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고발자](21)성폭행하고 '식모'로 쓰려한 김태훈 세종대 교수의 '패륜'을 폭로한 '어린 여제자' A씨

한국사회의 권력기관들이 벼랑끝 위기로 몰리고 있다. 서지현 검사의 성추행 폭로가 도화선이 돼 다른 현직 검사, 그리고 전직 방송국 PD의 내부고발이 이어지고 있다. 그 이슈도 성폭력을 넘어서 채용비리 문제까지 확산되고 있다. 권력을 쥔 사람에 의한 ‘갑질’에 대한 고발태풍이 불고 있는 셈이다. 전례없던 ‘내부고발자(whistle blower)’ 도미노 사태가 한국의 위계적 조직문화를 뿌리부터 변혁시키는 단초가 될지 주목되고 있다.
<편집자 주>
성폭행 당한 후 김태훈의 부인도 만나게 하는 등 개인적인 잡무 시켜
김태훈, "러시아로 되돌아 가고싶고, 너를 '식모'로 데려가려 해"
성폭행 당한 후 충격에 빠진 어린 여제자를 정신적 육체적으로 지배한 '패륜'
A씨, 고통과 충격을 못이겨 3년 동안 수차례 자살 시도했으나 김태훈의 악행은 지속된 듯
“폭로 이유는 학교와 대학로의 후배를 지키기 위한 것”…김태훈은 사과할 인간이 아니라고 단언
(뉴스투데이=송은호 기자)
하룻밤 자고 일어나면 쏟아져나오는 ‘미투’가 연일 충격을 주는 가운데 특히 ‘문화예술계’는 미투 운동으로 초토화되고 있다.
오태석 전 서울예대 교수, 조민기 전 청주대 교수 등에 이어 일명 ‘세종대왕’이라 불렸다는 김태훈 세종대 영화예술학과 교수가 제자를 성폭행한 만행이 폭로됐다.
지난 27일 ‘성폭력 반대 연극인 행동’ 페이스북 페이지에 세종대학교 K교수에 대한 ‘미투’ 글이 게재됐다.
제보자 A씨는 “90년대 말 세종대학교 영화예술학과 재학시절, 교수이던 K씨와 독립영화에 함께 출연하게 되었는데 K씨가 촬영 후 ‘쉬었다 가자’며 자신을 모텔로 데려가 성폭행을 했다”고 폭로했다.
이후 “K교수는 내게 지속적인 ‘관계’를 요구하고 논문 타이핑과 번역 일을 시키는 등 노예처럼 부리기도 했다”고 추가로 밝혔다.
A씨는 “K교수는 이후 다른 대학으로 자리를 옮겼으나 여전히 세종대학교와 업계에 강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며 “이 문제가 알려지면 내가 다시는 무대에 설 수 없을 것 같은 두려움에 거절하지 못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K교수가 '성폭행' 이후에 자행한 '패륜적 행각'에도 대중의 분노가 쏠리고 있다. A씨는 "K교수는 성폭행을 저지른 이후로 저를 노예처럼 부렸다"고 말했다. K교수의 논문을 타이핑하고 영문으로 번역하는 등 그가 시키는 대로 일을 했다는 것이다. 피해자가 어린 여성이라 혼란에 빠진 틈을 타 정신적 육체적으로 지배하려하는 '악랄한' 행위를 지속한 것이다.
경악스러운 일은 끊임없이 벌어졌다. K교수는 성폭행 피해자인 A씨 자신의 아내를 자주 만나게 했다. " 그 상황을 즐기는 것처럼 보였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심지어 "K교수는 다시 러시아로 돌아가고 싶다는 말을 하며 A씨를 식모로 데려가겠다고 했다"는 설명이다.
A씨는 “극심한 우울증과 불안 장애로 지속적인 정신과 치료를 받았고, 3년 동안 자살시도를 여러차례 반복했다"고 고백했다. 이후 3년이라는 오랜 기간 동안 '좌절의 늪'에 빠져 있다가 다시 복학했다.
이어 28일 A씨는 커뮤니티 사이트에 자신이 제보 당사자라고 밝힌 후 K교수는 김태훈 교수라고 실명으로 지목하면서 세종대학교에 진상조사를 촉구했다.
A씨는 "복학 직후 보니 K교수는 세종대 영화예술학과 전임교수가 돼 소위 말하는 '세종대왕'이라 불리며, 무소불위의 권력을 누리고 있었다"면서 "그것은 충격이었다"고 말했다.
A씨는 "K교수는 절대로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이런 진실의 목소리가 뻔뻔한 K교수로부터 제 모교의 후배들과 대학로의 배우들을 지켜줄 수 있기를 바랄 뿐"이라고 폭로 의도를 설명했다. 자신이 당한 K교수의 만행을 감안할 때 그가 결코 사과하거나 반성할 인간이 아님을 확신하고 있는 것이다.
이 부분 또한 다른 성폭행 피해자와 다른 점이다. 다른 피해자들은 가해자의 진정성 있는 사과 및 사죄를 요구하는 반면에 A씨는 김태훈에게서 '최소한의 인간성'마저도 기대하고 있지 않는 것이다. 이는 자신이 당한 '악마적 폭력'을 반추하면서 내린 결론일 것으로 보인다.
세종대학교 영화예술학과 교수들은 28일 오후 3시 “학과 졸업생과 재학생에게 사과드린다”라며 “1학기부터 김태훈 교수의 강의를 다른 교수가 맡도록 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학교 본부에서 절차에 따라 최고 수위의 징계를 내릴 것”이라며 대책 방안을 알렸다.
이후 김태훈 교수는 28일 밤 소속사를 통해 입장을 발표했다. 그는 사과문을 통해 “책임을 통감하고 사죄하는 마음에서 세종대학교에서 자진사퇴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앞서 세종대학교에서 김태훈 교수에게 강의를 제한하고 징계를 내릴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상황이라 ‘자진사퇴’라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지적이다.
또한 그는 제보자 A씨와 ‘사귀던 사이’였다고 주장하고 있어, 사과문을 통해 제대로 된 사과가 아닌 2차 피해를 가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다.
댓글 (0)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