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삼성과 카카오 페이 약진, 카드사 구조조정 칼바람?

이지우 입력 : 2018.11.12 14:24 ㅣ 수정 : 2018.11.13 11:51

[뉴투분석] 페이카드 약진, 카드사 구조조정 칼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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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이달 중 카드사 수수료 인하 방안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져 카드사 실적 악화가 예상되고 있다. 그런 가운데 공생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페이'시장도 급격하게 성장하면서 장기적으로 근본적인 악재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출처=연합뉴스TV]


페이업체 '결제시장 격변기' 주도하면 장기적으로 카드업계 근본적인 악재로 부상 가능성

금융당국 내년 1조원 수수료 인하 VS. 카드사 "1조7000억원 수익 감소"

[뉴스투데이=이지우 기자] 카드사들이 내년 ‘카드수수료 인하’로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하지만 현재 카드사와 공생관계를 갖고 있는 ‘페이’업체들이 ‘결제시장 격변기’ 주체가 되면서 장기적으로 봤을 때 근본적인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이미 실적 악화로 인한 카드업계 인력 감축 움직임이 포착되면서 향후 거듭될 악재로 인한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먼저 카드사들은 당장 내년부터 카드수수료 인하로 인한 실적 악화를 당면해 있다.
 
이달 중 금융당국은 카드수수료 인하 방안을 검토해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금융당국이 마련한 방안은 카드사의 일회성 마케팅 비용을 줄여 가맹점 카드수수료를 내리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금융당국이 정한 내년도 수수료 감축 목표치는 1조원이다. 금융당국은 카드사들이 해마다 수조원씩 지출하는 마케팅 비용만 아껴도 수수료 인하 여력이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8개 카드사는 올해 상반기에만 부가서비스, 무이자할부, 광고선전 등 마케팅 비용으로만 3조 2459억원을 썼다. 지난해에는 6조 724억원을 지출했다.
 
반면, 카드사들은 금융당국 계산과 달리 수수료 인하 폭이 1조7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발표된 온라인 판매업자와 개인사업자에 대한 우대수수료율 적용, 소규모 신규 가맹점 수수료 환급제 등이 내년부터 시행되면 수수료 인하액이 이미 7000억원 수준이라는 것이다. 1조원과 이를 합하면 내년에만 총 1조 7000억원의 수수료 수익이 감소한다는 주장이다.

주요 카드사들 올 3분기 순이익 지난 해 동기 대비 31.9% 감소
 
카드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2007년 이후 총 9차례 인하해왔다. 실제로 카드사 수익은 올해 지난해 대비 큰 폭으로 뚝 떨어졌다.
 
실제로 지난해 카드수수료 인하로 인해 올해 실적이 크게 줄었다. 올 3분기 신한카드·삼성카드·KB국민카드·현대카드·비씨카드·하나카드·우리카드·롯데카드의 전체 순이익은 966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1.9% 감소했다.
 
카드사별로 보면 신한카드의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7806억원 대비 49.3% 감소한 3955억원을 기록하며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하나카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17.6% 감소한 801억원의 누적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삼성카드(9.9%), 우리카드(8.9%) 등도 실적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카드업계는 이러한 실적 악화에 내년 수수료 인하가 기름을 부을 것으로 보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 "간편 결제 단기적으로 카드 수익에 긍정적…장기적으로는 지위 약화" 지적
 
삼성페이 '호환 단말기' 확대, 카카오페이 '오프라인 결제 시장' 진출로 성장 중


뿐만 아니다. ‘페이 시대’의 도래가 미래 카드 시장 판도를 흔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재 페이와 카드사들은 ‘공생관계’로 보고 있다.
 
페이 이용 증가가 카드사용액 증가에도 기여하고 있는 점에서 ‘공생’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페이 등 간편결제 시스템 운용 업체가 수수료 배분을 요구할 경우 주도권 싸움에서 밀릴 수 있다는 시각이 제기됐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9월 ‘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간편결제 확대가 신용카드사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세미나에서 “간편 결제 시스템 확대도 단기적으로 카드사 수익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카드사의 지위를 약화시킬 것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카드사는 가맹점으로부터 나오는 수수료를 대표가맹점(PG)과, 간편결제사, 부가가치통신망(VAN)까지 나누고 있다. 이에 따른 수익성 저하효과가 있지만 카드사용액증가로 일부 상쇄하고 있다.
  
따라서 페이 시장이 확대되면서 장기적으로는 카드사 실적을 위협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국내 대표 페이 업체에는 삼성페이, 카카오페이가 있다.
 
삼성페이는 2015년 8월 20일 정식 서비스 시작을 시작한 이래 올해 3월 기준 국내 가입자수 1000만 명, 누적 결제금액 18조 원을 돌파했다.
 
‘삼성페이’ 호환 단말기도 급격히 늘면서 이용 고객도 꾸준히 늘고 있다. 삼성페이 사용 가능 단말은 2015년 갤럭시S6를 시작으로 최근 선보인 갤럭시노트9까지 21대로 늘었다. 스마트워치 기어S3에서도 삼성페이 사용이 가능하며, ‘삼성페이 미니’ 적용으로 모든 스마트폰 제조사의 안드로이드 단말기에서도 구현할 수 있다.

삼성페이는 가맹점이나 카드사 등에서 수수료를 받고 있지 않다.
 
‘카카오페이’는 지난 3월 거래액은 약 1조1300억원으로 별도 법인으로 출범한 2017년 4월 대비 900% 이상 성장했다.
 
5월에는 바코드와 QR코드 기반으로 한 오프라인 결제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연내 월 거래액 2조원을 바라보고 있다.
 
여전히 국내 결제시장 주도권은 신용카드가 쥐고 있지만, 페이 시장 파이가 커지면서 장기적으로 봤을 땐 시장 판도가 불투명하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여기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도 유사한 서비스를 추진하면서 내년에는 더욱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현대카드 첫 인력감축으로 카드업계 '구조조정' 우려 증폭

중국은 신용카드 시대 패싱하고 '알리페이' 장악

 
카드업계 실적악화는 구조조정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8일 현대카드는 창사 이래 첫 인력감축에 나서 카드업계 확산 ‘신호탄’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대카드 감원 목표는 200명으로 추정된다.
  
최근 인력 감축 바람은 대형 카드사들 중심으로 시작되고 있다. 카드업계 부동의 1위인 신한카드는 2015년 170여 명 희망퇴직을 받은 이후 올 1월에도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3, 4위를 다투는 KB국민카드와 현대카드도 가세했다. 올 초에 KB국민카드가 7년 만에 첫 희망퇴직을 시행했으며 현대카드도 뛰어든 모습이다.
  
실제로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비씨카드를 제외한 7개 전업 카드사의 직원 수는 지난 6월 기준 총 1만1649명이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1만1874명) 대비 225명 줄었다. 2015년(1만3115명)과 비교하면 1466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이처럼 인력감축을 하는 카드업계가 내년 카드수수료 인하와 장기적으로 페이시대 도래가 맞물리게 되면 카드업계 구조조정 바람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중국은 ‘신용카드 시대’ 없이 간편결제 방식인 ‘알리페이’가 대세로 부상했다. 이는 아프리카가 PC 시대를 거르고 모바일로 넘어간 것과 유사하다. 국내에도 젊은 층을 중심으로 페이 지불 시장이 계속 성장하면 향후 카드사를 위협하는 근본적인 악재에 ‘페이업체’가 있을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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