
따라서 표준등급법을 적용할 경우 위험자산가중치가 높아지고 건전성을 판단하는 자본비율 지표는 하락한다.
금융회사 전체의 표준치를 쓰는 표준등급법에 비해 은행의 자체적인 특성을 반영한 내부등급법을 쓰면 통상 자본비율이 높아진다.
하지만 내부등급법을 적용하려면 금융감독원의 승인 심사를 거쳐 1년 여간 시범운영을 해야 한다. 즉 신설회사는 1년은 지나야 내부등급법을 쓸 수 있다는 의미다. 금융당국은 우리금융도 적용해야한다는 입장이다.
우리은행의 BIS 총자본비율은 내부등급법에 따라 지난 6월말 기준 15.8%이지만 내년초 출범할 우리금융의 자본비율은 표준등급법에 따라 11% 내외로 급락할 것으로 추정된다.
1년이 지나게 되면 자기자본의 130%(당국 권고 기준)까지 확대된다. 올 2분기 말 기준으로 우리은행의 자기자본은 21조원이다. 따라서 내부등급법으로 적용되면 최대 6조~8조 규모로 출자 여력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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