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방산 명품](2) 한화디펜스의 ‘K9 자주포’ 2조원 규모 수출

김한경 안보전문기자 입력 : 2019.05.27 15:50 ㅣ 수정 : 2019.05.27 15:50

[수출 방산 명품](2) 한화디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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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1년부터 현재까지 2조원 규모의 수출을 달성한 한국의 방산 명품 K9 자주포. [사진제공=한화디펜스]

대한민국은 40여년 만에 전차, 장갑차, 자주포, 미사일은 물론 함정, 잠수함, 고등훈련기까지 거의 모든 무기체계를 생산하는 신흥 방산강국이 됐다. 뉴스투데이는 한국의 방산제품 중에서 세계로 수출되거나 수출 가능성이 높은 명품을 선정하여 소개하는 ‘수출 방산 명품’ 시리즈를 시작한다. <편집자 주>


 

세계 최고 수준의 국산 기술 자주포, 맞춤형 공급으로 시장 확대

 

[뉴스투데이=김한경 국방전문기자] 지난 1월 19일 인도 구자라트주(州) 하지라에서 K9 자주포 현지 생산 공장 준공식이 열렸다. 행사에 참석한 모디 총리는 현지 모델로 개량돼 수출된 K9에 직접 탑승하기도 했다.

 

한화테크윈(현 한화디펜스)은 2017년 인도와 K9 자주포 100문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450억 루피(7천100억 원)로 그 당시 인도 국방부가 민간 업체와 체결한 계약 중 최대 규모라고 현지 언론은 보도했다.

 

인도에 수출하는 K9 자주포는 더위와 사막 지형 등 현지 환경에 맞게 개량된 모델로서 ‘바지라’(천둥의 힌디어)로 명명됐다. 초기 인도분 10문은 한국에서 생산됐고, 90문은 인도 기업 ‘라센 앤드 토브로(L&T)’가 투자한 현지 공장에서 한화디펜스의 기술지원을 받아 제작되며, 부품의 50%가량은 인도산으로 구성된다.

 

K9은 우리 독자 기술로 개발한 세계 최고 기술의 자주포다. 40km의 긴 사거리에 분당 6∼8발을 사격할 수 있고, 사격 후 신속한 진지 변환이 가능해 기동성과 생존성이 뛰어난 장비이다. 또한, NATO 규격 적용 등 각국의 요구사양을 충족하는 맞춤형 개발로 사막에서 설원까지 다양한 작전환경에서 운용이 입증된 무기체계이다.

 

오는 6월이면 1999년부터 시작한 K9 자주포 전력화 사업이 20년 만에 마무리된다. 한화디펜스(당시 삼성테크윈)가 한국 육군과 해병대에 총 1300문 가량을 인도했으며, 최근에는 창정비를 통해 성능개량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8월부터 성능개량된 K9A1이 실전에 배치되고 있는데, 육군은 2030년까지 모든 K9을 K9A1으로 개량할 계획이다.

 

◆ 2001년 터키를 시작으로 폴란드·인도·핀란드·노르웨이 등 6개국 진출

 

K9A1의 성능 개량 범위는 자동사격통제장치, 조종수야간잠망경, 보조동력장치, 위치확인장치, 후방카메라 등이다. 가장 큰 변화는 자동사격통제장치의 운영체제 교체로서, 기존 K9의 도스(DOS) 체계를 윈도우(Windows) 체계로 바꾸고, 디지털 지도 및 전자식 교범도 탑재했다. 또 위치 확인에 위성항법장치(GPS)를 추가했고, 야간잠망경도 비냉각 열상형 방식으로 개선했다.

 

K9 자주포는 2001년 터키에 10억 달러 규모의 기술 이전을 시작으로 다양한 방식으로 수출을 이어왔다. 현재까지 기술 및 부품 수출 300여 문, 중고 수출 72문, 완제품 100문 그리고 차체 수출도 이루어져 약 2조원 규모의 수출을 달성했다.

 

터키는 2001년 당시 삼성테크윈(현 한화디펜스)에서 기술 이전과 라이센스 권한을 구매한 후 8문은 한국에서 초도 생산했고, 300여 문을 터키 현지에서 라이센스 생산했으며, T-155 프르트나(폭풍이란 터키어)로 명명됐다.

 

폴란드는 2014년 당시 한화테크윈(현 한화디펜스)으로부터 K9 자주포의 차체만 120대를 3억 1천만 달러에 도입했고, K9 차체에 폴란드가 개발한 포탑을 얹어 사용한다. 1차분 24대는 2017년까지 창원 공장에서 제조돼 폴란드 국영 방산업체인 HSW에 공급했고, 나머지 96대는 2018년부터 폴란드에서 라이센스 생산됐다.

 

이후 2017년 드디어 인도에 완제품 100문의 수출이 성사됐다. 인도 육군은 3개 전방 사단과 3개 타격군단에 필요한 K9의 숫자가 252문에 달한다는 현지 언론의 보도도 있었고 기존 화포의 노후화를 고려할 때 추가 수출 가능성도 기대된다.

 

K9은 한국군에서 사용하던 장비를 수리해 판매하는 중고품 수출도 이뤄지고 있다. 핀란드는 2017년 2월 1억 4600만 유로(약 2천억 원)에 중고 K9 48문과 훈련 및 수리부속, 운영유지체계를 제공하는 계약을 체결해 2017년부터 2024년까지 순차적으로 인도될 예정이다. 대당 평균 가격은 중고임에도 신제품과 거의 같은 40억 원이나 되는데, 최신 사양으로 업그레이드를 해주는 조건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한화디펜스, 육군과 협력해 사용하던 자주포 ‘이윤 제로’로 중고품 수출

 

에스토니아는 인접국가인 핀란드가 도입하는 것을 보고 2017년 구매의사를 밝혔고, 2018년 6월 4천6백만 유로(약 600억 원)에 중고 K9 12문 도입에 대한 최종 계약을 체결했다. 에스토니아는 군대가 1개 사단 규모인 약 17,500명이고 포병대대도 1개뿐이어서 병력 대비 도입 문수는 많은 편이다.

중고품 수출은 한국 육군과 제조업체가 긴밀한 협력으로 만들어낸 수출 방식이다. 사용하던 K9을 수출한 육군은 창정비 비용만 지불하고 새로 제작한 K9을 납품 받는다. 한화디펜스 관계자는 “사실상 이윤이 거의 없는 편이며, 구체적인 금액은 영업비밀”이라고 말했다.

 

노르웨이는 2017년 12월 2억1천5백만 달러에 K9 24문과 K10 탄약보급장갑차 6대의 도입 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최초로 K10 탄약보급장갑차가 패키지로 함께 수출된 사례이며, 올해 하반기부터 인도할 예정이다. 2016년 당시 노르웨이 설원을 달리는 K9의 모습이 영상으로 공개되기도 했는데, 노르웨이 수출용은 에어컨도 탑재돼 있다.

 

자동차를 구매할 때도 옵션에 따라 성능과 가격이 달라지듯이 자주포도 비슷하다. 한화디펜스 관계자는 “국가별로 요구하는 성능에 차이가 있고, 주문 사항에 따라 들어가는 사양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한국군은 에어컨 옵션을 선택하지 않아 여름만 되면 K9을 운용하는 장병들이 찜통더위에 고생하고 있다.

 

이외에 호주와 덴마크에도 수출을 추진했으나, 덴마크는 차륜형 자주포로 선택해 실패했고 호주는 예산 문제로 사업이 취소됐다가 최근 재개됐는데, 군 관계자는 “한국 방산업체가 사업을 따올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방위사업청 블로그에 따르면, 2019년 4월 기준으로 UAE, 루마니아, 사우디, 영국 등과도 수출에 관한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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